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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vs 애플의 서로 다른 스마트폰 수성 전략-애플 고가 제품 다양화… 영업 이익 방어 삼성 중저가 제품에 신기술 적용 가속도
기사입력 2018.12.04 10:4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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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은 휴대폰 수요가 급증하는 시즌이다. 스마트폰 1·2위 업체인 삼성과 애플 두 회사는 중국 업체에 추격을 허용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1위 수성을 위한 서로 다른 전략을 들고 나왔다.

삼성은 플래그십 모델에만 집중하던 역량을 중저가로 분산시키면서도 기술적으로 하드웨어 혁신이란 변화를 선택했다. 애플은 고가 정책을 고수하면서 다양한 제품을 한꺼번에 쏟아내는 전략을 택했다. 양사의 전략은 고육지책이란 공통점은 있지만 중국의 추격을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는지에 대한 인식 차이에서 기인한다. 애플은 브랜드 파워를 앞세워, 삼성은 축적된 기술로 위기를 돌파하려는 속셈을 엿볼 수 있다.

▶다양한 고가폰 한꺼번에 파상공세 펼친 애플

애플은 지난 9월 12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 캠퍼스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애플의 연례 신제품 발표 행사를 열었다. 애플은 지난해 출시된 ‘아이폰X’를 다양화한 제품 5.8인치 ‘아이폰XS’, 6.5인치 ‘아이폰XS Max’, 6.1인치 ‘아이폰XR’를 공개하며 고가폰의 단계를 다양화하는 파상공세를 펼쳤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다음 단계의 아이폰, 창조된 적 없는 가장 진보된 폰”이라는 자찬을 쏟아냈다. 하지만 정작 언론들은 아이폰의 출시 가격에 주목했다. 아이폰XS는 999달러, 아이폰XS 맥스는 1099달러부터 시작했다. 64GB(기가바이트), 256GB, 512GB 용량에 따라 가격은 더 올라간다.

이날 동시에 공개된 아이폰XR은 슈퍼 레티나 OLED 디스플레이 대신 6.1인치형 LCD 디스플레이를 적용했는데 64GB 모델의 가격은 749달러였다. 128GB, 256GB를 선택할 수 있다.

스마트폰 시장은 성장 둔화에 빠졌지만 시장 강자인 애플의 전략은 달랐다. 고가 정책은 아이폰X부터 애플이 찾은 타개책이다. 다른 회사들이 출혈 경쟁을 펼치는 것을 피해 오히려 단가를 높여 마진을 더 남기려는 역발상이다. 애플은 아이폰X로 고가 정책을 밀어붙이다 초기 판매 둔화를 겪기도 했지만 결과는 성공이었다. 지난 6월 애플 회계연도 3분기 실적발표에 따르면, 아이폰 평균 판매 가격은 전년 606달러에서 올해 724달러로 올랐다. 그 결과 아이폰 판매대수는 줄었지만 매출은 14% 늘었다.

부품 업체에 주문량을 줄이면서 단가를 낮췄고 결국 전작 이상의 수익을 올린 것이다. 아이폰XS 시리즈도 그 정책을 계승했다. 애플은 아이폰XS와 XS맥스에 출시 가격을 끌어올렸다. 보급형도 고급화를 꾀했다. 경쟁사들의 최고가 제품 가격대로 보급형인 아이폰XR를 출격시켰다. 많은 비판이 나왔다. 이에 대해 쿡 CEO는 “비싸더라도 기꺼이 지불할 사람들이 있다(There is segment people who are willing to pay for it)”고 했다가 “혁신 없이 비싸기만 하다”는 논란을 더 부추겼다.

이런 논란 속에 지난 11월 2일 한국에도 아이폰 시리즈들이 상륙했다. 애플은 지난해 고의적인 배터리 성능 저하로 이미지가 추락한 경험을 맛봤고 안정적 구동을 위한 업데이트라고 해명했지만 소비자들은 제품 가치가 떨어졌다며 대책을 요구했고 논란이 커졌다.

