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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청년창업재단(디캠프) 조사 들여다보니…한국에 무르익는 스타트업 창업 생태계 3년간 생존율 86%, 기업 가치는 2.8배 껑충
기사입력 2018.12.04 10:45:45 | 최종수정 2018.12.04 17:4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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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스타트업들은 현재 어떤 상태일까? 평균적으로 몇 명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있으며, 생존율은 어느 정도일까? 기업 가치는 얼마나 될까?

이런 궁금증을 일부 해결할 수 있는 통계자료가 최근 제시됐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D.Camp)이 지난 2015년 이후 3년간 자신들의 투자 또는 입주를 받은 스타트업 팀 121개를 설문조사한 결과를 지난 11월 15일 공개했다. 121개 투자 또는 입주사 중에서 110개 팀이 설문에 응했다고 한다.

디캠프는 디.데이(D.Day)라고 하는 스타트업 등용문을 거의 매달 개최하는데, 이를 통해 스타트업 팀들을 자신의 창업보육공간에 유치시킨 뒤 집중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육성한다. 또한 가능성이 보이는 곳들은 직접 자금을 투입하여 육성시키기도 한다.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이 11월 15일 서울 강남 역삼동 디캠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디캠프



▶디캠프 출신 스타트업, 3년 생존율은 86%

3년 동안 생존할 수 있는 확률은 일단 디캠프 입주사를 기준으로는 86%에 달했다. 중소기업청이 밝힌 3년차 벤처기업의 평균 생존율은 77.4%이다. 또한 대한상의에 따르면 한국에서 창업한 뒤 3년 동안 생존할 확률은 평균 38.2%이다.

디캠프가 직접 투자한 기업은 95%, 디캠프가 투자하지는 않았지만 입주하여 육성하고 있는 기업들은 82%의 생존율을 나타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들의 평균적인 스타트업 3년 생존율도 57.2%에 불과하기 때문에 디캠프 출신 스타트업들의 생존율은 높은 편이다. 이는 결국 ‘창업을 하더라도 누가 도와주느냐’에 따라 결론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는 것을 의미한다.

예를 들어 미국 실리콘밸리의 대표적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와이 콤비네이터’(Y-Combinator)가 육성한 스타트업 팀들은 평균 90% 이상이 3년 이상 생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홍일 센터장은 기자 간담회에서 “평균 10대1의 경쟁률을 뚫고 디데이에 올라가는 치열한 경쟁 구조와, 공간 무료 제공에 따른 비용절감 효과, 같은 스타트업 간의 소통과 문제 해결 방식이 도움을 준 것 같다”고 평가했다.



▶스타트업 팀 하나당 3년간

5~6명의 일자리를 창출

스타트업 팀들은 보통 4~5명으로 창업을 한다. 대표이사 역할을 할 키맨, 마케팅 등 대외적인 업무를 담당할 CMO, 기술을 담당할 연구개발인력 2~3명 등이 기본적인 포맷이라 할 수 있다. (마치 록 밴드를 구성하는 것과 비슷하다. ‘보헤미안 랩소디’에 나온 프레디 머큐리가 키맨이고, 브라이언 메이 등이 CTO라 할 수도 있다.) 어느 정도 단계가 무르익으면 그 다음에는 보다 많은 인력들이 필요하다. 과연 얼마나 많은 인력들이 투입돼야 하는 걸까?

디캠프 입주 또는 투자사들을 설문해 본 결과, 이들은 3년 동안 평균 6.7명을 추가로 고용했다. 평균 4.6명으로 시작하여, 3년 뒤에는 11.3명을 고용하고 있었다고 한다.

디캠프는 이를 통해 3년간 739명의 일자리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이들의 고용을 창출하기 위해 디캠프가 들인 비용은 194억원. 1명의 일자리를 만들어 내기 위해 평균 2600만원을 지출한 것이다. 다른 스타트업 육성 프로그램인 TIPS 역시 고용 창출현황은 비슷하다.

