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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을 위협하려는 인공지능 테크놀로지, 안면인식으로 매장 감시… 킬러 무기에도 도입
기사입력 2020.07.30 16:5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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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는 SF 소설가인 아이작 아시모프가 <아이 로봇(I, Robot)>을 저술한 지 60년이 되는 해다. 아이작 아시모프는 현재 테크놀로지 세상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인물로 과학을 대중화하는 데 공헌했다. 특히 아이로봇에서 제시한 ‘로봇 공학의 3원칙’은 오늘날 인공지능(AI) 윤리학의 중심축이 됐다.

로봇은 인간에 해를 입혀서는 안 된다(1원칙). 1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인간의 명령에 복종해야한다(2원칙). 1원칙과 2원칙에 위배되지 않는 한 자신을 지켜야한다(3원칙). 아시모프가 제시한 3원칙은 2017년 EU의 로봇시민법 결의안으로 이어졌는데, 아시모프의 원칙을 토대로 AI 로봇은 인간의 기본권을 존중하고 인간의 복지 향상 차원에서 수행돼야 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하지만 오늘날 인공지능을 둘러싼 국가 간 경쟁이 격화되면서 인공지능에 대한 용도가 인간을 위협하는 영역으로까지 확산되고 있다. 인간의 복지와 편리함을 위해 도입해야 할 AI 테크놀로지가 예상치 못한 곳에서 사용되고 있는 셈이다. 럭스멘이 인공지능의 어둠을 살펴봤다.

AI 인플루언서 릴 미켈라 (자료:릴미켈라 인스타그램)



▶살인 병기에도 도입되는 AI

미국 공군은 전투 드론인 MQ-9 리퍼를 대체할 차세대 헌터킬러를 개발할 것을 국방 기업들에 요청했다. 구체적으로 2022년에 MQ-9 리퍼를 교체할 수 있는 세부 사항을 예산에 반영하고, 조달 준비를 거쳐 2031년부터 운용한다는 방침이다. AI 기반 전투 드론이 도입되는 까닭은 전장의 환경이 복잡해져서다. 미국 공군 관계자는 “MQ-9은 10년간 작전을 수행했지만, 미래 전장인 하이엔드 싸움에서는 적합하지 않다”고 그 이유를 설명했다.

장비들이 갈수록 비싸지고 있지만,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판단이다. 미국 공군이 발주한 내용의 핵심은 인공지능(AI) 능력을 갖춰야 하고, 다량 구입이 가능할 정도로 저렴해야한다는 것이다. 현재 미국은 AI 무인 전투기 개발 프로젝트인 스카이보그(Skyborg)를 가동한 상태다. AI는 드론을 항공기 간 충돌을 피하면서도 악천후에도 잘 날 수 있게 하고 이착륙까지 유도한다는 점에서 인간을 대신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발주에서 미국 공군이 기술적으로 요구한 것은 머신러닝, 디지털 엔지니어링, 오픈미션시스템(OMS) 세 가지다. OMS는 부품을 모듈화한 것을 뜻한다. 정비사가 일일이 손수 정비할 필요 없이 쓸모없어진 부품을 블록째로 레고 블록 떼어내듯 떼어내 갈아 끼울 수 있는 방식이다. 또 전장 환경에 맞게 모듈을 바꿔가며 용처를 쓸 수 있다. 이러한 방식으로 차세대 킬러헌터는 반영구적인 수명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또 디지털 엔지니어링은 개발 전에 컴퓨터 모델링을 통해 각종 부품 작동을 사전에 시뮬레이션할 수 있어야한다는 뜻이다. 모듈화한 부품이 실전에서 어떻게 작동할지 사전에 파악하겠다는 것이다.

단연 핵심은 AI다. AI를 갖춘 전투 드론은 자동 비행, 자동 이착륙이라는 기술을 기본으로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AI 기반 전투 드론이 단순히 비행에서만 AI를 활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스카이보그 네트워크에 연결돼 머신러닝으로 스스로 비행하고 타격하는 법을 학습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크기가 일반 유인기보다 작기 때문에 항공 기지에만 배치되는 것이 아니라 달리는 기차 화물칸, 트럭 컨테이너에도 배치가 가능할 전망이다. 때문에 목표물에 접근하면 AI 전투 드론은 자동 발진될 것이라는 분석이 우세하다.

