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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G 시대 통신판 이렇게 바뀐다 "영화 다운로드 16초서 0.8초로, 360도 홀로그램 영상통화도"
기사입력 2019.01.07 16:46:56 | 최종수정 2019.01.07 16:5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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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1일, 대한민국이 ‘미래’를 쏘아 올렸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 이동통신 3사가 이날 ‘5세대 이통통신(5G)’ 전파를 첫 송출한 날이기 때문이다. 전 세계 주요 이동통신사, 장비사, 단말제조사들은 글로벌 표준의 NSA규격을 기반으로 2019년 5G 상용화를 아직 준비하고 있는 상태이기에 한국은 최초의 5G 사용국가로 이름을 올릴 수 있었다. 한국의 이동통신 3사는 세계최초 전파 송출을 준비하며 글로벌 기술 표준화 과정에 적극 목소리를 냈고, 각종 장비와 부품 등 관련 산업에서도 비교우위를 확보했다. 이는 미국과 중국, 일본 등 경쟁국에 비해 6개월 이상 빠른 것이다. 비록 뜻하지 않았던 KT 아현 화재 사태가 일어나면서 아쉬움을 남기긴 했지만 5G는 이미 우리 곁으로 다가왔다.



자연스럽게 5G가 무엇인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언론에서는 5G에 관련된 기사가 물밀듯이 쏟아지는 중이고, 5G 시대를 예고하는 이동통신사들의 광고 또한 쉽게 만나볼 수 있다. 그런데 아직은 5G라는 단어 자체가 우리의 귀에 그리 익숙하게 들리지 않는 것이 사실이다. 그래서 준비했다. 과연 5G는 무엇이고, 우리의 삶을 어떻게 바꿔줄지 미리 알아보는 시간이다. 5G란 무엇인가

우선 5G의 정의부터 알아보자. 5G는 5세대 이동통신이라는 뜻으로, G는 세대를 뜻하는 제너레이션(Generation)의 앞자를 따온 것이다. 1G는 최초 이동통신을 가능하게 만들어준 기술이다. 국내의 1G는 1984년 SK텔레콤의 전신인 한국이동통신서비스주식회사가 처음 차량에 탑재하는 이동통신 단말기를 출시하며 시작됐다. 이는 아날로그 음성신호를 디지털로 변환해 전송하는 기술이 가능해지며 음성통화 일변도에서 문자 메시지와 이메일이 추가된 2G로 진화했다. 이후 비음성 데이터의 이동이 가능해진 3G 시대에 이르러 스마트폰이라는 개념이 등장했고, 4G부터는 혁신적인 새 기술의 등장보다는 속도 자체가 빨라지는 데 중점을 뒀다. 이제 새롭게 등장하는 5G는 현재 널리 쓰이고 있는 4G LTE보다 더 빠른 네트워크로, 4G의 전송속도가 1Gbps일 때 5G는 20Gbps에 달하니 4G보다 20배 빠르다고 볼 수 있고(초고속), 10배 이상 빠른 반응(초저지연)을 보여주며, 10배 더 많은 사람과 기기의 접속(초연결)이 가능하다.

누군가는 정보처리 속도가 더 빨라지는 것이 더 이상 어떤 의미가 있느냐고, 영화 한 편에 그 정도도 못 기다리느냐고 말할 수도 있다. 일각에서는 기술적으로 혁신적인 진화 없이 속도만으로 세대를 나눈 4G와 5G는 마케팅 수단에 불과하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한다. 하지만 단순히 속도가 빨라진다는 수준에서만 5G를 바라보면 큰 오산이다. 이제 속도가 빠른 것은 기본이고, 얼마나 지연 시간이 적은지, 또 얼마나 많은 기기가 한꺼번에 연결될 수 있는지 여부까지 살펴봐야 한다. 유영민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은 “통신혁명은 4G(LTE)에서 끝났다. 5G는 지금까지 없었던 새로운 혁명의 시작”이라며 “5G는 평범한 통신기술이 아니라 빅데이터와 결합해 모든 산업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진화시키고 국민들의 일상을 송두리째 바꿀 혁신적인 패러다임”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우선 초고속은 말 그대로 속도가 빠르다는 뜻이기에 대용량 데이터도 빠르게 보낼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아무리 먼 거리에 있어도 ‘찰나’의 지연조차 없이 실시간으로 대용량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다. 지금까지 2GB 용량의 영화 한 편을 다운로드하는 데 16초가 걸렸다면 5G에서는 0.8초 만에 다운되는 셈이다. 이는 초저지연과 연결된다. 단순히 네트워크 처리 용량이나 빠르기만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단말기와 기지국, 서버가 많은 신호를 주고받는 시간을 단축시켜 지연을 없애는 것, 즉 실시간에 가까운 개념이 초저지연의 핵심이다. 이를 보여주는 대표적인 예시는 자율주행차량이다.

