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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자체도 뛰어든 간편결제 전쟁…2020년에는 신용카드 밀어낼 듯
기사입력 2018.08.30 08:17:06 | 최종수정 2018.09.04 17: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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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직장인 정현숙(36) 씨는 지난해 네이버페이에 가입했다. 네이버에서 쇼핑할 때 편리하게 네이버페이를 사용하던 중 화장품 모바일 앱에서 아이템을 구매하려 하니 네이버페이를 사용할 수 없었다. 네이버페이와 제휴가 안 된 곳이었다. 정 씨는 할 수 없이 그 앱과 제휴된 다른 간편결제 NHN엔터 페이코에 가입했다. 네이버페이, 페이코 간편결제 두 가지 서비스나 있었지만 이걸로 모든 쇼핑이 가능하지 않았다. 카카오톡에서 선물할 일이 생기자 카카오페이에 가입해야 했다. 이렇게 쇼핑을 할 때마다 지원되는 간편결제를 가입하다 보니 정 씨가 가입한 간편결제는 어느덧 10여 종에 이르렀다.

문제는 이뿐만 아니었다. 이렇게 많은 간편결제가 오프라인에서는 무용지물이었다. 되는 곳보다 안 되는 곳이 많았다. 커피숍 등 일부 프랜차이즈에서는 카카오페이가 됐지만 전통시장에서는 결제할 수 없었다. 페이코는 특정 베이커리에서 결제가 됐지만 근처 음식점에 가니 ‘페이코 결제는 받지 않는다’고 했다.

정 씨는 “간편결제라는데 전혀 간편하지 않다. 매장마다 지원하는 결제수단이 다르고, 되는 곳보다 안 되는 곳이 더 많다”면서 “온오프라인에서 불편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서비스를 언제쯤 사용할 수 있냐”고 분통을 터뜨렸다.



▶업체들 범용성 확대 적극 투자

정 씨처럼 간편결제를 사용하다가 ‘범용성’ 부족한 서비스에 답답함을 느낀 경험이 한 번쯤 있을 것이다. 그러나 올해부터 이러한 불편은 줄어들 전망이다. 간편결제 서비스 업체들이 오프라인 범용성 확보에 적극적 투자를 하고 있다. 카카오페이, NHN 페이코는 올 초부터 오프라인에서 범용성 확보를 위한 경쟁에 돌입했다. 여기에 서울시가 운영하는 간편결제 가칭 ‘서울페이’를 비롯해 지방자치단체들이 오프라인 중소상공인이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를 내놓겠다고 밝혔다. 오프라인 분야에서는 기존 가게에 설치된 카드 단말기와 호환되는 삼성페이가 선두를 달리고 있지만, 페이코 등 다른 간편결제 서비스가 맹추격하면서 700조 규모 오프라인 결제 시장의 판도 변화도 예상된다.

페이코는 올 초부터 편의점, 커피전문점 등 프랜차이즈 업체를 중심으로 오프라인 가맹점을 늘리고 있다. 롯데리아, 엔제리너스커피, 크리스피 크림 도넛, 중식 프랜차이즈 홍콩반점0410, 화장품 매장 네이처리퍼블릭 등 14만 가맹점을 확보했다. 이용자는 페이코 앱에서 ‘오프라인 결제’ 선택 시 생성되는 바코드를 매장에 제시하면 된다.

페이코 오프라인 범용성은 삼성페이와 제휴로 더욱 강화됐다. 페이코는 최근 삼성페이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탑재해 삼성페이 결제를 지원한다고 밝혔다. 삼성페이가 가능한 단말기는 오프라인 매장에서 페이코 앱으로 결제할 수 있다. 페이코 앱에서 바코드 결제와 삼성페이 결제 두 가지 버튼이 있는데 이 중 삼성페이 결제를 누르면 된다. NHN페이코는 삼성페이와 협업을 통해 올해 5조원까지 거래액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카카오, 오프라인 가맹점 공격적으로 늘려

카카오도 오프라인 가맹점을 공격적으로 늘리고 있다. 카카오는 지난 1년 동안 가맹점 수를 2500여 개에서 5배로 늘렸다. CU·이니스프리·탐앤탐스 등 전국 1만6700여 매장에서 이용할 수 있다. 카카오는 순차적으로 가맹 파트너를 추가해 연내 20만 가맹점 결제를 도입할 계획이다.

소상공인 점포도 확대하고 있다. 소상공인 점주가 간편하게 결제기를 설치할 수 있는 QR코드 방식을 도입해 점주들이 결제 수단을 추가할 때 드는 비용 부담을 줄였다. 카카오는 지난 5월 QR코드 기반의 오프라인 결제 서비스를 시작했는데 약 두 달 반 동안 8만 곳 넘는 가맹점이 가입했다. 카카오는 이러한 속도면 카카오페이 QR코드 지원하는 매장이 연내 20만 곳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용자는 카카오톡 ‘더보기’에서 ‘매장결제’ 메뉴를 선택하면 된다. 안드로이드, iOS 모두 지원하며 카카오톡 최신 버전(7.1.7)으로 업데이트한 만 14세 이상 고객 누구나 이용할 수 있다.