크라토스디펜스가 개발한 AI 전투 드론 XQ-58 발키리 (자료=크라토스디펜스)



현재 스카이보그(Skyborg) 프로젝트에 적극적인 뜻을 피력한 기업들은 보잉과 크라토스디펜스 2개사다. 두 기업 모두 AI 전투 드론 시장을 장악하기 위해 치열한 노력을 펼치고 있다. 보잉이 준비하고 있는 AI 기반 전투 드론은 로열윙맨(Loyal Wingman). 로열윙맨은 2019년 2월 호주국제에어쇼에서 첫선을 보인 바 있다. 항공기 앞에서 뒷부분까지 길이인 전장은 불과 11.7m. 하지만 항속거리는 3700㎞에 달한다. 현재는 정보 수집, 감시, 정찰과 같은 기본 능력을 갖췄지만 미국 공군의 요구에 따라 모듈화되면 미사일과 폭탄을 탑재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AI 전투 드론은 크라토스디펜스의 ‘XQ-58’ 발키리다. 현재 시험 비행 중으로 목표는 적성국 주요 인사를 상대로 한 암살 임무 수행이다. 전장은 로열윙맨보다 짧은 8.83m에 불과하고 속도는 마하 0.85에 달한다. 폭탄을 226㎏까지 탑재할 수 있다. 특이 발키리는 일반 비행기와 달리 15m라는 저고도에서도 운항이 가능하다.

미국 공군은 AI 드론 전투기의 성능이 인간이 조종하는 F-16 수준까지 올라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이들 AI 드론 전투기의 가격은 대당 1000억원을 육박하는 F-35에 비해 30분의1 수준일 것으로 전망된다. 그만큼 각국의 도입이 예상되는 대목이다.

앞으로 AI 전투 드론이 인간의 목숨을 좌지우지하는 미래가 다가올 전망이다. AI를 무기에 활용하려는 생각은 미국 공군뿐만 아니다. 영국은 AI를 활용해 군대의 컨트롤타워를 정비할 구상을 내비쳤다. 일명 AI를 중심으로 의사 결정을 효율화하겠다는 DASA(Defense and Security Accelerator) 프로젝트다.

올해 1월 시범적으로 400만파운드(약 60억원)를 투입해 전함을 차세대 지능형 선박으로 업데이트한다는 방침이다. 갈수록 전투 환경의 정보가 많아지면서 인간 승무원들이 판단해야할 것이 늘어나자, 이를 AI를 통해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제임스 히페이 방산국장은 “전 세계적인 위협이 바뀌는 놀라운 속도는 기술에 대한 새로운 사고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이 때문에 군대의 일상 업무를 지원할 수 있는 AI와 자동화에 대한 프로젝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영국 내 방위과학기술연구소는 2040년까지 군함 항공기 육상차량을 AI로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구상을 그리는 중이다. 특히 이 과정에서 자동화, 자율성, 기계학습, 인공지능을 접목한다는 방침이다. 영국은 작년 국방 예산 중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에 가까운 돈을 AI 및 머신러닝에 책정한 상태다.

현대판 차르라 불리는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이 통치하는 러시아는 AI 군사 연구의 선구자다. 2017년 푸틴 대통령은 인공지능에 대해 “러시아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러시아 군대는 AI 로봇이 전투에 독자적으로 활동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올해 군사용 AI 로봇에 대한 기본 설계를 끝내고 테스트 과정을 거쳐 2025년에 전투 로봇을 실전 배치한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러시아는 원격으로 제어하는 무인지상차량(Unmanned Ground Vehicles)인 우란(Uran)-9을 개발해 시리아전에 투입한 바 있다. 오작동 문제가 있었지만, 러시아군이 육상 전투에 AI를 기반으로 하는 로봇 탱크를 배치하겠다는 뜻을 만천하에 과시했던 사례다.

보잉이 개발한 AI 드론 전투기 로열윙맨(Loyal Wingman) (자료=보잉)



▶직장에서 밀려나는 사람들… 잇따르는 감시에도 AI

인공지능 기술이 보편화되면서 실직도 잇따르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지난달 포털 사이트인 MSN과 에지 웹 브라우저의 뉴스 큐레이팅 서비스를 사람 대신 인공지능(AI)으로 대체하기로 결정했다. 뉴스 편집을 담당하던 직원 50여 명이 일자리를 잃었다. MS는 그동안 뉴스 콘텐츠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프리랜서 직원을 고용했는데, 더 이상 인력이 필요하지 않다는 판단이다.

월마트는 점포 관리인 대신 AI 감시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들의 반발을 산 바 있다. 월마트가 도입한 AI 기술은 아일랜드 기반 스타트업 에버신(Everseen)이다. 5억달러(약6000억원) 이상을 투자해 미국 1000여 개 점포에 도입한 에버신 솔루션은 계산대에서 제대로 정산되지 않은 상품이 진열 스캐너를 통과할 경우 자동으로 마트 담당자에 알리는 역할을 한다. 종전에는 알람이 울리면 사람이 일일이 조사했는데, 이런 번거로움을 AI로 자동화한 것이다. 도둑으로 의심받은 소비자가 점포를 나가기 전에 도난을 방지하는 동시에, 관련 인력을 줄이는 역할을 한다.

