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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고물품 수거앱 써보니…모바일 고물상 역할 톡톡
기사입력 2018.03.08 16:5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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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와 설날을 지나 어느덧 따뜻한 봄이 눈앞에 다가왔다. 많은 가정이 봄을 맞이해 집을 정리하고 켜켜이 쌓여있는 낡은 짐을 내놓는 때다. 살 때는 꼭 필요해 보였던 물건들이지만 1년, 2년 지나고 보니 별다른 쓸모도 없이 집 공간만을 차지하고 있다. 폐품 처리장에 내다 놓거나 쓰레기 봉지에 담아 처분을 하자니 구입 당시 지불한 비용과 노력이 너무도 아깝다. 그렇다고 인터넷 중고상점에 품목을 올려놓고 일일이 판매하자니 그 과정도 귀찮게 느껴지는 경우가 대다수다. 물건 하나하나마다 사진을 찍어서 올리고, 가격 협상하고, 실제 구매자를 만나서 처분하는 과정은 지루하고 시간도 오래 걸린다.

이런 수요를 겨냥해 집에 쌓여있는 헌책·가전제품·헌옷 등을 손쉽고 간편하게 처분할 수 있는 모바일 중고물건 수거앱이 최근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기자도 설날을 맞이해 해묵은 옷과 책을 정리하며 실제 중고앱을 사용해 보았다.

구글플레이 앱스토어나 애플 앱스토어에 접속해 ‘중고수거’ ‘중고물건’ 등의 키워드로 검색하면 4~5종의 모바일 중고수거 앱이 검색된다. 그중 본인이 마음에 드는 업체를 골라 휴대폰에 설치하면 된다.

기자는 국내 최대의 중고물품 거래사이트 ‘XX나라’에서 운영하는 모바일 중고수거 앱을 사용해 보았다.



▶모바일 중고수거앱이란

모바일 중고수거앱이란 과거의 고물상과 비슷한 역할을 하는 휴대폰 어플이다. 판매할 물건의 종류와 양, 날짜 등을 어플로 미리 알려주면 업체에서 중고품을 수거해 가는 대가로 매입비용을 고객에게 지불한다. 모바일 중고수거앱은 여러 측면에서 고물상보다 판매 과정이 훨씬 간편하다는 평을 듣는다. 우선 고물상과 달리 ‘흥정’을 할 필요가 없다. 기존에 고물상을 이용하려면 전화로 미리 예약신청을 한 후 현장에서 중고품 판매단가를 놓고 입씨름을 해야 한다. 맘씨 좋은 중고상을 만나면 예상치도 못한 후한 가격을 받을 수도 있는 반면 악덕(?) 중고상을 만난다면 한 푼도 건지지 못하는 경우도 왕왕 있다. 협상에 약한 사용자라면 먼 거리까지 중고품을 싸들고 갔다가 울며 겨자 먹기로 단돈 일이천원에 소중한 책 수십 권을 팔아 버린 악몽도 있을 것이다.

반면 모바일 중고수거앱은 미리 매입단가와 조건을 사전견적을 통해 확인한 후 매각을 진행할 수 있다. 중고품의 사진을 찍고 무게와 부피를 앱을 통해 업체에 전송하면 곧바로 예상 견적가를 알려준다. 업체에 따라서는 단순히 품목과 무게만 알려주면 견적이 바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조건이 맞지 않으면 매각을 진행하지 않으면 그만이다.

중고품을 일일이 들어서 옮길 필요가 없다는 점도 큰 장점이다. 고물상 중 직접 트럭이나 자가용으로 방문 수거를 해주는 업체도 있지만 방문매입을 하지 않는 업체들도 상당수다. 자가용이 있지 않다면 애초에 부피가 크고 무거운 물건을 판매하기가 쉽지도 않다. 애써서 수십 권의 책을 싣고 중고서점에 갔더니 ‘우리가 매입하지 않는 물건입니다’라는 답을 받았을 때는 누구나 큰 낭패감을 느낄 수 있다. 모바일 중고수거 업체들은 모두 배달 매입 서비스를 제공한다. 사용자가 낑낑거리며 물건을 일일이 들어서 옮기거나 할 필요가 없다. 아파트의 경우 배달기사가 집 앞까지 올라와 물건을 직접 운송해 간다.



