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年 10조 구글·애플 앱 마켓-유료앱 먹통 환불에 소비자 분통
기사입력 2018.06.29 10:2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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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례1. 직장인 최현재(가명·37) 씨는 데이트를 주선하는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유료 데이트 쿠폰 20만원어치를 구글플레이에서 결제했다. 그러나 일시적 오류로 아이템이 작동하지 않아 서비스를 받을 수 없었다. 화가 난 최 씨는 바로 개발사에 메일을 보내 환불을 요청했지만 개발사는 “결제 권한은 구글플레이에 있으니 구글에 환불을 요청하라”고 답변했다. 이어 최 씨는 구글플레이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구글은 “자체 환불 규정에 맞지 않는다. 개발사에 문의하라”며 환불을 거절했다. 최씨는 “개발사에 재차 문의하니 그다음부터는 연락이 닿지 않았다”며 “구글은 연락도 제대로 안 되는 업체의 앱을 결제가 가능하도록 등록시켜 놓고 막상 문제가 생기니 모른 척한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사례2. 초등학교 1학년 자녀를 둔 주부 김은정(가명·40) 씨는 최근 카드 명세서를 받고 깜짝 놀랐다. 모바일 결제 비용으로 900만원이 지출된 것이다. 자초지종을 파악했더니 아이가 구글플레이에서 게임 아이템을 900만원어치 결제한 것이다. 김 씨는 “아이가 부모 폰을 사용할 때가 많다. 구글플레이에서 미화로 결제가 되는데 금액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아이들은 좋은 아이템이 나올 때까지 계속 결제 버튼을 누른다”면서 “저희 아이가 한 달 사이 900만원이 넘는 결제를 하는 동안에 단 한 번도 카드사는 물론이고 게임사, 구글 쪽에서는 부모 동의를 받은 일이 없었다”고 황당해했다. 김 씨는 구글 측에 환불을 요청했지만 구글은 아이가 부모 동의 없이 결제했다는 사실을 입증해 달라며 환불을 거절했다. 김 씨는 “미성년자의 무분별한 모바일 결제를 막을 방지책을 플랫폼사가 마련해야 한다. 이러한 대책 없이 결제를 방치하는 것은 소비자의 피해만 키울 것”이라고 했다.

최근 방송통신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앱마켓 결제 관련 민원이 85만3164건에 달하면서 전년 대비 43% 급증했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애플 앱스토어 등 스마트폰을 통한 앱 구입과 결제 등 국내 앱마켓 시장이 연 10조원 규모로 급증한 가운데 발생한 현상이다. 특히 유료로 구매한 아이템이 오작동하거나, 본인 허락 없는 무단 결제에도 불구하고 환불을 받지 못해 발생하는 민원이 대부분이다.

현행 규정상 환불 최종 주체는 구글, 애플 등 앱 마켓을 운영하는 플랫폼 사업자다. 구글과 애플은 자사에 입점한 유료 앱 자체 구매와 앱 안에서 이뤄지는 아이템 구매 등 결제 작업을 전담하기 때문에 환불 절차도 수행한다. 구글은 구매 48시간 이내 환불 요청은 자사 정책에 따라 심사하고, 48시간 이후 환불은 개발사와 조율해서 결정한다. 애플은 모든 환불 요청은 내부적으로 정한 방침에 따라 진행한다. 하지만 환불 등 소비자 보호 규정은 주먹구구여서 피해가 커지고 있다.

구글과 애플 등 앱마켓 사업자들은 결제를 최종 수행하는 주체여서 책임을 져야 하지만 환불 규정을 모호하게 유지하며 책임을 거부하고 있다. 구글 측은 “구매한 상품이 기대한 것과 다르거나, 제대로 작동하지 않거나, 구매 후 변심으로 환불을 원하는 경우에 환불을 요청할 수 있으며 환불이 되면 메일로 결과를 알려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어떠한 기준을 충족해야 환불이 되는지는 밝히지 않고 있다. 또한 보호자 동의 없는 미성년자 결제에 대해서는 ‘65일 이내 미승인 결제는 환불 가능하다’고 밝히지만 실제 본인 동의 없이 실수로 결제가 이뤄진 점을 소비자가 입증해야 하기 때문에 환불을 받는 경우는 거의 드물다.

원래 환불 자체를 불허해 온 구글과 애플은 2014년 공정위로부터 ‘불공정 약관’ 지적을 받은 후 환불이 가능하도록 약관을 바꿨지만 그 이후에도 실제 소비자의 피해를 보호하고 있지는 못하는 셈이다.

