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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식 시장 너무 과열됐나…널뛰기 장세 개미들 어떻게 대처할까?
기사입력 2018.03.09 09:4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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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웠던 전 세계 주식 시장이 올해 들어 한바탕 출렁였다. 지난달에는 다우지수가 하루에 1175.21(4.6%) 포인트가 하락하기도 했다. 2011년 이후 7년 만의 최대 낙폭이었다. 미국은 금리 인상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08년 세계 금융 위기 이후 시장에 현금을 풀었던 세계 각국이 양적 완화의 종말을 예고하고 있다. 쉴 새 없이 달려온 미국 주식 시장이 고점에 다다랐다는 불안감도 시장에 퍼졌다. 어떤 이들은 10년 주기 위기설을 떠올렸다.

1997년 태국, 당시 이 나라 최대 금융회사였던 파이낸스원이 무너졌다. 채무자에 대한 신용 평가를 제대로 하지 않아 채무 불이행이 생겼다. 불안을 느낀 외국 투자자들이 자금 회수에 나섰다. 주가는 폭락했다. 바트화 가치 역시 추락했다. 이는 인위적으로 통화 가치를 유지해 오던 인도네시아, 필리핀, 말레이시아 등에도 도미노처럼 번졌다. 통화 가치가 떨어졌고 외국인들은 자금을 가지고 빠져 나갔다. 국제통화기구(IMF)가 개입했다. 전 세계를 강타한 IMF 외환 위기의 서막이었다.

그리고 2008년, 이번엔 미국이었다. 부동산 거품이 꺼지면서 집을 담보로 잡은 미국인들은 대출금을 갚기가 불가능해졌다. AIG손해보험이 파산을 신청했고, 5대 투자은행 중 하나였던 베어스턴스가 구제 금융을 받기에 이른다. 그렇게 세계 금융 위기가 찾아왔다.

정말로 다시 위기가 올 수 있을까. 아니면 ‘기다리는 위기는 오지 않는다’는 말에 희망을 걸어도 될까. 여기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한 논의가 한창이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으로 본 미국 주식

요즘 여의도에서는 오래된 엘리어트의 파동(Wave) 이론을 다시 꺼내보는 이들이 늘었다. 지금 주식 시장이 고점인지를 판단하는 데는 이만한 이론이 없다는 생각 때문이다. 1938년 미국에서 회계사 출신 주식 분석가 랄프 넬슨 엘리어트(Ralph Nelson Elliott)가 발표한 파동이론은 오늘날까지도 기술적 주식 분석의 정석이라고 불린다. 이에 따르면 주가는 연속한 파동에 의해 오르고 내린다.

주가가 오르는 5개 파동과 주가가 내리는 3개 파동이 하나의 사이클을 만든다. 상승 5개 파동 중에도 두 번의 하락 파동이 있다. 하락 3개 파동 중에도 한 번의 상승 파동이 있다.

1번 파동은 상승장의 시작이다. 이때 시장 반응은 다소 무심하다. 그러다 보니 이 파동은 짧게 끝나며 이에 따른 조정장이 2번 파동으로 뒤따른다. 3번 파동에 다다르면 대세 상승장이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그러자 시장도 자극을 받는다. 4번 파동에서 조정이 찾아오면 시장은 관망세에 들어간다. 그 과정에서 시장에 자금이 다소 빠지기도 한다.

마침내 마지막 상승장인 5번 파동이 시작된다. 시장은 기대감에 충분히 달아오른다. 기업 실적 전망치가 높아진다. 부정적 전망이 조심스럽게 나와도 모두가 코웃음을 친다. 5번 파동은 몇 주, 몇 달 혹은 몇 년이 갈 수도 있다. 분명한 것은 5번 파동이 끝나면 대규모 조정을 동반한다는 점이다.

엘리어트 파동이론은 대공황 이전 75년간 주가 움직임에 대한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가지고 만들었다. 주식 시장도 계절의 변화와 같은 반복적인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는 생각이다. 다만 파동이 언제 시작하고 언제 끝나는지, 또 파동이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정확하게 설명할 수 없어 논란이 생긴다.

영국계 헤지펀드 맨(Man)그룹이 최근 엘리어트 파동 이론에 입각한 분석을 내놨다. 미국 주식 시장은 5번 파동 단계에 있다고 진단한다. 맨그룹은 100조원 이상의 자산을 운용하고 있는 세계 3위 헤지펀드다. 마지막 상승장에 있다는 의미다.

