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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빰치는 분당·과천 노른자위는
기사입력 2018.03.09 09:3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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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정부가 작년 5월 출범한 후 내놓은 첫 정책의 테마는 ‘부동산’이었다. 과거 노무현 정부를 계승한다는 의미가 있는 문재인 정부의 첫 카드가 부동산이었던 것은 의미심장하다. 부동산이 노무현 정부의 핵심 정책 과제였고, 결과적으론 이것이 부메랑이 돼 정권을 넘겨주는 데 적지 않은 역할을 했기 때문이다.

첫 대책, 바로 6·19 가계부채 대책이었다. 청약조정지역에 대해 주택담보대출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를 10%포인트씩 하향 조정한 것이 골자였다. 당장 집을 사려던 사람들은 기존에 비해 대출한도가 적어져 자기 자본이 넉넉하지 않으면 집 사기가 좀 더 어려워졌다. 이렇게 되면 집 투자 열기 과열이 식지 않겠냐는 것이 정부의 계산이었다. 특히 강남·서초·송파구 등 소위 ‘강남3구’의 경우 기본적으로 절대 집값 자체가 높아 대출규제가 가해지면 집을 덜 살 것이라는 기대가 있었다. 실제 정책 발표 후인 7월 강남3구의 거래량은 2732건으로 전달인 6월(2797건)에 비해 아주 소폭이나마 줄었다.

과천 아파트 재건축 단지

문제는 가격이었다. 한국감정원 자료에 따르면 가계부채대책 발표 전인 6월 강남구의 평균 집값은 11억3993만원이었다. 7월엔 11억4356만원으로 3.2% 올랐다. 서초·송파도 다르지 않았다. 다급해진 정부는 8·2 부동산 대책을 발표하면서 수요 조이기에 나섰지만 시장은 요지부동이었다. 재건축 거래를 틀어막아 거래 자체는 확 줄어들었지만 가격은 폭등에 가까웠다. 이런 추세는 올해 2월까지도 계속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정부는 연이어 강남 부동산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 서울시와 공조해 재건축 조합에 대한 수사를 진행했고, 부동산 공인중개 업소 단속에 나섰으며, 자금조달계획서 제출 의무화(3억원 이상 거래)에 세무조사 카드까지 사실상 꺼낼 수 있는 모든 카드를 꺼내들었다. 재건축 초과이익환수제의 2018년 1월 1일 시행은 예정된 것이었지만, 정부는 미리 ‘익명의 아파트’에 ‘최고 8억원’의 세금이 부과될 것이라고 보도자료까지 내며 ‘강남 재건축 거래를 하지 말라’는 메시지 전달을 분명히 했다. 정확하게 확인된 것은 아니지만, 올해 3월 분양예정인 강남구 일원동 ‘개포주공8단지’ 재건축 ‘디에치자이(가칭)’의 청약 당첨자 전원에 대해 자금출처를 면밀히 조사하겠다는 이야기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이미 무작위로 세무조사를 받은 사람들의 이야기가 곳곳에 돌아다닌다. 8·2 부동산대책 발표 후 6개월 새 수억원씩 뛴 강남 집값만큼 사람들의 부담도 커져 가는 상황이다.

이렇다 보니 사람들은 이제 ‘비강남’으로도 눈을 돌리기 시작했다. 강남은 안전자산으로서 매력적인 부동산이지만, 초기 투자금액이 커 웬만한 자산가가 아니라면 부담스럽다는 점도 한몫했다. 그래서 뜬 곳이 바로 강북의 ‘마용성’으로 통칭되는 마포, 용산, 성동이다. 그러나 이들 3구 역시 최근 가격이 폭등하면서 전용 59㎡ 가격이 10억원, 전용 84㎡ 가격이 15억원대에 육박하는 곳이 속속 나오면서 강남 가격에 접근하고 있다.





▶‘마·용·성’ 강남 가격 접근

그렇다면 이제 남은 매력적인 투자처는 어딜까. 전문가들은 성남시 분당구와 과천시를 주목하라고 말한다. 이들 지역의 경우 아직도 평균 집값이 2006년 수준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과천과 분당, 두 신도시는 행정구역상 서울특별시가 아닌 경기도에 포함돼 있지만, 어지간한 서울의 자치구보다 더 귀한 대접을 받았던 곳이다. 두 신도시엔 공통점이 있다. 강남 접근성이 아주 좋다는 점, 학군은 물론 각종 강남급 인프라스트럭처를 그대로 누릴 수 있다는 점, 그러면서도 쾌적한 주거환경을 갖고 있다는 점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실제로 집값은 이를 확실하게 증명했다. 부동산114의 2006년 집값 평균을 보자. 경기도 과천시의 3.3㎡당 가격은 무려 3696만원이었다. 성남시 분당구의 경우 2023만원이었다. 당시 서울시 전체 집값 평균이 1740만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두 신도시의 기세가 얼마나 대단했는지를 알 수 있다. 심지어 당시 강남구 집값도 3556만원이었다. 과천시보다도 3.3㎡당 140만원이나 낮은 수준이다. 전용 84㎡으로 보이는 32평 아파트를 기준으로 하면 강남보다 당시 과천 아파트 가격이 4500만원가량 비쌌다는 얘기다.

