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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만점 디자인… 국내 부티크 호텔 강자는
신세계 ‘레스케이프’·아주 ‘라이즈’·파라다이스 ‘아트파라디소’ 오픈 잇따라
재벌 2·3세들 나서 한국형 럭셔리 부티크호텔 취향 대표 선수 경쟁 나서
기사입력 2018.10.31 10:4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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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다른 취향과 품격을 갖춘 사람이 아름다운 공간 디자인은 물론 체험까지 책임져 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최근 국내에 불고 있는 럭셔리 부티크호텔 열풍은 이런 마음을 충족시켜 줄 것으로 기대된다. 공유 숙박업체 에어비앤비가 등장했을 때 글로벌 호텔 업계는 잔뜩 긴장했다. 실제 그런 조급함 때문인지 최근 몇 년 새 글로벌 호텔 체인은 대규모 인수합병(M&A) 주요 주인공으로 끊임없이 등장했다. 그러나 체험을 중시하는 밀레니얼 세대의 등장 덕분인지 비즈니스 출장객뿐 아니라 감각과 개성이 뛰어난 외국인 관광객이나 국내 고객들의 여가 수요까지 흡수하는 부티크호텔들이 서로 개성을 뽐내며 새로운 전성기를 예고하고 있다.

부티크호텔은 규모는 크지 않지만 독특하고 개성있는 건축 디자인과 인테리어, 호텔 운영, 서비스를 기반으로 표준화된 호텔 등급 기준에 연연하지 않고 색다른 경험 제공에 초점을 두는 고급 호텔을 말한다. 디자이너스 호텔이나 콘셉트 호텔, 라이프스타일 호텔로도 불린다.

국내에서도 올들어 럭셔리 부티크호텔이 잇따라 개장하며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고급스런 취향 하면 남들에게 뒤지지 않는다는 재계 2·3세들이 앞다퉈서 예술과 결합돼 글로벌 경쟁력까지 갖춘 품격 있는 체험 공간으로 고객들에게 새로운 경험의 장을 열어주고 있다. 특히 올해 새롭게 문을 연 부티크호텔로 파라다이스그룹 2세인 전필립(58) 회장의 ‘아트 파라디소’와 신세계그룹 2세 정용진(50) 부회장의 ‘레스케이프’, 아주그룹 3세 문윤회(37)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의 ‘라이즈호텔’이 개성을 뽐내고 맞붙었다.



▶정용진 부회장 신세계그룹 첫 독자 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

▷파리지엔 감성 담아 미식으로 승부수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바로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이다. 이미 웨스틴조선호텔로 글로벌 경영 노하우를 국내 시장에 접목시켰던 신세계그룹은 첫 번째 독자 브랜드 호텔 ‘레스케이프(L’Escape)’를 7월 열었다. 남다른 취향으로 인스타그램 팔로어가 17만5000명에 달한다.

회현역과 신세계백화점 본점 인근에 들어선 이 호텔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일상으로부터 달콤한 탈출을 꿈꾸는 고객을 위해 파리지엔의 감성을 담은 부티크 호텔을 표방한다. 총 204개 객실에 5개의 레스토랑과 바를 갖췄고 트렌드와 문화, 미식을 아우르는 라이프스타일 콘텐츠를 제공하겠다고 야심 차게 밝혔다. 이곳은 파리의 호텔 코스테(Hotel Costes)와 뉴욕의 노매드(the Nomad Hotel)를 디자인한 호텔 인테리어의 거장 자크 가르시아가 디자인했다. 19세기 프랑스 귀족 사회에서 영감을 받아 클래식함과 강렬한 색감을 구현했다.

파리 예술가나 프랑스 귀족의 감성을 담은 것이 국내 고객들에게는 다소 생경하고 무엇보다 너무 어둡다는 게 약점으로 지적됐다. 이 호텔은 식·음료 매장을 주력으로 고객 몰이에 나선다는 목표를 세우고 있어 초기 흥행에는 성공했다.

대표 선수격인 중식당 팔레드신(Palais de Chine)은 1930년대 상하이풍 인테리어를 갖추고 홍콩 최고 모던 차이니즈 레스토랑 Mott32의 노하우로 광둥식 중국요리를 맛볼 수 있다. 넉넉히 여유를 갖고 예약하는 것이 안전하다.

호텔 최상층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라망 시크레(L’Amant Secret)와 독특한 칵테일로 유명한 ‘마크 다모르 by 라망 시크레’, ‘헬카페’와 디저트숍 ‘르살롱 by 메종엠오’ 등 미식으로 먼저 다가가고 있다.

최상의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보떼비알 스파와 반려동물 전용 용품 ‘하울팟’, 프리미엄 침구 브랜드 줄리아B, 플로리스트 토니 마크류, 조향사 알리에노르 마스네, 사진 작가 최랄라 등이 함께 레스케이프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애썼다. 신세계그룹에서 정 부회장의 복심으로 일해온 유명 미식 블로그 ‘팻투바하’ 운영자 김범수 상무를 호텔 총지배인으로 발탁했다.

