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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정용 게임기 글로벌 시장 3파전
닌텐도 신작 ‘스위치’로 名家 부활 꿈꿔
소니는 전문가급 사양으로 소비자 공략
마이크로소프트는 그래픽 뛰어나 눈길
기사입력 2018.02.02 14:1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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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술년 새해의 기대를 담아 설날이 눈앞에 성큼 다가왔지만, 어른들의 주머니 사정은 그렇게 밝지만은 않다. 자식들과 조카들의 세뱃돈을 노린 ‘세배 공격’이 곳곳에 도사린 데다가, “아빠 옆집은 선물로 ◯◯ 받았다는데” 하는 아들딸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도 부담스럽다. 경우에 따라서는 미리 큼직한 선물을 품에 안겨 주는 선제적 대응이 필요할 수도 있다.

이런 세뱃돈 공격을 틀어막을 카드로 콘솔(가정용 게임기)이 뜨고 있다. 콘솔은 미취학 아동 및 초중고생 자녀·조카를 위한 훌륭한 선물카드로 자리 잡고 있으며, 특히 지난해 말부터 세계적으로 인기를 끈 마이크로소프트의 엑스박스 원 엑스(이하 엑박)와 닌텐도의 스위치(Switch) 등 최신기종 콘솔이 국내 시장에 정식 출시하며 설날 선물 1호로 떠오르고 있다.

또한 기존 콘솔시장 1인자인 소니의 플레이스테이션 4 pro(이하 PS4 pro)도 그란투리스모, 몬스터헌터 등 각종 신작 타이틀을 내놓으며 점유율 지키기에 나섰다. 새로운 기기가 출시되면 주기적으로 하드웨어를 교체해야 하는 가정용 게임기 시장 특성상 최근 수년간 유래 없었던 ‘큰 장’이 설 전망이다. 3대 업체 모두 신작 타이틀 출시 일정을 앞당기고 강력한 할인 정책을 내세우는 등 격전을 예고하고 있다. 소니와 닌텐도, 마이크로소프트의 3파전 양상으로 흘러가는 콘솔시장 대목에서 누가 최후의 승자가 될지에 관심이 쏠린다.

닌텐도 스위치



▶닌텐도, 1대 구입으로 2대 효과 미취학 아동·초등학생 눈길 빼앗아

닌텐도 스위치는 이름 그대로 휴대용 게임기와 가정용 콘솔 간 모드 전환(스위치)이 가능하다는 점이 흥행요소로 꼽힌다. 1대의 게임기만 구입해서 사실상 게임기 2대의 효용을 누릴 수 있는 셈이다. 또한 조종이 쉽고, 게임이 가볍고 경쾌해 미취학 아동이나 초등학생에게 선물로 딱이라는 평을 듣는다.

닌텐도 스위치는 TV와 연결하는 도크와 여기에 꽂힌 본체 두 부분으로 나뉘어졌다. 본체에는 LCD 화면과 조이스틱 한 쌍이 결합돼 마치 태블릿 PC와 유사한 모양새다. 본체만 뽑아서 움직이는 경우 포터블(휴대용) 게임기처럼 들고 다니면서 공간의 제약 없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반면 PC와 연결된 도크에 본체를 꽂으면 거실 등에서 커다란 TV 화면으로 온 가족이 게임을 즐길 수 있다.

게임성을 즐겨 보기 위해 닌텐도 스위치의 대표작 슈퍼마리오 오딧세이를 플레이해 봤다. 과거에 평면적인 화면에서 횡으로만 나아가며 폴짝폴짝 뛰던 고전 캐릭터 마리오가 3D 캐릭터로 변신해 사막, 호수, 밀림, 북극 등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모험을 하는 게임이다. 닌텐도 스위치의 조종간은 중지 손가락 두 개만한 두 개의 막대기로 구성돼 있는데, 이 막대기를 흔드는 방향과 강도에 따라 마리오가 달리고, 점프하고, 구르는 손맛이 쏠쏠했다. 이 조종기는 본체와 분리돼 별도로 젓가락처럼 양손에 하나씩 나누어 들고 흔드는 방식으로도 게임을 즐길 수 있다는 점에서 자잘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마리오가 적 몬스터에게 공격을 하면 ‘우웅~’ 하는 가벼운 진동을 선에 안겨 주기도 했다. 아무런 게임 설명 없이도 게임을 보고 조종간을 좌우로 흔들어 보기만 하면 수십 초 내에 게임을 따라 배울 수 있을 정도로 조작성도 우수했다. 두 아이를 둔 40대 닌텐도 사용자는 “아내와 아이들도 손쉽게 게임을 익혀 다 같이 즐기기 위해 닌텐도를 지난달 초 구매했다”면서 “초등학교 1학년인 큰딸도 내가 게임을 하는 화면을 보기만 하고도 곧잘 게임을 따라 하더라”라고 밝혔다.