TIPS는 1억원을 운용사가 투자하면, 정부가 매칭 형식으로 자금을 추가투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소벤처기업부가 밝힌 바에 따르면 TIPS에 선정된 스타트업들은 선정되기 전에 평균 5.6명으로 시작했다가 3년 뒤에는 11.4명을 고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 5.8명의 추가 고용창출 효과가 발생한 것이다.



▶기업 가치는 평균 두 배 가량 올라

지난 3년간 디캠프에 입주 또는 디캠프가 투자한 스타트업의 기업 가치는 약 2.8배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비록 대한민국 전체 스타트업의 평균적인 가치가 이 정도 상승했다는 뜻은 아니지만, 디캠프 같은 인큐베이터나 투자자들을 만나면 기업가치 상승이 나쁘지 않았다는 것을 나타내 주는 지표다.

디캠프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디캠프에 입주 또는 투자를 받은 스타트업들의 가치 총액은 4176억원으로 나타났다. 초반 시점 대비 198%의 증가다. 그러나 디캠프가 직접 투자한 곳들만 따로 떼어내서 기업 가치를 계산해 보면 초기 대비 282% 증가했다는 것이 디캠프 측의 설명.

특히 직접 투자한 곳들 중에서는 타운컴퍼니, 한국신용데이터, 8Percent 등의 성과가 좋았다.

타운컴퍼니는 첫 기업가치 평가 대비 2833%, 한국신용데이터는 1329%씩, 8퍼센트는 580% 상승했다. 디캠프 측은 2015~2018년 누적 투자수익률(Return on Invest ment)은 13.3배에 달했다고 밝혔다. 디캠프는 2012년 설립 후 올해 11월까지 106개 기업에 약 109억원을 직접 투자해 828억원의 후속 투자를 유치했다.



▶“디캠프는 창업지원을 위한 새로운 공장”

“디캠프는 창업가들을 위한 일종의 새로운 공장이다.” 김홍일 디캠프 센터장의 설명이다. 기성 기업들이 새로운 혁신을 하기 어려운 지금, 스타트업을 통해 새로운 경제성장의 동력을 만들자는 데에는 지난 정권과 이번 정권의 기조에 큰 차이가 없다. 전 세계적으로 스타트업을 육성하는 이유 역시 기성 기업들로서는 성장과 혁신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수많은 대기업들이 사내에 벤처캐피탈(CVC)을 만들어 새로운 기업가정신을 수혈 받으려 하는 이유 역시 기성 기업들의 조직논리에서는 해결되지 않는 것들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김 센터장은 “스타트업은 일자리 창출과 경제 성장에 큰 기여를 하지만 상대적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하다”면서 “대기업이나 중소기업들이 제공하지 못하는 것을 스타트업들이 만들고, 사용자들이 좋아하는 걸 찾아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디캠프는 다른 창업 지원 기관과 달리 투자도 하고 있다”며 “투자와 디데이 프로그램을 통해 좋은 기업들이 계속 올라오고 벤처캐피탈들과 만날 수 있는 구조가 가장 큰 강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투자 회수에 집중하기보다는 스타트업들의 성장과 생존을 돕는 데 더 많은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스타트업 업계 관계자는 “스타트업에 있어서 인큐베이터 또는 액셀러레이터의 역할은 더할 나위 없이 중요하다”며 “아무 배경 없이 기술 또는 아이디어만 가지고 창업을 한 이들에게 디캠프는 은행권이 지원한 창업의 허브로서 중요한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디캠프는 올해 4월 결정된 은행권의 추가 출연금 3450억원 중 250억원을 스타트업 발굴·지원에 직접 집행한다. 나머지 3200억원은 한국성장금융투자운용의 ‘은행권일자리펀드’에 쓰기로 했다. 재단 측은 “펀드 3200억원을 기반으로 최대 1조6000억원 규모의 투자 펀드를 조성한 뒤 스타트업에 투자할 계획”이라며 “금융연구원 등에 따르면 1만여 명의 고용 창출 효과가 나타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재단은 민관합동으로 청년 창업기업을 집중 육성하는 ‘마포 청년혁신타운’ 사업도 추진 중이다. 2019년 말 부분 개소를 시작해 2020년 상반기부터 본격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디캠프 입주사들, “창업은 진짜 힘들다”

