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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가 여름은 5월부터, 일제히 야외수영장 개장 ‘이른 휴가’ 겨냥한 여름 패키지 쏟아져
기사입력 2019.05.08 15:32:30 | 최종수정 2019.05.08 15:34: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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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3월 서울 장충동에 위치한 서울 신라호텔 야외수영장을 이용하려던 김하연(34) 씨는 2주 전 예약전화를 걸었다 허탕을 쳤다. 개장하자마자 문의가 몰려 일요일 정오까지 수영장 이용 예약이 마감됐기 때문이다. 아이 생일을 맞아 수영장에 가려던 김 씨는 다음을 기약했다. 그는 “아이가 호텔 수영장에 몇 번 가본 후로는 수영장에 가자고 자주 조른다”며 “올해는 작년보다 수영장 개장이 일러 붐비기 전에 가려고 했던 건데 이렇게 인기가 많을 줄 몰랐다”고 말했다.

서울 소공동에 있는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에서는 이달부터 실내 수영장에 선베드 수량을 30% 이상 늘렸다. 호텔 측은 한여름 성수기에 이용객이 급증하면 선베드를 넉넉히 비치하지만, 지난달부터 주말 수영장 이용객이 많아져 ‘여름’ 태세로 전환했다. 전지영 서울 웨스틴조선호텔 피트니스클럽 파트장은 “호텔 풀캉스가 이미 시작됐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라며 “수질관리와 고객 안전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호텔가의 여름이 5월부터 찾아왔다. 벚꽃이 채 피기도 전 ‘여름 패키지’ 판매를 예고했던 호텔들은 지난달 말부터 부랴부랴 수영장을 개장하기 시작했다. 지난해 6월부터 여름 장사에 돌입했다면 올해는 봄을 건너뛰었다. 5월부터 여름 대전이 치열하다.

여름 채비를 가장 빨리 마친 곳은 바다 건너 제주 지역이다. 메종 글래드 제주는 지난달 20일부터 ‘컬러풀 써머 바캉스’ 패키지를 판매하고 있다. 객실 1박과 뷔페 레스토랑 ‘삼다정’의 식사권, 인피니티 풀 ‘더 파티오풀’ 선베드 이용권을 넣었다. 수영 고객을 위해 컬러 선 스틱과 데오도란트, 메시 비치백을 함께 제공한다. 선착순 30팀에 증정하는 선물(궁중비책 클렌징 티슈)도 아이 동반 고객용 바캉스 상품이다. 2박 이상 투숙하면 흑돼지육포와 캔맥주가 포함된 미니바를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2인 기준 20만원부터, 성인 2인과 어린이 1인이 포함된 패밀리 타입은 24만5000원부터다.

제주신라호텔 어덜트 풀



▶지난해 길고 무더운 여름 ‘호캉스’ 인기 끌자

봄 건너뛰고 여름 마케팅 돌입

제주신라호텔은 지난달 ‘원더풀 얼리 서머’ 패키지를 선보여 이미 판매를 마감했다. ‘먼저 즐기는 제주에서의 여름휴가’ 콘셉트로 6월 1일부터 10월까지 투숙객에 루프톱 파티와 공연을 즐길 수 있는 입장권을 제공하는 상품이었다. 호텔 내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시설은 역시 야외수영장. ‘패밀리 풀’과 ‘어덜트 풀’로 나눠 운영해 조용한 휴가를 원하는 커플은 어른전용 풀에서, 가족고객은 패밀리 풀에서 즐길 수 있어 고객 만족도가 높다.

호텔과 바캉스를 결합한 ‘호캉스’, 수영장과 바캉스를 결합한 ‘풀캉스’라는 말을 유행시킨 서울의 특급호텔들도 수영장 개장을 한 달여 앞당겼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은 이달 야외수영장을 연다. 야외수영장은 수심이 1.2~1.8m인 메인 수영장과 수심이 60㎝인 어린이 전용수영장, 수심 60㎝의 월풀 등 세 개 풀을 갖췄다. 수영장 앞으로는 서울 도심 전망이 보여 이색적이다. 시내 다른 호텔보다 야외 공간이 넓은 하얏트답게 선베드 수가 많다. 수영장 곳곳에 300석의 선베드가 놓였고, 메인 수영장 옆 워터폴 가든에서도 일광욕을 즐길 수 있다. 간단한 음료와 맥주, 햄버거와 감자튀김을 판매하는 풀사이드 바도 수영장 개장에 맞춰 오픈한다. 수영장은 호텔 투숙객이나 클럽 올림퍼스 회원이 이용할 수 있다.

