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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품 다양성에 절세효과 매력…글로벌 ETF에 자산가들 몰린다
기사입력 2017.02.23 16:49: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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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글로벌 인플레이션 기대가 커지면서 올해는 위험자산인 주식으로 돈을 벌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 우세하다. 전문가들 상당수가 올해 미국을 비롯해 일본, 유럽 등 선진국 주식 투자가 유망하다고 조언하고 있다. 신흥국 주식도 변동성은 상대적으로 크지만 하반기로 갈수록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커질 것이란 전망이다.

해외 주식에 낮은 비용으로 빠르게 매매할 수 있는 최적의 수단은 상장지수펀드(ETF)를 활용하는 것이다. 특히 미국 등 해외 상장된 글로벌 ETF는 양도소득세 22%를 분리과세하기 때문에 금융소득종합과세(연간 금융소득 2000만원 이상)가 거북한 자산가 입장에서는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상품의 다양성 측면에서도 국내 상장된 해외 ETF가 100여 개에 불과한 반면, 미국에는 2500여 개의 ETF가 상장돼 있다. 럭스멘이 올해 투자유망 글로벌 ETF를 테마별로 꼼꼼히 짚어 봤다.



▶로봇도 PB도 “올해는 해외 투자하라”

“고객님 새해에는 주식 비중을 50% 이상으로 많이 가져가십시오. 특히 미국과 일본 선진국 주식을 자산의 40%는 담으셔야 합니다.”

제4차 산업혁명의 원년인 2017년을 맞아 금융권에서 4차혁명의 핵심으로 꼽히는 로봇 펀드매니저(로보어드바이저·Robo-Advisor)들이 투자자들에게 전한 핵심 메시지다. 주요 로보어드바이저들은 올해 추가로 세 차례가량 예상되는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가격 하락이 불가피한 채권 비중은 40% 미만으로 낮추라고 조언했다. 반면 위험자산인 주식은 올해가 투자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회란 지적이다. 국내나 신흥국보다는 미국·일본 등 선진국 주식 비중 확대 의견이 지배적이었다.

럭스멘이 2017년 첫 거래일을 맞아 쿼터백자산운용, 두물머리, 파운트, 디셈버앤컴퍼니, 에임 등 주요 5개 로보어드바이저가 주요 자산별 투자 비중을 어떻게 갖고 있는지 집계한 결과 주식 비중이 평균 54%로 절반을 넘었다. 로보어드바이저들은 트럼프 당선 직후인 지난 11월 중순만 해도 채권 비중이 절반 이상으로 높았었다. 에임 로보어드바이저의 경우 주식 비중이 75%에 달했다. 김영빈 파운트 대표는 “글로벌 금리 상승과 맞물려 시장의 인플레이션이 나타나고 이에 따라 주식 비중을 늘리고 채권투자는 줄여야 한다는 신호 변화로 나타난 것으로 파악된다”고 말했다.

특히 미국과 일본을 중심으로 한 선진국 주식 비중을 확대하라는 의견이 로보어드바이저들 사이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선진국 주식 보유 비중은 평균 38%로 집계됐다. 이승규 두물머리 데이터사이어스팀장은 “로보어드바이저 ‘불리오’ 알고리즘에서 지난해 11월 트럼프 대통령 당선 이후 일본 주식과 미국 주식이 다른 자산군에 비해 상대적으로 강한 상승 추세 신호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쿼터백·에임·파운트 등 로보어드바이저는 신흥국 주식의 상승 가능성을 예상하면서 자산의 10~30% 정도 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조홍래 쿼터백자산운용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기존에 비해 선진국 주식 비중을 최근 늘리고 있지만 여전히 중국 등 신흥국 주식도 선호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국내보다는 해외 시장에 주목하라는 의견은 인간 재테크 전문가인 프라이빗뱅커(PB)도 마찬가지였다. 주요 증권사 8곳의 대표 PB들이 올해 1분기에 추천한 유망 펀드 112개 가운데 해외투자 펀드가 76개로 68%를 차지했다. 해외펀드 가운데서도 미국에 투자하는 펀드가 11개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중국 펀드가 7개, 인도 6개, 러시아 4개, 신흥 아시아권 3개 순이었다.

