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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해지는 ‘그래놀라’ 3국지 농심·동서 양강에 오리온 도전장
기사입력 2018.10.11 11:11: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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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국내 대표 제과업체 중 하나인 오리온이 마켓오 네이처 ‘오!그래놀라’를 출시하고 본격적으로 그래놀라 시장에 뛰어들었다. 국내 시리얼 시장이 이미 농심켈로그와 동서식품(포스트)으로 양분되어 있는 상황에서 오리온이 ‘그래놀라’에 뛰어든 이유는 무엇일까. 그래놀라는 기존의 시리얼과는 어떻게 다른 제품일까.



▶제조방법에 따라 플레이크·그래놀라·뮤즐리로 나눠

시리얼은 서양에서 아침식사로 많이 먹는 대용식이다. 곡물을 가공해 만든 제품을 우유나 요거트 등과 함께 먹는 것이 보편적이다. 크게 보면 시리얼은 플레이크, 그래놀라, 뮤즐리 등으로 나눌 수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는 소비가 많지 않지만 오트밀도 서양에서 많이 먹는 시리얼이다.

세 종류의 시리얼은 각각 가공방법이 다르다. 플레이크는 옥수수를 주성분으로 해 보리, 호밀 등 곡물을 가루 낸 후 이것으로 반죽을 만든다. 그리고 다시 이것을 얇게 압착한 후 구워낸 제품이다.

반면 뮤즐리는 통밀과 플레이크 원료를 자연 건조하여 가공을 최소화한 제품이다. 그래놀라의 경우 통밀과 견과류, 말린 과일 등에 꿀이나 시럽을 바른 후 오븐에 구워낸 제품이다.

세 제품은 제조방법이 달라서 영양소도 다르고 소화율도 다르다. 플레이크는 곡물을 가루로 만들어 얇게 만들어서 소화흡수율이 높다. 하지만 곡물을 가루로 만드는 과정에서 섬유소나 영양소가 일부 손실될 수 있다는 점이 단점이다. 그래놀라는 통곡물 모양을 그대로 살려서 구워내기 때문에 곡물의 영양소와 섬유소가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곡물을 가루로 내서 만드는 콘플레이크와 비교할 때 섬유소가 많아서 소화흡수율이 더 낮다. 뮤즐리는 그래놀라처럼 통곡물이 그대로 들어가 영양소가 높다. 가공이 최소화돼서 열량과 당성분이 낮지만 바삭한 식감이나 맛은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플레이크는 그래놀라와 뮤즐리에 비해 열량 등은 낮지만 오히려 그런 점에서 다이어트용으로는 좋다. 켈로그 스페셜K는 쌀로 만들었지만 플레이크 방식으로 만들어졌다.

그래놀라, 뮤즐리, 플레이크 중 가장 먼저 개발된 것은 1863년 그래놀라다. 플레이크는 1894년, 뮤즐리는 1900년에 개발되었다. 19세기 후반부터 제품화돼 대량생산을 시작한 시리얼은 20세기 들어서는 아침식사로, 특히 아이들과 함께 아침으로 먹는 간편대용식으로 부상했다. 이 와중에 부상한 양대 시리얼 회사가 켈로그와 포스트다. 플레이크를 처음 만든 사람은 미국 미시건주에 위치한 배틀그리크 요양원의 존 하비 켈로그 박사(내과의사)였다. 그는 환자들에게 채식 위주의 식사를 제공하기 위해서 플레이크를 만들었는데 이 요양원의 환자였던 찰스 윌리엄 포스트가 이를 보고서 먼저 제품화했다. 이후 그의 동생 윌 키스 켈로그가 회사를 만들면서 각각 지금의 포스트와 켈로그가 됐다. 우리나라에서는 각각 동서식품, 농심과 손을 잡고 우리나라 시리얼 시장도 양분하고 있다.

마켓오 네이처 제품 사진, 오리온 마켓오 네이처 오! 그래놀라, 오! 그래놀라바가 출시 한 달 만에 누적판매량 100만 개를 돌파했다.



▶그래놀라 시장 매년 두 자릿수 성장

시리얼 시장에서 그동안 주류가 되었던 것은 콘플레이크였다. 하지만 점차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그래놀라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래놀라는 풍부한 영양소와 식감·포만감으로 인해 단순히 아침뿐 아니라 식사대용으로 부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시리얼 시장은 플레이크와 첵스초코 등 아이들용 시리얼 중심으로 이뤄져 있다. 2016년 닐슨 데이터에 따르면 전체 시장에서 그래놀라가 차지하는 비중은 약 8%에 불과하다.

