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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리인상기 히트상품 뱅크론펀드 기대감 선반영 목표수익률 낮춰야
기사입력 2017.07.21 14: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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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지난 6월 기준금리를 한 차례 더 인상했다. 지난 3월에 이어 올해 두 번째 인상이다. 하반기 세 번째 인상이 실현될 가능성이 짙어지면서 금리 인상기 최대 수혜 상품인 ‘뱅크론 펀드’가 국내 투자자들로부터 다시 주목을 받고 있다. 뱅크론 펀드는 올해에만 2조원 가까이 팔려 나간 올 상반기 금융시장의 최고 히트 상품 중 하나다.

금리 인상 기조가 짙어지면서 최근 자산운용사들은 다시 한 번 ‘뱅크론 펀드’를 밀고 있다. 신용등급이 보다 높은 뱅크론에 투자하는 펀드를 내놓는가 하면 미국뿐 아니라 유럽 뱅크론에 투자하는 펀드까지 출시됐다. 상품이 다양해지는 만큼 투자자들의 선택의 폭도 넓어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기대 이하의 수익률에 실망하는 투자자들도 늘어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해 두 자릿수에 달했던 수익률이 올 들어선 0%대에 불과한 수준이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금리 인상 기대감이 선반영됐기 때문”이라며 “목표 수익률을 3~4%대로 낮춰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향후 2~3년간은 포트폴리오 다각화 차원에서 투자할 만한 자산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주된 평가다.



▶하이일드 채권보다 안정적인 변동금리 채권 ‘뱅크론’

‘뱅크론’은 신용등급이 낮은 투자등급 미만(글로벌 신용평가사 S&P 기준 BBB-)에 속하는 기업들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려 금융기관을 대상으로 발행한 변동금리부 선순위 담보대출채권을 말한다. 발행기업의 자산이 담보로 제공되는 데다 다른 부채보다 우선적으로 상환되기 때문에 시니어론 또는 레버리지론으로 불리기도 한다. 뱅크론 펀드는 이 뱅크론에 집중 투자해 수익을 내는 펀드다. 국내에는 6월 기준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과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이 7개 뱅크론 펀드를 취급하고 있다.

일반적인 채권은 발행 시 금리가 결정돼 만기까지 고정되는 반면, 뱅크론은 변동금리여서 금리가 수개월에 한 번씩 조정되는 게 특징이다. 뱅크론에 적용되는 금리는 대개 3개월 리보(3M Libor)금리다. 리보금리는 영국 런던은행 간 거래 시 적용되는 금리로 미국 기준금리와 유사한 움직임을 보인다. 다른 자산에 비해 변동성은 낮으면서도 금리상승에 따른 수혜를 볼 수 있어 2013년 초 미국의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 이슈가 등장한 뒤부터 주목받기 시작했다. 지금은 금리 상승기에 채권을 대체할 투자처로 부상해 인기를 끌고 있다.

뱅크론은 리보금리가 일정수준에 도달하지 못하면 ‘플로어(Floor)’라는 고정 이율을 적용하게 되는데, 이는 최소한의 이익을 보장하기 위한 금리하단을 말한다. 즉 금리가 플로어 아래일 때는 변동금리 이자가 붙지 않지만, 플로어 위로 올라가면 가산금리를 더한 이자율이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경기가 꺾일 때는 우량등급 채권에, 경기가 살아날 때는 비우량등급 채권에 투자해야 한다고 말한다. 채권 금리는 보통 국채 금리와 스프레드(가산금리)로 구성되는데, 경기가 좋아지면 국채 금리는 오르고 스프레드는 급격히 하락한다. 금리 하락으로 이자수익이 줄어들더라도 부실등급 채권의 가격이 많이 오르기 때문에 펀드 전체적으로는 성과가 좋아진다. 또 경기가 좋아지면 기업들의 부도율도 낮아져 상대적으로 뱅크론의 안정성은 커진다.

뱅크론은 성격상 하이일드 채권과 자주 비교된다. 투자등급 이하 기업이 발행하는 채권이라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뱅크론이 하이일드 채권에 비해 지급 순위, 담보, 금리 상승 리스크 등의 측면에서 투자 매력도가 더 높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변동성 역시 하이일드 채권보다 적다는 분석도 있다. 이에 2008년 약 3670억달러(약 408조원) 규모였던 미국 뱅크론 시장은 2016년 12월 말 약 8640억달러(약 962조원) 규모로 8년 만에 235% 성장했다.