그렇다고 당장 매도를 고민해야 한다는 의미는 아니다. 하지만 주목해야 할 것은 마지막 상승장이 대규모 조정에 들어가려면 최소 수년은 지속된다고 본다는 점이다. 아직 꼭대기는 멀었다는 의미다.

최근 주식 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채권을 비롯한 다른 시장에서 흔들림이 없다는 데에 이런 분석의 배경이 있다. 또한 미국의 실업률을 비롯한 경제 지표는 여전히 긍정적이라는 점도 중요하다.

미국 실업률은 2014년 6.7%에서 2017년 말 4.1%로 떨어졌다. 최근 17년 이래 가장 낮다. 주식 시장이 흔들리기 전에 경제 지표는 이미 안 좋은 징조를 보인다. 그리고 주식 시장이 흔들릴 땐 채권을 비롯한 자본시장 전부가 휘청거린다.



▶세계 경제 펀더멘털과 우리 경제 영향은?

시장은 언제나 미국을 바라보고 있다. 제롬 파월 신임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의장이 재닛 옐런이 떠난 빈자리를 채웠다. 시장은 금리 인상 속도에 관심을 두고 있다. 올해 연준은 3차례 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 첫 번째는 3월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중앙은행이 현금을 풀어 지탱해 온 양적 완화 경제 시대의 종말이 다가오고 있음을 의미한다. 실업률이 줄고 물가는 높아지는 데 따른 당연한 결론이다.

2015년 미국은 9년 만에 처음으로 기준 금리를 올렸다. 그렇지만 ‘금리가 오르면 주가는 떨어진다’는 이론과는 달리 미국 양대 지수는 상승세를 거듭했다. 금리 인상에 따른 부담을 논하기에는 그동안 기준 금리가 너무 낮았기 때문이었다.

미국이 가파르게 금리 인상에 나설 수 있는 것 역시 최근 수년간 경제 회복에 대한 자신감 때문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지난달 증시 조정 국면에 대한 의회 질문에 대해 “정상적인 조정”이라면서 “상당한 변동성이 있기는 하지만 시장은 잘 돌아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미국 경제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하다”며 “증시가 경제의 기초체력과 일시적으로 반대로 움직일 수도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세계 경기 전망에 부정적 의견을 내기는 쉽지 않다. 안정적인 선진국 경기가 전 세계적인 수요 확대와 제조업 경기 개선을 낳고 있다. 그 결과 세계 경제가 양호한 흐름을 보일 가능성이 높다.

물가는 상승세를 타고 인플레이션이 발생한다. 금리는 계속해서 오른다. 특히 트럼프 정부는 세제를 개편해 미국으로 기업을 다시 불러들이고 있다. 임금을 인상하고 사회간접시설 투자를 늘리면서 물가는 더욱 오르도록 압력을 받게 된다.

임혜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최근 금융 시장 반응을 경기 침체의 전조로 해석하기보다는 저금리와 풍부한 유동성 여건에서 벗어나 새로운 환경에 적응하기 위한 과정으로 바라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다만 장밋빛 전망에 반대하는 목소리도 분명 있다. 정원일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미국 연준에서 조사하는 제조업지수 및 경기전망지수 역시 지난 10월을 고점으로 하락 움직임이 시작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모두 동일한 방향이라 보긴 어렵지만 경기지표가 상승을 지지한다고 보기는 어려운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구인건수, 정리해고 건수 등 고용 지표가 일부 둔화하고 있다. 특히 ISM제조업 지수 둔화는 생산이 줄어드는 대신 재고 증가 속도가 빨라졌다. 이는 우리나라 수출과 관련성이 높다.

미국 경제와 별개로 우리 경제에 미칠 영향도 따져 볼 필요가 있다. 미국 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달러화 가치는 약세를 유지하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弱)달러를 기업 살리기 수단으로 생각하고 있어서다.

수출 기업들에게는 상당한 부담이다. 주요 증권사는 이미 지난해 실적에 근거해 삼성전자에 대한 영업이익 전망치를 낮춘 상태다. 시가총액 1위와 2위를 차지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달러 약세 타격을 입는다면 코스피 지수 역시 압박을 받을 수 밖에 없다. 아울러 약 달러는 외국인 투자자금 유입과 유출 측면에서도 우리 주식 시장에 호재는 아니다.



