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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맞아 커지는 음료 신시장 3천억 차음료, 생수·커피에 도전장
기사입력 2018.05.04 09:57: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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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철에 접어들면서 차(茶) 음료 시장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대목인 여름을 겨냥해 업체마다 신제품을 내놓고 생수와 커피, 청량음료 등 다른 마실 거리와 경쟁 채비를 갖추고 있다. 국내 생수시장 규모가 오는 2020년 1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등 무한질주를 계속하고 있는 가운데 보리차, 헛개차, 옥수수수염차 등으로 대표되는 차음료 시장도 올해 처음으로 3000억원이 넘는 판매를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데이터정보업체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차음료 판매액은 2924억원에 달해 향후 1~2년 내에 3000억원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온라인 전용 제품을 합쳐 출시되는 차음료 제품은 이미 100개가 넘는다. 갈증 및 숙취 해소부터 항산화 효과까지 웰빙과 건강 기능을 강조하면서 차음료 시장은 다양해지고 있다.



▶웰빙과 건강기능 강조하며 제품 다양화

그동안 콜라나 사이다 등 청량음료나 커피에 한참 밀렸던 차음료가 이들을 대체할 수 있는 제품으로 떠오르고 있는 이유는 차음료가 갖고 있는 구수한 맛과 함께 차 특유의 건강 기능성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식품업계는 ‘카페인 없는 보리차’ 등 건강과 웰빙을 내세운 차음료가 커피나 청량음료 시장을 바짝 따라붙으면서 매년 격차를 좁혀갈 것으로 보고 있다. 여기에다 생수 판매가 늘어나면 차음료 수요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지만 현실에선 생수 시장이 커지자 차음료를 견인하는 효과마저 내고 있다. 생수를 마시는 고객층 일부가 좀 더 비싸고 건강 효과를 담은 차음료로 넘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생수에 비해 제품 종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차음료를 마시며 나만의 개성을 뽐내려는 심리도 작용하고 있다고 업계 관계자는 지적한다. 보리차 음료를 생산하는 A사 관계자는 “보리차나 헛개차 등 차음료는 대부분 제로 칼로리를 내걸고 있어 비만 가능성이 없는 데다 원료 자체의 고유한 맛을 즐기려는 수요가 늘면서 생수와 별개로 차음료를 즐겨 찾는 수요가 커지고 있다”고 전했다.

음료 전문가들은 국내 차음료 시장이 일본의 성장궤도를 따라갈 것으로 예상하기도 한다. 오래전부터 다양한 차 문화가 발달해 온 일본에서는 녹차, 우롱차, 홍차 등 차음료 시장이 지난 40년간 9조원대 규모로 성장했다. 보리차 음료만 해도 최근 6년 동안 8000억원 수준으로 급성장했다. 보리차는 대표적인 ‘무카페인 곡물차’라는 점에서 건강과 웰빙을 찾는 소비인구가 증가하면서 일본 내 보리차 음료 시장은 향후 1조5000억원대 규모로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내 차음료 시장을 이끌고 있는 제품의 주요 원료는 보리, 헛개, 옥수수수염이 대표적이다. 이들을 소재로 쓰는 제품 비중은 전체 차음료의 70%에 달한다. 이 가운데 전통적으로 차음료의 간판 격이 되는 것은 보리차다. 예전에는 대부분 가정에서 보리차를 주전자에 넣고 끓이며 구수한 보리 향과 함께 물 대신 많이 마셨다. 보리는 차가운 성질로 인해 여름철에는 물보다 청량감이 강해 귀한 대접을 받아 왔다.

국내 보리차 음료의 대표 브랜드인 웅진식품 ‘하늘보리’는 100% 국산 보리로 만든 웰빙 곡물차를 표방하고 있다. 하늘보리는 집에서 쉽게 끓여 마시는 차로 인식됐던 보리차를 플라스틱 용기에 담아 처음으로 상품화했다.

지난 2000년 4월 처음 출시되면서 국내에서 차음료 시장 포문을 연 제품으로 기록되고 있다. 하늘보리의 연간 매출액은 300억원 수준으로 보리차 음료 시장 내 점유율은 2016년 68.0%에서 2017년 73.2%로 높아졌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하늘보리는 열을 내려 주고 갈증을 해소시키는 보리 본연의 기능성을 갖춘 데다 깔끔하고 구수한 맛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면서 “경쟁구도 속에서 하늘보리 점유율이 높아진 것은 최상위 차음료 제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고 있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차음료 시장 발달한 일본은 9조원대 시장 형성

최근에는 일반 보리차에서 보다 진화된 제품도 나와 눈길을 끌고 있다. 하이트진로음료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검정보리 차음료 ‘블랙보리’는 7년 전 농촌진흥청이 개발해 전남 해남에서 재배하던 검정보리를 소재로 해서 만든 것이다. 제품 개발을 주도한 조운호 하이트진로음료 대표는 “서양에서는 햄버거를 콜라와 함께 먹고, 일본은 스시나 튀김을 먹은 뒤 녹차를 마시듯 우리나라 국민은 맵고 짠맛을 중화시키는 데 숭늉을 즐겨 찾았다”면서 “보리차는 숭늉과 한 뿌리인 곡차 일종으로 우리 전통 음식문화와 조화를 이루고 있어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실제 블랙보리는 음료산업 비수기인 지난겨울에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4월 첫주까지 누적 판매량 700만 병(520㎖ 기준)을 기록했을 정도로 호응이 높다. 전국 편의점에 입점한 이후 일 POS(판매시점관리시스템) 데이터 수치가 1.0을 넘기는 등 차음료 시장에서 빠르게 정착했다는 평가다. 편의점의 하루 POS 데이터는 전국 소매점 판매 예상규모를 예측할 수 있는 빅데이터로, 500㎖ 음료 제품의 경우 일 POS가 0.6개 수준이면 연간 200억원 매출이 넘는 히트상품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2000년에 나온 하늘보리 이후 18년 만에 연 매출 200억원이 넘는 차음료가 또 한 번 탄생할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게 업계 평가다.

