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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세주 회장·장세욱 부회장 우애로 흑자경영 시동… ‘동국제강 형제경영’ 브라질 일관제철소 꿈 이뤄
기사입력 2019.09.30 14:28: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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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 창업주 고 장경호 회장, 고 장상태 2대 회장에 이어 장세주 회장·장세욱 부회장 형제에 이르기까지 3대가 지난 65년간 철강업을 고집하면서 꿈꿨던 숙원사업은 고로(용광로)에서 직접 쇳물을 생산하는 일관제철소였다. 그 염원은 지구반대편 브라질에서 실현됐다. 장세주 회장은 지난 2001년 동국제강 3대 회장으로 취임하고 나서 브라질 현장을 찾아가 CSP제철소 사업을 끈기 있게 밀어붙였다. 세계 최대 철광석 생산업체인 브라질 발레와 포스코 등과 함께 합작법인을 설립하고 기술지원을 받아 부지를 조성하는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했다. 브라질 CSP제철소는 2016년 6월 고로 화입 이후 두 달 만에 상업생산에 돌입했고, 2018년에는 최대 생산치 300만t에 근접한 293만t의 철강 반제품 슬래브를 생산했다. 올해 최대 생산수준을 목표로 가동 중이다.



시련도 있었다. 철강업 경기가 급격히 추락하며 실적악화에 빠졌던 2015년 5월 장세주 회장마저 예기치 못하게 옥고를 치르면서 경영공백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그 빈자리를 장세주 회장의 동생이자 당시 유니온스틸을 이끌던 장세욱 부회장이 이어받아 ‘형제경영’으로 위기극복에 나섰다. 장 부회장은 후판 대신에 냉연강판과 봉형강 중심으로 사업구조를 재편하고 컬러강판으로 수익성을 높였다. 사옥인 페럼타워를 매각했고 포스코와 포스코강판 등 보유 상장주식을 처분하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이에 따라 2016년 6월 산업은행 등 채권은행과의 재무구조 개선약정에서 졸업했다. 이어 브라질 CSP제철소 프로젝트를 마무리하면서 조기에 본궤도로 올려놨다.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의 돈독한 우애는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도 동국제강을 100년 기업으로 이끄는 원동력이다. 재계 관계자는 “장세주 회장이 동생을 각별히 아끼고 있고, 장세욱 부회장은 형을 늘 존경하면서 자연스럽게 형제경영을 하고 있다”고 전했다. 장 회장은 2018년 4월 가석방으로 출소하고 나서 외부 공식활동을 자제하고 있지만, 회사로 매일 출근해 글로벌 비즈니스 등 주요 업무를 꼼꼼히 살피고 있다. 장 부회장은 대외활동을 담당하면서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 등 경영현안을 형인 장 회장에게 수시로 보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국제강 홈페이지에도 장세주 회장과 장세욱 부회장의 CEO메시지가 나란히 올라가 있다.

장세주 회장은 “동국제강의 ‘최초 정신’은 대한민국 철강산업 ‘최고의 순간’을 만들어왔다”며 “부산 용호동 앞바다를 메웠던 열정은 전 세계로 뻗어나가며 브라질 CSP 제철소의 도전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적었다. 장세욱 부회장은 “임직원뿐만 아니라 투자자, 이해관계자, 지역사회 등을 비롯해 기업 활동과 관련된 사람 모두를 위한 기업이 되겠다”며 “철강기업을 넘어 혁신 기업으로 새롭게 거듭나는 동국제강을 지켜봐 달라”로 했다. 이는 형제경영의 훈훈한 단면으로 해석된다.

