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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로 촉발된 가전의 진화 ‘위생·인테리어·홈엔터’가 키워드, 가전으로 내 집을 사무실·극장처럼
기사입력 2021.01.06 10: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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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사태 장기화로 소비자들의 일상과 생활양식은 크게 변하고 있다. 건강과 위생에 대한 관심이 어느 때보다 높아졌고, 집에 머무르는 시간이 늘어나면서 주거공간의 역할은 확대되고 있다. 실외 여가활동이나 모임 등이 제한되고 재택근무가 확대되면서 가정이 단순히 휴식을 취하는 곳이 아닌 복합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하게 된 것이다. 또 기능뿐 아니라 일상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공간으로서의 심미적인 요소 또한 주목받고 있다. 이에 가전제품 업체들은 새로운 소비자의 니즈에 맞춘 제품들을 연달아 선보이고 있다. 가전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 이후 가전업체들은 위생·인테리어·홈엔터테인먼트 3가지 키워드를 중심으로 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첫 번째 키워드는 위생이다. 가전업체들은 ‘먹고 생활하고 입는’ 모든 분야에 살균 관련 기능을 앞세운 가전을 출시하고 있다. LG전자는 물을 100도(℃)로 끓인 고온 스팀을 활용한 ‘트루 스팀’을 적용한 생활가전제품을 연이어 선보였다. 트루스팀이 적용된 제품들은 유해세균과 바이러스 등을 99.99%에서 99.999%까지 제거하는 살균성능을 갖췄다는 설명이다.

LG전자에 따르면 트루스팀은 단순히 뜨거운 공기에 차가운 물을 분사하여 증기를 발생시키거나 물을 데워 흉내만 내는 방식과 달리 100도로 물을 끓인다. 따라서 수분 입자는 미세해지고 스팀의 양은 풍부해져 옷, 이불, 식기 등을 구석구석 케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눈에 보이지 않는 세균과 바이러스는 물론 냄새 입자까지 스팀으로 감싸서 제거할 수 있다.

트루스팀은 섬세한 회로와 부품들로 이루어진 가전제품 속에 물을 끓이는 스팀 제너레이터를 안전하게 설치하고 자동으로 물을 채워 끓여서 스팀을 만들어내며 필요할 때 멈추는 자동화 시스템을 구현한 것이다. LG전자 관계자는 “트루스팀을 구현하기 위해선 고도의 기술력이 필요하며 LG전자가 최근까지 국내외에 등록한 스팀 특허만 1000건을 넘어섰다”며 “앞선 스팀 기술이 LG전자 생활가전이 경쟁업체들과 격차를 벌리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비밀병기”라고 설명했다.

최근 보급률이 증가하고 있는 식기세척기 시장에선 살균세척 기능이 필수로 자리 잡았다. 삼성전자는 비스포크 식기세척기에 세척할 때마다 수도관과 연결된 깨끗한 물을 공급하는 직수 방식을 통해 75도의 고온수로 유해세균과 바이러스를 99.999% 제거하는 살균세척 기능을 채택했다. 또 소비자 니즈를 감안해 코웨이와 협업해 급수 호스에 연결해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정수필터도 개발했다. 이 정수 필터는 복합 세디먼트(Sediment) 필터가 2단계로 구성돼 있어 수돗물에 섞여 유입될 수도 있는 미세 플라스틱, 수도관의 녹과 같은 부유물질을 1㎛(마이크로미터) 크기의 미세한 입자까지 걸러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100만 대가 넘는 식기세척기를 판매했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냉장고



LG전자는 트루스팀을 사용한 디오스 식기세척기의 살균세척코스로 식중독균 제거 성능을 검증하는 연구를 진행한 결과 식중독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원인 세균 및 바이러스 6종(질병관리본부 홈페이지 기준)을 모두 99.999% 제거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외출 후 오염된 옷을 간편하고 전문적으로 관리해주는 의류관리기에도 위생 기능을 강화하는 추세다. LG 스타일러의 위생살균 표준코스는 한국의과학연구원의 실험결과 녹농균, 폐렴간균, 대장균을 99.99% 제거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남대학교 산학협력단의 시험결과 스타일러의 위생살균 바이러스코스는 인플루엔자A(H3N2), 아데노(ICHV), 헤르페스(IBRV) 등의 바이러스를 99.99% 이상 없앴다. 삼성전자의 에어드레서는 2020년 8월까지 누계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81% 늘어났으며 8월 한 달간 매출은 전년 동월 대비 187%까지 가파르게 성장하며 판매 기록을 경신하기도 했다. 또 삼성전자의 그랑데 AI 건조기는 국내 시장에서 2020년 8월까지 누계(금액기준)로 전년 동기 대비 80%에 육박하는 판매 성장률을 기록했다.

