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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강판, 철판에 예술을 입히다... 도금 컬러 잉크젯프린트 기술로 반영구적 ‘포스아트’ 새장 열어
기사입력 2019.03.06 13:4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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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덜란드 출신의 프랑스 화가인 빈센트 반 고흐는 1800년대 후반 유난히 해바라기를 자주 그렸다. <12송이 해바라기를 담은 꽃병>도 그의 대표작이다. 노란색의 꽃병에 12송이 해바라기는 그의 철학을 담아 다양한 의미로 해석되고 있다.

포스코강판이 이 작품을 고해상도 잉크젯프린트 기술로 철판(강판) 위에 그대로 구현해냈다. 철판에 컬러잉크를 입혀서 입체적으로 디자인한 것이다. 0.1㎜에서 0.8㎜까지 컬러잉크 두께 차이로 인해 질감까지 느껴진다. 차가운 철강 이미지가 따뜻한 감동을 주는 예술작품으로 이렇게 재탄생했다.

포스코그룹이 고해상도 잉크젯프린트 기술을 접목해서 연구개발에 성공했고 포스코강판이 국내 최초로 2018년 상용화한 ‘포스아트(PosART, POSCO Artistic Steel)’가 신시장을 열어가고 있다. 블랙스테인리스, 고내식 도금컬러강판, 알루미늄 도금컬러강판 등에 사진, 글자, 그림을 디자인하기에 오랫동안 변치 않는 제품이 나온다. 철판에 선명한 색상이 연출되기에 스틸아트라고도 한다. 별도 금형제작이 필요 없고 이미지 교체도 자유롭다. 고객이 원하는 어떤 이미지도 2~3일 내에 제작할 수 있다. 이에 따라 포스아트는 사진액자, 기념패, 가전제품, 주방가전, 각종 표지판을 넘어 친환경 건축용 내·외장재로도 각광받고 있다. 이는 정형적 무늬를 반복해서 코팅하는 일반적인 프린트강판과 다른 차원의 제품이다.

정상경 포스코강판 사업지원실장(상무)은 “강판에 나만의 독창적이고 비정형 무늬를 구현하는 것이 포스아트”라며 “포스코강판의 혁신적이고 차별화된 도금·컬러제품으로 고급 강건재시장 제품 트렌드를 선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울 서대문구 청년공유주택 1층 로비에 장식한 포스아트



▶0.9㎜ 두께 컬러잉크로 철판 디자인… 독립유공자 명패 만들어

최근 찾아간 포항시 포스코강판 본사. 이 회사의 주력사업인 도금과 컬러공장 한 편에 작은 포스아트 생산설비 1대가 갖춰져 있다. 커다란 잉크젯프린트가 컴퓨터에서 입력된 디자인에 따라 가로 1.2m, 세로 0.8m 크기의 철판 위로 오가며 컬러잉크를 뿌리고 동시에 자외선 빛으로 굳힌다. 철판에는 독립유공자 집에 보낼 태극모양의 명패들이 한꺼번에 만들어지고 있다. 약 1시간이면 철판 하나에 40개 명패가 찍혀 나온다. 포스코강판은 특별히 잉크젯프린트를 9번 오가도록 설계해서 철판 위 컬러잉크만 0.9㎜ 두께로 만들고 있다. 10분 만에 컬러잉크 0.1㎜ 두께 제품을 수십 개 만들 수도 있지만, 명패에는 더 많은 시간과 정성을 기울인 것이다. 포스코는 2019년 대한민국 건국 100주년을 맞아 국가보훈처를 통해 애국지사와 후손들에게 전달할 총 7700개 명패를 만들고 있다.

차완수 포스코강판 가공공장장은 “2018년 채용한 이민하·김영은 등 2명의 디자이너가 사전에 컴퓨터그래픽으로 작업해서 이미지 틀을 만들고 인물이나 글자가 도드라지게 보이는 양각효과를 부여한다”며 “이를 인쇄파일로 변환해서 설비에 넣은 뒤에도 추가 수정을 한다”고 설명했다.