게임 지도 곳곳에는 예상치도 못한 퍼즐 요소들이 숨어있어 자잘한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가령 모양이 조금 이상한 벽을 부수고 들어갔더니 그 안에 금화창고가 등장하는 식이었다.

게임 타이틀도 ‘재밌고, 쉽게, 그리고 완성도 높게’라는 3가지에 철저하게 맞추어져 제작되고 있다. 앞서 말한 마리오 오딧세이 외에도 귀여운 마리오 캐릭터들이 경주를 벌이는 마리오카트 8 디럭스, 악당을 큰 입으로 삼켜서 무찌르는 커비 스타 얼라이언스 등 대표작들 대부분이 캐주얼해 미취학 아동들도 어려움 없이 게임에 접근할 수 있다.

반면 기기의 성능은 큰 아쉬움이 남는다. 닌텐도 스위치의 배터리는 휴대용 기준으로 최소 2시간 30분에서 최장 6시간 정도 유지가 된다고 알려졌지만, 실제로 플레이해 보니 4시간을 넘기기 힘들었다. 지하철 등지에서 장거리를 이동하며 게임을 즐기는 기자와 같은 사용자에게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픽도 탁월한 수준이라고 보기에는 어렵다. TV로 연결했을 때 기준으로 인물묘사의 섬세함, 프레임 간 부드러움이 다른 콘솔에 비해 크게 뒤진다. 휴대용 모드로 전환했을 때도 그래픽이 고사양 휴대폰이나 태블릿PC를 넘어서지 못하는 수준이다.

소니 PS4 Pro



▶게임마니아를 위해 최적화된 PS4 Pro 중·고교생 선물로 제격

PS4 pro는 닌텐도와 대척점에 서 있는 기기다. 남녀노소 즐길 수 있는 범용성을 중시한 닌텐도와 달리 PS4 pro는 기존에 게임에 친숙한 사용층에게 완성도 높은 경험을 안겨주는 데 주력했다. 이미 기존에 PC 게임이나 다른 종류의 콘솔을 통해 게임 경험을 충분히 쌓은 중·고등학생 이후 자녀들에게 적합한 콘솔로 분류된다. 특히 박진감 넘치는 액션, 완성도 높은 타이틀을 원하는 자녀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콘솔이다.

PS4 pro의 조종간은 듀얼쇼크라고 불리는 무선 컨트롤러로 게이머에게 편안한 그립감을 선사하는 동시에 정밀한 조종도 가능케 한다. 양손으로 쥐니 왼쪽과 오른쪽 엄지손가락이 자연스럽게 버튼 위에 놓였다. 더불어 게임을 즐기는 도중 캐릭터가 넘어지거나 주변의 건물이 무너지는 순간에 맞춰 진동하는 기능을 갖추고 있어 한층 몰입감을 높였다. PS4 pro의 독점게임들 중에서도 대표작으로 꼽히는 ‘더 라스트 오브 어스’를 플레이해 봤다. 정체불명의 전염병으로 인류 대부분이 죽거나 좀비(죽었다가 다시 되살아난 괴물)가 된 가운데 살아남은 주인공의 생존기를 그렸다. ‘한 편의 영화’라는 세간의 평을 받는 게임답게 스토리 설정을 보여 주는 영상으로 시작했다. 이어서 3인칭 시점으로 캐릭터를 조작하면서 본격적으로 게임이 진행됐다.

어두운 배경과 음산한 사운드는 긴장감을 배가시켰다. 캐릭터를 한 발 한 발 앞으로 움직일 때마다 손에 힘이 들어가고 어깨가 움츠러들었다. 좀비가 갑자기 덮쳐오는 순간에는 공포감에 컨트롤러를 움직이기조차 힘들 정도였다. 좀비의 흐느적거리는 움직임은 할리우드 공포영화 <새벽의 저주>나 <월드워 Z>에 나오는 좀비보다 훨씬 자연스러워 보였다.

