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광화문 10평짜리 2층건물 30억원에 낙찰 부동산 경매시장도 투자열기 후끈
기사입력 2017.08.11 14:50:09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지난 7월 5일 서울중앙지방법원. 경매 낙찰가격이 발표되자 장내가 술렁이기 시작했다. 이날 경매에 부쳐진 ‘꼬마빌딩’의 낙찰가격이 29억1000만원으로 경매 감정가의 170.5%에 달했기 때문이다. 한 번의 유찰도 없이 1회 차에 감정가의 두 배 가까운 금액에 낙찰된 것이라 경매 참가자들을 놀라게 했다.

통상 경매 감정가는 실거래가의 80% 수준에서 결정된다. 또 한 번 유찰될 때마다 최저 입찰가가 20%씩 떨어진다. 이에 따라 감정가의 90%대에만 낙찰받아도 낙찰가는 실거래가의 70% 수준까지 낮아져 1차례 유찰 후 경매에서 새 주인을 찾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최근 들어서는 대부분의 서울지역 꼬마빌딩 경매는 광화문 상업용 빌딩처럼 1회 차에 새로운 주인을 찾고 있다.

관심을 끈 광화문 경매물건은 세종문화회관 인근(종로구 도렴동 150-5번지) 이면도로에 위치한 2층 상가 건물이다. 토지면적 33.1㎡(10평), 건물면적은 70.5㎡(21.3평) 규모로 소위 ‘꼬마빌딩’이었다. 광화문의 유명 주점인 ‘봄’ ‘여름’ ‘가을’ ‘겨울’ 중 하나인 ‘봄’이 2층에 들어가 있고, 1층은 화원을 운영 중이었지만 경매 당시에는 공실 상태였다. 감정가격은 17억665만원으로 비록 용도가 일반상업지역이었지만 대지면적이 33.1㎡(약 10평)에 불과한 점을 감안하면 3.3㎡당 1억7665만원에 달했다.

광화문 인근 상업지의 가격은 포시즌 호텔이 들어서며 급등했다. 포시즌이 건설되기 전만 해도 3.3㎡당 1억원 미만이었지만 지금은 3.3㎡당 1억5000만~2억원대를 유지하고 있다. 일반 투자자들의 높은 관심에도 불구하고 전문가들은 1회 유찰 후 낙찰차를 찾을 것으로 예상했다. 감정가가 시세에 근접해 있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낙찰가는 감정가 17억원의 두 배 가까이 되는 29억1000만원에 달했다. 대지가 33.1㎡(약 10평)에 불과해 3.3㎡당 3억원에 가까운 높은 액수다.

지지옥션의 강은 팀장은 “이 광화문 소형 상가건물은 낙찰자가 공동소유주로 ‘공유물분할청구소송’에 의해 경매가 진행됐으며 2위 입찰가는 25억원, 3위는 21억원을 써 도심 내 소형 상가건물에 대한 높은 관심을 반영했다”고 말했다. 강 팀장은 “상가건물은 희소성이 강해 서울 주요상권의 경매시장에선 찾기가 힘들다”면서 “어쩌다 한두 개가 나와도 감정가의 100%가 넘는 수준에서 바로 1차에 낙찰되는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실제 은퇴 후 고정적으로 월세수입이 나오고 시세차익까지 노릴 수 있는 50억원대 미만 ‘꼬마 빌딩’은 경매시장에서 가장 인기가 높다. 강남 중소형아파트를 한 채 팔고 대출을 받으면 살 수 있는 금액대로 정부가 청약자격을 강화하고 다주택자에 대한 규제 움직임을 보이면서 소규모 수익형 건물에 대한 관심이 점점 높아지는 추세다.

원룸 등이 속한 강동구 천호동의 다가구 건물도 감정가인 36억2553만원을 훌쩍 뛰어넘는 45억100만원에 최근 낙찰됐다. 감정가의 124%에 달하는 것으로 대지 531.3㎡(160.7평)의 다소 규모가 있는 수익형 부동산이다.

중소형빌딩이 많은 종로 광화문 일대

광화문 꼬마빌딩



▶서울아파트 경매가율 100% 돌파

신한은행이 서울시 경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서울에서 경매로 낙찰된 소형 상가건물의 평균 낙찰가율은 105%를 기록했다.

낙찰가율은 경매 감정가 대비 낙찰가격의 비율을 말하는 것으로 100%가 넘는다는 것은 감정가보다도 높게 낙찰가격이 형성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 꼬마빌딩의 강세가 경매시장까지 이어진 셈이다.