이렇게 프린트된 철판은 대구의 협력업체로 전해져 절단, 부착 등 별도 작업을 거친다. 포스코에서 일괄생산하기보다는 그룹 비전인 ‘With POSCO’ 취지에 따라 우수 협력사에게 외주를 줘서 상생하겠다는 뜻을 담았다. 이로 인해 매출의 약 4분의 1은 협력업체에게 돌아간다.

가격도 저렴한 편이다. 예를 들어 가로 15㎝·세로 20㎝ 규격 포스아트 기념패 판매가격이 5만원, 가로 30㎝·세로 40㎝ 크기 포스아트 기념패는 10만원이다.

▶작은 실험실서 포스아트 상용화… 철강용 컬러잉크 개발해 접착력 확대

포스아트는 포스코 작은 실험실에서 2017년 탄생했다. 포스코그룹의 50년간 축적된 독보적인 철강 기술력을 연관 산업에 활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의 하나였다. 특히 포스아트에 특화된 고내식성·가공성 철강용 컬러잉크도 개발해서 접착력을 높였다. 철판에 붙는 잉크가 오랫동안 떨어지지 않도록 하는 게 포스코만의 노하우이다. 이렇게 실험실에 있던 기술을 미래 신산업으로 상용화에 나선 회사가 포스코강판이다. 기존 도금강판과 컬러강판 생산 기술력을 토대로 철판에 비정형 무늬까지 형상화하는 쪽으로 미래 신사업을 구상한 것이다.

포스코강판은 창립 30주년을 맞은 2018년 포스아트 상용화에 나섰다. 당시 부임한 하대룡 포스코강판 대표가 임직원들과 함께 “실험실에 있던 포스아트를 실생활 제품으로 생산해서 마케팅해보자”며 머리를 맞댔다. 매주 생산, 설비, 기술, 마케팅, 디자이너까지 모두 참석하는 포스아트 회의도 주재했다. 그리고 작은 별도 공간을 만들어 하나의 생산설비를 통해 지난 1년 동안 1만 개 이상의 포스아트 제품을 만들었다. 포스코강판 담당자들은 1만 개 제품을 하나하나 검수해서 품질의 완성도를 끌어올렸다.

포스아트로 만든 포스코강판 CI 표지판



▶10배 부가가치 창출… 가전, 강건재로 활용가능성 확대

포스아트는 기존 철판을 가공해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만들어낸다.

포스코강판 관계자는 “스테인리스 코일 1t을 포스아트 액자로 구현하면 가격 기준 10배의 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다”며 “가전제품과 강건재 등 소재는 무궁무진하다”고 강조했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코 창립 50주년이던 2018년 ‘포스코 50년사’를 영구히 보관하기 위해 포스아트로 인쇄했다. 포스코강판 공장 내외부 안내판도 일제히 포스아트로 제작했다. 각종 행사 포스터와 기념패, 표창장, 명패, 달력, 결의문도 만들었다.

포스아트로 벽걸이 TV 벽면을 만들 수 있고, 부엌 싱크대 역시 포스아트로 고급화를 이룰 수 있다. 또한 포스아트를 활용했을 때 건축 인테리어 측면에서 ▲건물 내부에 유명작가 작품이나 회사 이미지 시각화 ▲공장 외부에 회사생산 제품 콘셉트를 형상화 ▲엘리베이터 벽면에 세련된 공간 표현 ▲건물외벽에 상징적인 그림 홍보 ▲에스컬레이터에 공간 이미지 부여 ▲방화문에 미적 감성을 불어넣는 효과 등을 기대하고 있다. 앞서 2018년 서울 서대문구 청년공유주택 로비, 송도컨벤시아 벽면 등에도 포스아트 작품을 설치하면서 방문객들의 시선을 끌었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아트로 대리석을 대체하는 고급 강건재 시장에 적극 뛰어든다는 방침이다. 철판에 비정형적인 대리석 무늬로 인쇄하면, 기존 대리석과 같은 이미지 효과를 구현할 수 있다. 나중에 철거하더라도 환경호르몬 문제없이 곧바로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적이다. 고급스러운 대리석이 인기를 끌고 있지만 라돈 등 환경이슈가 있기 때문이다. 아울러 포스아트의 경우 대리석에 금이 가는 것을 걱정할 필요가 없다.