고속도로에서 시속 100㎞로 주행하고 있는 자율주행차량 앞에 장애물을 발견하고 정지신호를 보내는 상황을 가정하자. 4G 기준으로는 0.81~1.35m를 움직인 뒤에 멈추지만 5G에서는 그 거리가 2.7㎝로 줄어든다. 물론 도로와 차량 제동거리 등 다양한 변수는 여전히 존재하지만 발견-인지-반응까지 걸리는 시간이 크게 줄어든다는 점에서 커다란 차이가 생긴다. 4G 수준에서는 사고가 될 수 있는 일이 5G에서는 안전한 운전으로 바뀔 수 있다.

마지막으로 초연결 역시 수준이 다르다. 1㎢ 이내에 사물인터넷과 스마트 기기를 동시에 연결할 수 있는 양도 10만 개에서 100만 개로 늘어난다. 다시 말해 5G로 도시 내 모든 차량·사용자·기기가 연결되는 스마트 시티가 현실화되는 등 5G시대에는 사람과 사물, 정보와 기술, 산업과 산업 등 모든 것이 이어진다. 앞서 언급된 자율주행차량은 물론 건설 기계업과 연동해 스마트 공장과 스마트 도시를 구축하며, 병원 시스템을 진화시켜 디지털 헬스케어 산업을 창출한다. 자율주행차가 달릴 도로, 모든 것이 디지털로 연결되는 새로운 도시, 생체데이터가 자유롭게 연동되는 디지털 헬스케어 시스템 등 새로운 서비스를 적용시킬 테스트베드도 다양하게 만들어질 전망이다. 이미 국내는 물론 해외 곳곳에서 자동차, 의료, 에너지, 공장 등의 산업 군에서 융합을 추진하기 위한 테스트베드를 구축하고 있다. 우리 과기정통부도 오는 2020년까지 863억원을 투입해 자율주행차·스마트공장·스마트시티·재난 안전·미디어 등 5대 분야에서 5G 융합서비스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자연스럽게 경제성장과 일자리 창출에 대한 장밋빛 전망도 쏟아지고 있다. 에릭슨에 따르면 2026년 5G 관련시장은 1400조~150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5G 단말과 장비시장이 약 344조원, 통신서비스는 410조원, 나머지는 새롭게 창출되는 5G 관련 융합서비스 시장이다. ETRI는 같은 해 국내 5G 시장규모를 약 61조7000억원 플러스 알파로 전망했다.

IHS마켓은 2035년이면 5G 기술이 12조3000억달러 규모의 산업을 창출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미국 총 소비 금액과 비슷하며 중국, 일본, 독일, 영국, 프랑스의 2016년 총 소비 금액보다 큰 금액이다. IHS마켓은 글로벌 5G의 직접 가치사슬로 보면 2035년 기준 3조5000억달러의 가치와 2200만 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는 2016년 포춘지가 선정한 1000대 기업에 이름을 올린 월마트, 스테이트 그리드(State Grid), CNPC(China National Petroleum Corporation), 로열더치, 엑손모빌, 폭스바겐, 애플, 버크셔 헤서웨이, 삼성 등 13개의 상위 기업의 수익을 합한 금액과 비슷하다.

이 모든 것들이 너무 먼 미래처럼 보이고, 당장 5G의 효용을 누리지 못할 것 같다고 해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일반 소비자들은 우선 데이터 사용료가 획기적으로 줄어드는 것에서 5G 시대를 체감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5G 네트워크에서 1GB데이터 전송 비용이 현재보다 80~90%까지 줄어들 것으로 보고 있다.

시장 선점 경쟁 ‘치열’

현재 이통 3사는 첫 전파 송출을 시작한 뒤 본격적인 서비스 실행을 앞두고 분주한 모습이다. KT 아현지사 화재 때문에 당초 준비했던 대대적인 시연회들은 취소됐지만 3사 모두 5G 전파 송출은 예정대로 진행했다.