하지만 전 세계적으로 시리얼 소비 트렌드가 어린아이에서 가족·성인으로 확대되면서 입맛과 취향이 고급화되어 가고 있다. 좀 더 높은 영양소와 건강한 시리얼을 찾는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는 의미다. 전 세계적으로 그래놀라 시장은 두 자릿수 성장 중이고, 국내에서도 전년 동기대비 22% 성장하며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올해 7월 기준).

주목할 만한 것은 우리나라보다 소비 트렌드가 항상 앞서가는 일본의 모습이다. 일본의 경우 2010년까지만 해도 전체 시리얼 시장 내에서 20%에 불과했던 그래놀라 시장이 2016년에는 70%까지 늘어났다.

490억원 규모였던 그래놀라 시장이 4330억원으로 성장해 그래놀라가 전체 시리얼 시장의 파이도 크게 키웠다. 이 과정에서 기존의 시리얼 전문회사들이 아닌 식품회사들이 시장을 이끌었다. 현재 일본 시리얼 시장에서 1위는 일본 제1의 감자칩 회사인 가루비의 제품들이다. 2012년부터 후르그라(그래놀라 브랜드) 제품 리뉴얼 후 시장을 리드하고 있다. 2위는 일본 최고의 라면 회사인 니신의 제품인 ‘고롯토 그래놀라’다.

고롯토는 크고 무거운 것이 움직이는 모양을 뜻하는 일본어로 제품명대로 큰 원물이 특징이다. 반면 글로벌 시리얼 강자인 켈로그가 그래놀라 시장에서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우리나라로 따지면 롯데제과, 오리온, 농심, 삼양라면 같은 회사들이 그래놀라 시장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오리온이 시리얼 시장, 그중 그래놀라에만 뛰어든 것은 일본에서와 같은 시리얼 시장의 변화가 국내에서도 재연될 수 있다는 생각 때문이다. 오리온 측은 시리얼 중 뮤즐리보다 그래놀라를 선택한 것에 대해 “소비자 조사를 통해 굽는 과정을 거친 그래놀라가 맛과 바삭한 식감 부분에서 국내 소비자들의 호감을 얻었다”면서 “제과 선진국인 일본 그래놀라 시장의 성장을 보고 그래놀라 제품을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동서식품과 농심켈로그도 일찌감치 그래놀라 제품을 시장에 내놨다. 전 세계적으로 그래놀라 시장이 커지는 것을 감지하고 한국에서도 제품을 출시한 것. 2008년 동서가 처음으로 한국형 그래놀라를 발매했고 농심켈로그도 2013년 그래놀라 제품을 내놨다. 하지만 주로 콘플레이크에 그래놀라를 섞은 제품이었다. 최근 그래놀라에 대한 관심이 더 커지면서 포스트와 켈로그의 신제품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동서식품은 지난해 그래놀라 함량을 높인 ‘골든 그래놀라’를 출시했다. 농심켈로그는 지난 3월 시리얼에 동결건조공법을 적용한 ‘고소한 현미 그래놀라’를 내놨고 올해는 커피를 시리얼에 접목한 ‘모카 그래놀라’를 내놨다.



▶오리온 제품, 품질 높지만 가격 비싸

오리온은 기존 그래놀라 제품과 명확히 구별되는 차별포인트를 내세우고 있다. 기존 그래놀라 제품들이 콘플레이크를 혼합한 제품인데 반해 오리온 그래놀라는 100% 그래놀라로만 구성되어 있다. 또한, 큼직한 자연원물을 그대로 살렸다. 그래놀라의 특성상 단맛이 강한데 최대한 은은한 자연의 맛을 내도록 노력했다. 소비자들도 품질에 대해서 호평을 보내고 있다. 여기에 오리온은 농협과 손잡고 ‘국산 농산물 소비’라는 대의를 내세우고 있다. 두 회사는 2015년 9월 MOU를 체결하고 농협이 51%인 317억원을, 오리온이 49%인 305억원을 투자해 오리온농협을 설립했다. 경남 밀양에 세운 그래놀라 전용 생산공장에서 오리온 오! 그래놀라가 생산되고 있다. 과일 그래놀라에 사용되는 과일로 국산딸기와 사과를, 검은콩 그래놀라에서도 100% 국산콩을 사용했다.

특히 쌀 소비 확대가 오리온농협의 중요한 목표다. 농협이 오리온과 손을 잡은 것은 특히 공급과잉 상태인 쌀 소비를 늘리기 위한 목적이 컸다. 밀양 공장에서는 그래놀라뿐 아니라 쌀가루도 함께 생산된다.

오! 그래놀라에는 쌀가루를 사용해 바삭함을 살리고 있는데 쌀이 전체 제품 원료의 15% 정도를 차지하고 있다. 쌀가루를 사용하기 때문에 경쟁 제품보다도 더 바삭하다는 것이 오리온 측의 설명이다.