포스코강판 관계자는 “컬러강판을 생산하고 있지만 진정한 고급재로 가려면 대리석 무늬의 포스아트로 가야 한다”며 “철판 특성상 쓰고나면 나중에 강판으로 재활용할 수 있어 친환경 제품”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포스코강판은 대리석으로 만들어진 호텔 로비를 집중 공략할 예정이다. 이미 포스코강판 디자이너들이 서울로 출장 가서 최고급 5성급 호텔 로비 디자인들을 일일이 확인하고 포스아트로 제안할 작품 구상에 착수했다.

▶포스코 철강 기술 결집… 올해 포스아트 설비 3개 증설키로

1988년 포항도금강판을 모체로 하는 포항강판은 1999년 포항강재공업과 합병했고 포스틸 냉연강판 가공공장을 인수하면서 덩치를 키웠다. 현재 자동차·가전·건축재 등에 쓰이는 아연도금강판, 알루미늄도금강판, 컬러강판을 주력으로 하는 ‘표면처리 전문 솔루션 업체’이다.

포스코강판은 포항에 도금강판 2공장(연산 60만t)과 컬러강판 4공장(36만t)을 비롯해 미얀마에 컬러강판 공장(5만t) 등을 보유하고 있다. 2018년 매출 약 1조원을 달성했다. 도금공장은 포스코의 탄소강과 스테인리스강을 소재로 사용한다. 알루미늄, 알루미늄과 마그네슘, 알루미늄과 아연, 알루미늄+아연+마그네슘 등을 녹여 소재 표면에 코팅을 한다. 이중 용융 알루미늄 도금강판인 ‘ALCOSTA(알코스타)’ 제품은 2013년 세계일류상품으로 선정된 바 있다. 내식성이 우수해 자동차 머플러와 같은 내연기관뿐만 아니라 전기밥솥과 지붕 등에도 널리 사용되고 있다. 고내식 도금강판인 PosMAC(포스맥) 도금제품은 기존 제품보다 4배 이상 내식성이 우수하기에 수상 태양광 등 에너지사업에도 적용되고 있다. 컬러공장은 도금제품을 컬러코팅하는 공장이다. 2014년 세계 최초로 다색 강판을 생산해 고급 건재로 활용되고 있다. 컬러강판은 지난해 평창동계올림픽 아이스아레나와 슬라이딩센터뿐만 아니라 강릉 KTX역사에도 들어갔다. 또한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제품군인 ‘셰프 컬렉션’에, LG전자의 ‘LG시그너처’에 공급될 정도로 품질을 인정받고 있다.

포스코강판은 이 같은 기존 주력사업인 도금강판과 컬러강판 경쟁력을 이어가면서 포스아트를 신성장동력으로 확충해나간다는 구상이다.

포스아트에는 포스코그룹 차원의 철강 기술력이 결집되어 있다.

포스코가 스테인리스 스틸을 만들고 포스코대우에서 헤어라인 가공을 하면 포스코강판에서 코팅한 뒤 잉크젯프린트로 포스아트를 구현한다. 여기에는 영원히 녹슬지 않는 프리미엄 가치를 고객에게 부여한다는 의미를 담았다.

포스코강판은 2019년 1분기에 포스아트 생산설비 3개를 추가 구축해서 대량 생산에 나설 방침이다. 현재 공정에서는 가로 2.6m, 세로 1.3m 크기까지 한번에 포스아트를 구현할 수 있고, 이를 연결하면 크기를 더 늘릴 수 있다.