▶지자체도 잇달아 뛰어들어

오프라인 결제 확대에 지자체도 뛰어들었다. 서울시는 간편결제 사업자 및 시중은행과 손잡고 서울시내 중소 점포에서 사용할 수 있는 ‘서울페이’(가칭)를 출시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를 위해 네이버, BC카드, 카카오페이, 페이코, 한국스마트카드 5개 결제 플랫폼 사업자, 신한은행, NH농협은행, 신용협동조합중앙회, IBK기업은행, 우리은행, 케이뱅크 등 11개 은행과 ‘소상공인 수수료 부담 제로 결제서비스’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었다.

서울시가 먼저 서비스 운영의 첫발을 떼고, 부산광역시, 인천광역시, 전라남도, 경상남도 4개 광역지자체도 연내 시범운영에 들어간다. 이 모델을 2020년까지 전국으로 확산해 나간다는 목표다.

소상공인 점주는 지자체가 제공하는 QR코드 키트로 결제 수단을 구축하면 된다. 이용자는 지자체 간편결제 앱을 켜고 QR코드를 열어서 결제할 수 있다. 이용자 계좌에 연결된 금액이 점주 계좌로 빠져 나가는 방식이어서 점주 입장에서는 수수료가 없다. 또한 서울시는 간편결제 사용 금액에 대해 소득공제 40% 혜택을 주겠다고 밝혀 소비자 입장에서는 신용카드를 쓰는 것보다 이득이다.

은행권도 가만히 있지 않다. 은행권은 내년 상반기에 은행 기반 모바일 직불 서비스를 내놓는다. 스마트폰에 설치한 애플리케이션(앱)으로 QR코드를 찍으면 소비자의 은행계좌에서 판매자의 계좌로 돈이 이체되는 시스템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IT업계는 신용카드로 고착화된 결제시장이 올해를 기점으로 모바일페이 중심으로 전환할 것으로 기대한다. 국내 결제시장은 1990년대 현금 위주에서 2000년대 신용카드, 체크카드로 전환된 뒤 20년 가까이 신용카드 중심으로 유지됐다. 우리나라 1인당 평균 카드보유 수는 3.6개, 연간 신용카드 이용금액은 627조원(지난해)이었다.

모바일 시대가 접어들면서 엄청난 편의성을 갖춘 간편결제가 등장했지만 신용카드 중심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데는 역부족이었다. 간편결제는 스마트폰에 신용카드나 체크카드 정보를 한 번 입력하면 공인인증서 인증 없이 스마트폰이나 앱(응용 프로그램)으로 결제할 수 있는 서비스다. 그러나 이러한 편의성은 부족한 범용성의 한계를 뛰어넘지는 못했다. 작년 국내 간편 결제 서비스 거래액은 40조원으로 2016년(11조7810억원)보다 3배 이상 성장했지만 대부분 온라인에 그쳐 있었다.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 규모에 비하면 간편결제 비중은 미미한 수준이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국내 오프라인 신용카드 결제 규모는 700조원으로 80조원 수준의 온라인 결제 시장의 9배에 달한다.

간편결제 확산의 변수는 번거로움을 줄이고 범용성을 확보하는 데 달렸다는 의견이 나온다. 일부에서는 QR코드나 바코드 방식이 불편하다고 한다. 신용카드는 지갑에서 꺼내거나 지갑을 대면 되지만, 간편결제는 스마트폰을 켜고 앱을 켜고 QR코드를 노출시켜야 한다.

IT기업 관계자는 “그동안 간편결제를 쓰고 싶어도 지원하는 오프라인 매장이 적었다. QR코드나 바코드 등 간편결제를 받는 가맹점이 많아질수록 간편결제 업체들이 서비스를 고도화할 것이다. 소비자가 최대한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간편결제 위젯을 만드는 방식 등 편의성을 높이는 방안은 다양하다”면서 “이제는 사용자 경험(UX) 경쟁이 벌어질 것”이라고 했다.

또 다른 IT 기업 관계자는 “결제 방식은 습관이다. 간편결제의 편리성을 경험한 사람이 번거로운 신용카드로 돌아가기는 힘들 것”이라면서 “앞으로 3~5년간은 신용카드와 신종 페이가 공존하다 2020년대엔 스마트폰 결제가 중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잠깐용어 QR코드 결제방식 스마트폰 앱으로 판매자의 QR코드를 찍어서 결제하는 방식이다. 구매자 은행 계좌에서 판매자 은행 계좌로 바로 돈이 넘어가는 구조다. 카드망을 거치지 않아 가맹점 수수료도 없다.

[이선희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6호 (2018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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