▶중고수거앱 ‘주마’ 써보니

중고수거앱 주마를 설치한 후 실행시켰다. 해당 업체에서는 총 3가지 서비스를 제공한다. ‘이사해주마’ ‘폰사주마’ ‘찾아가치워주마’다. ‘이사해주마’는 이삿짐의 양과 무게, 거리에 따라 견적을 내고 유상으로 옮겨주는 서비스다. 시중의 다른 포장이사 어플리케이션 서비스와 큰 차이가 없다.

‘폰사주마’는 중고 스마트 기기를 매입하는 서비스다. 중고 스마트폰은 물론이고 태블릿 PC와 같은 쓰지 않는 스마트기기들을 판매할 수 있다. 모델과 액정상태, 기종에 따라 서로 다른 가격으로 스마트폰을 판매할 수 있다. 애플의 아이폰과 삼성의 갤럭시 폰의 경우에는 조만간에 깨진 액정만 매입하는 서비스도 곧 오픈한다고 한다.

기자가 체험해 본 서비스는 ‘찾아가치워주마’다. 재활용품 매입서비스로 현재는 서울·부산 전 지역과 경기도 일부 지역을 지원한다. 주마의 운영사인 로지스틱 히어로즈는 올해 상반기부터 단계적으로 서비스 지역을 서울 전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기자가 사는 지역은 이미 서비스가 지원되는 지역이라 주마 서비스를 이용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주마가 매입하는 제품 종류는 ▲ 가전제품 ▲ 소형가전 ▲ 헌 의류 ▲ 종이류 ▲폐컴퓨터 ▲ 폐휴대폰(2G, 3G폰. 스마트폰은 폰사주마에서 지원) ▲ 비철류 식기(양은냄비, 프라이팬 등) ▲ 고철류 ▲ CD·LP이다. 가전제품은 보존상태와 브랜드, 제조연별로 차별화된 매입가액을 제공한다.

소형 가전류는 일반 가스레인지, 전자레인지, 압력밥솥 등 작은 가전제품을 수거해 가는 서비스다. 매입가는 개당 1000원에 불과해 사용자 입장에서는 너무 저렴하다는 생각이 들 수도 있다. 중고품을 팔아서 돈을 받겠다는 생각보다는 차라리 집에 공간만 차지하는 물건을 무상으로 치워 버릴 수 있다는 데 방점을 맞추는 편이 마음이 편할 것이다. 상태가 지나치게 나쁜 물건은 매입하지 않는다고 한다. 고철류는 무상으로 주마 측에서 수거해 간다. 빨래 건조대나 쓰지 않는 아령 등이 그 대상이다. 단독으로는 수거해 가지 않고, 다른 물건과 함께 끼워서 판매할 수 있다. 이 밖에도 비철류는 킬로그램당 400원, 폐휴대폰은 개당 700원, 폐컴퓨터 및 부품은 개당 300원의 매입가를 제공한다. CD와 LP의 매입가는 개당 100원이다.



▶매입단가 5000원 이상일 경우 출동… 서비스는 친절하고 신속

기자가 직접 사용해 본 서비스는 종이류와 헌 의류 수거 서비스다.

헌 의류의 경우 킬로그램당 300원의 매입가를 제공하고, 종이류의 경우 킬로그램당 50원의 매입가를 제공한다. 주마는 총 판매가가 5000원 이상이 돼야만 매입을 한다.

