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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vs 카카오의 금융 전쟁 서막 오르나…카카오 국내서 간편결제부터 증권업까지 네이버 日서 금융사업, 내년엔 본격 국내 진출
기사입력 2018.11.02 10:04:25 | 최종수정 2018.11.02 17:0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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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일본인 사토 마키 씨는 친구와 메신저 ‘라인’으로 대화를 하다가 친구가 주식을 구입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주식에 관심이 생긴 마키 씨는 바로 메신저에서 주식을 구입했다. 마키 씨는 이후 주식 시세와 향후 전망을 실시간으로 메신저에서 확인했다. 라인은 마키 씨의 투자 성향을 분석해 보험과 다른 금융상품도 제안했다. 마키 씨는 라인을 사용하면서 따로 은행이나 증권사를 찾지 않고 여러 금융상품을 가입하고 재테크 전략을 짰다.



사례2. 직장인 진동영 씨는 메신저 카카오톡에서 증권거래를 하고 있다. 번거롭게 증권앱을 설치할 필요가 없다. 여러 종목을 보유한 진 씨는 또 관심 있는 주식이 생겼다. 그러나 돈이 부족해서 답답하던 차 카톡은 진 씨에게 소액 금융 상품을 추천했다. 진 씨는 그 외에도 부동산 투자상품, 보험 등 다른 재테크 상품도 카톡에서 거래했다. 진 씨는 “증권사, 은행 등 오프라인 지점을 가지 않고도 다양한 금융 상품이 거래돼 편리하다”고 했다.



이 같은 풍경은 곧 현실이 될 전망이다.

대화의 수단이던 메신저가 주식 거래를 돕고 펀드 상품을 투자해 주는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하고 있다. 일본 최대 모바일 메신저 라인을 운영하는 네이버와 4700만 명이 이용하는 카카오톡을 개발한 카카오가 금융 플랫폼으로 도약을 선언하고 금융 사업을 강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네이버는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 기반으로, 카카오는 카카오톡 중심으로 보험·증권·암호화폐 등 금융 서비스를 강화하는 모양새다. 전통 금융업이 인터넷 기술과 결합하면서 핀테크 사업으로 발전하는 세계적 추세에 따라 국내를 대표하는 두 IT 기업도 기술 역량을 기반으로 금융업에서 신성장동력을 찾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라인은 올해 초 일본에서 금융 플랫폼 자회사 라인파이낸셜을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한다고 선언했다. 네이버는 국내에서는 간편결제 서비스 네이버페이, 일본에서는 라인 기반 라인페이 사업을 하고 있지만 증권, 보험 등 주요 금융 사업은 전개하지 않았다. 그러나 네이버는 금융 규제가 덜한 일본에서 금융 사업을 강화하기로 결정했다. 국내는 규제 문제가 얽혀 있지만 일본에서는 인허가 절차 없이 등록만 해도 금융업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일본에서 라인파이낸셜은 증권, 보험 등 다양한 서비스에 도전하고 있다. 라인파이낸셜은 지난 6월 일본 최대 금융투자회사 노무라홀딩스와 합작해 ‘라인증권’을 설립했다. 지난달에는 라인이 라인파이낸셜 유상증자에 2476억원을 출자하면서 금융사업 강화 의지를 밝혔다. 네이버는 라인에 7517억원 규모를 출자했는데 이 자금 중 상당액이 라인파이낸셜로 들어간 것이다.

네이버는 “라인의 글로벌 금융사업을 확대하기 위한 출자 결정”이라고 설명했다. 라인은 라인파이낸셜 자본금을 100억엔(약 980억원)까지 확보하겠다는 계획이다. 연내에는 ‘라인보험’과 소규모 투자 플랫폼 ‘라인테마투자’를 각각 설립해 자체 금융 상품을 내놓을 예정이다.

라인은 가상화폐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 7월 싱가포르에서 가상화폐 거래소 ‘비트박스’ 운영을 시작했다. 라인이 발행한 가상화폐 ‘링크’를 교환하는 거래소다. 링크는 16일 비트박스에서 거래를 시작했다. 모든 비트박스 사용자(일본과 미국 등 일부 국가 제외)들은 거래소 내에서 링크를 비트코인(BTC), 이더리움(ETH), 테더(USDT)와 교환할 수 있다. 링크 총 발행량은 10억 개다. 1링크 시초가는 5달러로 책정돼 시가총액은 5조6000억원에 달한다. 라인은 링크 10억 개 가운데 2억 개를 보유하고 나머지 8억 개는 유통할 계획인데, 이날 1억 개가 시중에 유통됐다. 라인은 연내에 라인 메신저에서 링크를 사용할 수 있도록 서비스할 계획이다.

라인 이데자와 다케시 대표이사(CEO)는 “범용 암호화폐인 링크 독점 서비스를 통해 보상과 소비가 선순환되는 토큰 이코노미 생태계를 더욱 활성화할 계획”이라며 “비트박스는 앞으로 라인 서비스에 참여 또는 기여하는 모든 사용자들에게 부가가치를 분배하는 유저 참여형 플랫폼으로 지속 성장해 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네이버가 일본 국민 메신저 라인을 서비스하는 라인을 중심으로 금융사업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이용자 기반이 확보된 라인을 이용하면 금융 이용자 확보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모바일 결제·송급 앱인 라인페이는 2014년 12월 출시된 이후 3년 만인 지난해 말 글로벌 가입자 4000만 명을 확보했다. 라인이 라인페이를 안착시켰듯 라인을 기반으로 여러 금융 분야로 자연스럽게 영역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네이버, 내년부터 국내에서 금융사업 전개 예상