주변 경관이나 입지가 탁월하지 않았던 탓에 실내에서 이국적인 경험을 불어넣으려는 의도는 읽히지만 프랑스 문화적 토양이 전혀 없는 한국에서 이 같은 디자인을 차용한 게 고급스런 분위기보다는 자칫 싸구려 키치 느낌을 준다는 비판도 있다. 오히려 중국 관광객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인 인테리어로 인식될 공산이 크다.



▶전필립 파라다이스그룹 회장 취향 저격 영종도 파라다이스시티

▷동북아 최대 클럽 옆 파티 여흥 즐길 ‘아트 파라디소’

파라다이스그룹은 창업주 고 전락원 선대 회장의 타계로 지난 2005년 취임한 전필립(58) 회장은 영종도에 아트테인먼트 리조트를 표방한 파라다이스시티로 동북아 관광 산업을 겨냥한 승부수를 띄웠다. 2017년 1차 개장한 파라다이스시티 곳곳에는 제프 쿤스와 이불 등 쟁쟁한 아티스트 작품을 전시하는 아트스페이스에 이어 최대 3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동북아 최대 규모 클럽과 유럽풍 감성을 담은 럭셔리 부티크호텔 ‘아트 파라디소(ART PARADISO)’를 나란히 올해 9월 추가로 열었다.

세계적인 미술품 콜렉터이기도 한 전 회장은 버클리대에서 음악을 공부했을 정도로 음악과 미술 모두 조예가 깊은 것으로 유명하다. 예술적이고 자유로운 분위기에 초점을 맞췄다. 무엇보다 총 58실 4가지 종류 객실은 모두 스위트이고, 전체가 노 키즈 존으로 성인만 입장할 수 있다. 기본 유형인 듀플렉스(Duplex)는 복층 구조로 상부층에서 별도 파티를 즐길 수 있어 젊고 트렌디하다. 파티용품도 대여할 수 있고, 미니 바도 파티 콘셉트와 맞아떨어진다. 단 3실만 있는 로열 스위트는 넓은 침실과 거실뿐 아니라 회의 공간 등 다양한 편의시설과 최고의 오디오 시스템을 갖췄다.

고객을 위한 1:1 맞춤형 서비스의 일종인 ‘히든 버틀러’ 서비스가 독특하다. 투숙 기간 1회 턴다운 서비스(Turn Down Service: 고객이 이미 투숙한 객실에 대해 취침 직전에 간단히 객실 청소·정리정돈과 잠자리를 돌보아 주는 작업)를 제공할 때 초콜릿이나 쿠키 등 간단한 어메니티를 손편지와 함께 제공한다.

한식의 새로운 트렌드를 제시하는 컨템퍼러리 레스토랑 ‘새라새’와 라운지&바 새라새에서는 한식 스타일과 접목시킨 매일 다른 타파스를 선보인다. 한국적 재료를 활용한 시그니처 진·토닉을 비롯해 시간대마다 다른 칵테일을 맛볼 수 있다. 프라이빗 사교 공간인 파나쉬는 28평의 독립 공간에 2개 섹션과 바로 이뤄졌다.



▶아주그룹 3세 문윤회 대표 ‘라이즈호텔’

▷가장 젊지만 알차고 영민하게 홍대 감성 흡수

라이즈(RYSE) 오토그래프콜렉션은 전 세계적으로 젊은이들의 성지로 급부상한 홍대 상권의 ‘화룡점정’인 존재다. 올해 5월 오픈한 라이즈호텔은 부티크호텔의 정석을 그대로 구현해 홍대 힙스터들의 놀이터가 되고 있다. 아주그룹 3세인 문윤회 아주호텔앤리조트 대표는 코넬대 호텔경영학과 출신답게 그룹이 운영하던 서교호텔을 아주 세련되게 탈바꿈시킨 주역이다. 아주그룹은 국내에는 하얏트리젠시제주와 라이즈호텔만 있으나 미국에 시애틀 벨뷰 AC호텔과 웨스틴 산호세를 운영 중이다.

오토그래프콜렉션은 메리어트인터내셔널의 럭셔리 라이프스타일 브랜드로 호텔 입지에 걸맞은 문화와 개성 등을 반영한 것이 특징이다. 국내에서는 2016년 서울 광장 앞 더플라자가 첫 번째 오토그래프컬렉션(카테고리6)으로 인정받은 데 이어서 라이즈호텔(카테고리7)이 두 번째다. 트렌드 세터들의 필독서가 된 영국 잡지 ‘모노클(Monocle)’의 the Escapist 2018에서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트래블 톱50 호텔에 들었다. 글로벌 비즈니스와 문화, 디자인을 다루는 이 잡지는 꼭 경험했으면 하는 관광과 최고의 서비스 등 여러 분야를 다루기 위해 이처럼 선정한다.

