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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골탈태’ 아이폰 X…비싼 출고가에 사? 말아?
기사입력 2017.12.08 11:06: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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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한 달여 앞두고 애플의 팬들은 행복한 고민에 빠지게 됐다. 아이폰의 기존 주력모델인 아이폰 8과 신형 모델인 아이폰 X가 3주간의 공백기간을 두고 각각 11월 3일과 11월 24일에 연달아 출시됐기 때문이다. 특히 ‘환골탈태’를 선언한 아이폰 X가 예상보다 국내에 1~2주가량 일찍 출시되면서 재고가 부족할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다. 아이폰 X를 오랫동안 기다려 온 애플팬들로서는 매진되기 전에 서둘러 주머니를 열어야 하지 않나 하는 조바심이 드는 상황이다.



▶한 대에 160만원…

스마트폰 사상 최고가에 ‘헉’

애플 측이 공식적으로 발표한 아이폰 X의 가격(256GB 모델 기준)은 무려 160만원으로 국내에서 판매된 스마트폰 가격 중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64GB 모델은 135만원이다. 앞서 두 달 전 삼성에서 출시한 동급의 스마트폰 갤럭시노트 8 출고가가 64GB모델 기준 109만원, 256GB 모델 기준 125만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약 20% 이상 비싸다. 애플이 전통적으로 통신사를 통한 지원금 지원에 인색했다는 점을 고려하면 일선 구매자들이 체감 가격 차는 이보다 상당할 전망이다.

일각에서는 아이폰 X의 부품가격이 출고가 3분의1 수준인 40만원 전후라는 분석이 나와 폭리 논란에 불을 댕겼다. 제조원가의 3배나 되는 출고가를 설정한 것은 고객을 봉으로 알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국·일본 등지에서는 약 111만~128만원이라는 사실도 알려지면서 국내에서는 차라리 직구를 통해 해외 쇼핑몰에서 배송받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아이폰의 적은 아이폰?

비싼 가격에도 불구하고 애플 마니아들은 성능만 괜찮다면 어느 정도 출혈은 감수할 계획이다. 아이폰1부터 일편단심 아이폰만을 사용했다는 강남구 거주 직장인 A씨(남·35)는 “애플 특유의 운영체제 iOS에 이미 적응한 데다가 노트북도 애플사의 맥북 에어를 사용하고 있다”면서 “다소 가격이 비싸더라도 자사 스마트 기기 간 호환성이 좋은 애플을 선택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마니아들이 아이폰 X를 택할지, 그보다 한 단계 전인 아이폰 8을 택할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아이폰 8의 출고가는 64GB 기준 94만원, 256GB 기준 114만원으로 아이폰 X에 비해 40% 가까이 저렴하기 때문이다. 만일 별다른 성능 차이가 없다면 애플 마니아들도 아이폰 X대신 아이폰 8을 ‘꿩 대신 닭’으로 택할 수도 있다.



▶아이폰 X, 이런저런 신기술 많이 도입됐지만

애플 최고경영자(CEO) 팀쿡은 지난 9월 아이폰 8에 이은 차기모델로 아이폰 X를 내놓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아이폰 발매 10주년 기념해 아이폰 X를 내놓아야 하기에 그 중간모델인 9을 내놓지 않겠다는 선언이다. 그만큼 차원이 다른 기술을 적극 도입해 ‘차세대 아이폰’ 다운 면모를 보여주겠다는 의지도 엿보인다. 아이폰 X는 기존 아이폰과 어떤 면에서 달라진 걸까?

디자인 측면에서 가장 큰 특징은 아이폰의 상징이라 할 만한 홈 버튼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기존까지 아이폰을 누르다가 어찌해야 할 바를 모르는 신규 유저들은 홈버튼 한번으로 초기 화면으로 복귀할 수 있었지만, 이제 더 이상 이런 비상구는 존재하지 않는다. 애플 측은 아이폰 X의 홈버튼을 삭제한 정확한 이유를 밝히고 있지 않지만 전문가들은 기기 자체 크기를 줄이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으로 추정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아이폰의 홈 버튼 크기는 거의 균일했다. 갤럭시 시리즈, LG V 시리즈 등 경쟁 스마트폰이 점차 디스플레이를 키우고, 베젤(액정 근처의 테두리)을 없애는 트렌드 속에서 아이폰은 그동안 외톨이처럼 홈버튼과 큼지막한 베젤을 유지해 왔다. 아이폰 X에 이르러서는 이런 고집을 버리고 마침내 대세에 순응하기로 한 모양새다. 홈버튼을 없앤 대신 과거의 기능은 그대로 남겨두었다. 손가락을 하단 화면에 가져다 댄 후 위쪽으로 스와이프(휙 끌어올리기)하면 순식간에 초기화면으로 복귀할 수 있다. 과거 홈버튼을 통한 지문인식 기능은 이제 안면인식 기능인 페이스 ID에 그 역할을 넘겨줄 전망이다. 다만 과거에 익숙한 아이폰 유저들은 초기 적응에 애를 먹고 있다. 너무도 친숙한 기능인 데다가 아이폰의 핵심 서비스 중 하나인 시리(Siri)도 그동안 홈버튼으로 불러올 수 있었기에 적지 않은 옛 아이폰 유저들이 ‘한 손을 잃은 것 같다’는 반응이다. 이 점을 겨냥한 애플의 써드파티 업체는 아이디어 상품을 내놓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아이폰 X에 홈버튼과 오디오잭을 만들어주는 확장 모듈이 바로 그것이다. 아이폰 7부터 사라진 이어폰 단자, 아이폰 X에서 사라진 아이폰 홈 버튼이 옛 유저들에게는 여전히 아쉬운 모양이다.