올해 네이버는 일본에서 금융사업을 강화했지만 내년부터는 국내에서 인터넷은행을 추진하는 등 금융사업을 전개할 가능성도 관측된다. 정부는 연말에 인터넷은행 대주주 요건 등 인가 방침을 발표할 예정이다. 인터넷은행 대주주 요건으로 재벌 기업을 배제하고 정보통신기술(ICT) 자산 비중이 큰 기업에 예외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을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당초에는 인터넷은행 참여에 부정적이던 네이버가 인터넷은행 참여를 조심스럽게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네이버 관계자는 “핀테크 관련 비즈니스는 현재 글로벌 ICT 산업에서 가장 관심이 집중되는 분야다. 네이버도 글로벌 플레이어들과 같이 여러 방안을 두고 폭넓게 검토하고 있다”고 했다.

국내에는 이미 카카오가 카카오톡 기반으로 인터넷은행, 가상화폐, 증권, 간편결제 등 금융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카카오 자회사 카카오페이는 최근 바로투자증권을 인수하며 증권업 진출을 선언했다. 카카오페이는 최근 “중소형 증권사인 바로투자증권 최대주주인 신안캐피탈과 바로투자증권 지분 60%를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며 “바로투자증권 최대주주에 올라 경영권을 확보할 예정”이라고 했다. 카카오페이는 준비작업을 거쳐 이달 중 금융당국에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신청할 예정이다. 바로투자증권은 2008년 설립된 중소형 증권사다. 지난해 매출 573억원에 영업이익은 73억원이다.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주식이나 펀드 영업을 하거나 기업과 부동산에 필요한 자금을 중개하는 기업 금융 서비스에 주력해 왔다. 온·오프라인 결제나 송금 같은 간편결제 서비스를 진행했던 카카오페이는 이번에 바로투자증권 인수를 통해 증권업에 진출한다. 바로투자증권은 주식과 펀드 등을 매매할 수 있는 증권업 라이선스를 카카오에 제공하고, 카카오페이는 카카오톡과 간편결제 플랫폼에서 바로투자증권이 제공하는 금융상품을 서비스할 예정이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고객을 확대하고 수익 다각화를 위해 금융서비스 강화를 모색해 왔다”며 “이번 바로투자증권 인수는 카카오페이가 본격적으로 금융업에 진출하는 신호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소비자는 카카오 플랫폼을 활용해 간편하게 주식과 펀드, 부동산 등에 투자할 기회가 생긴다. 기존 카카오스탁에서도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과 연동해 거래가 이뤄져 온 만큼 당국의 별도 인가는 필요하지 않다.

이용자는 국민 메신저 카카오톡 플랫폼을 활용해 접근성이 크게 늘어난다. 대화방에서 링크를 통해 곧바로 주식을 주문하거나 실시간 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 기존 투자는 일반적으로 증권사 지점을 방문하거나 홈트레이딩시스템(HTS)을 이용하는 형태로 이뤄졌다.

바로투자증권 관계자는 “단톡방 등에서 거래하는 방안도 고려해 볼 사항”이라며 “궁극적으로 카카오톡 내에서 간단하게 거래가 이뤄지도록 하는 게 지향점”이라고 설명했다.

카카오페이에서 초기 판매되는 금융상품은 종합자산관리계좌(CMA)가 유력하다. 소비자는 CMA를 통해 머니마켓펀드(MMF), 환매조건부채권(RP) 등에 투자할 수 있다. 바로투자증권 측은 카카오페이의 주 이용층에 알맞은 형태의 상품을 개발해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페이는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젊은층에서 많이 활용하는 서비스다. 바로투자증권은 기업과 기관을 대상으로 주로 영업해온 만큼 새로운 상품 개발이 필요하다. 기간은 약 5~6개월이 걸릴 전망이다.

카카오가 갖고 있는 빅데이터·인공지능(AI) 기술과 바로투자증권의 리서치 능력을 결합해 맞춤형 금융 상품을 내놓을 수도 있다. 카카오는 장기적으로 카카오의 기술을 활용한 비대면 자산관리(WM) 서비스를 내놓을 계획이다. 본인의 투자 스타일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주는 형태다.



▶카카오 증권업 진출 시너지 기대

카카오는 이미 간편결제(카카오페이), 은행(카카오뱅크), 가상화폐(업비트), 증권 거래·분석(두나무)을 서비스하고 있다. 이번 증권업 진출로 타 금융 분야 간 시너지 효과도 기대된다.

카카오가 지분을 보유한 카카오뱅크는 국내에서 가장 이용자가 많은 인터넷 전문 은행이다. 역시 카카오가 지분을 보유한 두나무는 가상화폐거래소 업비트와 주식 정보를 제공하는 카카오스탁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네이버와 카카오가 적극적으로 금융사업을 전개하는 흐름은 IT기업이 금융 플랫폼으로 변모하는 세계적 추세와 맞아떨어진다. 일부 IT기업은 일부 분야에서 전통적인 금융사를 제치기도 했다.
올해 3월 말 기준으로 운용자산이 1조689억위안(약 228조원)에 달하는 알리페이의 머니마켓펀드(MMF) 위어바오는 JP모건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섰다.

정유신 핀테크지원센터장은 “이제 금융은 오프라인 지점이 줄고 비대면 서비스로 전환하고 있다. 기술 역량을 갖춘 IT 기업이 핀테크로 재편되는 금융업에서 유리한 위치”라면서 “수익모델이 고민인 IT기업이 금융업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선희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8호 (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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