올해 16년차 베테랑인 조재영 NH투자증권 수석PB는 “일단 국내 자산에서 해외 중심으로 자산을 이동해야 하고, 채권 중심 자산구조에서 주식 또는 대안투자 중심으로 비중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쑥쑥 커지는 글로벌 ETF 거래대금

그렇다면 글로벌 ETF에 투자하는 사람들은 얼마나 될까. 럭스멘이 미래에셋대우·삼성증권·신한금융투자·옛 현대증권 등 4개 주요 증권사들의 글로벌 ETF 거래대금을 파악한 결과 지난해 2조 1953억원으로 전년도(1조 5476억원)에 비해 4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증권사별로는 삼성증권의 지난해 역외 ETF 거래대금이 2015년에 비해 54% 늘었고, 신한금융투자도 31% 증가했다.

ETF는 주식처럼 거래소에 상장돼 쉽게 매매가 가능하다. 별도의 판매수수료가 없고 운용보수도 일반 펀드에 비해 3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하다. 이런 특성은 국내 상장된 ETF나 미국·홍콩 등 해외 상장된 ETF와 본질적으로 크게 차이는 없다. 다만 세금 문제로 들어가면 얘기가 달라진다. 국내 상장된 ETF는 이자·배당세율이 15.4%이고, 매매차익이 금융소득종합과세(연 2000만원 이상) 대상에 포함된다. 금융소득종합과세 대상이 되면 근로·사업 소득 규모에 따라 세율이 최대 41.8%까지 올라갈 수 있어 자산가 입장에서는 기피 대상 1호다.

반면 해외 상장된 ETF는 양도소득세 22%를 분리과세하기 때문에 거액자산가 입장에서는 역외 ETF가 매력적일 수밖에 없다. 연간 수익 250만원까지는 비과세 혜택까지 덤으로 주어진다. 새해 들어 삼성증권·NH투자증권·유안타증권 등 주요 증권사들이 최근 미국 뉴욕거래소 등에 상장된 글로벌 ETF 투자 이벤트를 경쟁적으로 시작한 이유이기도 하다. 정영완 삼성증권 스마트사업부장은 “다만 해외 상장된 ETF라고 하더라도 분배금(배당)은 국내 주식의 배당처럼 다른 금융소득과 합산해 연간 2000만원을 넘을 경우 종합소득세 신고대상이 된다는 점은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이 지난해 연말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빌딩 다목적홀에서 개최한 ‘글로벌 ETF 세미나’에 투자자 수백 명이 몰려 강연을 듣고 있다.



▶올해 유망 ETF 키워드는 인프라·인플레이션

럭스멘이 연말·연초 글로벌 ETF 투자 보고서를 낸 삼성증권·NH투자증권·대신증권 등 3곳의 추천 테마를 종합해본 결과 올해 유망 글로벌 ETF의 핵심 테마는 ‘인프라’와 ‘인플레이션’이다. 인프라와 인플레이션이 3곳 모두 공통적으로 추천 리스트에 올랐다. 또 인플레이션 국면에서 가격이 상승하는 ‘유가’와, 불확실성·변동성 확대 국면에서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배당’ 투자는 올해 관심 가질 키워드로 지목된다.