학생 시절에 읽었다가 더 이상 읽지 않는 소설책을 판매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약 스무 권, 저울에 달아보니 3㎏에 불과했다. 집 구석구석을 뒤져서 ‘종이류’에 포함될 법한 모든 짐을 끄집어냈다. 어렸을 적에 쓰던 수학 노트, 고등학교 졸업하고 미처 내버리지 못한 곰팡이 핀 수능자습서 등을 찾아냈다. 약 20㎏에 달하는 종이류가 등장했지만 매입가 기준으로는 1000원에 불과했다. 아직 4000원어치를 더 모아야 판매가 가능하다. 기왕 정리하기로 마음을 먹은 이상 헌 옷까지 모두 정리하기 시작했다. 트렁크를 열어 입지 않는 헌 스웨터, 색 바랜 티셔츠, 촌스러운 목도리 등을 찾아냈다. 꼭꼭 비닐봉투에 눌러 담았더니 무려 20㎏에 달하는 옷이 어느새 모였다. 이로써 매입가 7000원 달성. 이제는 판매할 수 있다. 판매할 짐을 묶어 간단한 인적사항을 작성했다. 판매할 물품의 종류, 수거해야 할 장소, 그리고 매입액을 받을 계좌정보 등. 약 5분이면 해당 정보를 입력할 수 있다. 신청서를 보내고 방문 가능한 일정을 지정했더니 이틀 후 수거해 가겠다는 연락을 받았다.

이틀 후 정해진 시간이 다가오자 휴대폰이 올렸다. 전화를 건 배달기사는 정확한 수거 주소를 묻더니, 10분쯤 후 커다란 검은색 탑차를 기자의 집 앞에 세웠다. ‘찾아가주마! 치워주마! 사주마!’라는 검은색 유니폼 조끼를 갖춰 입은 두 명의 남자 배달기사가 정중하게 인사를 건네고 어느 것이 수거대상 품목인지 물었다. 집 한 편에 쌓여있는 헌 옷 더미와 책 더미를 가리켰다. 휴대용 저울로 무게가 신청 당시와 같은지 확인하더니 그대로 들어서 탑차에 실었다. 2~4일 내로 매입비용을 기자의 계좌로 송금해 준다고 했다. 배달차가 떠나가고 집을 둘러보니 합쳐 40㎏에 달하는 헌 옷과 책을 치워 버려 집이 한결 깨끗하고 넓어 보였다.



▶편리하다는 점은 장점, 지나치게 낮은 매입가는 아쉬워

주마 서비스를 직접 사용해 보니 편리하게 중고품을 정리할 수 있다는 점이 크게 다가왔다. 어플로 수거업체를 부르는 데 5분도 걸리지 않았다. 또한 매입가격도 미리 품목별로 보기 편하게 정리해 두어 예상매입가도 미리 알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배달기사들이 직접 집 앞까지 배달을 온다는 부분이 매력적이다. 기존까지는 중고물건을 판매하려면 대부분의 경우 중고상까지 들고 가야 했다는 불편을 획기적으로 해소한 점이다. 다만 지나치게 낮은 매입가는 걸린다. 헌 옷이 됐건, 책이 됐건, 아니면 이면지가 됐건 ‘폐품’이라는 관점에서 수거하는 것에 불과했다. 보존상태가 좋고 나쁘고, 원래 가격이 얼마였는지는 신경 쓰지 않는다. 중고품을 판매해 돈을 얻는다는 생각은 버리고, 그저 공짜로 헌 짐을 처분할 수 있다는 측면에 집중한다면 유용하게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사용자 입장에서 모바일 중고업체를 사용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품목별 전문 중고업체와 병행해 매입을 진행하는 것이다. 품목별 전문 중고업체, 가령 중고도서 전문업체나 중고가전 전문업체의 경우 매입단가가 훨씬 높다. 도서의 경우 개당 500~5000원 수준이고, 중고가전 전문업체도 소형 가전품도 개당 3000~2만원 정도의 매입가를 제시한다. 다만 이들 업체들은 대체로 고객이 직접 가져가야 하고, 또한 상품의 종류와 상태에 따라 애초에 매입 자체를 거절하는 경우도 많다.


모바일 중고업체의 경우 수거해 가는 품목도 다양하고, 업체 측에서 직접 배송차량으로 수거해 간다. 통으로 중고품 여러 가지를 묶어서 매각할 수 있지만 그만큼 매입 단가가 낮다.

품목별 전문 중고업체에 매각할 수 있는 물건은 확인해 별도로 매각한 후, 여기에 해당하지 않는 중고품은 모바일 중고업체를 이용하는 편이 고객 입장에서는 기대수익을 최대로 높일 수 있는 방법이다.

[유태양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0호 (2018년 0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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