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창립 20주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본사 가보니… 평균 연령 32세 1만6천 명이 신기술 생태계 중추. 中 이커머스 시장 美 제치고 올해 세계 1위 부상
기사입력 2019.11.06 11:07:42 | 최종수정 2019.11.09 13:35:18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는 중국 대표 도시라 할 만한 베이징이나 상하이가 아니라, 상하이에서 차로 2시간은 가야 하는 저장성 항저우에 본사를 두고 있다. 항저우에만 두 곳의 기지가 있는데 명물 시후(西湖) 북동쪽 시시 캠퍼스가 본사다. 맞다. 미국 실리콘밸리 IT기업들 콘셉트의 그 캠퍼스.

창업자인 마윈 회장이 20년 근무를 마치고 은퇴한 바로 다음날 시시 캠퍼스로 가는 도로는 정체가 심했다. 항저우는 미인이 많고 차가 좋기로 유명한 관광지이지만 알리바바 덕분에 도시 곳곳이 신도시로 개발되고 독특한 디자인의 건물이 우후죽순 솟아오르고 있었다. 캠퍼스 북문에 들어서자 알리바바 캐릭터들이 포함된 20주년 기념 조형물이 반겼다. ‘과거야 고마워. 미래야 우리는 준비됐어(Dear Past, Thank you, Dear Future, We’re ready)’라는 문구가 제목처럼 보였다.

알리바바 시시 캠퍼스 곳곳에 은퇴한 마윈이 등장하는 모니터가 가득했다.



182만㎡ 규모의 시시 캠퍼스는 모두 8개의 건물로 구성돼 있었다. 숫자로 구분돼 있는 건물들은 타오바오와 원클라우드 등 알리바바 대표 브랜드 직원들이 모여 있다. 여기서 일하는 직원만 1만6000명이고 평균 나이가 32세다. 남녀 비율도 거의 반반이라고 한다.

특이한 점은 이 건물들이 물리적으로 다 연결돼 있어 알리바바의 사업 방식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는 점이다. 각 사업이 유기적으로 연결돼 시너지를 내는 구조다. 하지만 너무 넓다보니 캠퍼스 안에서 이동할 때면 대부분 직원들이 곳곳에 세워져 있는 공유 자전거를 무료로 이용한다. 방문객들도 간편하게 자전거를 타고 곳곳을 돌아볼 수 있다.

이곳 본사는 마윈 회장이 창업 초기 미국 실리콘밸리 IT기업들의 본사 캠퍼스에서 감화를 받아 그 정신을 구현하기 위해 심혈을 기울인 공간이다. 탁구장 등 체력 단련실도 있고, 스타벅스와 같은 카페도 캠퍼스 안에 4곳이나 있다. 알리바바 기념품숍 등 대부분의 상업적 공간에서 알리페이 등 간편결제만 되는데, 스타벅스에서만 신용카드가 통했다. 캠퍼스 투어를 오는 외국인 방문객이 상당히 많이 보였다. 알리바바 홍보담당자 샤오이에 따르면 바이어는 물론 비즈니스 파트너가 다양하기 때문에 별도 투어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182만㎡ 규모 미국 시애틀 캠퍼스서 아이디어 얻어 구현

방문객들이 필수로 들르는 방문자센터(Visitor Center)에는 알리바바의 역사와 경영이념을 보여주는 표식이 곳곳에 있었다.

직원들에게 가족적인 분위기도 한몫했다. 입사 1년이 지나면 웃는 얼굴 배지를, 3년은 옥으로 만든 목걸이를, 5년이 되면 반지를 선물 받는다. 매년 5월 1일은 ‘알리바바의 날’로 임직원을 위한 교류행사와 함께 사내커플의 합동결혼식이 열리는 전통이 있다. 특히 신입 직원들이 회사 입사 전 물구나무를 서서 통과해야 한다는 장소가 인상적이다. 마윈이 세상을 거꾸로 보라는 취지로 이런 의식을 행했다고 한다. 캠퍼스 안에 있는 조각상은 고개를 떨구고 있어 슬프게 걷는 사람들처럼 보였는데 이 또한 마윈이 직원들에게 겸손한 자세를 갖자는 취지로 세웠다는 설명이다.