트럼프의 주요 정책 중 하나는 인프라 투자 확대다. NH투자증권은 ‘Deutsche X-trackers S&P Hedged Global Infrastructure(DBIF)’를 추천했다. 이 ETF는 글로벌 인프라 건설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미국과 캐나다 비중이 절반이다. 업종별로는 산업재 40%, 유틸리티 40%로 구성됐다. 산업재 중 건설 업종에 특화된 ETF도 관심을 가질 만하다. ‘PowerShares Dynamic Building & Construction Portfolio(PKB)’는 미국에 상장된 30개 건설, 건자재 기업에 한 번에 분산투자할 수 있다. 이 ETF는 지난해 11월 말 기준 마틴마리에타머터리얼스(5.4%), 잉가솔랜드(5.3%), 불칸머티리얼스(5.1%), AO스미스(4.9%), 홈디포(4.5%) 등의 종목을 많이 담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경쟁적인 재정확대 정책과 작년 말 석유수출국기구(OPEC)의 8년 만의 감산 합의는 글로벌 인플레이션을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인플레이션 국면에서는 물가상승과 연계되는 물가연동채권 ETF, 비철금속 등 원자재에 투자하는 ETF가 유망할 것으로 지목된다. 대신증권은 ‘iShares TIPS BOND ETF(TIP)’를 추천했다. 이 ETF는 미국 정부가 발행한 물가연동국채에 투자하는 상품이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표면 이자율에 변화가 없어도 액면가가 상승하면 이자와 만기 때 받게 될 원금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는 구조”라면서 “중기 물가상승에 대비하는 용도로 활용하기에 좋은 수단”이라고 말했다. NH투자증권은 구리, 알루미늄, 아연을 동일가중 투자하는 ‘PowerShares DB Base Metals Fund(DBB)’ ETF를 추천했다. 유가 상승 국면에서 원유 생산기업에 투자하는 ETF도 관심을 가져볼 만하다. 하재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7년 한 해 유가는 하락 가능성이 제한적인 가운데 안정적인 흐름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미국 원유 생산기업에 투자하는 ‘SPDR S&P Oil & Gas Exploration & Production(XOP)’ ETF는 원유 선물에 직접 투자하는 ETF와 달리 롤오버(선물 만기연장) 비용이 발생하지 않아 중·장기 투자에 적합하다는 지적이다. ‘Alerian MLP(AMLP)’ ETF는 미드스트림(운송, 저장, 처리)에 투자하는 마스터합자회사(MLP)를 담는데 높은 배당수익률이 매력적이다.

마지막으로 배당은 언제나 가장 신뢰할 만한 테마 상품이다. 삼성증권은 올해 불확실성이 높은 변동성 장세가 예상되는 만큼 안정적인 대응을 위해서는 가치주나 배당주 중심의 ETF 투자를 최우선으로 추천했다. 대표 상품으로는 약 100여 개의 미국 고배당 주식으로 구성된 ‘다우존스 배당 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U.S.Select Dividend(DVY)’ ETF, 뉴욕증권거래소와 나스닥의 우선주로 구성된 ‘S&P 우선주 지수’를 추종하는 ‘iShares U.S. Preferred Stock(PFF)’ ETF를 꼽았다.



▶미국 이외 지역은 환헤지가 유리

다만 글로벌 ETF에 투자할 때도 유의점은 있다. 미국 달러가 금리인상 기조와 맞물려 강세를 보이는 상황에서 일본이나 유럽 등 미국 이외 지역 주식 ETF의 경우 주식 가치가 상승해도 환차손으로 실제 수익은 거의 나지 않을 수 있어 주의가 요구되는 것이다. 통화 약세가 동반된 주가지수 상승에 투자할 경우 통화 절화 폭을 이겨내는 지수 상승이 나타나야만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지난해 영국 주식 ETF가 환차손이 자본차익을 뛰어넘은 대표적 사례다. 영국 주식 ETF로는 미국에 상장된 블랙록자산운용의 ‘iShares MSCI U.K. ETF(종목코드 EWU)’가 가장 보편적으로 활용된다. 운용자산(AUM) 규모가 20억달러(약 24조원)에 달한다. 이 ETF는 영국 대표 지수인 ‘FTSE100’을 추종하는데 지난해 지수가 14.4%나 상승했지만 투자자들은 거의 수익을 내지 못했다. 영국 파운드화가 달러화 대비 16.9%나 절하됐기 때문이다. 곽상준 신한금융투자 본점영업부 PB팀장은 “원화를 달러로 바꿔 투자했을 경우 달러화가 원화 대비 지난해 2.3% 오른 점을 감안해도 결과적으로 미국에 상장된 영국 ETF 투자로 수익을 내지는 못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지수 상승은 예상되지만 환이 약세인 일본이나 유럽 ETF를 투자할 경우 환헤지 상품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실제 영국 주식 ETF의 경우 파운드화에 대해 헤지한 ‘iShares Currency Hedged MSCI U.K. ETF(HEWU)’는 지난해 10% 이상 수익을 냈다.

최동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미국 상장 ETF들이 주로 쓰는 MSCI 기본 인덱스는 대부분 환노출 지수”라며 “통화 약세와 동행하는 주가지수에 투자할 경우 다소 보수가 비싸기는 하지만 반드시 환헤지 ETF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최재원 매일경제 증권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7호 (2017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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