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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코스닥 ‘모둠 우량주’ KRX300 종목선별 어려운 ETF투자자들에 제격
기사입력 2018.03.09 09:4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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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증시의 두 축은 코스피와 코스닥이다. 통상 코스피는 상장한 지 오래되어 업력이 길고, 시가총액이 큰 종목이 많은 시장이다. 코스닥은 모험자본과 긴밀하게 연결된 벤처 회사들이 많은 곳이다. 물론 일률적인 잣대로 둘을 구분할 수는 없다. 코스피에도 벤처 생태계와 밀접한 IT종목이 여럿 있고, 코스닥에도 오랜 기간 건실하게 기업을 일궈온 보수적인 회사가 적지 않다. 하지만 큰 그림에서 볼 때 코스피와 코스닥은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며 한국 증시를 이끌어 왔다.

지난해 삼성전자를 필두로 박스피(박스권에 갇힌 코스피) 탈출 장세를 보인 후 연말을 기점으로 바이오를 무기로 한 코스닥 장세가 모처럼 시장을 달궜다. 개별 종목을 발굴해 투자하는 ‘종목 투자자’ 입장에서는 본인이 베팅한 기업이 코스피 소속인지 코스닥 소속인지 크게 중요하지 않을 수 있다. 하지만 지수에 투자하는 패시브 투자자 입장에서 코스피와 코스닥에 두루 투자할 수 있는 상품이 없다는 점은 안타까운 대목이었다. 하지만 올해를 기점으로 이 같은 아쉬움은 상당 부분 해소될 전망이다. 코스피와 코스닥을 두루 섞은 ‘KRX300 지수’가 나온 데 이어 이를 추종하는 상품도 두루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첫 칼은 2월 8일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이 뽑아 들었다. KRX300에 들어가는 구성종목이 2월 5일 공개됐는데, 무려 3일 만에 지수를 추종하는 인덱스 펀드를 내놨다. 미리부터 1호 상품을 내놓겠다고 각오한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의 준비가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어 설 연휴 직후인 19일 한국투자신탁운용이 두 번째 KRX300 인덱스펀드를 내놨다.

KRX300 상장지수펀드(ETF) 출시를 위한 준비도 착착 진행되고 있다. 한국거래소는 13일 삼성자산운용과 KB자산운용, 하이자산운용의 KRX300 ETF 상장심사를 접수했다. 이들 운용사는 3월 내 줄줄이 KRX300 ETF를 상장시킬 예정이다. 투자자 입장에서는 인덱스 펀드와 ETF를 통해 KRX300 지수 전체를 사는 식으로 투자에 임할 수 있다. 이전에 먼저 KRX300 지수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꼼꼼히 들여다보는 게 필요하다.

2월 5일 기준으로 KRX300에 들어간 종목은 총 305개다. 당초 지수에는 300개 종목만 담을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12월 기준으로 300종목을 선정한 뒤 지수에 포함된 코스피 5종목이 분할 및 재상장하는 절차를 거치면서 종목 수가 불가피하게 늘어났다. 오는 6월 지수 정기변경 때 5개 종목이 빠지면서 본래 취지대로 300개 종목으로 리밸런싱 절차를 거치게 된다.

2월 5일 기준 코스피에서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포스코, KT 등 237개 종목이 들어갔다. 코스닥에서는 CJ E&M, GS홈쇼핑, 더블유게임즈, 서울반도체 등 68개 종목이 지수에 들어갔다. 이 당시 기준으로 코스피 비중은 91.1%, 코스닥 비중은 8.9%였다. 당초 지수 개발단계에서 밝힌 코스닥 종목 시가총액 비중(6.5%)보다 소폭 높게 나타났다. 다만 코스닥 시가총액 1위인 셀트리온이 2월 코스피로 이전 상장했기 때문에 코스닥 비중은 6%대로 내려갔다. 코스닥 새 대장주로 바통을 물려받은 셀트리온헬스케어를 비롯해 바이로메드 등 바이오 종목도 지수에 대거 편입됐다.