캠퍼스 남문 쪽에 다소 동떨어진 느낌의 중국의 전통 건축물이 현대적인 대규모 오피스 건물들과 대조되게 서 있었다. 사진을 몇 장 찍자 경비요원이 달려와 제재했다. 알리바바의 이사회 멤버들의 사무실이라고 한다. 마윈의 사무실도 이곳에 있었지만 캠퍼스 곳곳에서 직원들과 소통했다고 한다.

알리바바는 항저우의 낡은 아파트에서 18명이 창업해 20년 만에 시가총액 4600억달러(550조원) 규모의 기업으로 성장했다. 올해 창립 20주년을 맞아 ▲고객 제일 ▲협업 ▲변화 ▲성실 ▲열정 ▲헌신 등 6대 핵심 가치를 발표하고, 앞으로 2036년까지 20억 명의 소비자, 1000만 개 사업자, 1억 개 일자리를 창출하는 목표도 재확인했다.

이는 마윈이 이전부터 연설에서 종종 강조했던 메시지로 전혀 새로운 내용은 아니다. 하지만 마윈이 떠나면서 거듭 되새기고 본질을 잊지 말자는 의미를 담은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의 시장조사기관인 이마케터(eMarketer)는 2019년 중국 소비시장이 5조6000억달러를 뛰어넘어 미국 소비시장 규모를 추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 같은 소비 시장 팽창과 알리바바의 성장이 궤를 함께한 셈이다.

실제로 중국 컨설팅회사 아이리서치에 따르면 2018년 중국 전자상거래 시장 규모는 7조5000억위안으로 전년 동기 대비 24%가량 성장했다. 또 다른 미국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Forrester)는 2022년 중국의 전자상거래 규모가 미국의 2배에 달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내놓은 상태다.

알리바바 본사 건물 벽의 화장품을 테스트해보는 모니터. 신기술 홍보에 활용된다.



▶항저우 시시(XiXi) 캠퍼스 주변 알리몰에 테스트 마켓 구축

알리바바의 캐시카우인 타오바오는 총거래액(GMV) 기준 중국 최대 모바일 상거래 플랫폼으로 꼽힌다. 중국 시장조사업체 애널리시스에 따르면 올 상반기 기준 타오바오 앱의 월간 모바일 사용자(MAU)만 7억5500만 명, 연간 활성 소비자는 6억7400만 명에 달한다. 다양한 소비자가 참여하는 가운데 이커머스 기술과 활용법도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타오바오는 지난해에만 동영상 라이브 스트리밍 세션을 통해 총 거래액 1000억위안을 올렸다. 이는 전년 대비 약 400%나 급증한 수치다. 특히 여성 의류 브랜드 판매의 약 30% 이상이 라이브 방송을 통해 이뤄졌다.

크리스 텅 알리바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세계 최대 유통 플랫폼 타오바오 이용자의 70% 이상이 밀레니얼 이후 세대다. 라이프스타일이나 흥미를 공유할 수 있는 장을 열어줘야 한다”면서 미래 지향적인 온라인 플랫폼으로서 타오바오의 잠재력을 강조했다. 텅 CMO는 알리바바 계열사인 디지털 광고 플랫폼 알리마마 사장도 겸하고 있다.

실제로 타오바오와 제일재경상업데이터센터(CBNData)가 공동으로 발표한 ‘2018 중국 오리지널 디자인 비즈니스 및 소비 보고서’에 따르면, 타오바오에서 비즈니스하는 독립 디자이너의 약 44%가 1985년 이후 출생자이고 이 중 3분의 1이 1990년과 1995년 이후 출생자로 확인됐다.

타오바오는 젊은 소비자들이 관심을 가질 만한 판매자들을 선발해 매년 9월 중순 소비자들과 직접 만나는 타오바오메이커페스티벌(TMF)을 올해로 4회째 최대 규모로 열었다. 세계 최대 쇼핑축제가 된 11월 11일 광군제를 두 달 앞둔 시점에서 다양한 판매자들이 소비자들을 직접 만나 소통하고 제품을 홍보할 기회를 갖는 것은 대단한 특권이다.