인간이 AI에 밀려나는 직종에는 연예인도 포함돼 있다. 지난달 AI 엔터테이너인 릴 미켈라가 할리우드 3대 에이전시인 CAA와 계약을 맺으며 주목을 끈 바 있다. 릴 미켈라는 버추얼 인플루언서로 가상 패션모델, AI 아바타다. LA에 2016년 설립된 스타트업 브루드(Brud)에서 만든 가상 인플루언서로 현재 220만 명의 인스타그램 팔로워, 55만 명의 틱톡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2018년 타임지는 미켈라를 인터넷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25인으로 꼽은 바 있다. AI 인플루언서는 늙지도 않고 추문에 휘말릴 필요도 없어 한번 팬층을 확보하면 안정적인 수입 확보가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다만 그동안 호불호가 엇갈려 상업적 성공을 거둔 사례는 많진 않았는데, 이번 전속 계약으로 AI 연예인이 비즈니스에서도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작곡 영역에도 AI 바람이 불고 있다. 조지아공대가 만든 마림바 연주 로봇인 시몬(Shimon)은 마림바도 연주하고 곡도 쓰고 작사도 한다. 알고리즘에 의미론적 지식(Semantic Knowledge)을 결합해 가사를 쓰는 방식. 자연이라는 단어를 주면 이와 관련된 단어(예를 들어 나무 태양)들을 모아 작사하는 것이다. 조지아공대는 이를 위해 각종 음악에서 5만 개의 데이터세트를 추출해 시몬을 훈련시켰다. 시몬은 밴드를 구성해 콘서트 투어까지 할 계획을 세운 바 있다. 현재는 코로나19로 보류됐다.

AI로 인한 실직 속도는 빨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칼 베네틱트 프레이(Carl Benedikt Frey) 옥스퍼드대 교수 등이 분석한 보고서에 따르면 2030년 중반까지 미국 일자리의 47%가 자동화될 위험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맥킨지는 2030년까지 4000만 명에서 1억6000만 명의 여성이 실직에 빠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했다. 비서, 회계 분야 등은 72%가 여성의 일자리로 분석됐는데, 해당 분야가 AI로 자동화되기 쉽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다. OECD가 발표한 2019년 고용전망에 따르면, 자동화로 인해 대체될 가능성이 70% 이상인 일자리를 나타내는 고위험군이 전체 산업의 10.4%로 나타났다. AI를 기반으로 한 안면인식과 같은 기술이 발달하면서 감시가 전면 확산되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중국의 대표 안면인식 AI 스타트업인 센스타임은 중국 국민이 자전거를 제대로 주차시키는지 감시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안면인식을 넘어 자전거 인식까지 AI 기술이 도입된 것. 현재는 상하이시 한 지역에만 시범 설치됐지만 향후 상하이 전역단위로 확산될 것으로 예상된다. 머신러닝을 통해 이 시스템은 자전거 불법 주차뿐 아니라, 불법 상인, 쓰레기 무단 투기도 감시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센스타임의 인식 기술은 상하이시 보안 매니지먼트를 위한 컴퓨터 비전 분석 플랫폼인 센스파운드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 얼굴 인식, 차량 인식에 이어 자전거 인식까지 연동돼 시당국 차원에서 광범위한 감시가 가능해진 셈이다. 센스타임은 이번 프로젝트를 스마트 시티를 포괄하는 개념인 뉴 인프라로 명명했다.

조지아공대가 만든 마림바 연주 AI 로봇 시몬(Shimon) (사진=조지아공대)



▶인공지능이 유비쿼티된 미래는 어떤 모습일까

인공지능에 대한 염려와 환호는 크게 엇갈린다. 앞으로 AI에 대한 지식을 갖고 있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의 격차는 크게 벌어질 것이다. 하지만 더 큰 염려는 유비쿼티(Ubiquity, 편재성) 상태에 있을 때 벌어질 것이라는 것이 <기술의 충격> 저자인 케빈 켈리의 주장이다.

예를 들어 우리 사회 곳곳에 녹아져 있는 전기모터에 대해 사람들은 아무런 인식을 하지 않고 살아간다. 전기모터는 스마트폰, 노트북, 태블릿 컴퓨터, TV, 드라이어, 냉장고, 세탁기 등 온갖 곳에 녹아져 배치돼 있다. 하지만 1918년만 해도 시어스(Sears)사는 가정용 모터를 팔기 위해 신문광고를 했다. 8.75달러(오늘날 약 100달러)짜리 가정용 모터를 구입해 재봉틀도 돌리고 거품기도 돌리라는 내용의 광고다. 모터를 구입해 여러 곳에 사용할 수 있다는 내용이다. 유비쿼티된 모터는 102년이 흐른 지금 우리 주변 곳곳에 침투해 있지만, 사람들은 전혀 의식을 하지 않는다.
이런 것처럼 모든 것이 인공지능으로 움직이는데, 사람들이 더 이상 인공지능을 인식조차 하지 않는 순간이 가장 위험할 수 있다. 켈리는 “새로운 기술을 비판하는 자들은 그 기술을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격차가 벌어지는 것을 염려하지만, 기술을 옹호하는 자들은 그 테크놀로지가 유비쿼티된 상태를 염려한다”고 주장한다. 인공지능을 막을 필요도 없고 막을 수도 없겠지만, 모든 것이 인공지능으로 작동되는 미래상에 대해서는 누구나 한 번쯤 고민해 보았으면 한다.

[이상덕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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