결국 올해 연말까지 아이폰 배터리 교체 가격을 한국 기준 10만원에서 3만4000원으로 낮춰주는 보상책을 내놨다. 하지만 연말이 되기도 전에 애플 마니아들에게 이런 기억은 큰 문제가 아닌 듯 보였다. 출시 첫날 서울 강남구 압구정에 위치한 애플스토어에는 아이폰을 사기 위한 인파가 몰려들었다. 국내에서도 곧 비싼 가격이 주목 받았다.

아이폰XS 출고가 64GB 용량 136만원, 256GB 156만원, 512GB 181만원, 아이폰XS 맥스 출고가는 64GB 149만원, 256GB 170만원, 512GB 196만원이다. 200만원에 육박하는 최고가 폰이다. 액정표시장치(LCD)를 탑재해 가격이 다소 낮은 아이폰X의 출고가도 64GB가 99만원, 용량에 따라 128GB와 256GB가 각각 105만원 대, 118만원 으로 책정됐다.

아이폰



▶초반 흥행은 일단 실패

출시 첫날 분위기와 달리 가격은 초반 흥행에 찬물을 끼얹었다. 국내에서 초반 성적은 좋지 않게 나왔다. 아이폰XS 등 애플 신작 스마트폰 3종의 출시 첫 주 성적이 전작의 60%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출시 첫 주인 지난 11월 2∼7일 이통 3사를 통해 개통된 아이폰XS·XS맥스·아이폰XR는 약 17만 대로 추산된다. 시장 분위기를 가늠하는 이동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도 개통 사흘 만에 평소 수준으로 빠르게 돌아왔다. 개통 첫날인 2일에는 2만8753건이었지만, 3일 2만 2159건, 5일 2만3733건, 6일에는 10월 평균 수준(1만2000건)인 1만2645건, 7일에는 1만1975건으로 줄었다.

해외에서도 잇따른 흥행 실패 분위기가 감지됐다. 애플에 최신 아이폰용 부품을 공급하는 레이저센서 제조업체 루멘텀이 12일(현지시간) 분기 전망을 대폭 낮추자 애플 주가가 5% 급락했다. 루멘텀은 이날 ‘3D감지 레이저 다이오드의 최대 고객 중 하나’가 부품 주문을 대폭 줄였다고 밝혔다. 비슷한 시기 애플을 오랫동안 담당한 궈밍치 TF 인터내셔널증권 애널리스트의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4분기부터 내년 3분기 사이에 아이폰XR 출하량 전망치를 기존 1억 대에서 7000만 대로 낮춰 잡았다. 이는 아이폰XR의 판매 호조를 예상했으나 한 달 만에 달라진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무역 전쟁으로 얼어붙은 중국시장의 소비심리, 아이폰XS에 비해 떨어지는 디자인과 카메라 성능, 중국 화웨이 신제품의 경쟁력 향상 등을 이유로 들었다. 하지만 “아이폰XS 시리즈와 이전 모델의 출하량 증가가 아이폰XR의 부진을 상쇄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애널리스트들이 대만 부품업체들을 대상으로 한 무작위 추출조사에서 아이폰 부품 주문이 20~30% 줄었다는 답변을 받았다고 전했다. 주로 아이폰XR와 XS맥스 관련 부품이다. 대신 구형 모델을 위한 부품이 20~25% 늘었다는 후문이다.

하지만 이 같은 수치로 애플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을 시장에 한꺼번에 내놓는 전략이 실패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다고 본다. 아이폰X도 주문량을 조절하면서 단종 없이 결국 히트작을 만들어냈고 애플 마니아라면 아이폰XR에서 눈을 더 낮춰 구형 아이폰들로 눈을 돌릴 수 있다. 신제품 출시와 동시에 아이폰7·아이폰8의 가격은 각각 499달러(약 56만원)와 599달러(약 67만원)로 낮아졌다.

