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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카오뱅크 출범 3주 만에 신규계좌 228만 건 금융거래 패러다임 흔드는 인터넷은행
기사입력 2017.09.20 15:2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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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범 3주 만에 신규 개설 계좌 228만 건, 예·적금 1조2190억원에 대출 8807억원. 지난 7월 27일 탄생한 국내 제2의 인터넷전문은행 ‘카카오뱅크’가 세운 대기록이다. 연초에 최초의 인터넷은행 ‘케이뱅크’ 출범 때도 비슷한 돌풍이 불었지만, 카카오뱅크의 충격파는 전례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이의 예상을 뛰어넘을 만큼 강하다. 실제 신규 계좌 30만 개 달성까지 케이뱅크가 두 달이나 걸린 것을 카카오뱅크는 출범 후 고작 하루 만에 해치웠다.

인터넷은행과 비슷하게 모바일 뱅킹 서비스를 확대하고 있는 신한·KB국민 등 16개 기존 은행에서 지난 1년간 개설된 비대면 계좌 개설 건수가 약 15만5000건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이 같은 차이는 더욱 두드러진다.

카카오뱅크는 이제 인터넷은행의 카테고리를 넘어 대출금리는 높게, 예·적금 금리는 가능한 한 낮게 유지하며 그 차이인 예대마진으로 쉽게 수익을 거둬왔던 기존 오프라인 시장 중심의 시중은행을 긴장시키고 이들의 영업전략까지 바꿔놓는 금융시장의 ‘메기’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다.

카카오은행 출범식



▶카카오뱅크 돌풍에 기존은행 위기감

카카오뱅크 열풍에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등 주요 은행들은 부랴부랴 신용대출 금리를 한 달 만에 확 낮추는 등 발 빠른 대응에 나섰다. 이용 편의성과 상대적으로 유리한 예적금·대출 금리를 무기로 카카오뱅크가 돌풍을 일으키며 잠재고객을 흡수하는 것을 보고 위기감을 느낀 것이다.

전국은행연합회가 제공하는 은행상품 통합 비교공시에 따르면 7월 말 기준 지방은행·인터넷전문은행·특수은행 등 총 17개 은행의 일반 신용대출 금리는 한 달 전인 6월 말에 비해 최고 0.11%포인트 낮아졌다. 공시가 매달 말 갱신되고 카카오뱅크가 7월 27일 출범한 것을 감안하면 은행들이 저렴한 금리를 무기로 내세운 카카오뱅크 전략에 대한 대응책으로 금리를 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카카오뱅크의 일반 신용대출 최저금리는 연 2.84% 수준이다. 6월 말 기준 17개 은행 중 신용등급 1~2등급 기준으로 가장 낮은 3.08%의 저금리를 제공했던 우리은행 신용대출은 현재 3.05%로 0.03%포인트 떨어졌다. 6월 당시 금리가 낮은 순위로 각각 2위와 4위였던 NH농협은행(3.11%)과 경남은행(3.18%)도 같은 기간 각각 3.09%와 3.17%로 신용대출 최저금리를 낮췄다.

특히 카카오뱅크에 앞선 인터넷은행 1호인 케이뱅크는 6월 3.17%에서 7월에는 3.06%로 무려 0.11%포인트나 금리를 떨어뜨렸다. 하락폭만 놓고 보면 17개 은행 중 가장 높다. 덕택에 은행별 최저금리 순위에서 3위였던 케이뱅크는 한 달 새 2위로 한 단계 올라갔다.

SC은행도 이 기간 신용대출 최저금리가 3.19%에서 3.15%로 하락했다.

전체적인 금리 조정 결과 6월만 해도 3.08%를 제공한 우리은행 단 1개에 불과했던 연 3.0%대 신용대출 상품은 현재 농협·케이뱅크를 더해 총 3개로 늘었다.