반얀트리 클럽 앤 스파 서울도 작년보다 한 달 빠른 1일 야외수영장 ‘오아시스’를 열었다. 최고 32도의 온수가 나오는 온수풀로 지난해 리뉴얼해 선선한 날씨에도 이용하기 부담 없다. 풀 종류도 여러 개다. 메인 수영장과 유아용·영유아용 수영장, 자쿠지를 선택할 수 있다. 23개의 프라이빗 카바나(호텔 등에 설치하는 지붕이 있는 구조물)에는 개인 온수풀이 있어 편리하다. 반얀트리 호텔 관계자는 “여름 기간에 야외수영장을 활용한 풀사이드 바비큐, 풀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를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울 웨스틴조선호텔은 실내 수영장을 운영한다. 미국 건축가 아담 티아니가 설계했다. 야외 수영장보다 개방감은 덜한 대신 불볕더위나 장마에도 이용할 수 있어 단골이 많다. 호텔에서는 영유아 동반 고객을 위해 메인 수영장 옆에 온수풀 자쿠지 2개를 마련했다.

그랜드 하얏트 서울 야외 수영장



특급호텔에서 수영장을 일찍 여는 이유는 여러 가지다. 통상 호텔에서는 연말 극성수기와 설 연휴, 봄방학이 끝난 3월부터를 비수기로 본다. 이 때 연중 투숙률이 가장 저조하고 어린이날·석가탄신일 등 징검다리 연휴가 생기는 5월 이후 다시 숙박객이 늘어난다. 여름 시즌이 당겨지면 두 달여 비수기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지난해 여름 멀리 여행가는 대신 가까운 시내 호텔로 ‘호캉스’를 떠나는 고객이 급증한 것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일찍 더워지고 9월까지도 늦더위가 기승을 부리면서 서울 시내 주요 호텔 객실 투숙률이 치솟았다. 야외수영장이 개장한 시기에는 파티 등 다양한 이벤트를 열 수 있어 부대 매출이 함께 오른다. 야외수영장 옆 풀파티로 유명한 반얀트리 서울에서는 지난해 7~8월 풀사이드 바비큐 프로모션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1.7배 올랐다.

수영장을 활용하면 호텔계 ‘큰손’이 된 가족고객 모객도 쉽다. 별다른 활동을 하기 어려운 영유아나 임산부도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화려한 수영복에 선베드 등을 배경으로 SNS용 사진을 찍으려는 ‘셀카족’도 찾아 입소문도 빠르다. 루프톱 수영장을 운영하는 한 호텔 관계자는 “지난해 여름에는 수영장 안에 들어가 있는 사람보다 밖에서 사진 찍는 사람이 더 많았을 정도”라고 말했다.

메종 글래드 제주 야외 수영장



▶사계절용 온수풀 설치하고

야외수영장 활용 루프톱 바 만들기도

강릉 경포대에 위치해 동해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씨마크호텔은 인피니티풀로 명소가 됐다. 호텔 해시태그를 달고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게시물 중 상당수가 수영장 모습이다. ‘수영장에서만 몇 시간씩 놀았다(na****30)’ ‘태교가 저절로 된다(****jung)’는 이용리뷰도 다양하게 올라온다.

빌딩 숲 속에서 서울 도심을 바라보는 루프톱 수영장들도 여름 시즌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한다. 지난해 개장한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은 루프톱 야외수영장과 자연채광이 가능한 실내 수영장을 설치해 인기를 끌었다.

반얀트리 서울 오아시스 야외수영장



서울 용산에 위치한 서울드래곤시티도 34층 루프톱 풀 앤 바 ‘스카이비치’ 바비큐 스테이션을 오는 20일부터 열기로 했다. 지난해에는 6월 30일에 열었는데, 올해는 한 달 먼저 오픈한다. 여기서는 남산과 여의도까지 조망 가능하다. 호텔 측은 “지난해 실내 수영장과 실외 풀 스카이비치 이용권을 넣은 여름 패키지 인기가 많아 개장을 앞당겼다”고 설명했다. 드래곤시티는 객실이 1700개에 달하는 건물이라 최상층 공간이 넓다. 야외수영장 ‘스카이비치’ 규모도 타 호텔보다 큰 편이다.

인천 영종도에 위치한 복합리조트 파라다이스시티는 ‘워터파크급’ 수영장으로 가족고객 선호도가 높은 대표적인 곳이다. 실내와 야외수영장을 둘 다 갖췄고, 야외에는 온수풀을 설치해 사계절 내내 운영한다.

