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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수 끝 합격’ 민영화 성공 우리은행 차기행장 선임에 쏠린 시선
기사입력 2016.12.02 18:2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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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렵사리 성공한 성공도 순탄치만은 않았다. 우리은행 입찰 매각 막바지 시점 돌연 외국계 투자자 두 곳이 포기를 선언했다. 우리은행 본입찰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던 일본계 오릭스프라이빗에쿼티와 홍콩계 베어링프라이빗에쿼티아시아가 돌연 불참 의사를 밝힌 것이다. 두 곳 모두 정확한 이유를 밝히지 않았지만 업계전문가들은 트럼프 당선 이후 금융 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진 것을 원인으로 분석했다.

정부가 시장에 내놓았던 우리은행 지분은 30%. 최종적으로 매각한 지분은 29.7%였다. 한 곳이라도 더 불참했다면 우리은행 지분 매각은 실패할 뻔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해피엔딩의 주인공이자 우리은행의 새로운 주인으로 나서게 된 회사는 총 7곳이었고 모두 국내 금융회사와 PEF다. 예비 입찰에 18곳이 참여해 성황리에 지분 매각이 진행될 것이라는 관측은 다소 빗나간 셈이다.

우리은행 본점



▶미래에셋·한투·키움·한화생명 등

국내 금투사 다수 지분 참여

입찰 경쟁에서 최종 낙찰자로 선정된 곳은 한국투자증권, 키움증권, 한화생명, 동양생명(중국 안방보험), 미래에셋자산운용, 유진자산운용, IMM PE(프라이빗에쿼티) 7개 사다. 이 가운데 미래에셋자산운용(3.7%), IMM PE(6%)를 제외하고는 모두 4%씩 낙찰을 받았다. 이들이 낙찰 받은 지분은 모두 29.7%다. 유진자산운용(4%)과 미래에셋자산운용(3.7%)은 투자이익을 목적으로 매입한 재무적투자자(FI)로 실제 경영에는 참여하지 않는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기존의 0.3%의 지분을 가지고 있기에 최종적으로 4%를 확보했다.

당초 본입찰에는 이들을 포함 KTB자산운용 등 8곳이 참여했는데, KTB자산운용은 최종 선정 과정에서 탈락의 고배를 마셨다. 공적자금관리위원회(공자위) 측은 낙찰자 선정에 있어 참여자들 가운데 입찰가격 순으로 결정하되 과점주주 매각의 특수성을 감안해 비가격요소도 일부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윤창현 공적자금관리위원장은 “1개 투자자는 공자위의 비가격요소 평가 결과 탈락 요건에 해당했다”며 “구체적인 탈락 이유는 비밀유지 요청 사항으로 밝힐 수 없다”고 밝혔다.

낙찰자로 선정된 각 사들은 11월 28일 매각계약을 체결하고 대금을 납부하면 우리은행 민영화 작업은 마무리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민영화의 가장 큰 성공요소로 4~8%씩 지분을 쪼개 파는 시장친화적 매각 방식을 도입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은다. 지난 4차례 매각에서는 모두 경영권 지분(30%)을 한곳에 통째로 팔려고 했지만, 마땅한 투자자를 찾지 못해(유효경쟁 불성립) 번번이 매각에 실패해 왔다. 이는 정부가 그간 공적자금 회수 극대화를 위해 경영권 프리미엄(웃돈)에 집착해 이 같은 통매각 방식을 고수했기 때문이다.

이번에 도입된 사외이사 추천 유인책도 톡톡히 효과를 봤다. 지분 4%를 낙찰받으면 임기 2년의 사외이사 추천권을 주고, 6% 이상 낙찰받으면 추천 사외이사 임기를 3년까지 우대하기로 한 유인책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이번 지분 매각 이후 예보 보유 지분 21.4%을 통해 경영에 간섭하지 않을 것이라는 점을 재차 밝히는 등 관치우려를 불식시킨 점도 한몫한 것으로 보인다.

임 금융위원장(차기 경제부총리 내정자)은 지난 11월 13일 “예보 잔여지분 21.4%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보유분으로서 예보는 공적자금 관리를 위한 필요 최소한의 역할만 할 것”이라며 “우리은행의 경영은 정부나 예보의 관여 없이 새로운 주주가 된 과점주주들 중심으로 민간 주도의 자율적이고, 상업적이며 투명한 경영을 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이러한 발표에도 우리은행의 완전한 민영화를 위해선 나머지 지분 21.4%도 빠른 시일 내에 매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남은 21.4% 예보 잔여 지분을 통해 ‘정부 입김’을 불어넣지 않겠다고 했지만, 정권이 바뀌면 상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정부는 이날 구체적인 21.4% 지분처분 계획(타임테이블)은 아직 없다고 밝혔다. 공적자금 회수 측면에서 민영화에 따른 주가 상승 가능성을 충분히 고려해 공적자금관리위원회 논의를 거쳐 이른 시일 내에 추가 매각을 결정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1899년 대한천일은행(우리은행) 본점건물 광통관(최초의 근대식 은행건물). 현재 종로지점으로 사용 중이다.