최근 동국제강 실적은 개선되고 있다. 동국제강은 2019년 2분기 연결기준 당기순이익 206억원을 기록했다. 전기(2019년 1분기, 7억원)보다 순이익을 늘린 데다 전년 동기(2018년 2분기, -1902억원)에 비해서는 크게 흑자전환하면서 경영정상화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영업이익은 17분기 연속 흑자를 유지할 정도로 안정적인 실적호조를 보였지만 당기순이익은 여전히 부진한 편이었다. 그러나 올해 2분기 원가보전과 원가절감을 비롯해 봉형강 부문 판매 증가에 힘입어 수익성이 회복됐다. 조선용 후판 판매 증가, 내진용 강재 및 라미나(lamina) 컬러강판 등 고부가 제품 판매 확대 등도 수익성 개선에 기여했다. 브라질 CSP제철소 역시 고가 슬래브 판매 증가에 따라 올해 2분기 127억원의 영업이익을 달성하며 전 분기 대비 흑자전환했다. 또한 월 25만t 수준의 생산을 지속하는 등 안정적인 조업을 이어가고 있다.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지난 7월 5일 서울 을지로 본사에서 열린 창립 65주년 기념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일하는 방식의 최적화를 강조하고 있다.



▶‘5전 6기’ 고로 제철소에 대한

동국제강 3대의 집념

“동국제강은 철의 본질에 색과 온도를 더해 인간문화 발전에 기여합니다.”

국내 3대 철강회사인 동국제강이 지향하는 목표이다. 동국제강은 1954년 대한민국 민간 자본 철강사로 설립되어 철강분야에만 집중했다. 특히 철강전문기업으로서 고로에서 쇳물을 뽑아내는 제선, 각종 불순물을 제거하는 제강, 쇳물을 슬래브로 뽑아내는 압연 등 공정을 모두 갖춘 일관제철소 건설에 대한 열망이 강했다. 첫 도전은 1962년 당시 정부 주도의 국가재건 계획 일환으로 추진되었던 제철소 건설이었다. 당시 동국제강은 재계 10위권 기업으로 고로 제철소 건설계획의 적임자로 거론됐다. 그러나 동국제강에서 희망했던 중형 고로 제철소가 아니라 국책사업인 대형 고로 제철소로 계획이 변경되면서 포항제철(현 포스코) 탄생을 지켜봐야 했다.

1978년 인천제철(대한중공업공사)을 민영화할 때, 동국제강은 다시 한번 고로 제철소 사업에 뛰어들고자 했다. 동국제강은 인천제철을 인수해 고로 제철소로 확장하는 방안을 추진했지만, 결국 현대건설의 고 정주영 회장이 인천제철을 사들이면서 동국제강은 고배를 마셨다. 같은 해 동국제강은 정부의 광양 제 2제철소 건설 프로젝트에도 도전장을 내밀었지만 이번에는 포항제철에 밀렸다. 이렇게 국내에서 세 번의 실패를 경험한 동국제강은 이후 해외 제철소 진출로 눈을 돌렸다. 인도네시아, 호주, 베네수엘라를 제철소 건설 후보군으로 검토했다. 특히 철광석이 풍부한 베네수엘라에서 제철소 건설을 위해 장상태 회장은 당시 장세주 전무와 함께 5차례 베네수엘라를 찾아가 현지 답사하고 고로제철소 파트너를 찾아 나섰다. 그러나 차베스정권 집권 이후 자산 국유화에 따라 동국제강의 고로 제철소 계획은 무산됐다.

다시 한번 동국제강은 1998년 포스코와 공동으로 한보철강공업 인수를 검토하면서 고로 진출의 기회로 삼았으나 유찰됐다. 결국 한보철강의 3자 매각은 장기 표류하다가 현대제철에게 넘어갔다. 이렇게 동국제강은 모두 5차례 고로 제철소 건설 문턱에서 좌절했다. 1990년대 말 외환위기를 극복한 동국제강은 브라질에서 고로 일관제철소 사업을 다시 추진하면서 동국제강 오너일가 3대에 걸쳐 5전 6기만에 도전의 결실을 맺게 됐다.

지난 7월 2일 브라질리아 연방상원에서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사진 왼쪽)이 ‘조제 에미리우 지 모랑이스(Jose Ermirio de Moraes) 훈장’을 수상하고 있다.



▶장세주 회장, 브라질 상원의원회에서 훈장 수훈

연세대를 졸업하고 미국 타우슨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한 장세주 회장은 지난 1978년 동국제강 평사원으로 입사했다. 이어 대리, 과장, 차장, 임원, 사장 등 한 단계씩 경영수업을 받다가 고 장상태 명예회장의 뒤를 이어 2001년 회장에 올랐다. 23년간 경영수업에 매진한 셈이다. 그는 곧바로 브라질 고로 제철소 프로젝트를 기획했다. 당초 이 사업의 성공 가능성은 낮았다. 주변 임원들도 만류했다. 그러나 장 회장은 브라질 북동부지역 열대초원 현장에 직접 가서 눈으로 확인한 뒤에 “나의 (성공) 확신은 더욱 커졌다”면서 열정적으로 추진했다.