중금리대출도 마찬가지다. 중금리대출 상품의 주요 타깃인 신용등급 4등급 기준으로 6월 말 평균 6.75%였던 케이뱅크의 ‘슬림K 중금리대출’ 금리는 6.65%로 0.1% 내렸다. 당시 케이뱅크에 이어 두 번째로 평균금리(7%)가 낮았던 신한은행 ‘신한 사잇돌 중금리대출’은 현재 6.84%로 내려 4대 시중은행(신한·국민·하나·우리) 상품 중 유일하게 6%대 금리에 합류했다. 카카오뱅크 효과는 은행을 넘어 카드업계에서도 나타나고 있다. 출범 후 3주 만에 150만 장의 체크카드를 발급했는데 카카오뱅크 가입자가 약 200만 명인 것을 감안하면 전체 가입자 중 75% 이상이 체크카드를 신청한 셈이다. 카카오뱅크의 체크카드 발급규모는 이미 전 업계(기업계) 카드사 실적을 넘어선 상태다.

6월 말 현재 삼성·현대카드 체크카드 발급매수(누적)는 각각 85만 장, 18만 장에 그쳐 카카오뱅크 발급 실적의 57%, 12% 수준에 불과하다.

카카오뱅크 체크카드는 카카오 인기 캐릭터인 ‘카카오 프렌즈’가 인쇄된 귀여운 디자인으로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큰 호응을 받고 있다. 기본 0.2% 캐시백(환급) 외에는 별도 사용혜택이 없는데도 오로지 체크카드를 발급받고 싶어 카카오뱅크에 가입했다는 회원들도 많다.

협력사와 제휴해 체크카드로선 드물게 후불 교통카드(KB국민카드)와 해외결제(마스터카드)기능을 담은 것도 인기 요인으로 꼽힌다. 카카오뱅크가 내년 상반기 도입을 추진하고 있는 앱투앱(app-to-app) 결제서비스도 카드업계에 큰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앱투앱 결제를 이용하면 소비자는 중간결제대행사(VAN, PG)와 카드사를 거치지 않고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판매자에게 대금을 바로 이체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는 이를 통해 평균 2%대인 가맹점 수수료를 크게 낮출 계획이다. 앱투앱 결제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기존 카드사 역시 가맹점 수수료를 낮출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뱅크 모바일계좌 7분이면 개설

공인인증서 필요 없어

카카오뱅크 돌풍의 원인이자 기존 은행과의 가장 큰 차별점은 편의성이다. 시중은행에서 모바일 계좌를 만들 때 드는 시간은 적게는 10분, 길면 15분이지만 카카오뱅크는 평균 7분이면 가능하다.

안드로이드폰의 경우 구글 플레이스토어, 아이폰은 앱스토어에서 ‘카카오뱅크’를 검색해 앱을 내려받은 후 개인정보 입력, 휴대폰 본인인증, 신분증 촬영, 타행계좌인증의 순서를 거치면 계좌개설이 끝난다. 이 과정에서 은행 거래의 필수품처럼 자리 잡은 공인인증서는 필요 없다.

가입자가 주로 사용할 간편이체 서비스는 계좌번호를 몰라도 카카오톡 주소록에 등록된 타인에게 하루 최대 100만원까지 가능하다.

돈을 받은 사람은 송금이 이뤄진 지 24시간 안에 자신의 계좌번호를 입력하는 등의 순서를 밟아야 입금을 끝낼 수 있다. 카카오뱅크 대출은 크게 세 가지(마이너스 통장·신용대출·비상금대출)다. 이 중 비상금대출은 휴대폰 본인 인증만으로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300만원까지 가능하다. 대상은 만 19세 이상, 신용등급 1~8등급까지다.

마이너스 통장과 신용대출은 비상금 대출과 달리 공인인증서가 필요하다. 스마트폰이나 PC에 인증서가 있으면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것만으로 서류 제출을 갈음할 수 있다. 최대한도는 1억5000만원이고 신용대출의 경우 중간에 상환해도 중도상환수수료 등이 전혀 없는 것이 특징이다.