산업군별 시가총액을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포함된 정보기술, 통신서비스의 비중이 40.1%로 가장 높았다. 금융·부동산(12.7%)과 자유소비재(10.9%)가 뒤를 이었고, 헬스케어의 비중은 8.6%였다. 산업재(8.9%)와 소재(8.9%) 등 전통 산업군도 한몫을 차지했다. 투자자 입장에서 KRX300 지수를 주목해야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이를 기반으로 한 ETF 등 상품이 쏟아지면 KRX300에 포함된 종목 주가가 올라가고, 이것이 다시 KRX300 지수 투자 분위기를 부추기는 ‘선순환 효과’가 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가 코스피와 코스닥을 통합한 KRX300 지수를 만든 것은 코스닥 시장을 활성화하려는 목적이었다. 코스피200 등에 쏠려 있는 기관자금을 KRX300으로 일부 돌리면 코스닥 시장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패시브 투자 관점에서 선택할 수 있는 대안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제도 취지대로 KRX300 지수에 투자하는 상품을 매수하는 것이다. KRX300을 육성하려는 정부 의지가 힘을 받고, 예상대로 지수가 흥행한다면 여기에 들어온 돈은 자연스레 수익을 내며 묻어갈 수 있다.

KRX300 지수를 통해 코스닥 시장이 주목받는 시나리오를 확신한다면 아예 코스닥 ETF를 매수하는 것도 대안이 될 수 있다. 앞서 설명한 대로 KRX300에 들어간 코스닥 비중은 6% 초반에 그친다. 하지만 KRX300 여파로 정부가 목표로 하는 코스닥 시장이 크게 점프할 수 있다면 ‘단물만 빼먹는 식’으로 코스닥에 집중 베팅하는 우회 전략을 쓸 수 있다는 얘기다. 이 경우 코스닥150 지수에 투자하는 ETF나 코스닥150 지수 2배 변동폭을 추종하는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전략을 검토할 수 있겠다. 이 같은 투자전략은 실제 올 2월까지 짭짤하게 수익을 낼 수 있는 ‘무림의 비급’이었다. 정부가 ‘코스닥 살리기’에 방점을 찍었다는 소문이 퍼지자 코스닥 시장으로 ‘묻지 마 투자자금’이 몰렸고, 그 결과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등 대표 ETF 상품은 2월 초 미국 증시 급락 직전 기준으로 1년 수익률 200%를 찍는 괴력을 과시하기도 했다.

하지만 두 번째 전략에는 한 가지 간과하지 말아야 할 ‘함정’이 숨어 있다.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종목을 바이오가 점령하고 있기 때문에, 코스닥150 지수를 사는 것은 사실상 ‘바이오 몰빵’ 투자를 하는 것과 비슷할 정도의 위험을 져야 한다는 것이다. 설 연휴 직전 터져 나온 ‘한미약품 임상실험 중단’ 악재 공시에서 알 수 있듯이 ‘꿈을 먹고사는’ 바이오 업종은 미래를 쉽게 예측하기 어렵다는 리스크를 안고 가야 한다. 장밋빛 미래 전망에 주가가 급등하다가 별안간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주가가 하방으로 방향 전환해 추락할 수 있다. 실제 KODEX 코스닥150 레버리지 ETF는 2월 5일 지수가 전일대비 10.78% 급락하는 ‘패닉 장세’를 연출하다가 8일 반대로 10.41% 오르는 ‘용수철 장세’로 전환하는 등 방향을 쉽게 예단할 수 없다는 리스크가 있다. 기업 본질 가치대비 저평가된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가치 투자’를 선호하는 성격이라면 쉽게 손을 대기 힘든 게 코스닥 ETF 투자다.

그렇다면 방향을 바꿔 거시 관점에서 미시 관점으로 ‘종목 탐색’에 나서는 것도 대안이다. 이 경우 KRX300 지수 수혜주가 무엇인지를 꼼꼼하게 예측해야 한다. 먼저 코스닥150 지수에는 포함되지 않았는데 KRX300에는 들어간 특이 종목을 눈여겨볼 만하다. 다우데이타와 NICE평가정보 2개 종목이다. KRX300 지수 편입 여파로 기존에 존재하지 않던 패시브 자금이 밀려올 수 있는 종목이다.

코스피 200에는 안 들어갔는데 KRX300에 들어간 종목은 이보다 훨씬 많다. 경동나비엔·광주은행·대웅·덴티움·두산밥캣·메리츠화재·코리안리·한화손해보험 등 54개 종목에 달한다. 일부 전문가들은 여기서 제대로 된 투자기회를 찾을 수 있다고 조언한다. KRX300 지수 반사이익 알짜 투자 기회가 코스피 중소형주에 숨어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송승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KRX300 도입으로 인해 수혜를 받을 그룹은 코스피 중형주가 될 가능성이 높다”며 “기관 자금이 많이 들어올 만한 종목을 미리 선점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중형 금융주를 놓고 반사이익을 볼 거란 기대감이 크다. 김현준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메리츠금융지주, 광주은행, JB금융지주, DGB금융지주, 메리츠화재 등을 비롯한 중형 금융주은 직접 수혜가 예상된다”며 “실적이 탄탄한 데다 패시브 자금 유입 기대감까지 있어 주가 상승 기대감이 높아지는 분위기”라고 진단했다.