▶과점주주 이해관계 상충문제 해결해야

우리은행의 민영화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상당한 의미를 부여한다. 메이저 은행 중 하나로 인식되는 우리은행이 정부가 아닌 시장의 감시에서 벗어나 경쟁적인 경영체제로 전환된다는 점이다. 민영화를 통해 정부 간섭으로부터 벗어난 우리은행은 주주의 감시와 시장친화적인 경영체제로의 전환을 통해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가능성이 높아졌다.

또 다른 하나는 여타 주요 금융지주사들과 배치된 지배구조의 실험이라는 점이다. 현재 국내 여타 대형금융사의 경우 은행지주사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계열 금융투자회사들은 형식적으로는 지주회사의 경영통제를 받지만 지주회사 내에서 절대적인 입지를 가지고 있는 계열 은행의 영향력은 매우 강력한 것이 사실이었다. 그런데 이번 우리은행의 매각은 기존의 정형화된 틀에서 상당히 벗어난 지배구조를 시도했다. 은행 중심의 지주회사가 금융투자회사를 소유하는 형태가 아니라 금융투자회사와 생명보험사가 공동으로 은행을 소유하는 과점주주 형태로 뒤바뀌었다. 전에 보지 못했던 시도로 은행업과 금융투자업, 그리고 보험업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경영전략의 출현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그러나 과점주주들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마찰이 생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번 낙찰자 가운데 사외이사를 추천하겠다고 밝힌 동양생명, 키움증권, 한국투자증권, 한화생명, IMM PE 등 새로운 주주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 중심으로 운영될 예정이다. 이들이 추천하는 사외이사들은 12월 30일 주주총회에서 선임된다. 정부는 신규 투자지분 4%당 사외이사 1명의 추천권을 부여했다. 과점 주주 가운데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은 기관은 사외이사를 추천하지 않을 경우 락업 기간(매각 제한기간)이 6개월로 비교적 빨리 끝나기 때문에 차익 실현을 기대하고 들어온 재무적 투자자(FI)라 평가받고 있다. 서로 성격이 다른 대주주들의 이해관계에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의견조정에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점이다.

이광구 우리은행장



▶‘차기 선장’ 이광구 행장 연임에 무게

낙하산 인사·주주 주도권 경쟁 변수도

한편 새로운 변곡점을 맞은 우리은행의 차기행장 선임에 대해서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광구 우리은행장의 임기는 다음달 30일로 끝난다. 우리은행의 차기 행장은 새 이사진 중심으로 선출된다. 다음달 30일 임기가 끝나는 이 우리은행장 후임은 새로 구축된 이사진이 주축이 된 행장후보추천위원회가 주도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일단 그의 연임 가능성을 높게 점치고 있다. 우리은행의 민영화는 공적자금 회수를 위한 정부의 의지도 강했지만 무엇보다도 우리은행의 경영 개선과 성장가능성이 뒷받침됐다는 분석이다. 이 중심에는 이 우리은행장이 서 있다. 취임 1년 10개월 만에 민영화란 해묵은 숙원사업을 해결하면서 우리나라 금융산업 역사의 한 획을 그은 주인공이 됐다.

이 행장 역시 우리은행의 민영화가 공식 선언되자 금융지주로의 전환 추진을 선언하며 강한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민영화 직후 새로운 과점주주 이사회 구성으로 인한 혼란을 최소화하고, 경영연속성을 지킬 필요가 있다는 것도 연임에 무게를 두는 이유다. 그러나 과점주주들이 대부분 그가 모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아닌 국내기업들이라는 점은 변수다.
일각에서는 이미 윗선에서 차기 우리은행장으로 전 금융당국 인사를 점찍었다는 하마평도 오르고 있다.

금융위의 한 관계자는 “정부가 과점주주에게 차기 행장 선임 권한까지 넘겨주기로 약속한 상황이지만 금융당국에서 마음만 먹으면 얼마든지 간섭이 가능한 것도 사실이다”라며 “여전히 예보가 우리은행의 최대주주(21.4%)이고, 지분을 보유한 금융사들에도 금융당국의 입김이 닿는 상황이라 ‘낙하산 행장’이 꽂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정부가 우리은행 경영에서 손을 떼겠다고 약속을 했으나, 포스코나 KT처럼 뚜렷한 지배주주가 없는 경우 어떤 형태로든 입김을 미쳤다는 점을 감안할 때 현재의 불투명한 정국 상황이 정리된 후에야 차기행장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75호 (2016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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