부동산 업계에선 50억원대 미만 중소형 빌딩을 주로 ‘꼬마빌딩’이라고 부른다. 이 정도 금액이면 상업지는 50평, 2종 주거지는 100평 정도의 대지를 포함한 건물을 살 수 있다. 강남, 홍대, 이태원 등 서울 핵심 상권의 4~5층 ‘꼬마빌딩’은 이미 50억원대를 넘어서면서 일반 투자자들의 접근이 쉽지 않다. 대신 강남 대형 아파트를 한 채 팔아 대출을 끼고 살 수 있는 50억원대 미만 건물들에 대한 수요는 늘고 있다.

연예인들도 ‘꼬마 빌딩’ 매입에 동참하고 있다. 월드스타 싸이는 지난 3월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대지 246.7㎡(74.6평), 지상 5층 건물을 50억원대에 매입했다. 이 건물은 을지병원 사거리 대로변 이면의 3종 일반주거지역에 위치해 주목된다. 앞으로 위례~신사선이 을지병원 사거리에 들어올 경우 도산대로 이면길, 역세권 건물이 되기 때문이다.

걸그룹 씨스타 출신의 가수 소유는 최근 뜨고 있는 동네인 연남동에 단독주택을 매입해 상가 건물을 새로 짓고 있다. 대지 126.2㎡(약 38평) 단독주택으로 3.3㎡당 4100만원 수준인 15억7000만원에 매입했다. 연남동은 ‘연트럴파크’를 따라 홍대역에서 가좌역 방향으로 상권이 확대되며 단독주택을 부수고 그 자리에 꼬마빌딩을 짓거나 기존 다가구를 리모델링해 꼬마빌딩으로 바꾸는 작업들이 한창 진행 중이다. 연남동의 한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일주일 새 상가주택 5채가 거래된 경우도 있다”면서 “주로 30억원대 미만의 소형 건물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고 말했다.

최근 주택시장에 대한 정부규제에 따른 풍선효과도 ‘꼬마 빌딩’ 시장이 커지는 이유다. 아파트 청약규제 강화로 1순위 청약자격을 잃은 투자자와 다주택자들도 기존 아파트 시장에서 소형 빌딩으로 투자 관심 폭을 넓히는 분위기다.

문소임 리얼티코리아 연구원은 “강남 대형 아파트처럼 시세차익을 노리는 동시에 월세 수입도 올릴 수 있는 것이 ‘꼬마빌딩’의 최대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광화문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경매 낙찰된 광화문 건물의 경우 1층 월 400만원, 2층 월 200만원 등 월 600만원의 임대수입이 예상된다”면서 “입지가 좋아 건물 수리를 할 경우 월 1000만원 정도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감정가보다 높은 낙찰 속출

10억원 미만 수익형 부동산 건물은 아예 서울 중심상권에선 사라진 지 오래다. 지난달엔 이태원 제일기획 앞 대지 24㎡ 소형 건물이 감정가 6억원대에 경매에 나왔지만 곧 취하됐다. 이태원 인근 공인중개업소 관계자는 “경매 시세를 묻는 투자자들이 몰려 업무가 마비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하지만 대지가 너무 작은 꼬마빌딩의 경우 엘리베이터 설치, 주차장 문제 등으로 단독 신축이 어렵다는 점은 주의해야 한다. 또 핵심상권이 아닌 경우 금융비용을 감당할 세입자를 찾기 힘들고 은행 대출도 쉽지 않다는 점이 위험요소다.

지난 1월 51억원에 경매에 나왔던 강남구 신사동 도산공원 뒤 최성수 씨의 건물이 좋은 예다. 지상 3층, 대지 273㎡ 규모인 최 씨의 건물은 주위 가격이 치솟자 재감정을 받아 감정가를 올려 70억원에 다시 나왔고 최근 경매에서 67억원에 낙찰됐다. 최초 감정가보다 30%나 높게 낙찰된 것으로 인근 중개업소들에 따르면 최 씨의 건물은 보증금 3억5000만원, 월세 1700만원으로 각종 세금을 제외하면 수익률이 3%가 채 안 나오는 금액이다. 최근 금리인상으로 대출금리가 3.5%대인 것을 감안하면 ‘레버리지’ 효과는 없이 금융비용까지 부담해야 하는 가격이다.