투자등급 이하 기업들이 발행하는 채권인 만큼 ‘부도 위험’이 가장 큰 리스크다. 하지만 최근 뱅크론의 부도율은 역사적 평균 3%를 밑도는 1.41% 수준이다. 마경환 프랭클린템플턴투자신탁운용 리테일영업 총괄 상무는 “채권 투자에도 주식처럼 업사이드 리스크와 다운사이드 리스크가 있다. 업사이드 리스크가 금리 상승이라면 다운사이드 리스크는 채권 가격 하락 리스크다. 하지만 뱅크론은 하이일드 채권과는 다르다. 후순위가 아닌 선순위 채권이고, 담보가 설정돼 있다. 하이일드에 비해 여러가지 안전장치가 많은 셈이다. 채권 가격 하락으로 손해를 봤어도 장기로 투자하면 쿠폰 수익률이 손실을 보전해 준다.”



▶국내서 폭발적인 인기… 다양한 상품 출시

미국이 2015년 12월부터 기준금리를 올리기 시작하면서 국내 뱅크론 펀드의 몸집은 급속히 불어났다. 대부분의 공모펀드들이 ‘환매 러시’에 몸살을 앓고 있는 가운데서도 홀로 자금을 빨아들인 것이다. 2014년 말 2600억원 수준이던 뱅크론 펀드 설정액은 올해 6월 16일 현재 1조9019억원으로 2조원에 육박했다. 연초 이후 1조원 넘는 자금이 몰려 같은 기간 5조원에 가까운 투자 자금이 빠져나간 국내 주식형 펀드와는 대조를 이룬다.

불티나게 팔려 나가며 인기를 끌자 다양한 파생상품이 만들어졌다. 프랭클린템플턴투신운용은 기존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 펀드를 소프트 클로징(Soft closing)하고 보다 높은 신용등급의 기업이 발행하는 뱅크론에 투자하는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플러스’ 펀드를 출시했다. 기존 펀드는 신용등급 B-의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반면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플러스’ 펀드는 BB~B 등급을 담아 위험성을 낮췄다. 또 100여 개 종목에 투자해 기존 펀드(40~60개 종목)보다 투자 범위를 넓혀 분산투자 효과를 노린다는 전략이다.

미국이 아니라 유럽에서 발행되는 뱅크론에 투자하는 펀드도 출시됐다. 올 들어 미국 뱅크론 펀드의 수익률이 주춤한 상황에서 유럽 금리 인상 가능성이 부각되자 유럽 뱅크론 펀드를 향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유럽 뱅크론 펀드 수익률은 3개월 만기 유리보금리(유럽 은행 간 대출금리)에 4.0~4.5% 안팎의 가산금리를 더해 결정되는데, 향후 유리보금리가 상승하면 연 7% 이상의 수익을 올릴 수 있을 것이란 기대도 나온다.

NH투자증권이 조만간 유럽 뱅크론에 투자하는 사모펀드를 판매할 예정으로, 인하우스 헤지펀드를 운용하는 토러스투자증권이 펀드 설정을 맡았다. 지난 2014년 ‘이스트스프링유럽뱅크론사모특별자산투자신탁(H)[대출채권-재간접형]’을 설정해 기관투자가 자금을 모집했던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도 펀드 추가 출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아울러 현재 유럽 금리가 한국보다 낮아 환헤지 시 프리미엄을 얻을 수 있다는 것도 유럽 뱅크론펀드 투자의 장점으로 꼽힌다. 향후 유럽과 국내 금리 변동에 따라 환헤지 프리미엄이 줄어들 수 있지만 현재 환헤지 조건을 고려했을 때 연 평균 5~6% 수익률을 올릴 수 있다는 게 NH투자증권의 설명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글로벌 크레딧 팀장은 “올해 말이나 내년 상반기 정도에 유럽 중앙은행의 점진적인 양적완화 축소와 금리인상이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며 “유럽 뱅크론 펀드의 디폴트 리스크는 줄어든 반면 향후 이자 수익이 증가할 것으로 보여 투자 매력도가 높은 편”이라고 말했다.



▶“목표 수익률 연 4% 정도로 낮춰야”

하지만 이미 뱅크론 펀드에 투자한 투자자들은 의아할 따름이다. 미국 연준(Fed)의 잇따른 금리 인상 소식에 수익률이 쭉쭉 오를 것이란 기대가 컸지만 현실은 그 반대였다. 올해 뱅크론 펀드들의 수익률이 겨우 ‘0%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16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대표 뱅크론 펀드인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 펀드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 펀드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각각 1.16%와 0.03%로 집계됐다. 지난해 수익률은 각각 13.19%와 7.37%였지만 리보 금리가 상승세를 멈추면서 수익률이 떨어진 것이다. 제로인이 분석한 전체 뱅크론 펀드 수익률도 지난 2015년 0.52%, 2016년 10.28%에서 올해 5월 기준 1.24% 로 ‘급전직하’했다.