장 회장은 브라질 CSP제철소 프로젝트를 진두지휘했다. 브라질 투자 MOU(2005년), 동국제강과 브라질 발레 합작사 설립(2008년), 동국제강·발레·포스코 MOA체결(2010년)에 이어 2011년 CSP제철소 부지 본공사 착공식을 이끌어냈다. 준비기간만 꼬박 10년이 걸렸다. 당시 장 회장은 “집념이라는 말 외에 달리 설명할 길이 없다”며 “철강업은 나의 운명이며, 철강에 대한 열정은 브라질까지 오게 한 원천”이라고 소회를 언급한 바 있다. 이어 2012년 신년 메시지에서는 “브라질 제철소의 성공에 만전을 기해 앞으로의 100년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고, 곧바로 이어진 임원 워크숍에서 “농부가 한겨울에도 씨감자를 먹지 않고 지켜내듯, 브라질 제철소 사업은 미래를 위해 반드시 지켜야 할 사업”이라며 강력한 사업의지를 보였다. 동국제강(30%), 브라질 발레(50%), 포스코(20%) 등에서 지분투자해 설립한 합작법인인 브라질 CSP제철소는 2016년 6월 고로 화입과 함께 가동을 시작했다. 이어 가동 2년 6개월 만인 지난해 293만t을 생산하며 1억6400만달러 영업 흑자를 기록하는 등 조기 안정화됐다. 이 과정에서 동국제강뿐만 아니라 쇳물생산 노하우를 가진 포스코 엔지니어들도 힘을 보탰다. 제철소 건설과 운영으로 지역사회에 3만7000여 명의 직·간접 고용효과도 창출하고 있다.

이로 인해 장세주 회장에게는 브라질 CSP 제철소 성공신화라는 수식어가 따라붙는다. 그는 한때 옥중에서도 브라질 제철소 운영상황을 직접 챙긴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 정국 변화, 금융 차질, 노사 마찰 등의 고비 때마다 장 회장의 탄탄한 네트워크가 힘을 발휘하면서 결국 브라질 고로에서 쇳물을 생산할 수 있게 됐다.

브라질 정부뿐만 아니라 상원의원회에서도 장 회장 공로를 높이 평가했다. 이에 따라 장 회장은 올해 7월 2일 브라질 브라질리아 연방 상원의사당에서 ‘조제 에미리우 지 모랑이스(Jose Ermirio de Moraes) 훈장’을 수훈했다. 브라질 상원의원회는 “장 회장이 브라질 북동부 지역 CSP 제철소 주주사인 동국제강 회장으로서 연간 300만t급 슬래브 생산을 위해 CSP 프로젝트에 54억달러 투자를 성공적으로 추진하는 등 북동부 지역의 경제·사회 발전에 크게 공헌해 훈장을 수여한다”고 설명했다. 한국인으로서 브라질 연방의회의 훈장을 수여한 경우는 장세주 회장이 처음이다.

장 회장은 훈장을 받는 자리에서 “혼자가 아닌 여럿이 함께 꾸는 꿈은 반드시 현실이 된다고 믿는다”며 “여러분과 저는 같은 꿈을 꾸며 그것을 현실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브라질 정부의 제도적 뒷받침, 주주사의 자원개발 역량과 기술 지원이 없었다면 지금 이 순간의 영광을 누릴 수 없었을 것”이라며 “CSP의 혁신과 한국·브라질 양국 간의 상호 교류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장 회장이 이처럼 공식 석상에 모습을 나타낸 것은 1년여 만이다.