다만 PS4 pro는 기계 성능 면이나 게임성 측면에서 모든 게임 유저들에게 다가가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평이 많다. 기존에 PC 게임에 익숙해진 게임 유저라면 듀얼쇼크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필요할 수도 있다. 시점을 조작하고 무기를 고르는 과정에서 일일이 버튼을 눌러가며 정밀한 부분을 다 세팅해 주어야 하기 때문이다.

또한 PS4 pro의 올해 발매가 예상된 독점게임 타이틀은 생생한 공포감을 제공하는 호러게임 ‘더 인페이션트’, 수많은 공룡들과 사투를 벌이는 ‘몬스터 헌터: 월드’ 등 완성도가 높고 스토리가 탄탄한 게임이 많다. 스토리라인을 음미하며 게임을 할 수 있는 일정 나이 이상의 게임 유저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겠지만, 미취학 아동에게는 너무나도 어려운 게임기로 전락해 버릴지도 모른다.

엑스박스 원 엑스



▶최고의 그래픽과 엑스박스 원 엑스 시각을 공략하라

지난달 출시된 엑박은 강력한 하드웨어를 바탕으로 최고급 그래픽 4K UHD를 지원해 ‘역대 최강 성능 콘솔’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엑박의 컨트롤러 역시 무선으로 작동되며 PS4 pro의 듀얼쇼크와 모양이 비슷했다. 그립감은 비슷했지만 듀얼쇼크에 비해 좀 더 크고 무게감이 느껴졌다. 역시 듀얼쇼크처럼 진동기능도 있었다. 시각 효과를 중시하면서 역시 게임에 어느 정도 익숙한 중·고교생 이상 자녀들에게 적합한 게임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엑박 역시 독점작 중 간판으로 꼽히는 ‘기어즈 오브 워 4’ 플레이를 통해 체험해 봤다. 행성을 침공한 외계인에 맞서 싸우는 인류의 이야기를 그린 액션 게임이다. 대형 화면에 클로즈업된 등장인물 얼굴에 자연스럽게 표현된 기미와 주름에 놀라고 곧장 이어지는 헬기 활강 장면에 압도됐다. 두 번째 인상은 ‘일단 뛰어’였다. 짧은 스토리 영상이 끝나자 곧바로 게임플레이에 돌입했다. 시작하자마자 화면 속에 포탄이 날아다녔고, 첨단 장비로 무장한 캐릭터를 조작해 엄폐물들 사이를 뛰어다니며 전투에 돌입했다. 엑박의 특징인 뛰어난 그래픽을 극대화하고 이를 바탕으로 플레이어를 끊임없이 몰아쳐 손가락을 쉬지 못하게 만들었다.

다만 그래픽도 화려한데 요구되는 조작마저 다양하고 많은 양이어서 초반 적응이 어려웠다. 스토리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채로 곧장 게임에 돌입해 집중이 잘 되지 않은 탓이었다.

엑박의 최고 장점인 뛰어난 그래픽은 경우에 따라서는 ‘양날의 칼’이 될 수도 있다. 미성년자 자녀들이 피가 튀고, 몬스터의 몸이 둘로 갈라지는 게임을 하는 걸 원하지 않는 부모도 상당히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아무래도 미취학 아동을 둔 부모들은 엑박을 선물로 사주기에는 어느 정도 부담이 갈 수밖에 없다. 반면 자녀들이 게임에 익숙하고, 고사양 그래픽에 집착한다면 최고의 선물이 될 수 있을 전망이다.


엑박은 기기성능은 우수하지만, 정작 그 성능을 받쳐줄 수 있는 독점 게임타이틀의 수가 PS4 pro에 비해 부족하다는 점이 한계로 종종 지적된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엑박은 PC게임 대작들을 끌고 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화제를 끌고 있는 PC게임 배틀그라운드는 지난 12일부터 엑박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으며, 국내와 북미에서 큰 인기를 끈 PC게임 검은사막도 엑박 버전 출시를 앞두고 있다.

[유태양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9호 (2018년 0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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