성과가 지지부진하자 꾸준하던 자금 유입세도 유출세로 전환했다. 프랭클린미국금리연동펀드와 이스트스프링미국뱅크론펀드에서는 최근 1개월 새 각각 434억원, 665억원이 빠져 나갔다.

채권형 펀드의 수익 구조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받을 수 있는 이자 수익이 기본이다. 여기에 자산의 가격 변동에 따른 자본이익 또는 손실이 더해져 투자자가 얻는 최종 수익이 결정된다.

하지만 뱅크론의 경우 갑자기 치솟은 인기에 가격이 급등하면서 채권 자본이익이 거의 사라지다시피 한 것이다. 이자 수익만 기준가에 반영되고 있기 때문에 수익률이 전 같지 않다는 얘기다. 한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미국 금리 인상에 대한 가격 상승분은 지난해 말까지 이미 선반영됐고, 올 들어선 가격이 중립을 유지 중이라 단순 채권 이자 수익만 발생한 것”이라고 말했다. 작년 수익률이 10%대를 기록한 것은 2015년 초 유가가 크게 빠졌을 때 위험자산의 가격이 폭락하면서 뱅크론의 가격도 같이 내려가 자본이익이 크게 났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다른 자산운용사 관계자는 “대출채권에 투자하는 상품 특성상 수요가 급증한 것도 수익률 하락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면서 “돈을 빌려주겠다는 사람이 늘어난 만큼 이자율은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환헤지 상품의 경우에는 수익률이 더욱 낮아졌다. 한국의 기준금리가 미국보다 높았던 지난해 초엔 원화로 환헤지를 할 경우 연 0.5%포인트 안팎의 추가 수익을 올렸지만 현재는 투자금의 0.9%포인트를 비용으로 지불해야 한다. 달러 선물환 매입 방식의 환헤지는 한국의 금리 수준이 미국보다 높을수록 유리하다.

그럼에도 현재 1%대 초반인 리보금리가 30년 평균인 3.76%를 크게 밑돌고 있는 등 뱅크론 펀드의 매력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존 월딩 PPMA아메리카 수석매니저는 지난 4월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의 투자전략 간담회에서 올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3개월 리보금리는 지난해 이후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30년 평균인 3.76%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라며 “향후 미국 3개월 리보금리는 지속적으로 상승해 내년 2분기에는 2.1%까지 상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은 올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을 4% 수준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한 그는 뱅크론 수요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대출채권담보부증권(CLO)의 신규 발행이 안정적으로 이어지고 있고 2016년 중반 이후 개인 투자자 증가로 인한 뱅크론 펀드의 견고한 자금흐름도 수급 면에서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JP모건도 “트럼프 행정부의 친기업 정책으로 투기 등급 채권 부도율이 낮아질 것”이라며 올해 뱅크론 투자 수익률을 5.5%로 내다봤다. 국내 전문가들은 “뱅크론 펀드가 작년처럼 연 10% 넘는 수익을 올리는 건 불가능하고, 3~4%대로 목표를 낮춰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고수익보다는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무게 중심을 두고 뱅크론 펀드에 투자하라는 주문이다.

신환종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뱅크론 펀드 수익률은 3~4% 정도로 예상된다. 변동금리가 적용돼 금리 상승 시기에 혜택을 볼 수 있다”면서도 “그간 리보금리가 너무 낮아 리보 플로어(1%) 덕을 봤다. 1%를 돌파한 현재 리보금리는 완만하게 오르고 있어 당분간 뱅크론 펀드 수익률이 크게 오를 것 같지는 않다”고 했다. 그는 “(올해 뱅크론 펀드는) 포트폴리오 다양화 측면에서는 매력 있는 상품”이라며 “내년 혹은 2~3년쯤에는 더 높은 수익률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오은수 KB증권 연구원은 “지난해만큼의 기대 수익은 아니더라도 올해 시중금리 이상의 성과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형리 농협은행 WM연금부 차장은 “3년의 여유자금이라면 1%대의 정기예금에 단순하게 넣어두기보다는 포트폴리오 분산 투자 차원에서 뱅크론 펀드에 가입하는 것을 추천한다”고 말했다. 전용배 프랭클린템플턴 자산운용 대표는 “미국 경기가 침체기에 들어서면 다시 금리를 내릴 수밖에 없는데, 그런 신호가 나올 때까지는 지속적으로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김효혜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2호 (2017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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