신정섭 신한은행 부동산자문센터 차장은 “가격만 조금 낮추면 매각이나 임차인을 찾기 쉬운 아파트와 달리 상가 건물은 고위험, 고수익 상품이란 점에서 금리상승, 공실 등의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말했다.

서울지역 아파트는 경매시장의 또 다른 블루칩이다. 서울 아파트 시장은 지난해 11·3대책을 뚫은 데 이어 서울지역 청약자격을 강화한 6·19대책까지 무력화시키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러한 서울 아파트 투자 열풍이 부동산 경매시장까지 옮겨붙었다.

지지옥션에 따르면 지나 5월 들어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돌파했다. 서울지역 아파트 낙찰가율이 100%를 넘은 것은 2006년 정부가 아파트 값에 거품이 끼었다고 ‘버블세븐’을 경고한 이후 처음이다. 또 지지옥션 통계가 전산화된 2001년 이후 서울 아파트 월별 낙찰가율이 100%를 넘긴 적은 2002년 3월(101.3%), 4월(101.7%), 2006년 11월(102.1%), 12월(100.8%) 등 4번에 불과하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강남일대 중소형빌딩 밀집지역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 급반등

지난해 11·3대책 발표 이후 부동산 경기가 냉각되며 올해 초 92%대까지 떨어진 서울 아파트 낙찰가율은 문재인 정부 출범과 함께 급반등했다. 특히 강남 3구는 5월 낙찰가율이 104.3%를 기록해 뜨거운 아파트 값 상승세를 반영했다.

압구정 한양아파트 81동 12층(전용 210㎡)은 최근 감정가인 32억원보다 4억5000만원 이상 높은 36억5199만원(낙찰가율 114%)에 낙찰됐다. 압구정 A공인 중개업소 관계자는 “최근 아파트 가격이 폭등하면서 주인들이 매물을 싹 거둬들여 일반 시장에 매물이 없는 상태”라면서 “시장에 나온 물건들도 정작 사려고 하면 계약서를 앞에 두고도 매도자가 가격을 올려 매수자들이 경매 물건이라도 잡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실제 경매당시 압구정 한양 아파트 같은 평형의 호가는 36억에 형성돼 있었다. 하지만 경매에서 이보다 높은 가격에 낙찰되면서 기존 매물은 다시 들어간 상태다. 부동산 업계에선 다음에 나오는 매물의 호가는 38억~39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자료에 나오는 이 아파트 15층 같은 평형은 지난해 3월 27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1년 동안 10억원 가까이 오른 셈이다.

송파구 신천동 미성아파트 2동 2층(전용 60.3㎡)도 최근 감정가 58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70억57만원(매각가율 121%)으로 한 번의 유찰 없이 1회 차에 낙찰됐다. 강남구 삼성동 풍림아파트 13층(전용 113㎡)도 감정가 13억2000만원보다 높은 13억8700만원으로 주인이 바뀌었다. 강남만 뜨거운 게 아니다. 문재인 정부가 부동산 시장 안정화를 위해 연일 구두개입에 나섰던 지난 6월 15일 경매에선 중구 신당동 남산타운아파트 13동 13층(전용 114.88㎡)이 낙찰가의 114%에 달하는 7억8999만원에 낙찰됐다.


영등포구 여의도동 삼부아파트 8동 7층(전용 175.8㎡) 역시 감정가 14억5000만원을 상회하는 15억9399만원에 낙찰됐다. 구로구 고척동 삼익1단지 101동 5층(전용 59.8㎡)이 2억2500만원의 115%인 2억5799만원에 손바뀜이 이뤄졌다. 이창동 지지옥션 선임연구원은 “최근 낙찰가율이 폭발적으로 높아지고 있다”면서 “일반 부동산 시장에서 매수에 실패한 투자자들이 경매시장에서 감정가보다 더 주고라도 일단 잡고 보자며 몸이 달은 분위기”라고 전했다.

[김기정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3호 (2017년 08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부동산대책 불구 치솟는 강남 집값 어디로 추가규제 가능성·초과이익환수제 변수

신세계백화점의 새로운 뷰티 셀렉트숍 뷰티 홀릭들을 위한 새로운 놀이터, 시코르

상가·오피스텔 투자전략 6·19대책 후 더 주목받는 수익형 부동산

광화문 10평짜리 2층건물 30억원에 낙찰 부동산 경매시장도 투자열기 후끈

임대소득·높은 환금성·자산가치상승 기대 소형아파트, 수익형부동산으로 뜬다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