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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층 빌딩 옆 뜨는 송리단길-롯데월드몰 인근 이색카페 줄줄이 인스타그램도 반한 ‘핫’ 플레이스
기사입력 2018.05.04 09:5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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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구 이태원동 경리단길이 뜨면서 젊은 세대들이 몰리는 트렌디한 가게가 많은 지역에 ‘리단길’을 붙이는 것이 유행이 되었다. 망리단길(망원동+리단길), 중리단길(중림동+리단길) 등이 대표적이다.

지난해 새롭게 등장한 것이 ‘송리단길’이다. 송파동에 리단길이 붙었다. 정확히는 서울 송파구 석촌호수 동호 남쪽의 백제고분로 45길 주변을 부르는 말이다. 지난해부터 이곳에 매력적인 카페와 개성 있는 가게들이 생기면서 젊은이들이 몰려들었다.

송리단길의 탄생은 2014년에 석촌호수변에 완공된 ‘롯데월드몰’의 영향이 크다. 서울시내 최대규모 복합쇼핑몰이 들어서면서 2014년 ‘러버덕’을 시작으로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이벤트가 많이 열렸다. 이때부터 석촌호수 주변으로 젊은층이 많이 유입되었는데 이들의 취향에 맞는 가게들이 상대적으로 저렴한 송리단길 쪽에 생겨났다. 이런 가게 주인들이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서 ‘#송리단길’이라는 태그를 사용하기로 했고, 손님들도 이를 사용하면서 송리단길이라는 단어가 본격적으로 사용되기 시작했다. 4월 18일 현재 인스타그램에서 사용된 #송리단길 태그는 2만 개를 넘었다. 최근에는 언론에서 송리단길을 소개하기 시작하면서 더 많은 사람들이 송리단길에 모여들기 시작했다.

송리단길에 유명한 가게들의 대부분이 지난해 만들어졌다는 것은 ‘송리단길’이라는 곳 자체가 자연스럽게 형성된 상권이라기보다는 만들어졌다는 증거다. 일부에서는 ‘송리단길’이 만들어졌다는 점에서 마케팅의 결과물이라는 비판도 한다. 하지만 이처럼 골목상권을 적극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은 최근 ‘리단길’들의 특징이기도 하다. 지역을 대표하는 몇몇 가게가 유명세를 타면서 유동인구가 늘어나고 이를 쫓아 다른 ‘힙’한 가게들이 새롭게 생기는 것이 전형적인 패턴이다. 송리단길은 이 같은 패턴이 본격적으로 선순환을 만들기 시작하는 모습이다.

최근 송리단길에서 눈에 띄는 현상은 유명 맛집들의 분점이 생기는 것이다. 멕시칸 음식을 파는 ‘갓잇(GOD EAT)’은 원래 강남구 대치동 도성초교사거리에 처음 문을 열었다. 두 번째 매장이 송리단길에 생겼는데 1호점 이상으로 잘되고 있다. 성수동 서울숲에 처음 문을 연 분식집 ‘서울스낵’도 송리단길에 두 번째 가게를 열었다. 직영이 아니라 가맹점이다. 아보카도 버거로 큰 인기를 얻은 이태원 ‘다운타우너(Downtowner)’도 잠실에 3호점을 연다.

어느 정도 실력이 검증된 맛집들이 들어온다는 점은 송리단길의 상권이나 임대료가 매력적이라는 뜻이다. 송리단길을 찾는 손님들의 코드가 이런 가게들과 어느 정도 맞기 때문에 성공할 자신이 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가배도

▶9호선 개통, 강남 유일 골목상권 등 장점 많아

송리단길의 가장 긍정적인 부분은 앞으로 상권이 더 커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다. 가장 큰 호재는 오는 올해 10월 9호선 지하철역이 방이사거리에 생긴다는 것이다. 지금은 송리단길에 지하철로 가려면 2호선 잠실역이나 8호선에서 내려 5~10분 정도 걸어가야 한다. 하지만 9호선 지하철역에서는 출구로 나오면 바로 송리단길이 나온다. 송리단길의 주 고객이 20대라는 점에서 더 많은 사람이 몰릴 가능성이 있다. 9호선이 강남, 여의도를 연결하는 황금노선이라는 것도 강점이다.

롯데월드몰과 석촌호수 등 유동인구가 많다는 점도 송리단길의 경쟁력이다. 잠실역은 대형쇼핑몰, 테마파크(롯데월드), 호수공원이 서울 한복판에 몰려 있어서 사람들을 ‘블랙홀’처럼 끌어들인다. 지난해 석촌호수 벚꽃축제기간에는 870만 명이 이 일대를 찾았다. 이 중 일부만 송리단길을 찾아도 많은 고객들이 유입된다. 보통 대형쇼핑몰이 인근 골목상권에 타격을 주는 것과 달리 송리단길은 오히려 긍정적인 요소가 되고 있다.

최근에는 외국인 관광객들도 늘어나고 있다. 면세점·쇼핑몰·호텔이 있는 롯데월드몰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가까운 송리단길을 찾는 것이다. 요즘은 외국인들도 인스타그램을 통해서 한국의 맛집을 찾을 수 있기 때문에 서울의 ‘힙’한 곳을 찾는 관광객들이 스스로 찾아오는 경우가 많다는 설명이다.

송리단길이 강남에서는 거의 유일한 골목상권이라는 것도 장점이다. 경리단길, 망리단길, 익선동 등 골목상권으로 유명한 곳들은 대부분 강북에 위치해 있다. 이는 비싼 임대료 때문이다. 송리단길은 이용인구가 많은 2호선에 가깝기 때문에 강남지역에 거주하는 젊은이들이 강북 대신 방문할 가능성이 높다.