한 게임 개발사 대표는 “구글이나 애플이 자사 정책에 따라 환불을 결정하면 우리가 환급을 하는데, 그 기준은 우리도 모른다. 오픈마켓 환불 시스템은 플랫폼별로 달라 같은 사안이라도 어떤 이용자는 환불받고, 일부 이용자는 정당한 이유에도 환불받지 못하는 일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개발사는 “어떤 때는 우리에게 환불 여부를 문의하고, 어떤 때는 앱마켓이 자체 결정한 환불 내용을 통보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모바일 플랫폼에서 콘텐츠를 구매한 후 환불을 받지 못할 경우 이용자들은 피해를 구제하기 위해서는 한국콘텐츠진흥원 내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서 분쟁 조정 신청을 할 수 있다. 분쟁조정 위원회는 조정신청 접수 후 7일 이내 사건 담당자를 배정하고 신청인의 신청내용과 함께 분쟁조정참여권고서를 피신청인에게 송부하며, 답변이 회신되면 신청인에게 이를 통지한다.

조정회의는 대면회의, 서면회의로 진행되며 신청인이 미성년자인 경우에는 법정대리인의 동의가 필요하다. 조정사건 처리기간은 최대 60일로 진행과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조정사건의 진행현황은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홈페이지 메뉴 상단에 조정신청→신청현황에서 확인이 가능하다.

지난 한 해 동안 한국콘텐츠진흥원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접수된 콘텐츠 이용 관련 상담은 총 5688건으로 전년도보다 21% 증가했다. 상담 유형별로는 ‘결제취소’와 ‘정보제공 요청’이 19%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했으며, ‘미성년자 결제’가 12%로 뒤를 이었다. 스마트폰 개통 시 통신사별 결제 한도 설정 등 제도가 보완됐음에도 불구하고 미성년자 결제 관련 민원은 2016년보다 오히려 2%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피해 대부분이 ‘게임’ 관련 민원이었다. 아이가 부모 명의의 스마트폰을 가지고 놀다가 부모의 동의 없이 아이템을 구매한 사례부터 게임 이용자가 미사용 게임 아이템의 환불을 거절당한 사례 등, 모바일 게임 이용이 폭발적으로 늘면서 다양한 분쟁이 발생하고 있다고 콘텐츠조정위원회 측은 전했다.



▶미성년자가 부모 몰래 한 결제 환불 어려워

가장 빈번하게 발생하는 콘텐츠 상담 사례를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 상담집에서 발췌했다. ‘미성년자가 부모 명의의 스마트폰으로 모바일 결제를 할 경우 환불받을 수 있을까?’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에 따르면, 부모 명의의 스마트폰에서 결제가 이루어진 경우에는 취소가 어려울 수 있다. 미성년자가 부모 명의의 스마트폰을 사용하는 경우, 미성년자 결제 여부를 확인하기 어려워 일반적으로 환불이 어렵다.

온라인게임 표준 약관 제18조는 미성년자인 회원의 결제 시 부모 등 법정 대리인의 동의를 얻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을 뿐 부모의 스마트폰으로 자녀가 결제한 사항에 대해서는 규정하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는 부모 명의의 스마트폰에서 발생한 결제는 취소할 수 없다는 것으로 해석할 여지가 많다는 것이다.

다만 미성년 자녀가 부모의 동의 없이 결제를 했을 경우, 게임사에 결제취소를 주장할 수 있다. 그러나 얼굴을 직접 보지 않고 하는 온라인 거래의 특성상 미성년자가 결제하였음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에 게임사에 환불을 요구하기 어렵다.

‘모바일 게임을 하면서 갑옷을 구매했는데 단순 변심에 의해 환불을 받고 싶다. 7일이 지나지 않았는데 환불이 가능할까’

답변은 ‘취소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소비자가 사용해서 그 아이템의 가치가 현격하게 감소한 경우에는 환불이 불가능하지만, 일반적으로 환불이 가능하다.

‘게임을 하다 실수로 아이템을 구매해 바로 환불요청을 했다. 상품 안내에는 청약철회가 가능한 상품이라고 쓰여 있었지만 게임사에서는 우편함에 아이템이 배송됐다는 이유로 환불을 거부하고 있다. 사용하지 않고 우편함에 그대로 있는데 환불을 받을 수 없을까?’

답변은 “어려울 것 같다”이다. 이용자가 모바일 오픈마켓에서 실수로 콘텐츠를 구입하였을 경우 환불을 받을 수 있는 방법 중 하나는 민법상 의사표시의 착오를 주장하여 당해 계약을 취소하는 것이다. 착오를 이유로 취소하기 위해서는 이용자가 착오에 의하여 계약을 체결하였다는 것을 증명하여야 하는데, 착오가 있었다는 것을 증명하기가 쉽지 않으며 중과실이 있는 경우에는 취소할 수 없기 때문이다.

‘게임에서 확률형 아이템을 300만원어치 결제했지만 원하는 아이템은 나오지 않았다.
이럴 경우 환불을 요구할 수 있을까’

콘텐츠분쟁조정위원회는 “현실적으로 어렵다”고 답한다. 게임 아이템의 확률에 대하여 구체적인 규제 규정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사행성 게임에 대해서는 ‘사행행위 등 규제 및 처벌 특별법’ ‘게임산업진흥에 관한 법률’ 등이 적용되는데 이러한 법률은 게임 확률형 아이템에 대한 구체적인 규제 규정을 두고 있지는 않기 때문에 확률형 아이템이 아주 낮은 확률을 설정한 것을 법률 위반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이선희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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