▶지문인식 대신에 얼굴인식… 쌍둥이도 골라낼까

애플은 아이폰 X에 진짜 사용자를 식별하기 위해 사용됐던 지문인식 기능을 없애고, 대신 안면인식 기능을 삽입했다. 이른바 ‘페이스 ID’ 기능이다. 과연 이 안면인식은 원래 주인을 제대로 구별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애플 마니아들 사이에서 퍼지고 있다. 실제 사용자들의 의견은 엇갈리고 있다. 애플에서는 모르는 타인의 얼굴로 페이스 ID 기능이 해제될 가능성이 100만 분의 1에 불과하다고 일축하고 있지만, 일란성 쌍둥이 형제가 얼굴을 내밀어 서로의 아이폰 잠금을 손쉽게 풀어버리는 동영상이 유튜브에서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일란성 쌍둥이야 부모도 구별 못할 만큼 얼굴이 닮은 경우가 많다지만, 제법 얼굴이 다른 이복형제의 얼굴을 구별 못했다는 주장도 나온다. 심지어 베트남의 보안 전문업체 비카브는 지난 9일 자사 홈페이지에 “아이폰 X의 페이스ID 잠금장치를 마스크로 뚫었다”며 “페이스ID는 효과적인 보안장치가 아니다”라는 요지의 글을 올리기도 했다. 페이스ID에 실제 사람의 얼굴을 등록하고 그 사람의 얼굴을 본떠 만든 가짜 마스크로도 얼마든지 해제가 가능하다는 말이다. 페이스ID가 성공적으로 정착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신뢰를 얻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인공지능 칩 탑재한 NPU

실제 활용도는 미지수

아이폰 X는 세계 두 번째로 NPU(신경망 처리장치) 방식의 반도체를 탑재했다. 현재까지 스마트폰 중에서는 NPU를 탑재한 모델이 아이폰 X와 세계 최초 NPU 탑재 모델인 화웨이의 메이트 10, 둘뿐이다.

NPU는 정보처리와 연산을 위한 반도체로 기존 CPU, AP 등과 비슷한 기능을 한다. 다만 정확한 연산을 처리하는 데 주안점을 둔 기존 CPU, AP와는 달리 신속하게 정답과 비슷한 결론을 내놓을 수 있도록 설계됐다. 뇌가 바로바로 직관적으로 질문에 대한 답을 꺼내 놓는 방식을 모사한 것이다. 가뜩이나 인공지능(AI)이 4차 산업혁명의 핵심 기술로 주목받는 상황에서 AI를 반도체 차원에서 구현했다는 점에 사람들의 주목이 쏠린다. 아쉽게도 NPU의 정확한 기능과 용도는 외부에 잘 알려지지 않았다. 다만 이를 지원할 수 있는 펌웨어나 소프트웨어가 충분하지 않기에 실제로 NPU가 제 기능을 발휘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말이 나온다.



▶품질의 애플, 아이폰 X에서 흔들리나

스마트폰에서 중요한 점은 신기술보다는 신뢰성이다. 얼마나 많은 기능을 가지고 있느냐보다 실제로 기본적인 업무를 장기간 수행하는 데 지장이 없어야 한다. 삼성이 과거 아이폰을 추격하기 위해 내놓은 옴니아 시리즈가 소비자들의 빈축을 산 것도 이 때문이다. 갤럭시 시리즈가 등장하기 전까지 삼성 옴니아 등은 서류상 성능에 비해 실제 기기 가동률이 턱없이 떨어진다는 평을 받아왔다. 그동안 아이폰은 안드로이드 진영 스마트폰에 비해 잔고장이 없고, 오류가 거의 나지 않는다는 것으로 정평 나 있었다. 휴대폰의 부품 성능을 평가하는 벤치마크지수가 다른 스마트폰보다 낮더라도, 최적화가 잘 돼 있다는 점에서 실제 사용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의미다. 그러나 아이폰 X의 완성도와 관련된 스캔들이 곳곳에서 터지면서 이런 신뢰성에 균열이 가기 시작했다.

우선 아이폰 액정 품질 논란이다. 일부 새 아이폰이 개봉직후부터 액정 좌측 상단에 녹색 세로줄이 나타났다는 제보가 여러 건 외국의 유명 IT포럼에 접수됐다. 애플은 녹색 세로줄 현상이 나타난 아이폰 X를 새 제품으로 무료 교환해 주고 있지만 정확한 원인에 대해서는 언급을 자제하는 중이다. 또한 낮은 온도에서 아이폰 X가 제대로 기능하지 못하는 이른바 ‘콜드게이트’도 나타났다. 애플은 아이폰의 권장 사용온도를 0~35도로 발표하긴 했지만, 이는 말 그대로 ‘권장온도’에 불과하다.
일부 아이폰 X는 영하 온도에서는 모든 구동을 멈추는 현상이 발생하고 있다. 애플은 향후 업데이트를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발상이다.

그 외에도 큰 음악으로 노래를 재생할 때 전면 스피커에서 잡음이 발생하거나 화면에 과거 잔상이 남는 번인(burn-in)에 관한 불만 접수도 잇따르고 있다.

[유태양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7호 (2017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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