그러나 2007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면서 상황이 변했다. 부동산 경기가 위축됐다. 1990년대 조성된 두 신도시의 노후화가 본격적으로 진행됐고, 2기 신도시 등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절대불패’ 같았던 이들 신도시의 집값도 무너지기 시작했다. 분당구의 집값은 2008년을 기점으로 서울 평균에 뒤처지기 시작했다. 한때 강남구를 넘어섰던 과천 집값은 그 하락세가 더했다. 2012년 과천의 3.3㎡당 가격은 2300만원대까지 떨어졌다. 5년 만에 3.3㎡당 1300만원이 떨어진 것이다. 전용 84㎡ 기준으로 3억~4억원이 떨어진 충격적 수준의 폭락이다. 과천의 경우 세종시로 행정기관들이 대거 이동한다는 대외적 변수까지 더해져 어떤 곳보다도 훨씬 큰 타격을 입었다.

그러던 이들이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것은 2016년, 부동산 경기가 스물스물 올라오기 시작하면서부터다. 최근 부동산 동향을 보면, 승승장구하며 수억원씩 치솟고 있는 서울의 강남3구나 마용성 등과 달리 경기도의 상황은 좋지 않다. 전체적으로는 집값 상승세가 둔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입주 물량 증가로 약보합세를 유지하는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것. 그러나 과천과 분당, 이 두 신도시만큼은 예외다. 전반적 부동산 경기의 상승세에 더해 이들 신도시 스스로가 재건축과 리모델링을 활발히 하며 ‘환골탈태’하려는 움직임도 큰 몫을 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과천은 신도시 초기에 조성된 낡은 아파트들이 일제히 재건축에 들어가면서 지금 집값도 아직 어깨는커녕 허리 정도까지밖에 못 왔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청약 결과를 봐도 알 수 있다. 2015년 공급돼 올해 7월 입주를 앞두고 있는 ‘래미안 과천 센트럴스위트’는 9억6500만원이었던 전용 84㎡에 2억원 가까운 프리미엄이 붙어 지난해 11월 11억4600만원에 거래, 강남 못지않은 과천의 위력을 이미 증명한 바 있다. 낡은 아파트 속 새 아파트에 대한 사람들의 수요가 크다는 것을 증명한 것이기도 하다. 2020년 개통 예정인 4호선 신설역이나 과천복합문화관광단지, 과천강남벨트, GTX-C노선(의정부~금정) 라인 추진예정 등의 개발호재 역시 집값 상승에 불을 붙였다.

올해 과천 재건축은 그야말로 ‘과천의 무술년 반격’이라 칭할 만하다. 올해 재건축을 통해 분양에 들어가는 물량만 5개 단지, 2200여 가구에 달하기 때문이다. 이미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은 1월 31일 1순위 청약에서 최고 37.21 대 1의 경쟁률을 기록, 과천 파워를 증명했다. 과천의 경우 서울의 민간분양 지역과 달리 과천시민에게 먼저 청약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기 때문에 전체 8개 타입 중 7개 타입에서 이미 다 청약이 끝나 이 경쟁률은 엄청난 것으로 평가된다. 거기다가 이후 쟁쟁한 단지들의 청약도 대기 중이라 이번에 일부러 청약신청을 하지 않은 사람도 꽤 됐음을 감안하면 과천에 대한 사람들의 기대가 얼마나 높은지 알 수 있다.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은 3.3㎡당 3000만원 선으로 강남 어지간한 지역의 4000만원대 초중반에 비해선 많이 저렴하다. 게다가 과천의 2017년 말 기준 집값은 이미 평균값이 3.3㎡당 3276만원으로 분양가보다 높은 상태다. 당첨만 되면 ‘로또’라는 말이 괜히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과천 쪽은 청약 당첨만 되도 최소 억대의 프리미엄을 가져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본다.