3사는 이번 사태를 교훈삼아 5G 시대 통신망 보안과 네트워크망 관리에 더욱 만전을 기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다만 아직 일반 소비자들이 5G를 직접 느껴보기까지 인내의 시간이 더 필요하다. 5G를 느낄 수 있는 가장 간편한 방법인 5G 스마트폰은 올 3월 정도가 되어야 출시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스마트폰 제조사들은 새해 2월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리는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19에서 5G 스마트폰을 선보일 계획이다. 일단 이통 3사는 서울과 수도권 등 일부 지역을 시작으로 전국망을 구축하기 위해 노력하는 중이고, 우선 기업고객 대상 모바일 라우터(네트워크 중계장치·동글)를 활용한 B2B 서비스를 선보이는 중이다. 커넥티드 카와 가상현실(VR) 경기장 등 다양한 5G 응용서비스를 선보였던 SK텔레콤은 ‘e스페이스’라는 플랫폼을 통해 모든 콘텐츠를 연결하는 모델을 선보인다. 삼성전자와 긴밀히 협의해 모빌리티 증진기술, 커버리지 확대 솔루션 개발 등에도 적극 나선다. SK텔레콤은 명동을 비롯해 을지로 본사와 종로를 아우르는 스마트 오피스를 만들고 이를 ‘세계 5G 일번지’로 발전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SK의 1호 고객은 안산 반월공단의 명화공업이다. 명화공업은 지난 1일 ‘5G-AI 머신 비전’ 솔루션을 가동했다. 자동차 부품이 컨베이어 벨트를 지나가는 동안 1200만 화소 카메라로 다각도에서 사진 24장을 찍은 뒤 이를 5G로 클라우드 서버에 전송하고 AI가 불량 여부를 곧바로 체크하는 방식이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시범서비스로 기술력을 과시한 KT는 최근 조직개편에서 ‘5G 올인’이라는 목표를 재확인했다. 5G플랫폼개발단을 신설하고 5G기반 스마트시티, 스마트팩토리, 커넥티드카, 미디어, 클라우드 등 5개 영역을 중심으로 기업용(B2B) 사업에 적극 나서기로 한 것이다. KT는 특히 남북경제협력 분야에서 5G 네트워크를 활용하는 것은 물론 글로벌 시장 진출 전략도 고심하고 있다.

KT는 우선 사람이 아닌 로봇으로 5G 서비스 첫 발을 내디뎠다. 롯데월드타워에서 AI 안내와 5G 체험을 제공하는 로봇 로타가 바로 그 주인공이다. KT는 5G 1호 가입자로 ‘로타’를 선정한 것은 단순한 이동통신 세대의 교체가 아닌 생활과 산업 전반을 혁신하는 플랫폼이 될 것이라는 의미를 담았다고 설명했다.

4G(LTE) 도입 당시 6개월이라는 최단기간에 전국망을 구축했던 LG유플러스는 그간의 노하우를 활용해 5G로 국내 이동통신 시장 판도를 바꾼다는 각오다. 네트워크 품질보장을 위해 프랑스 전파 설계 프로그램 전문회사 포스크와 제휴했고, 경쟁사와 차별되는 다양한 콘텐츠 개발에 공을 들이고 있다. LG유플러스의 5G 주요 공략지점은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일부 광역시를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될 전망이다.

LG유플러스는 산업기계 및 첨단부품 전문 기업인 LS엠트론을 1호 고객으로 선정했는데, 이 기업은 LG유플러스와 함께 5G 원격제어 트랙터를 국내 최초로 개발했다. 이 트랙터는 무인 경작 방식으로 관제 시스템 지도에 이동 경로만 설정하면 움직인다. 운전자가 필요 없고 관제센터에서 모니터를 보는 관리자만 있으면 된다.

이처럼 이동통신사들만 경쟁을 한 것은 아니다.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 화웨이 등 글로벌 네트워크 장비 4사의 장외경쟁도 치열했다. 통신망은 안정적 공급이 생명이기 때문에 모든 이통사들이 기본적으로 2~3개 장비회사를 파트너로 삼는다.

SK텔레콤과 KT가 기존 LTE망 파트너였던 삼성전자, 노키아, 에릭슨을 선택했고 LG유플러스만 3사와 함께 화웨이를 선택했다. 화웨이는 품질과 가성비를 무기로 3사를 적극 공략했지만 글로벌 보안이슈의 벽을 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통 3사 모두 추후에 화웨이 도입 가능성을 열어둬 장비 4사의 품질 경쟁은 2019년에도 계속 이어질 예정이다.



진짜 경쟁은 이제부터다. 1차적으로는 통신 3사 중 누가 가장 안정적인 서비스를 공급해 소비자 마음을 잡느냐가 관건이다. 2019년 1분기부터 5G 스마트폰이 출시되고 전국에 네트워크망이 깔리고 나면 차원이 다른 경쟁이 시작된다. 한 가지 국제 표준을 사용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이 열리는 것은 물론 다른 나라 통신사업자들과의 제휴 및 협력도 필수다. 국내 중소기업과 소프트웨어 산업, 콘텐츠 산업의 강화를 위한 정부 혹은 통신사 차원의 국제 협력이 필요한 이유다. 4세대까지의 이동통신에서는 콘텐츠(Contents), 플랫폼(Platform), 네트워크(Network), 디바이스(Device) 등 CPND 생태계 조성이 중요했다.
5G 생태계는 이와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광범위하게 확장된다.

그동안 인류의 역사는 인쇄기, 인터넷, 전기, 증기기관 등 새로운 혁신과 발명을 통해 변해왔다. 5G 역시 활용 방법에 따라 단순히 진화된 통신기술이 아니라 산업과 경제 전반을 변화시키는 범용기술로 발전할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용익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0호 (2019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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