▶과거 급등락 장세 금융위기 때와 비교해 보니

중장기 전망에 대한 논란을 뒤로하더라도 당장 시장에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가 문제다. 지수가 급격히 올랐다가 하락하는 장세가 반복되고 있다. 이럴 때는 과거 주식 시장이 보여준 모습에 대한 분석이 의미가 있을 것이다.

SK증권은 과거 우리 주가 지수가 급등 혹은 급락한 이후 추세를 분석했다. 한국거래소가 주식 시장에 급등과 급락 시 발동하는 사이드카가 기준이 됐다. 올해 들어 한국거래소는 코스닥 지수 급등을 이유로 두 번의 사이드카를 발동했다.

이 분석에 따르면 지수가 급등과 급락을 보일 때는 최소 수일에서 수 주간 그러한 추세가 지속할 수 있다는 예측이 가능하다. 지수가 급락했다고 해서 무조건 저가 매수로 보고 추격 매수에 들어가거나, 지수가 급등했다고 해서 하락 반전을 예측하고 매도로 돌아설 것은 아니라는 의미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와 코스닥 모두 급등에 따른 사이드카가 발동했을 경우에는 상승세를 유지했다”면서 “특히 코스닥의 경우, 상승 사이드카 발동 이후 다음 거래일에도 증시가 상승했을 확률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라고 분석했다.

우리 주식 시장은 급변동하는 시장을 막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장치가 두 가지 있다. 하나는 서킷브레이커, 다른 하나는 사이드카라고 부른다. 사이드카는 지수 급등과 급락 시 모두 발동된다. 서킷브레이커보다 좀 더 낮은 단계의 조치라고 할 수 있다.

주식선물시장이 급등락하는 것을 막기 위해 현물 프로그램 매매의 체결을 잠깐 늦추는 제도다. 코스피에서는 코스피200 지수 선물의 거래 종목 중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5% 이상 변동 후 1분간 지속할 경우 사이드카가 발동된다.

코스닥에서는 코스닥150 지수 선물의 거래 종목 중 직전일 거래량이 가장 많은 종목 가격이 6% 이상 등락하고, 해당 선물거래 대상 지수 수치가 3% 이상 등락해 1분간 지속할 경우 발동된다.

급등락 장세를 가장 극명하게 연출했던 것은 2008년 세계 금융위기 때였다. 2008년 한 해에 코스피에서는 사이드카가 26번 발동됐다. 상승을 이유로 13회, 하락을 이유로 13회였다. 같은 기간 코스닥에서는 사이드카 발동 19회를 기록했다. 상승 때 6회, 하락 때 13회였다.

여기서 알 수 있는 점은 금융위기의 전주곡이 본격적 위기에 앞서 찾아온다는 점이다. 2008년 개장 첫날 코스피와 코스닥이 나란히 급락하면서 두 시장에 사이드카가 나란히 발동됐다.

본격적인 급등락 장세가 펼쳐진 것은 특히 2008년 9월 이후였다. 그해 4분기에 발동 횟수가 집중됐다. 두 시장 모두 상승장 사이드카와 하락장 사이드카가 비슷한 숫자로 나타났다. 하지만 한 방향 사이드카가 반복되면 그것이 수일 간격으로 반복되는 경향성을 보였다. 반대로 반대 방향 사이드카가 발동되면 그 같은 흐름이 다소 이어가는 모습을 보였다.

상승장과 하락장이 반복되면서 중장기적으로는 박스권을 이어갔다. 상장지수펀드(ETF) 등 지수를 이용한 투자를 활용하면 이 같은 장에서도 충분히 수익을 달성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추세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수 전체를 움직일 만한 호재와 악재에 적극적으로 대응할 필요가 있다. 세계 금융위기 시기에 비춰볼 때 약세장은 미국 정부의 시장 개입 조치와 국내외 정치적 변동성, 주요국 주식 시장 흐름에 민감하게 반응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시장 전체와는 별개로 움직이는 주도주 업종에 대한 고찰도 필요하다. 올해 들어 코스닥에서만 지수 급등을 이유로 사이드카가 두 번 발동된 이유를 설명할 수 있는 단어는 ‘셀트리온’이다.
제약·바이오 업종과 이외 코스닥 업종 간 격차는 더욱 커질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이렇다 할 투자처가 눈에 띄지 않는 상황에서는 주도업종이 돌아가면서 등락을 반복하는 순환매 장세가 나타나기 쉽다.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근거 없이 나타난 테마주를 이유 없이 따라가는 시장 분위기가 나타나기 쉽다는 점도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정우성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0호 (2018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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