허인철 오리온그룹 부회장은 7월 3일 마켓오 ‘오! 그래놀라’ 출시 기자간담회에서 “지금 시리얼과 그래놀라로 대변되는 간편대용식 시장은 켈로그나 포스트 같은 외국기업들이 석권하고 있다”면서 “농협의 우수한 원물 공급능력과 유통망, 오리온의 원물가공기술력과 전 세계 시장 장악력을 감안하면 두 회사의 제품이 충분히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래놀라가 포함된 마켓오 네이처를 5년 안에 연 매출 1000억원의 브랜드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오리온 그래놀라의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바로 높은 가격이다. 마켓오 오! 그래놀라는 소비자가격이 경쟁제품 대비해 20~40% 정도 높다. 같은 가격이어도 양이 20~40% 정도 적다는 뜻이다. 오리온은 과거에도 ‘닥터유’ ‘마켓오’ 브랜드를 내세워 높은 품질의 프리미엄 제품을 내놓은 적이 있으나 시장을 크게 키우지 못하고 정체상태에 머무르고 있다. 과자는 저렴하다는 인식 때문에 높은 가격을 지불하기 꺼려하는 소비자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시리얼도 국내에서는 고가라는 인식이 크지 않기 때문에 비슷한 장벽에 부딪힐 수 있다. 켈로그와 포스트라는 시리얼 시장의 강자들과 경쟁해야 하는 것도 쉽지 않은 부분이다.

양사 모두 그래놀라제품군을 강화하고 있어서 그래놀라 시장을 두고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으로예상된다. 동서식품 관계자는 “경쟁을 통해 그래놀라 제품군이 알려지고 시장이 성장한다면 좋은 일”이라면서 “오리온이 그래놀라 시장에 뛰어든 것을 나쁘게만 보고 있지는 않다”고 설명했다.



▶그래놀라 어떤 제품이 있나

오리온 오! 그래놀라는 ‘과일’ ‘검은콩’ ‘야채’의 3개 제품군으로 나눠져 있다. 과일은 국산딸기, 국산사과, 코코넛, 크랜베리 등이 들어있다. 비타민E가 풍부하며 달지 않고 상큼한 사과즙 맛이 난다. 검은콩은 검은콩 외에 노란콩과 푸른콩이 골고루 섞여 있으며 콩의 특성상 단백질이 풍부하다. 맛은 콩고물처럼 달지 않고 고소하다. 야채는 단호박·고구마·그린빈·국산옥수수가 원물로 들어 있으며 철분이 풍부한 것이 특징이다. 단호박즙을 넣어 달지 않고 부드러운 맛이다.

각 그래놀라는 제품별 콘셉트와 원물을 유지하면서 ‘바’ 제품으로 만들었다. 무화과베리바, 검은콩바, 단호박고구마바 3종류다. 닥터유 에너지바로 성공을 거둔 오리온의 노하우가 담겼다.

9월에는 그래놀라는 아니지만 ‘파스타칩’이 출시될 예정이다. 파스타를 과자형태로 만든 것으로 머쉬룸크림과 어니언스파이스 두 종류이며 여기에도 쌀가루가 사용된다.

동서식품의 대표 그래놀라는 ‘골든 그래놀라 아몬드빈’, ‘골든 그래놀라 후르츠’, ‘골든 그래놀라 크런치’ 등의 제품이 있다. 골든 그래놀라는 후레이크를 첨가하지 않은 그래놀라 제품군이다. 포스트 ‘골든그래놀라 아몬드빈’은 귀리 등 5곡으로 만든 그래놀라에 아몬드, 검은콩, 흰콩을 첨가한 제품이며 콩분말을 첨가했다.

‘후르츠’는 5곡 그래놀라 77.8%에 딸기, 사과, 크렌베리 등 다양한 건조과일을 첨가하여 만든 제품이고 ‘크런치’는 그래놀라에 아몬드 피칸 등 견과류를 넣은 제품이다. 농심켈로그의 대표 그래놀라는 ‘리얼 그래놀라’다. 귀리, 쌀, 밀, 옥수수와 코코넛을 섞어 구운 그래놀라가 70% 함유되어 있다. 이외에도 사과, 딸기, 바나나, 크랜베리, 건포도 등 과일이 들어있다.


최근에는 한정판 그래놀라 제품을 내놨다. 지난 봄에는 ‘체리 블러썸 그래놀라’를 내놓은 데 이어 올해 8월에는 ‘모카 그래놀라’를 한정판으로 내놨다. 귀리, 통밀, 보리, 쌀, 옥수수 등 다섯 가지 통곡물 그래놀라에 초콜릿과 커피가 만나 빚어 낸 모카 큐브를 넣었다.

[이덕주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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