회사 측에 따르면 지난해 7,8월 성수기에 2017년 같은 기간 대비 투숙객이 54% 증가했다. 두 달간 누적 투숙객이 약 10만 명에 달할 정도다. 스파 씨메르는 1만2000㎡(4000평) 규모로, 풀파티와 액티비티를 즐기는 공간으로 운영한다.

호텔에서는 호캉스를 준비하는 가족 고객을 겨냥해 어린이 프로그램을 강화하고 나섰다. 어린이날 패키지와 수영장 관련 서비스를 결합한 상품도 나왔다. 제주 신라호텔에서는 이달 자녀를 위한 교육형 체험 프로그램을 이용하는 ‘스프링 아이러브’ 패키지를 판매한다. 이 패키지에는 키즈 플라워클래스, 별자리 관찰, 미니올림픽 등 15개 프로그램 체험이 포함된다.

호텔에 따르면 이 패키지에 포함된 서비스 중 투숙객 만족도가 가장 높은 것은 수영복 무료 세탁 서비스다. 1박당 최대 10벌까지 수영복을 무료로 세탁해주기 때문에 자주 물놀이를 해도 세탁 부담이 없다.

아담 티아니가 디자인한 배를 연상시키는 천장의 서울 웨스틴조선 수영장



▶‘대세’된 가족고객 잡기 위해

키즈 전용 클래스도 미리 신설

JW메리어트 서울은 어린이 놀이 콘텐츠 회사 ‘키즈캔’과 협업해 어린이날 주말 패키지를 판매한다. 호텔에서의 소풍이라는 콘셉트로 호텔 연회장에 페이퍼아트 작품을 전시하고, 아이 대상 음악 콘서트와 만들기 수업을 진행한다. 키즈 어메니티와 컬러링북, 색연필 등을 선물로 주고, ‘마르퀴스 스파 앤 피트니스 클럽’ 이용권도 포함된다. 투숙객은 키즈풀과 선베드, 카바나 등을 갖춘 수영장을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성인 2인과 어린이 1인 기준 28만5000원(세금, 봉사료 별도)부터다.

여의도 메리어트호텔은 이달 말까지 아이와 요리할 수 있는 재료가 포함된 패키지를 판매한다. 청정원과 함께 론칭한 컬래버레이션 패키지로, 주방시설을 갖춘 스위트형 객실에서 아이와 간편하게 나들이 간식을 만들어볼 수 있다. 청정원 피크닉 푸드세트에는 파스타면과 소스, 주먹밥을 만들 수 있는 김자반과 샐러드 드레싱 소스 등이 포함된다. 패키지 이용고객은 자쿠지와 유아풀을 갖춘 실내 수영장을 함께 사용할 수 있다. 해당 패키지 가격은 스튜디오 스위트 객실 기준 21만원(세금 봉사료 별도), 1베드룸 이그제큐티브 스위트는 25만원부터다.

파라다이스시티 씨메르



노보텔 앰배서더 서울 동대문 호텔은 어린이 동반 가족을 위한 ‘키캉스’ 패키지를 선보였다. 객실 1박에 피트니스·수영장, 키즈존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무스텔라 키즈 기프트박스와 호텔 내 식음료 바우처 3만원권, 객실용 키즈 슬리퍼와 시그니처 인형 등을 선물로 증정한다. 슈페리어 객실 기준 가격은 16만5000원(세금 별도)부터다.

그랜드 하얏트 인천은 ‘패밀리 위크앤드 딜라이트’ 패키지에 쿠킹클래스와 다양한 액티비티를 넣어 구성했다. 호텔에서는 매주 일요일 오전 11시부터 1시간 동안 쿠킹클래스, 무알코올 칵테일 만들기, 스포츠 클래스 등을 번갈아가며 연다. 닌텐도 스위치와 스포츠 게임을 즐길 수 있는 펀 존을 즐기고, 어린이 수영장과 사우나를 이용할 수 있다. 가격은 29만9000원부터다.

김포에 위치한 호텔 마리나베이 서울은 유아 전용 풀장을 운영한다. 클럽객실에 묵으면 무료로 이용 가능하다.
아라뱃길이 바라다 보이는 독특한 위치의 수영장이다. 키즈전용 공간인 키즈존에서는 그물놀이터와 폼핏 놀이터 등 오감을 자극하는 놀이시설을 함께 이용할 수 있다.

호텔업계 관계자는 “영유아를 동반한 가족고객은 이미 비즈니스 고객 버금가는 호텔의 주요 고객”이라며 “수영장과 키즈존 등 가족들이 즐기는 편의 시설에 투자하는 호텔이 경쟁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유진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4호 (2019년 5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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