동국제강의 브라질 CSP 제철소 전경



▶장세욱 부회장, 새로운 경영방침으로

부국강병 선포

장세욱 부회장은 육군사관학교를 졸업하고 직업군인으로 10년간 복무한 뒤에 1996년 소령으로 예편했다. 이어 동국제강 기획조정실 경영관리팀 과장으로 입사하면서 뒤늦게 경영에 참여했다.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지사로 옮겼고, 서던캘리포니아대(USC) 경영대학원에서 MBA를 마쳤다. 이후 동국제강 포항제강소 지원실장과 관리담당 부소장을 거쳐 그룹 전략경영실장을 맡았다. 2010년부터 2014년까지는 그룹 계열사인 유니온스틸 사장을 지냈다. 그는 동국제강과 유니온스틸의 합병으로 인해 2015년 1월 1일 동국제강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장 부회장은 장세주 회장의 갑작스러운 옥고에 따라 2015년 5월부터 실질적으로 동국제강을 이끌고 있다. 장 부회장은 2016년 신년사에서 책임경영, 미래경영, 스피드경영 등 3대 경영방침을 제시했다. 그는 ‘미래 기업은 심포니 오케스트라 같은 조직을 닮아간다’는 경제학자 피터 드러커의 말을 인용하면서 “위기일수록 함께하는 힘이 중요하다”며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신뢰와 헌신으로 자신의 역할을 해주는 일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2017년부터는 새로운 경영방침으로 ‘부국강병(富國强兵)’을 선포하고 해마다 실천하고 있다. 여기에는 기존 책임경영, 미래경영, 스피드경영에다가 직원의 경쟁력을 키우는 인재경영, 원칙과 신뢰를 갖는 윤리경영 등의 경영키워드도 포함한 것이다. 장 부회장은 직접 프리젠테이션을 하기도 하고 토크콘서트를 통해 직원들과 격의 없는 대화를 나누며 소통한다.

장 부회장은 지난 7월 창립 65주년 기념식에는 최근 5년간 53개의 산을 161번 등반한 자신의 모습을 영상으로 편집해 직원들과 공유했다. 이 자리에서 ‘일하는 방식의 재점검’, ‘소통과 몰입’, ‘멀티스페셜리스트’ 등의 세 가지 키워드를 다시 한번 언급했다. 장 부회장은 “목표를 향한 도전은 오를 산을 결정하는 것과 같다”며 “정상을 향해 나아가는 등산의 기술, 주변 경관을 즐기며 내려오는 하산의 기술처럼 업무에서도 일하는 방식의 최적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임직원들에게 “동료 간 창의적으로 소통하고, 각자의 역할에 충실히 몰입할 것”을 당부했다. 이와 함께 “끊임없는 자기 계발을 통해 경쟁력을 갖춘 멀티스페셜리스트로 거듭나달라”고 강조했다. 장 부회장은 번개미팅을 즐긴다. 직원 사무실로 찾아가 일하는 모습을 둘러보고 임원뿐만 아니라 사원·대리급과도 점심식사를 함께하며 대화를 나누곤 한다. 직원 생일에는 자필로 사인한 책을 선물하고, 깨진 휴대폰을 사용하던 직원을 눈여겨보다가 최신 스마트폰으로 교체해준 일화도 있다.

장 부회장은 육군 장교출신답게 1984년부터 유니온스틸을 통해 동국제강과 자매결연을 맺은 육군2사단과의 인연을 소중히 이어가고 있다. 장 부회장은 지난 7월 육군2사단 노도부대에 찾아가 부대원들과 강원도 인제군 인근 방태산 계곡 트래킹도 실시했다. 장 부회장을 비롯한 동국제강 임직원 16명이 2사단장 및 부대원 등과 11.2㎞코스 산행을 함께했다. 이 같은 등산은 2018년에 이어 두 번째이다. 장 부회장은 부대에 위문금 2000만원도 전달했다.


장 부회장은 “위문금을 전달하고 기념촬영만 하는 형식적인 행사를 탈피하고자 마련한 자리”라며 “함께 걷고 대화하며 의미 있는 시간을 가졌고, 앞으로도 군과 기업이 소통할 수 있는 행사를 지속적으로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동국제강은 2012년부터 ‘장교 특별 채용’을 통해 2사단 출신 전역 장교를 채용해왔다. 이번 행사에도 최근 입사한 2사단 장교 출신 신입사원 1명이 산행을 함께했다.

[강계만 매일경제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9호 (2019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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