특히 보험주는 저평가 매력을 등에 업고 주가 상승 움직임이 가속화될 수 있다. KRX300에 포함된 종목인 한화손해보험 12개월 선행 예상 주가수익비율(PER)은 6배 안팎에 불과하다. 동양생명·코리안리·메리츠화재 등 대다수 보험주 주가 PER 역시 7배 안팎에 머물러 있다. 지금까지는 주가가 저평가됐다는 증권가 안팎의 분석 목소리에도 뚜렷한 모멘텀이 없어 주가가 뜨지 못했지만 KRX300이라는 호재를 등에 업고 주가가 재평가될 수 있는 절호의 찬스를 잡은 것이다.

메리츠화재·메리츠금융지주·아이엔지생명은 배당 관점에서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국내 주요 보험사들은 잇달아 배당을 늘리며 투자자 사로잡기에 나서고 있다. 이는 고배당을 무기로 내걸고 주가 상승에 성공한 아이엔지생명 성공 스토리에 자극된 측면이 크다.

2017년 5월 11일 주당 3만3000원에 상장한 아이엔지생명은 상장 직후 주가가 공모가를 밑도는 등 지지부진한 흐름을 면치 못했다. 하지만 이익의 50% 이상을 배당하겠다는 파격적인 약속을 내세워 시장 관심을 사로잡아 최근 주가는 주당 5만원 이상에서 거래된다. 오른 주가에도 시가배당율 기준 4% 이상의 알짜 배당을 실시하고 있다. 지난 2월 초 보통주 1주당 17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해 지난해 9월 지급한 중간배당 700원을 포함한 연간 주당 배당금 2400원을 지급한 것이다.

특히 보험사 전반에 걸쳐 실적이 올라가는 분위기여서 적극적인 주주환원 정책을 기대할 만한 여건이 마련됐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보험사들의 당기순이익은 7조832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5조8899억원) 대비 무려 33.0% 증가한 수치다. 호실적에 자극받아 고배당 정책을 내건 보험사들이 속속 나오고 있다. 삼성화재가 지난해 기록한 최대 순이익에 힘입어 보통주 1주당 1만원, 배당금 총액 4251억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다. 삼성생명은 보통주 1주당 2000원, 총 3591억원을 배당해 전년 같은 기간의 2155억원에 비해 66.6%나 배당금을 늘렸다. 메리츠화재 역시 전년 총 910억원에서 지난해 1245억원으로 배당을 올렸다. 업계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와 코리안리는 국내 주요 배당주 펀드에서 빼놓지 않고 편입하는 대표 고배당주”라며 “고배당 기조를 바탕에 깔고 수급 측면까지 개선된다면 주가가 반사이익을 볼 공산이 크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국밸류10년투자배당펀드가 투자 상위 10개 종목 중 메리츠금융지주와 코리안리를, KB연금가치배당펀드가 메리츠금융지주와 메리츠화재를 들고 있다. NH-아문디올셋고배당펀드 역시 메리츠화재를 보유 중이다. 이미 운용업계에서 인정받은 고배당 금융주가 새로 KRX300 수혜주로 떠오르고 있다는 얘기다.

주가가 지지부진하던 지방은행 역시 주목할 만하다. DGB금융지주, JB금융지주, 광주은행이 대표적이다. DGB금융지주와 JB금융지주는 12개월 선행 PER가 5배 안팎에 불과할 정도로 저평가 국면에 머물러 있다. 주가순자산비율(PBR) 역시 0.4~0.5배 수준이다. 수급만 개선되면 주가가 상승할 여지가 크다는 얘기다. 게다가 은행주는 금리인상 국면에서 대표적으로 반사이익을 볼 수 있는 종목이다. 금리 인상으로 은행 실적 가늠자로 불리는 순이자마진(NIM)이 올라가면 은행은 별다른 노력을 들이지 않아도 예전보다 나아진 순이익을 기록할 수 있다.

최근 미국을 기점으로 시장 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준금리 인상 움직임 역시 가속화된 상황이다.
2월초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2.9%를 돌파해 약 4년 만에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한국 역시 19일 기준 국채 10년물 금리가 2.8%를 돌파한 상황이다. 은경완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상 여파로 은행주 전반 투자 심리가 올라갈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 봤다.

[홍장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0호 (2018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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