단 마이너스 통장의 경우 최근 대출 신청이 빗발친 탓에 제대로 신청이 접수되지 않고 있다는 것을 감안해야 한다. 대출이 급격히 늘자 카카오뱅크는 8월 초 마이너스대출의 등급별 한도를 일부 축소한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카카오뱅크 윤호영(왼쪽) 이용우 공동대표



▶주택구입자금 신용대출 수요

서울 등 주요 지역을 투기지역 및 투기과열지구로 묶어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각각 40%로 묶는 초강력 규제인 8·2부동산대책이 시행되자 대출 한도가 줄어든 주택 구입자들이 부족한 자금을 카카오뱅크 신용대출로 해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대출신청부터 승인까지 100% 비대면이고, 초스피드로 최저 2%대 낮은 금리에 상대적으로 손쉽게 빌릴 수 있다는 점을 일종의 ‘꼼수’로 이용하는 것이다. 실제로 카카오뱅크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은 최저금리가 연 2.86% 수준으로 3%가 넘는 시중은행 주담대 금리와 비교했을 때 저렴하다. 대출한도도 1억5000만원으로 시중은행의 두 배가 넘는다. 최대한도로 대출을 받으면 10억원이 넘는 고가 주택도 계약금 정도는 충분히 납입할 수 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지난 8월 11일 기준 마이너스통장과 신용대출을 합친 카카오뱅크 총 대출액은 8807억원으로 8·2부동산대책 발표 직후인 같은 달 3일(4970억원) 이후 일주일 만에 두 배 가까이 늘었다.

중금리 대출 시장을 키울 것이란 기대와는 달리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을 받은 대출자 중 절반 이상이 1~2등급 고신용자라는 것도 부동산 대출에 신용대출을 전용하는 행태가 만연하다는 것을 방증한다.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카카오뱅크에서 제출받은 대출현황 자료를 보면 카카오뱅크가 출범한 7월 27일부터 8월 3일까지 실행된 대출금액 기준 신용등급 1~2등급 비중은 평균 64%로 나타났다. 3~4등급도 26%를 차지해 1~4등급 대출금액 비중이 전체의 90%에 달했다.

은행권 관계자는 “부족한 주담대 한도를 신용대출로 메우는 건 금지돼 있지만 어느 정도 시차를 두고 대출하면 적발이 사실상 쉽지 않다”는 입장인 만큼 카카오뱅크 신용대출을 부동산 구입 자금으로 활용하는 전략은 한동안 계속될 전망이다.



▶저렴한 해외송금수수료 비교 후 이용

카카오뱅크가 출범 당시부터 기존 은행과 가장 차별되는 요소로 내세운 것이 바로 저렴한 해외송금 서비스다.

글로벌 송금 네트워크를 보유한 씨티그룹과의 제휴로 송금 때 드는 수수료를 시중은행의 10%로 낮췄다는 것이다. 실제로 기존 시중은행 창구를 이용해 미국으로 5000달러(약 560만원)를 보낸다고 가정할 때 송금 수수료와 전신료, 중개 수수료, 수취 수수료 등을 합쳐 약 5만5000원을 부담해야 한다.

카카오뱅크는 여기서 송금 수수료를 뺀 나머지를 없애는 방식으로 이를 5000원으로 낮췄다. 송금액이 5000달러를 넘어가면 1만원으로 올라간다. 이 때문에 카카오뱅크를 통한 송금 서비스가 가능한 나라라면 가급적 카카오뱅크를 활용하는 편이 수수료 측면에서 유리하다. 다만 카카오뱅크의 송금 대상 국가는 미국을 포함한 유럽, 영국 등 22개국으로 아직 많지 않다.

그리고 카카오뱅크를 통한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는 나라 중에도 일본과 태국, 필리핀 등 특정 국가의 경우에는 금액과 관계없이 송금 수수료 8000원에 더해 시중은행과 똑같이 중개·수취 수수료까지 내야 한다. 이 때문에 이들 나라에서는 오히려 시중은행의 모바일 간편송금 서비스를 이용하는 게 더 저렴할 수 있다.

환율우대 비율도 따져봐야 한다.
원화를 현지 통화로 바꿀 때 발생하는 환전수수료를 할인해 주는 비율을 환율우대 비율이라고 하는데, 이것이 높을수록 같은 돈을 보내도 받는 사람이 더 많은 현지 통화를 받을 수 있다.

카카오뱅크의 환전우대 비율은 50%로 KEB하나은행의 모바일 해외송금 서비스 원큐(1Q) 트랜스퍼(최대 90%)의 환전우대 비율을 제공한다. 500만원을 1Q 트랜스퍼를 통해 호주로 송금하면 90%의 환율우대 비율이 적용돼 총 5601호주달러를 보낼 수 있는 반면 카카오뱅크는 5579호주달러만 발송된다.

[김태성 매일경제 금융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4호 (2017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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