송리단길의 가장 큰 위험요소는 젠트리피케이션 가능성이다. 기자가 방문한 날도 송리단길 이곳저곳에서 공사가 벌어지고 있었다. 송리단길의 한 카페주인은 “지난해 무권리금으로 들어왔던 가게 중에는 권리금이 1억원이나 뛴 곳도 있다”면서 “가게를 내고 싶어도 자리가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권리금이 평균 5000만원 이상에 형성되어 있다.

송리단길은 1층을 주차장으로 쓰는 빌라가 많아서 실제로 1층 상가로 활용할 수 있는 건물이 많지 않다는 것도 급격한 임대료 인상이 예상되는 이유다.

이상혁 상가정보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송리단길은 아직 임대료가 높은 편은 아니지만 신규상가 공급이 한정된 상황이어서 임대료 및 권리금이 단기간에 급등할 수 있다”면서 “이곳에서 창업을 한다면 프랜차이즈보다는 개성적인 가게를 내야 하기 때문에 아이템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반면 건물에 대한 투자를 한다면 향후 임대료 및 건물가치 상승이 예상된다.

이 선임연구원은 “도로가 좁고 주차공간이 부족한 것이 송리단길의 가장 큰 단점”이라면서 “무엇보다 인도와 차도가 명확히 구분되지 않는다는 점이 아쉽다”고 평가했다.



▶송리단길에는 어떤 가게가 있나

송리단길 매장들은 아직 깊이가 없다는 지적도 많다. 맛과 실력보다는 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세련된 인테리어와 눈이 즐거운 음식들이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인스타그래머블(instagrammable·인스타그램에 올리기 좋은 것이라는 의미)’이 최근 2030세대뿐 아니라 사회전반적인 트렌드라는 것을 감안하면 오히려 그 점이 송리단길이 매력적인 이유다.

송리단길에 있는 매장들은 아직 ‘카페’가 주를 이룬다. 일본, 발리, 프랑스 등 세계여행을 하듯 다양한 콘셉트의 카페가 자리를 잡고 있다. ‘가배도(伽拜島)’가 가장 널리 알려져 있는 카페다.

‘가배도’는 미리 위치를 파악해서 가지 않으면 찾을 수 없을 정도로 눈에 띄지 않은 곳에 있다. 20세기 초 커피가 처음 한국에 들어왔을 때의 명칭인 ‘가배’로 가게명을 지었는데, 인테리어 콘셉트도 일제시대 경성이다. 어딘가 일본 느낌이 난다. 가배도라는 이름과 달리 커피가 특별히 맛있는 것은 아니지만 독특한 분위기를 즐기는 것만으로 만족스럽다.

카페스미냑은 ‘스미냑’이라는 이름대로 발리 콘셉트다. 달달한 카페메뉴와 두부처럼 생긴 딸기케이크가 인기다. 애완동물 동반이 가능하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오뗄드니엔떼’는 앤틱 콘셉트의 프랑스 느낌 카페다. 프랑스에서 그대로 떼온 듯한 대문이 인스타그램 인증용으로 유명하다. 사탕수수로 만든 크림이 올라간 커피를 파는 ‘카페마달’은 통유리창이 유명한 유럽 빈티지풍의 카페다.

‘커피렉’은 원두커피 로스팅 회사인 커피렉에서 운영하는 카페다. 원래는 사무실 겸 연구소였는데 송리단길이 뜨면서 아예 카페를 만들었다. 커피렉은 우리나라 바리스타 1세대라고 할 수 있는 안재혁 바리스타가 만든 회사다. 커피만큼은 제대로라는 분위기를 풍긴다.

간판 하나 없이 로고(코니컬)만 달랑 붙어 있어서 문 앞에 있어도 ‘이곳이 맞나?’ 찾아보게 된다. 식당으로는 2014년부터 송리단길에 있었던 ‘만푸쿠’가 유명하다. 사케동(연어덮밥)이 대표 메뉴로 식사시간에 가면 항상 사람들의 긴 줄을 발견할 수 있다. 촌스러운 인테리어와 달리 맛에서는 인정을 받은 가게다.

‘니엔테’는 송리단길을 활성화시킨 주역 중 하나인 정희진 니엔테 컴퍼니 대표가 지난해 2월 송리단길에 처음 문을 연 이탈리아 식당이다. 그는 8월에 가정식을 파는 ‘미자식당’을 열었고 올해 1월에 ‘오뗄드니엔테’를 열었다. 라라브레드도 지난해 송리단길에 문을 연 베이커리다. ‘타르타르’라는 디저트 카페 프랜차이즈를 운영하는 ‘바로만든’의 직영매장이다. 딸기토스트와 연어샌드위치가 유명한데 최근에는 광주 송정역에 2호점을 냈다. 튜브에 들어있는 잼을 직접 식빵에 발라서 먹어볼 수 있다. 라라브레드 바로 건너편에 있는 ‘미엔아이’는 대만식 우육면을 파는 가게로 올해 3월에 문을 열었다.

‘서울리즘’은 요즘 유행하는 루프탑 바다.
대로에 위치한 예스빌딩의 1층에 커피숍이, 6층에 루프탑바가 있다. 롯데월드몰 타워가 한눈에 보이는 것 때문에 명소가 됐다. 다만 장소가 협소해 6층 자리를 차지하는 것이 쉽지 않다.

[이덕주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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