위니아는 드럼세탁기 신제품에 적은 양의 물로 스팀을 발생시켜 옷감 속 찌든 때를 말끔히 제거하고 살균해주는 ‘크린 스팀’ 기능을 선보였다. 한국의류시험연구원 위탁 시험 결과에 따르면 세탁만으로 제거가 어려운 생활 속 유해 세균인 황색포도상구균, 녹농균, 폐렴균이 99.9%까지 제거된다는 설명이다. 가전업체들은 제품의 건강·위생 관련 품질을 향상시키기 위해 글로벌 인증을 받은 자체 연구소까지 설립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0년 ‘에코라이프랩’이 글로벌 시험·인증기관인 독일 ‘TUV 라인란드’로부터 미생물 시험소 인증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번 인증 취득으로 제품 내 항균, 항곰팡이 분석·평가와 관련한 전문성과 대외 공신력을 확보하게 됐다는 설명이다.

LG전자 48인치 올레드 TV

▶집에 머무르는 시간 길어지며 ‘인테리어’ 중시

두 번째 키워드는 ‘인테리어’다.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주거 공간은 먹고 자는 곳을 넘어 개인의 취향이 그대로 반영되는 곳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점점 더 많은 소비자들이 제품 선택 기준에 기능뿐 아니라 인테리어와의 조화 정도를 고려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맞춤형 인테리어가 가능한 비스포크(BESPOKE) 키친 제품을 선보이고 있다. 비스포크는 ‘BE(되다)+SPOKE(말하다)’의 조합어로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맞춰준다는 삼성 가전 고유의 철학을 담았다는 의미다. 소비자가 원하는 대로 가전제품의 컬러와 소재 등 디자인부터 기능과 조합까지 자유롭게 선택하고 확장할 수 있다.

또 이사나 공사 등으로 인해 인테리어를 바꾼다면 새로운 제품을 통째로 구매할 필요 없이 제품 도어 패널의 컬러나 소재를 교체할 수도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비스포크 출시와 함께 찍어낸 듯 비슷한 컬러와 디자인이었던 기성 제품에서 탈피해 취향과 개성을 가전제품에 표현하고 집안 인테리어 가구와 조화롭게 배치하는 게 가능해졌다”고 설명했다.

삼성 비스포크 가전은 냉장고를 시작으로, 도어 소재와 패널을 교체하여 조합할 수 있는 비스포크 김치냉장고와 비스포크 식기세척기뿐 아니라 다양한 색상의 비스포크 인덕션, 비스포크 직화 오븐, 비스포크 큐브 냉장고 등 인테리어 가구와 일체감을 주거나 포인트 컬러를 줄 수 있는 비스포크 가전 라인업을 점차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 디오스 식기세척기



LG전자는 ‘LG 오브제컬렉션’을 앞세워 공간 인테리어 가전 트렌드를 주도한다는 계획이다. LG전자는 ‘나’ 자신을 위한 공간맞춤가전인 LG 오브제의 콘셉트를 집 전체의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하는 LG 오브제컬렉션으로 확장했다. 주방, 거실, 세탁실 등 집안 곳곳에서 사용하는 여러 가전들을 조화롭고 일체감 있는 디자인으로 구현한 것이다. 또 소비자가 특정 공간이 아니라 집안 전체의 인테리어 톤과 조화를 이루도록 제품의 다양한 재질과 색상을 직접 조합할 수 있도록 했다. 제품을 하나씩 더해가면서 공간 인테리어를 완성할 수 있는 것이다. LG전자는 상냉장·하냉동 냉장고, 빌트인 타입 냉장고, 김치냉장고, 1도어 냉장·냉동·김치 컨버터블 냉장고, 식기세척기, 광파오븐, 정수기, 워시타워, 스타일러 등 생활가전 전반에 걸쳐 LG 오브제컬렉션 신제품 11종을 출시했다. LG 오브제컬렉션 제품군은 더 늘어날 예정이다.

LG 오브제컬렉션은 밀레니얼, X세대, 베이비부머 등 여러 세대가 선택할 수 있게 색상과 재질이 다양하다. 고객들은 페닉스, 스테인리스, 글라스, 메탈 등 다양한 재질과 조합된 13가지 색상 가운데 하나를 냉장고 도어에 적용할 수 있다. 상냉장·하냉동 냉장고의 경우 노크온 매직스페이스를 제외한 도어 3개 각각에 색상을 입혀 조합하면 모두 145가지가 나온다는 설명이다.

특히 LG전자는 LG 오브제컬렉션의 색상을 선정하기 위해 세계적인 색채연구소인 미국 팬톤컬러연구소(Pantone Color Institute)와 오랜 기간 협업했다. 인테리어에 맞춰 선택할 수 있도록 프리미엄 가구에 주로 쓰이는 소재인 페닉스 등 다양한 재질을 선정했다. 페닉스는 이탈리아 가구소재업체 아르파 인더스트리알레(Arpa Industriale)가 특수코팅기술을 적용해 만든 혁신적인 소재다. 이 소재는 고급스러운 색감을 구현할 뿐만 아니라 미세한 생활 스크래치에 강해 관리가 쉽다는 설명이다.