시시 캠퍼스 곳곳의 20주년 기념 상징물들과 다양한 외부 방문객들



▶얼굴인식 호텔·30분 내 신선식품 배송 등 신유통 AI굴기

지난해 광군제 하루 거래액만 2135억위안(약 35조원)에 달했다. 거래가 집중되는 광군제를 거치면서 알리바바는 AI 기반 챗봇이 98% 고객을 응대하는 등 1분에 최고 8만3000명까지 한꺼번에 처리할 정도로 뛰어난 자연어처리 기술을 습득한 것이다. 알리바바는 타오바오와 라자드 등 자체 이커머스 플랫폼 고객들의 자연어처리 기술을 클라우드 기술에 장착해 응대할 뿐 아니라 앞으로 음성 AI나 번역기술과 결합해 다른 언어로도 실시간 소통이 가능하게 만드는 게 목표다. TMF는 중국 현지 제조사 위주로 까다로운 선발 과정을 거쳤고, 타오바오가 사회혁신을 위한 인큐베이터 역할도 해준다.

텅 CMO는 “이 행사는 매출을 올리기 위한 목적이 아니라 체험하고 발견하는 기쁨을 누리는 것이 목표이고 KPI(핵심성과지표)로 책정된다”고 설명했다. 특히 올해는 시후에 ‘멋진 중국(China Cool)’ 존을 추가로 열어 전통 공예와 문화 체험의 기회를 열어주는 등 중국 젊은이들에게 전통에 대한 자부심을 고취하고 관광객도 모을 수 있도록 기획했다. 행사에 참가하는 판매자도 400곳으로 작년보다 두 배 늘어 1000개의 신제품을 현장에서 선보일 뿐 아니라 온라인 쇼케이스도 3년 전 2000개에서 올해 10만 개로 급증했다. 작년까지 3~4일만 열던 행사를 올해는 14일로 대폭 늘렸다.

알리바바가 이 같은 행사를 준비한 내면에는 타오바오가 저렴한 중국산 짝퉁 제품이 범람하는 이커머스라는 이미지를 탈피하려는 목적도 강하다. 운동화에 열광하는 젊은이들이 증가하는 추세에 맞춰 데이비드 베컴이 영국 대표선수로 월드컵 본선 진출 때 결정타를 날릴 당시 신었던 축구화 등 희귀 운동화를 모아 판매하는 부스도 인기를 모았다.

하이라이트 행사인 패션쇼에서도 로봇 밴드가 하프와 드럼, 피리 등을 연주해 알리바바 혁신 생태계를 전 세계에 알렸다.

알리바바의 역사를 소개하는 화면으로 가득한 벽면. 인터랙티브하게 반응한다.

알리바바 마윈 떠나도 정신은 남아…

102년 장수 기업을 주창해온 알리바바는 예고된 승계구조 변화로 혁신 에너지를 강력하게 추진하고 있다. 마윈은 지난 9월 10일 55세 생일에 항저우 올림픽경기장에서 6만 명 임직원들과 함께 은퇴식 겸 창립 20주년 행사를 가졌다. 매년 광군제 때마다 쇼맨십을 보였던 그는 이날도 예외가 아니었다.

마윈은 “오늘은 마윈이 은퇴하는 날이 아니라 제도화된 승계가 시작되는 날로, 이는 한 사람의 선택이 아니라 제도의 성공”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우스꽝스러운 가발을 쓰고 로커로 변신해 팝송 ‘You Raise Me Up’을 선창했고 그의 뒤를 이어받아 반짝이 재킷을 입은 장융 신임 회장(47)이 미성을 살려 열창하며 그룹 승계 과정을 상징적으로 연출했다. 장 회장은 최고재무책임자(CFO) 출신 CEO로 광군제를 창안한 인물이고 타오바오 같은 전자상거래 플랫폼을 기반으로 수익을 불려 미래 투자를 확대하는 전략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알리바바는 AI 강화 전략과 더불어 신유통을 핵심 플랫폼으로 키울 전망이다. 중국에서 전자상거래 비중은 20%에 불과해 나머지 80%를 장악하는 방법이 허마셴셩 같은 대표적 신유통 채널이다. 올 상반기 기준 허마셴셩은 중국 17개 도시에 150개 매장을 열었다. 알리바바 관계자는 “지역차는 분명 있겠지만 대부분 매장이 개점 2년 이후면 손익분기점을 넘긴다”고 전했다.