하이트진로음료 마케팅담당 관계자는 “블랙보리는 일반 보리에 비해 항산화 물질인 안토시아닌을 4배 정도 함유하고, 식이섬유가 1.5배 많아 보리 품종 가운데 최고로 꼽힌다”면서 “건강 기능 작용이 풍부한 검정보리를 원료로 활용해 기존 보리차 음료와 차별화한 것이 특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해독 작용이 뛰어난 헛개를 넣어 만든 차음료 ‘헛개수’ 역시 철저한 건강 기능성을 강조하면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 2010년 10월, CJ헬스케어가 무열량, 무지방, 무콜레스테롤 등 건강 증진을 내걸고 출시한 헛개수는 최근 3년간 20% 넘게 성장할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헛개로 만든 차음료 시장은 821억원 규모로 전년 대비 3.7% 상승했다. 헛개수 성장 비결은 목적에 맞는 기능성 제품을 표방하고 있는 데 있다. 헛개수에는 갈증 해소에 효과가 좋은 100% 국산 헛개나무 열매와 국산 칡이 함유돼 있다.

또 설탕의 300배 이상 당도를 가졌지만 칼로리가 전혀 없는 열대과일인 ‘나한과’가 함유된 것도 특징 중 하나다. 나한과의 단맛은 장내에 거의 흡수되지 않고 체외로 배출되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관심이 많은 여성 소비자들의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 회사 측 얘기다. CJ헬스케어 관계자는 “2000년대 이후 웰빙 바람이 일면서 ‘건강한 먹거리’를 선호하는 소비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면서 “헛개수는 국내에서 수확되는 전체 헛개나무 열매의 70%를 구매해 사용하는 등 건강을 지키려는 소비자 수요에 대응하며 호평을 얻고 있다”고 말했다.

광동제약이 지난 2006년 출시한 옥수수수염차는 지금까지 10억 병이 넘는 판매를 기록하고 있다. 전체 차음료 시장에서 옥수수수염차 비중은 20%를 차지한다. 이는 한방에서 이뇨작용과 부기 제거에 효능이 있다는 옥수수수염으로 만든 음료다. 한의학계는 옥수수수염을 옥미수라고 하면서 소변을 잘 나오게 하는 이뇨 작용과 혈압을 떨어뜨리는 작용 및 담즙 분비를 촉진시킨다고 설명한다. 옥수수수염차를 마시면 부기를 빼는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한다. 옥수수수염차는 출시 당시부터 구수한 맛과 옥수수수염의 기능성이 가미돼 녹차 음료를 대체하는 제품으로 주목받았다.

출시 6개월 만에 1000만 병 판매를 돌파했고, 3년 만에 5억 병의 판매 기록을 세웠다. 광동제약 옥수수수염차 매출액은 2015년 460억원, 2016년 510억원, 지난해 530억원으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광동 옥수수수염차는 제품 형태와 용량이 다양한 것이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다. 340㎖, 500㎖, 1ℓ, 1.5ℓ 페트병과 함께 180㎖ 캔 제품으로 나와 있고, 티백 제품으로도 출시된다. 최근에는 전체적인 국내 차음료 시장이 커지면서 식품업계는 원료 효능을 강조한 다양한 신제품들을 내놓고 있다.



▶원료 효능 강조한 신제품 잇달아 선보여

최근엔 중국발 미세먼지와 황사가 심해지면서 칼칼한 목을 상쾌하게 하고, 폐 건강까지 지켜준다는 슬로건을 내건 제품도 등장했다. 일동후디스가 최근 출시한 ‘카카오닙스차’ 음료가 대표적이다. 회사 측에 따르면 초콜릿 원료인 카카오닙스에 들어있는 폴리페놀은 비타민보다 뛰어난 항산화제다. 카카오닙스에는 대표적 항산화 식품인 적포도주 대비 3.5배, 녹차에 비해서는 약 10배, 홍차 대비 약 16배에 이르는 폴리페놀이 들어있다.

회사 관계자는 “카카오닙스를 두 번 로스팅한 후 우려내 카카오 고유의 풍미가 살아있고, 항산화 성분인 폴리페놀뿐만 아니라 지방대사를 통해 몸매 관리에 도움을 주는 ‘L-카르니틴’을 배합했다”며 “제로 칼로리 음료로 부담 없이 물처럼 마시기에도 좋다”고 홍보했다.

웅진식품은 지난 3월 어린이들을 대상으로 한 차음료 ‘순한결명자’를 선보였다. 이 제품은 눈이 밝아지는 열매로 알려진 결명자를 우려내 어린이들의 눈 건강에 도움을 주는 음료다.
100% 국산 결명자와 흑미, 현미 등 국산 곡물로 결명자 고유의 맛을 순하게 우려내 식수 대용으로 음용할 수 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웅진식품 관계자는 “어린이 차음료 시장은 자녀들의 건강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매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기존에 나온 어린이 보리차 ‘유기농 하늘보리’는 2017년 들어 전년 대비 48% 이상 증가한 490만 병이 판매됐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김병호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2호 (2018년 0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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