위니아딤채는 2021년형 딤채 김치냉장고에 기존의 메탈 중심 컬러뿐 아니라 핑크, 베이지, 화이트 등 신규 색상을 추가하며 소비자들의 선택지를 넓히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영화관 가기 어려워진 소비자들 초고화질 TV 구매

마지막 키워드는 ‘홈엔터테인먼트’다. 영화관과 공연장, 콘서트 등에 가기 어려워진 소비자들의 ‘직관’ 수요가 초고화질 TV 구매 수요로 이동하고 있는 것이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인 옴디아에 따르면 2020년 3분기 글로벌 TV 시장 출하량은 역대 3분기 최대치인 6287만 대를 기록했다. 매출액으로는 281억5300만달러(약 31조3000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출하량 기준 14.7%, 매출액 기준 11.8% 증가한 수치다.

특히 TV 시장에서는 뚜렷한 고급화 추세가 나타나고 있다. 3분기 글로벌 QLED TV 출하량은 276만 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2배 이상 증가했으며 이 중 삼성 QLED TV 출하량은 전체의 84%인 233만 대를 차지했다. LG전자의 프리미엄 TV인 OLED TV의 성장세도 가속화되고 있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 공급되는 OLED TV 면적을 모두 합치면 3.35㎢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9년 2.89㎢에 비해 15.9% 증가한 수치이며 처음으로 여의도 면적을 뛰어넘게 된 것이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출고가만 1억7000만원에 이르는 초프리미엄 TV 신제품을 공개하며 초고화질 TV 시장에서 승부수를 던졌다. 삼성전자가 선보인 110인치 마이크로 발광다이오드(LED) TV는 마이크로미터(㎛) 단위의 초소형 LED가 스스로 빛과 색을 내기 때문에 백라이트나 컬러필터 같은 구조가 필요 없는 ‘자발광 TV’다.

마이크로 LED TV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같이 소재가 자발광하지만 무기물 소재를 사용한다. 유기물과 달리 수명시간(10만 시간)이 더 길어 번인(화면을 꺼도 잔상이 남는 현상) 등에 대한 걱정 없이 사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삼성전자는 2020년 1분기 중 마이크로 LED TV를 본격 출시하고 향후 중동, 유럽, 북미 시장 등으로 출시 국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초대형 TV와 더불어 ‘홈 프로젝터’를 찾는 사람들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지난 10월 삼성전자가 9년 만에 프로젝터 신제품으로 내놓은 ‘더 프리미어(The Premiere)’는 ‘홈테인먼트’ 트렌드에 최적화된 제품이다. ‘더 프리미어’는 집에서도 원하는 크기로 영화관 같은 영상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홈 시네마 프로젝터다. 벽이나 스크린 아래로 약 11.3㎝ 정도의 공간만 있으면 복잡한 설치 과정 없이 100~130인치 대화면으로 4K 고화질 영상을 즐길 수 있다.

LG 디오스 식기세척기 트루스팀



재택 시간의 증가로 넷플릭스를 주축으로 한 국내외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의 성장도 콘텐츠 시장은 물론 TV 수요 증가를 가속화시키고 있다. 동영상 플랫폼들이 콘텐츠 각축전을 벌이며 경쟁적으로 오리지널 콘텐츠를 선보이는 가운데 최근에는 공간 크기와 상관없이 ‘초대형’ TV를 선호하는 소비자들이 더욱 느는 추세다.

과거 TV와는 관련성이 적었던 게임 시장의 성장 역시 최근에는 TV 수요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 특히 LG전자가 세계 최초로 출시한 48인치 OLED TV는 고사양 게이밍 모니터에 버금가는 성능으로 게임 마니아들의 관심을 받았다. 당초 거실이 좁은 유럽과 일본 시장을 겨냥해 기획한 상품이지만, 거실 외에 각 침실에 TV를 두려는 최근 소비자 트렌드와도 맞아떨어졌고 특히 게임용 TV로 각광받고 있는 것이다.

LG전자가 국내에서 2020년 7월 말 세 차례 진행한 48인치 OLED TV 예약 판매는 1분 만에 완판(완전 판매)으로 끝났다. 유럽 일부 국가에서도 출시 첫 주에 물량이 동났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에 TV 제조사들도 LG디스플레이 패널을 장착한 48인치 OLED TV 출시에 나섰다. LG전자가 2020년 6월 출하가 189만원인 48인치 OLED TV를 처음 출시한 뒤 일본 소니는 그 다음 달인 7월 OLED TV 브랜드 ‘A9G’에 48인치 라인업을 추가했다. 유럽 가전업체 필립스는 지난 10월 48인치 OLED TV를 출시했고, 럭셔리 음향기기·가전 브랜드 뱅앤올룹슨도 48인치 OLED ‘베오비전 콘투어’ TV를 공개했다.

[박재영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24호 (2021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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