아울러 포스코강판은 포스아트로 구현할 수 있는 작품 대형화에 나설 방침이다. 장기적으로는 컬러강판 생산공정에 잉크젯프린트를 설치해 비정형무늬 포스아트를 대량 생산한다는 구상도 갖고 있다. 지금은 철판 위에 잉크젯을 올려놓고 프린트하는 구조인데, 나아가 롤에서 철판이 풀리면 곧바로 컬러잉크가 뿌려져서 코팅되는 구조까지 내다보는 것이다. 아직까지는 연구개발이 더 필요한 부분이다. 아울러 굴곡이 있는 자동차강판까지 생산하겠다는 포부도 있다.

최정우 포스코 회장, 1월 25일 포스코강판 서울사무소 쇼룸 현장경영



▶최정우 포스코 회장 “포스코센터를 포스아트 전시장으로”

최정우 포스코 회장은 포스아트에 각별한 관심을 갖고 힘을 보태고 있다.

최 회장은 1월 25일 서울 포스코센터 서관 11층 포스코강판 사무실에서 새해 업무보고를 받았다. 이어 쇼룸에서 포스코강판 제품군을 꼼꼼하게 살펴보며 강건재 시장 역량에 집중하라고 주문했다. 또한 포스코센터를 포스아트 상설 전시장으로 활용하면서 적극적으로 마케팅할 것을 당부했다. 최 회장은 최근 포스코그룹 신임 임원들의 승진을 축하하는 부부동반 만찬도 주재했다. 이 자리에서 부부 사진을 하나씩 찍은 뒤 포스아트 스틸액자로 제작해 개별적으로 전달하도록 했다. 최 회장만의 섬세한 감성 리더십을 보여준 것이다.

포스아트를 통해 고객만족도도 끌어올리고 있다. 포스코는 2018년 11월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개최한 ‘2018 포스코글로벌 EVI(Early Vendor Involvement) 포럼’에 참석한 고객들의 소중한 사진들을 사전에 접수받아 포스아트로 제작하기도 했다. 이로 인해 고객사들이 상당히 감동받았다는 후문이다.

포스코는 2018년 하반기 신입사원들의 부모님에게도 단순한 기념품이 아니라 오랫동안 간직할 수 있는 특별한 선물을 전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신입사원들로부터 사진을 미리 받았고 거기에 ‘포스코에 귀한 인재를 보내주셔서 감사합니다’라는 취지의 글도 담은 감사패를 포스아트로 만들어 신입사원 부모님들에게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포항 본사에 포스아트 구현한 ‘열린 화장실’ 설치… 장수사진 등 사회공헌 활발

포스코강판은 포스아트를 다양한 형태로 활용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고 있다.

포스코강판 포항 본사 정문에 들어서면 포스아트로 만든 표지판이 먼저 맞이한다. 그 옆에는 컬러강판과 포스아트로 다채롭게 꾸민 19㎡ 크기의 ‘열린 화장실’이 설치돼 있다. 남녀 화장실과 장애인 화장실이 마련되어 있다. 철판에 다채로운 컬러잉크를 입힌 공간으로, 포항지역을 방문하는 누구든 사용할 수 있다. 애초에는 회사 내에 장애인 이용 편의시설인 화장실을 만들려고 했지만, 지역사회와 더불어 발전하는 기업시민 역할을 다하고자 당초 계획을 변경해 포스아트를 입힌 열린 화장실로 완성했다. 몸이 불편한 주민들도 편리하게 사용하도록 화장실 문턱을 낮췄고, 열린 화장실 옆에는 장애인 전용 주차공간까지 마련했다.

포스코강판은 포스코 1%나눔재단과 함께 포항시 유동인구가 많은 다른 지역에도 포스아트를 활용한 화장실을 추가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이는 포스코강판의 강건재 제품 우수성을 자연스럽게 알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포스코강판은 무병장수를 기원하며 자매마을을 포함한 인근지역 어르신들에게 스틸 장수사진을 선물하는 사회공헌활동도 펼치고 있다. 2018년 12월 포스코강판의 4컬러공장 준공식에서도 포항 지역 어르신들에게 장수사진을 전달하고 건강과 행복을 희망하는 뜻 깊은 자리를 갖기도 했다.

[강계만 산업부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2호 (2019년 3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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