디캠프에 입주하거나, 좋은 투자자들을 만난다고 하여 모두 성공궤도에 오르는 것은 아니다. 지난 11월 14일 디캠프에서는 이곳 출신 스타트업 대표들이 한데 모여 현실적인 경험담과 조언들을 했다.

모두 “창업은 정말 힘든 과정”이라는 데 동의했다. (은행권이 뒤에 있는 인큐베이터 밑에 있어도 이 정도로 힘든데, 달리 창업을 결심하는 이들은 얼마나 힘든지 상상해 보라.)

구자형 로플랫 대표는 “대표들은 쉬는 시간이 없다”며 “돈도 벌어야 되고 신경 써야할 게 너무 많다”고 말했다. 구 대표는 LG 개발자 출신으로 위치 기반 오프라인 풋트래픽을 모아 사용자에게 맞춤형 마케팅을 할 수 있도록 돕는 플랫폼 ‘로플랫’을 창업했다. 2015년 창업 멤버 3명으로 시작해 현재는 26명 정도까지 인력이 늘었지만, 개발부터 매출 등 대표로서 신경 써야 할 게 너무 많아 스트레스와, 한편으로는 희열을 느낀다고 밝혔다. 그는 “창업을 준비하다 보면 생각보다 훨씬 많은 시간과 사람이 필요하다. 이 부분을 잘 준비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동호 한국신용데이터 대표는 아예 “창업 고민을 하는 후배들에게 가급적 하지 말라고 한다”고 겁부터 줬다. 한국신용데이터는 캐시노트라고 하여 오프라인 점주들의 시간을 아껴주는 핀테크 솔루션을 만들어 꽤나 성장한 스타트업 반열에 올라와 있다. 그러나 그는 창업에 뛰어드는 후배들을 말린다고 했다.

김 대표는 “창업에 대해 충분히 고민하지 않고 뛰어드는 경우가 많다”며 “지금은 좋은 투자자와 회사들이 많으니 간접적으로 경험해보고 창업을 시작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그는 “경쟁은 늘 상대적인데, 7~ 8년 전과 비교하면 창업의 양도 늘었고 시작할 때부터 이들이 갖고 있는 네트워크 경험이나 자산들이 높기 때문에 이제는 과거와 달리 의지와 열정만으로 승부를 내기 어려운 시점”이라고 덧붙였다.

중개수수료를 없앤 부동산 (원룸·투룸 중심) 중개 플랫폼 집토스의 이재윤 대표는 “회사가 나고, 내가 회사가 됐다”고 했다. 그는 “2015년 대학생 셋이서 200만원씩 모아 보증금 400만원짜리 사무실에서 창업했는데, 1년 뒤 한 명이 나가서 두 명이서 일한 때도 있었다”며 “3년 정도 사업을 하고 대표로 일하다 보니 쉬는 시간에도 회사 생각밖에 없어 이를 잘 조절하는 것이 힘들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창업 자체는 힘들지만 겁먹을 필요는 없다”며 “일단 실행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사람을 잘 골라서 훌륭한 팀을 만드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지적하는 스타트업 대표도 있었다.

100개 이상의 금융 상품을 표준화시켜 사용자에게 꼭 맞는 금융 상품을 추천해주는 ‘핀다’의 이혜민 대표는 “스타트업 고용에 있어 어려운 점 중 하나는 이 인재가 역할에 잘 맞는지 검증하는 것”이라며 “초기 단계에는 잘 맞는 인재가 중요한데, 적응을 잘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경우도 있어 고용창출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할지 늘 고민”이라고 했다.

[신현규 매일경제 벤처지원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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