옛 서교호텔 자리에 들어선 라이즈호텔은 총 객실 수가 272개다. 일단 대로변에서 외관만 보면 호텔 느낌이 잘 안 나지만 1층으로 들어서자마자 분홍빛 하이글로시 바닥재가 상큼 발랄한 이미지로 다가온다. 왼편 계단 구조에서는 젊은 다국적 여성들이 주로 자유롭고 편안하게 앉아 수다를 떨거나 책을 보면서 커피와 크루아상, 샌드위치를 즐기고 있었다. 샌프란시스코 출신 유명 베이커리 ‘타르틴’ 토스트바다. 한남동에서 길게 줄 서야 하는 타르틴베이커리가 이곳에서는 다소 여유롭다. 문 대표가 타르틴의 한국 진출 때 투자한 인연이 작용한 듯싶다.

베를린 소호 하우스 설계로 유명한 런던 기반의 디자인건축회사 미켈리스 보이드가 인테리어에 참여한 만큼 부티크호텔로서 감각적인 색감과 디자인이 돋보인다. 1~3층에는 토종 스트리트 편집숍 ‘웍스아웃’이 있다. 아주 널찍한 공간에 세련된 감각의 패션의류와 잡화가 독특한 인테리어 구조 속에서 그만큼 쿨해 뵈는 점원들 사이에 미니멀리즘을 구현하며 진열돼 있다. 방콕 미쉐린1스타 ‘남(Nahm)’ 출신의 호주 셰프 데이비드 톰슨의 타이 레스토랑 ‘롱침’(4층)은 아주 강렬하고 자극적인 맛 때문에 기존 식당들과는 확연히 구분된다.

메뉴 선택에 따라 호불호가 갈리는 편이다. 꼭대기 15층에는 청담동에서 유명한 칵테일 바 ‘르챔버’와 협업한 ‘사이드 노트 클럽’이 루프톱과 실내 공간으로 나뉘어져 있다. 올여름 폭염에도 외국인 투숙객들이 이 바를 애용하면서 홍대 일대에 소문이 많이 났다.

라이즈호텔은 특히 국내 젊은 작가들과 협업한 감각적인 조형물과 그림들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권경환 작가의 빨간색 철근 조형물은 1~4층에 걸쳐 길게 늘어뜨려 라이즈호텔의 균형을 잡아주는 듯싶다. 또 객실 가운도 최근 한국적 디자인 요소를 접목해 주목받고 있는 재미교포 김인태·인규 형제의 패션 브랜드 ‘이세(IISE)’였다. 올해 삼성패션디자인펀드 1위에 오른 이들은 이 호텔의 명랑하고 캐주얼한 유니폼도 디자인했다.

호텔 지하에 아라리오갤러리를 두고 있을 만큼 건물 전체에서 미술과 문화를 한번에 흡수할 수 있는 토양이 갖춰져 있다. 심지어 로비가 있는 3층 서가에는 마치 브루클린 독립서점에 온 듯한 아트북과 잡지가 즐비하다. 브랜드 디자인을 담당하는 직접 선별해 수집한 것들이라고 한다. 호텔 15층의 가장 최상위 객실인 아티스트 스위트는 박여주 작가가 참여해 독특한 개성이 뿜어나는 공간이 탄생됐다. 온라인 홈페이지 자체도 아주 감각적이어서 젊은 취향 저격에 통할 듯싶다.



▶경험 극대화한 호텔 패키지 상품 눈길

개장한 지 얼마 안 된 호텔들이어서 체험을 극대화할 만한 특별 패키지가 매우 매력적이다.

라이즈호텔은 호텔의 모든 파트너들과 협업해 모든 시설을 이용할 수 있는 객실 패키지 ‘익스피리언스 라이즈 패키지(Experience RYSE package)’를 내놓았다. 아라리오 갤러리(도슨트투어)와 타르틴(크루아상 2개), 웍스아웃(제품 10% 할인), 롱침(타이 커피 아이스크림), 사이드 노트 클럽(칵테일 2잔)을 모두 경험할 수 있고 패키지 이용 고객에 한해 디자인부터 소재까지 라이즈 호텔이 직접 제작한 라이즈X웍스아웃 컬래버레이션 에코백도 제공한다. 크리에이터룸 패키지는 25만원부터 시작된다.

레스케이프는 애견인 정용진 부회장 취향 덕분인지 웰컴펫 패키지가 인상적이다. 2마리까지 동반 투숙 가능한 1박 패키지인데 반려견 웰컴 키트로 장난감, 간식, 배변패드가 나오고, 객실 내 반려견 하우스와 식기 세팅이 제공된다. 목줄과 리드줄을 대여하는 서비스는 기본이다.
피트니스클럽 무료 이용 혜택도 포함해 31만원부터 시작된다. 스위트 객실 이용 시 조식 2인 이용과 7층 라이브러리 이용 혜택이 더해진다.

아트파라디소는 11월부터 연말까지 아티스틱 힐링 패키지 (칵테일·스파 ‘씨메르’ 2인·수영장·피트니스)가 36만원부터, 아트 파라디소 스페셜 패키지 (칵테일·스파 ‘씨메르’ 2인·클럽 크로마 2인·새라새 조식·새라새 석식·수영장·피트니스)가 65만원부터 제공된다.

[이한나 매일경제 유통경제부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8호 (2018년 1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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