크리스 텅 알리바바 최고마케팅책임자(CMO)는 “알리바바의 5新(New) 중에서도 신유통이 가장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마윈 이후의 알리바바를 묻자 그는 “(큰 변화가 없을 것이다) 10년 후에 확인해 봐라”고 덧붙였다.

자체 플랫폼에만 집착하지 않고 ‘어디서든지 비즈니스를 쉽게 만들겠다’는 모토로 생태계 형성을 강조해온 덕분에 헬스앤뷰티스토어(H&B) 왓슨스 등 다른 오프라인 매장도 타오바오와 연계해 배송역량을 강화하고 있다. 실제 알리바바 본사 시시 캠퍼스 인근에는 알리바바의 신유통 실험장이 모여 있는 알리몰이 있다. 지난해 12월 오픈한, 290개 객실을 갖춘 AI(인공지능) 호텔 ‘페이주부커(菲住布渴·Fly Zoo)’가 최신 실험장이다. 이곳은 처음에 호텔 체크인할 때부터 사람을 대면할 일이 없다. 그 핵심은 얼굴 인식 기능이다. 로비의 무인 키오스크에서 신분증을 등록하면 스마트폰으로 안내 문자가 뜨고 이후 엘리베이터 안 모니터에서도 체크인한 사람 얼굴에만 녹색 원이 뜬다. 호텔 키나 엘리베이터 버튼을 누를 필요 없이 얼굴이 자동 인식된다. 방문 앞에 도착해 투숙객이 작은 렌즈를 바라보면 하얀 LED 불빛이 녹색으로 변하면서 문이 열린다. 호텔 키 없이 얼굴인식으로 모든 게 다 해결되는 셈이다. 이 호텔 2층 식당 입구에도 동일한 로봇이 계산대 직원 옆에 서 있다. 투숙객이 국수나 디저트 등 단품 메뉴와 와인, 물 등 룸서비스를 신청하면 방에 출동한다. 알리바바의 메신저 딩톡으로 물을 요청하자 5분 만에 도착해 체크인한 고객 앞에서 녹색 빛을 쏘더니 물병을 전달해준다. 방안 테이블에 놓인 AI스피커(인공지능 음성 도우미)에 “니하오 티몰 지니” 명령어를 부른 후 “커튼 좀 열어줘”하니 창가 커튼이 자동으로 열린다. “오늘 날씨 어때”라고 물으면 바로 옆 TV모니터에 오늘 날씨가 뜬다.

케이티 리 알리바바 이사는 “알리바바 AI랩이 실험중인 테스트 호텔로 직원들은 반복적인 업무보다 좀 더 서비스에 집중할 수 있다”며 “AI와 사물인터넷(IoT) 기술이 결합되면 호텔에서 구현된 기술이 가정에도 구현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 호텔 인근 알리몰에 가면 타오바오가 2017년 5월 오픈한 ‘타오바오신쉬엔’도 있다.
타오바오가 디자인을 지원해 만든 실용적이고 경쟁력 있는 제품들이 진열돼 있다. 이곳 지하에는 신유통 핵심채널인 슈퍼마켓 ‘허마셴성’이 있다. 신선한 포도나 야채는 물론 갓 잡은 활어로 만든 요리 등을 반경 3㎞ 이내라면 30분 안에 배송해준다.

[中 항저우 = 이한나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0호 (2019년 11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창립 20주년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 기업 알리바바 본사 가보니… 평균 연령 32세 1만6천 명이 신기술 생..

증강현실과 사랑에 빠진 실리콘밸리… 구글·애플·페이스북 개발에 올인, ‘넥스트 빅 싱’ 증강현실서..

위기의 韓 디스플레이 업계, 차세대 성장 동력은… LG는 OLED, 삼성은 퀀텀닷으로 脫LCD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핫한 ‘휠라’ 윤근창 대표 체제로 불황에도 나 홀로 쑥~

평당 2억5000의 실험… 외벽 없는 누드 쇼핑몰 ‘가로골목’ 오픈, 1층에 광장… 임대료 극대화 고정관념..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