앞으로 남은 과천 분양도 쟁쟁하다. 3월 분양에 나서는 과천주공2단지 재건축 SK건설과 롯데건설 컨소시엄의 ‘과천 위버필드’는 총 2128가구 중 일반분양 물량이 514가구라 앞서 과천 센트럴파크 푸르지오 써밋보다 일반 분양 물량 자체는 적지만, 투자자들에게 매력적인 포인트가 있다. 바로 청약 가점이 아닌 추첨으로 당첨될 수 있는 전용 85㎡ 이상 대형 물량이 많다는 것. 전체 일반 분양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247가구나 대형이다. 무조건 가점이 높은 사람에게 기회가 있는 전용 84㎡ 이하와 달리 이들은 50%는 추첨으로 당첨자가 결정된다. 1순위 청약통장을 가지고 있어도 무주택 기간이 짧은 사람들이 도전해 볼 만하다. 4월 과천주공12단지 재건축 아파트는 66가구로 일반분양 물량이 적지만 상반기 분양을 준비 중인 과천우정병원 재건축 아파트는 전체 200가구가 모두 일반분양으로 나오고, 하반기에 있는 과천주공6단지 자이의 경우 일반분양 물량이 886가구나 돼 투자자들에게도 기회가 크게 열려 있다.

성남시 분당구의 경우엔 과천의 재건축과 같은 호재는 없다. 대신 리모델링 사업을 여기저기서 추진 중이라 이들 아파트들에 투자해 볼 만하다. 재건축은 최근 초과이익환수제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강남3구에서도 핵심단지를 제외하면 추진에 속도를 내기가 쉽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 상황. 동부이촌동 등에서 5000여 가구 대규모 통합 리모델링이 추진되는 등 이같은 정책 기조에 맞춰 나온 움직임이다.

그러나 분당은 일찌감치 리모델링을 추진해 왔다. 특히 용적률이 200% 내외이거나 초과하는 중층 아파트들의 경우 재건축보다 여러모로 리모델링이 유리한데, 분당신도시의 아파트들이 여기에 딱 맞는다. 덕분에 최근 들어 리모델링을 추진해 온 분당아파트들은 속속 건축심의를 통과하고 있는 중이다. 시 차원에서도 이를 적극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것도 한몫했다. 작년 8월 건축심의를 통과한 ‘한솔 주공 5단지’는 포스코건설과 쌍용건설을 시공사로 선정하고 사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재 1156가구인 이 아파트는 향후 1255가구로 증축될 예정이다. 이 아파트의 전용 74.91㎡ 가격은 작년 2월 5억원에서 올해 2월 6억원까지 뛰었는데, 향후 리모델링이 좀 더 본격화되고 진도가 나가기 전 투자해 볼 만하다는 의견이 있다.

‘정자동 느티마을 3단지·4단지’, ‘구미동 무지개마을 4단지’도 최근 수직증축 리모델링 설계안이 성남시의 건축심의를 조건부로 통과했고, 서현동 시범단지 현대아파트와 인근 삼성·한신아파트도 리모델링 추진 중이다.

일단 2012년 1540만원대까지 떨어졌던 분당의 3.3㎡당 집값은 작년 1929만원까지 회복했고, 올해 2000만원을 넘겨 12년 전 고점을 갱신할 것이 확실시된다. 그러나 호재가 있으면 좀 더 가격이 상승할 가능성이 큰 데다가 여전히 분당의 가격은 12년 전보다 낮거나 비슷한 수준이라는 점에서 투자 여력은 충분하다는 이야기가 중론이다. 특히 강남으로의 쏠림현상이 상당하고, 이에 따라 규제도 강하게 가해지는 상황에서 대체 투자처로 분당은 손색이 없다는 것이 많은 전문가들의 의견이다.

분당구를 대표하는 정자동에서 15년 만에 공급되는 새 아파트 소식 역시 실수요자들을 끌어당기는 요인이다.
작년 8월 판교 내 간만의 분양이었던 ‘판교 더샵 퍼스트파크’가 한동안 잠잠하던 판교 집값을 확 끌어올린 역할을 했던 것처럼, 이번에 정자동에서 나오는 ‘분당 더샵 파크리버’가 방아쇠 역할을 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인근 판교에 테크노밸리가 조성되며 기업체가 대거 이전한 데다가 최근 대기업들의 잇단 투자계획 발표와 본사 이전 소식이 들려오면서 분당이 판교의 배후도시로서 가치를 다시 한 번 증명할 수 있을지도 관심사다.

업계 관계자는 “분당의 경우 전체 아파트의 90% 이상이 10년 이상 된 노후아파트인 데다, 최근 10년 동안 새 아파트는 3개 단지밖에 공급되지 않아 새 아파트에 대한 수요가 많은 곳”이라며 “이러한 가운데 연이은 개발호재와 리모델링 사업 및 새 아파트 공급 소식은 벌써부터 수요자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만큼, 올 한해는 분당 부동산시장이 또 한 번 도약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인혜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0호 (2018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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