갤럭시 폴더블, 갤럭시 A7



▶삼성 반전 카드는 있나

삼성의 고민은 애플의 고민보다 조금 더 골이 깊다. 2013년 삼성전자 휴대폰을 생산하는 IT·모바일(IM)에서 한 해 25조원의 영업이익을 거뒀다. 2011년 후반부터 판매량 세계 1위를 기록한 뒤 처음으로 연간 판매량이 3억원대를 돌파하면서 파죽지세의 성장을 이어갔던 시절이었다. 당시 애플은 52조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격차가 2배 정도 났지만 삼성의 영업이익은 다른 라이벌과 비교할 수 없는 높은 수치였다. 애플과 삼성의 특허를 둘러싼 소송전이 절정을 이뤘던 시점이다. 애플은 삼성에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내준 2011년부터 삼성을 상대로 디자인 침해 소송 등을 제기했고 삼성도 애플의 기술특허 침해를 주장하며 맞소송을 냈다. 양사 간 특허 전쟁은 치열한 시장경쟁 만큼이나 관심사이자 볼거리였다.

삼성의 기세는 애플이 2014년 화면을 4.7인치로 키운 ‘아이폰6’를 선보이면서 꺾이기 시작했다. 몸집이 커진 아이폰이 등장하자 일각에서는 스티브 잡스가 탄식할 것이란 반응이 나왔지만 정작 시장의 결과는 달랐다. 승부처였던 프리미엄 시장에서 삼성과 희비가 엇갈리기 시작한 것이다. 애플은 신제품을 내놓을 때마다 가격을 올렸고 이는 고스란히 실적에 반영됐다. 삼성은 매년 3억 대 이상의 스마트폰을 팔면서도 수익성은 점점 떨어지는 상황에 직면했다.

5년이 흐른 올해 3분기에 양사 간 스마트폰 영업이익 격차는 8배에 달할 정도가 됐다. 기술 혁신 속도는 떨어졌지만 브랜드 충성도를 높이고 고급화 이미지에 성공해 애플이 전 세계 스마트폰 시장 이익의 90%를 거머쥐었다. 애플의 삼성 대화면전략 따라하기는 성공했다고 볼 수밖에 없다.

삼성은 이제 새로운 전략을 짤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애플뿐 아니라 뒤를 쫓는 중국 화웨이 때문에라도 전략 수정이 불가피하다고 볼 수도 있다. 그 전략의 일부분을 볼 수 있는 것이 갤럭시 A7의 출시다. 삼성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 S라인 다음으로 A라인과 J라인을 보급형 브랜드로 내세우고 있다. 지난달 출시된 A7은 삼성전자 최초로 후면에 트리플 카메라를 설치했다. 최근 삼성전자는 중국 화웨이 등 경쟁사에 비해 기술 적용이 늦다는 비판을 받아왔다. 이는 대규모로 팔릴 갤럭시S 시리즈에 검증된 기술을 한꺼번에 선보이려는 전략을 유지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 협력사 관계자는 “삼성이 거의 5000만 대에 이르는 S시리즈에 검증되지 않은 최신 기술을 넣는 모험을 쉽게 걸지 않았던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라며 “결국 이런 전략 때문에 세계 최초라는 타이틀을 중국 업체들에 쉽게 빼앗겼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상황을 타파하기 위해 A시리즈나 중저가 브랜드에 과감한 기술 혁신 시도를 함으로써 기술 우위를 외부에 각인시키고 이를 통해 S시리즈에는 검증된 기술을 빠르게 적용할 수 있는 전략으로 방향을 수정했다는 얘기다. 이같은 내부의 결정에 따라 갤럭시A7에 트리플 카메라 등의 과감한 시도를 시도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중국 로욜이 출시한 폴더블 스마트폰



