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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도 스타트업 시대 유휴 공간이 월세받는 수익형 부동산 변신
기사입력 2017.07.21 16:0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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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대학생이었던 김차근, 윤서현 씨는 20년 가까이 비어 있던 친척 건물 지하실을 빌려 파티룸으로 재생했다. 청소와 기본 시설 설치에 80만원을 투자했던 김 씨는 현재 이 공간을 대여해 주면서 월 150만원 수준의 수익을 올리고 있다. 지하철 2호선 대림역 인근에 위치한 이 파티룸은 현재 동아리, 동호회 모임 등으로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는 중이다. 단돈 3만 5000원이면 하루 종일 공간을 빌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음식, 주류 반입 등에 대한 제한도 없다. 김 씨는 “아무것도 없는 빈 A4 종이처럼 유휴 공간을 누구나 원하는 대로 활용할 수 있게 하겠다는 취지를 담아 파티룸 브랜드를 ‘백지장’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백지장’ 팀은 사업 성공으로 현재 4호점 오픈을 준비 중이다.



▶도심 속 공간 재활용 투자 확산

부동산을 활용해 돈을 버는 방식이 시대 흐름에 맞춰 서서히 변하고 있다. 유승동 상명대학교 경제금융학부 교수는 최근 김현아 국회의원실 주최로 열린 ‘부동산산업, 혁신으로 청년을 구하라’ 토론회에서 “이제 부동산 업계의 화두는 소유·보유·투자 개념에서 현재 존재하는 빈 공간을 이용·활용하는 방법으로 바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매물을 사고팔아 차익을 누리는 구조에서 기존의 공간을 재활용하는 투자 방법이 늘고 있는 것이다.

새 트렌드에 발맞춰 등장한 부동산 스타트업들이 이 같은 업계 변화를 견인하고 있다. 김 씨 사업의 디딤돌 역할을 한 것도 스페이스클라우드(SpaceCloud)라는 도심 속 유휴 공간을 중개하는 모바일·온라인 플랫폼이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유휴 시설 활성화를 목표로 지난 2014년 서비스를 시작했다. 정수현 스페이스클라우드 대표는 “국토교통부 발표 기준 도심 속 상가의 공실률은 10~15%에 달한다”며 “우리는 이 같은 유휴 부동산을 활용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하다가 창업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페이스클라우드는 유휴 공간 제공자가 정보를 등록하면 이용자들이 필요한 공간을 시간 단위로 편리하게 예약·결제하고 활용할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현재 회의실, 스터디룸, 파티룸 등 등록된 공유 공간만 8000곳에 이른다. 대부분 ‘백지장’처럼 방치됐던 도심 속 시설을 재생해 공유한 공간들이다. 월 평균 접속자수가 30만 명을 돌파한 스페이스클라우드는 네이버 등으로부터 17억원 규모의 투자를 받으며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정 대표는 “2차 세계대전 후 런던의 대표 슬럼가였던 해크니 지역은 이제 과학·기술 분야의 중심지로 성장했다”며 유휴 부동산 시장의 경제·사회적 영향과 확장 가능성을 강조했다. 해크니 지역은 빈 사무실과 매장을 사회 혁신가와 지역 소상공인에게 대여하고, 버려졌던 주차장을 지역 랜드마크로 탈바꿈하는 ‘도시 재생 프로젝트’를 단행했다. 정 대표는 “우리나라도 ‘도시재생 뉴딜’ 1호 과제로 유휴 부동산 활용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북구 고려대 앞 우주 셰어하우스, 연지동 우주 셰어하우스



▶낡은 주택 셰어하우스로 전환해 임대수익

스타트업 우주(WOOZOO)는 기존에 있던 빈 주택을 셰어하우스로 바꿔 위탁 관리·운영하는 사업을 하고 있다. 김정현 우주 대표는 “소득 대비 높은 주거비 부담에 고통받는 청년층에게 대안을 제시하고 싶어 사업을 시작했다”며 “인구 구조와 사람들 인식이 바뀌고 있다는 점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우주는 현재 57개의 셰어하우스를 운영 중이고, 이곳에는 330명의 입주자가 살고 있다. 평균 공실률은 5% 이하다. 우주는 낡고 비어있는 시설을 셰어하우스로 전환해 임대 수익률을 대폭 끌어올린다. 서울 동작구 상도동의 노후화된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 연립주택은 우주에 운영을 맡긴 이후 월 임대료가 175만원에서 308만원으로 상승했다. 거주하는 인원이 4~5명 가족 단위에서 10~20명으로 늘어나 기본 임대료 수익이 오르는 것이다.

또 일부 입주자들이 퇴실하더라도 기본 인원이 많아 공실을 최소화하면서 안정적인 수익을 누릴 수 있다. 아울러 우주는 올해 말 지하철 6호선 불광역 인근에 셰어하우스 전용건물 신축 공사를 시작한다. 기존 공간을 재활용하는 수준을 넘어 또 다른 도전에 나선 것이다. 현재 12층 규모로 계획 중인 이 건물은 주거, 업무, 상업, 생활 기능을 한 곳에 모아 새로운 형태의 공유 주거공간을 제시한다.

1인 가구 증가로 인해 셰어하우스와 위탁 관리 시장의 규모는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김 대표는 “일본의 경우 민간 임대주택 1400만 가구 중 65% 이상이 관리업체에 위탁운영 중”이라며 “셰어하우스 입주자 수도 이미 10만 명을 돌파한 지 오래”라고 설명했다. 일본 임대주택 전문 관리 기업인 다이와하우스(DaiwaHouse)는 매출 26조원, 순익 1조원 이상을 기록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단순 매물 중개를 넘어 다양한 분야의 부동산 스타트업이 성공 궤도에 올랐다.

미국 스타트업 카드레(Cadre)는 억만장자 조지 소로스, 마윈 알리바바 회장, 피터 틸 페이팔 창업자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아 화제가 됐던 기업이다. 지난 2014년 탄생한 카드레는 온라인을 기반으로 회원제 빌딩 거래·투자 서비스를 제공한다. 수개월씩 걸리는 대형 빌딩 거래 기간을 대폭 줄이는 것과 함께 저렴한 수수료를 받아 관심을 끌었다.

기업 가치 23억달러(약 2조5840억원)에 달하는 하우즈(houzz)는 주택 리모델링과 인테리어 전문 스타트업이다. 하우즈 홈페이지에서는 가구부터 부엌 도구까지 집안을 원하는 대로 꾸미는 데 필요한 모든 것을 구매할 수 있다.
주택 인테리어와 리모델링 전문가를 연결시켜 주는 중개 기능은 물론 집 꾸미기에 대한 온라인 조언을 구하는 코너도 마련돼 있다.

아울러 전문가들은 부동산 시장이 증강현실 매물 확인, 가치 평가·분석 등 무궁무진한 확장 가능성을 갖고 있다고 평가한다. 이상영 명지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현재 중소기업창업지원법에 따르면 정부자금을 출자 받은 벤처펀드는 부동산업에 투자할 수 없다”며 “부동산 산업 스타트업을 제한 업종에서 전면 해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강래 매일경제 부동산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2호 (2017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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