▶폴더블폰 삼성의 잠자던 혁신 DNA 깨우나

삼성이 이런 전략을 택한 것은 사실상 중국 업체들이 최근 빠른 추격자를 넘어 기술 선도 기업으로 치고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화웨이와 최근 폴더블폰 출시 시점을 두고 경쟁을 벌이는 분위기였다. 이 상황에서 최근 중국 스타트업 ‘로욜(柔宇科技 Royole)’이 개발한 폴더블폰인 ‘플렉스파이(FlexPai)’란 제품을 선보이면서 두 업체를 당황하게 했다. 플렉스파이는 사전 예약 주문을 받고 있는 상태로, 올해 말쯤 출시될 예정이다. 일단 세계 최초 타이틀은 큰 의미가 없어진 상황이다.

로욜 제품은 밖으로 접는 폴더블 방식인데 이 회사는 최소 20만 번을 접을 수 있을 만큼 내구성이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리뷰 영상 속에는 플렉스파이의 디스플레이의 중앙 접히는 부분 필름이 손상돼 일그러지는 현상이 IT 매체 안드로이드 어쏘리티에 공개됐다. 이 매체는 “플렉스 파이를 접고 펼칠 때 긴장하게 된다. 장치를 접을 때 필요한 힘의 양이 (커서) 폴더블폰을 부러뜨릴까 봐 걱정했다. 앞으로 힌지 디자인이 개선돼야 해결될 수 있는 문제”라고 평가했다. 소프트웨어도 안정적이지 않은 것으로 지적됐다. 이 매체는 “플렉스파이는 안드로이드 9.0의 커스텀 버전을 탑재해 출시할 예정인데, 현재 소프트웨어는 상당한 버그가 있다.

폴더블폰을 접어도 소프트웨어가 그대로 전체 화면에 표시되거나, 유저인터페이스(UI)가 왜곡되고 회전이 정확하지 않았다”며 “애플리케이션이 다운되거나 전체 장치가 충돌하기도 했다”고 했다.

로욜의 발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전자는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삼성 개발자 콘퍼런스(SDC)에서 폴더블폰에 대한 정보를 공개했다. 이날 시제품을 선보이진 않았지만 디스플레이와 차세대 모바일 사용자를 위한 사용자인터페이스인 ‘원 UI’를 공개했다. 새 UI는 사용자의 스마트폰 화면 몰입을 방해하는 요소를 최소화하고 아이콘을 간결하게 정돈한 것이 특징이다. 화면이 큰 스마트폰에서도 한손 조작이 간편하도록 스마트폰 상단은 ‘보는 구간’, 하단은 ‘터치 구간’으로 설정했다. 또 폴더블 스마트폰용 7.3인치 ‘인피니티 플렉스’ 디스플레이를 공식 발표했다. 안으로 접히는 방식의 이 디스플레이는 내년 출시될 삼성의 갤럭시 시리즈 중 하나로 내년 상반기 중 초기 생산량 100만대 규모로 출시된다.

5G폰도 삼성의 성장 동력이 될 전망이다. LTE 모델과 함께 삼성 스마트폰 중 첫 5G 모델로 출시될 전망이다. 전면 2개, 후면 3개 등 총 5개 카메라를 탑재하고, 카메라를 제외한 모든 공간을 디스플레이로 채워 테두리 없는 디자인을 앞세울 전망이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5G에 전사적 역량을 투입하면서 기술 역량을 과감히 새 제품에 투입하는 것은 그만큼 상황이 절박한 시기이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IM부문의 실적은 지난 3분기 매출 24조9100억원, 영업이익 2조22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0%, 32.5% 줄었다. 여기에다 삼성전자를 떠받쳐온 반도체 영업이익이 내년 낸드플래시 메모리에 이어 디램 가격도 하락하면서 상반기에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기 때문에 스마트폰의 실적 반전이 삼성전자에 반드시 필요한 시점이다.

[이동인 매일경제 모바일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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