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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희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총재단 회장 “코로나19 퇴치 위해 ‘ECRI’ 운동 전개해 나갈 터”
기사입력 2020.07.27 15: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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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장희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총재단 회장

He is

▲경기고 ▲서울대 경제학과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주립대(UCLA) 대학원 경제학 석사 ▲미 텍사스 A&M 대학원 경제학 박사 ▲미 클라크대 경제학과 교수 ▲미 버지니아주립대 경제학과 종신교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장 ▲이화여대 국제대학원장·부총장 ▲한국국제경제학회장 ▲한국경제학회장 ▲국민경제자문회의 부의장 ▲동반성장위원장 ▲매일경제신문 상임고문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총재단 회장

“우리 나이로 80이에요. 이제 손주나 봐야 할 나이인데, 국제로타리(3650지구) 총재를 하느냐는 노파심이 있습니다만, 마지막 봉사라는 생각에서 직을 맡았습니다. 제 인생경험을 바탕으로 민간 봉사단체의 국제화에 헌신할 수 있는 기회라고 봤어요.”

유장희 이화여대 명예교수가 지난 7월 1일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로 취임했다. 유 명예교수는 우리나라 19개 로타리지구 총재들로 구성된 2020~2021년 총재단 회장, 한국 출신 전·현직 총재들 전체 모임인 한국로타리총재단 부의장도 겸한다. 이화여대 명예교수, 학술원 회원으로 활동하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 경제학자인 유장희 총재로부터 한국로타리의 현재와 미래, 그리고 한국이 당면한 여러 난관을 극복하기 위한 처방전을 들어봤다.

▶먼저 국제로타리 3650지구와 총재단 회장 취임을 축하드립니다. 로타리클럽의 의미와 지구 등은 일반인들에게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국제로타리는 1905년 미국 시카고에서 시작했어요. 첫 출발은 미국의 청년변호사인 폴 해리스와 그의 친구 두 명이 정기적인 모임을 가지면서 시작됐어요. 로타리라는 명칭은 모임 장소를 이 세 명의 사무실에서 돌아가면서 가진 것에서 비롯됐습니다.

로타리클럽의 핵심은 노블리스 오블리주입니다. 자본주의 대표국가인 미국 사회에서 이런 운동이 시작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시장경제가 발전할수록 어려운 계층이 생기기 마련이고, 정부가 모든 것을 커버하는 것도 힘듭니다. 로타리클럽은 미국 자본주의가 태생적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나온 조직입니다. 결국 민간에서 힘을 합쳐 도와줘서 나가야 하는데, 이런 점에서 자본주의의 태생적 약점을 보완해 준다고 할 수 있죠. 자원봉사 기구가 건실하게 남아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고 봅니다. 못사는 곳, 어두운 곳, 핍박받는 곳에서 도와주고 봉사하는 게 기본 목적입니다. 무엇보다 외부 도움 없이 모든 자원을 자체적으로 조달한다는 점도 중요합니다.

▶국제로타리 3650지구 총재를 맡으셨는데 어떤 활동을 주로 전개하시는지요?

▷모든 로타리클럽은 지구 중심으로 모임을 갖습니다. 3650지구는 서울의 강북지역이라고 보시면 됩니다. 서울과 경기 각 2개를 포함해 총 19개 지구가 있어요. 각 지구가 중심이 돼서 행사를 가지기 때문에 각 지구 총재의 역할이 중요합니다. 제가 맡은 3650지구는 한국의 종주지구로 불립니다. 우리나라 로타리클럽은 일제강점기인 1927년 서울에서 선각자들에 의해 처음 창설됐는데, 이곳이 바로 3650지구입니다. 한국의 로타리클럽을 대표하고 있고, 오는 2027년 100주년이 되지요. 로타리 회원들은 기본적으로 매주 만나서, 지난 주간 동안 무슨 봉사를 어떻게 했는지 리뷰하고 보완하는 일을 합니다. 주요 인사들을 초청해 강연을 듣고 지식을 업데이트하는 일도 중요한 목적입니다.

▶로타리 모임도 코로나19의 영향이 클 것 같습니다.

▷사실 코로나19 때문에 회원들의 오프라인 모임이 제한을 받기도 하지만 오히려 기회일 수도 있다고 봐요. 금년 시카고 로타리 회장인 기업인 홀거 크나크 씨가 슬로건으로 ‘Rotary Opens Opportunities’를 내세웠어요. 코로나19가 우리를 엄습하고 있지만 기회의 문은 열려있다는 의미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로타리 멤버들이 나서서 코로나19 퇴치를 위해서 뭔가 해야 하고, 그게 바로 기회라는 거죠. 어려울 때 로타리가 행동으로 뭔가 기여를 한다는 점이 중요하다고 봐요. 단순히 친목모임이 아니라 정말 모범이고 순민간단체로서 본받을 만한 기구라고 전 세계 시민들이 인식할 수 있는 기회죠.

▶한국로타리도 코로나19 이후 지금까지와는 다른 활동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실제 지구별로 앞서 크나크 씨가 제시한 정신 하에 새로운 슬로건을 제정했습니다. 제가 몸담고 있는 3650지구는 ECRI(End Corona Rotary Initiative)를 모토로 했어요. 코로나19 퇴치 로타리 운동을 선언한 셈입니다. 실제 이를 바탕으로 각 클럽에서 아이디어가 쏟아져 나오고 있어요. 예를 들어 집단감염이 위협적인 교도소 재소자들에게 마스크를 지속적으로 공급한다든지, 보육원 어린이집 초등학교 중 방역이 미흡한 곳을 지원하는 일 등입니다. 클럽이 여러 지역에 있으니 정부가 돌보지 못한 사각지대를 돌아보자는 취지죠.

유장희 총재는 코로나19 사태 극복에 있어서만큼은 한국이 선방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소위 3T다. 3T란 진단-테스트, 추적-트레이스, 치료-트리트를 의미한다. 3650지구는 이런 한국의 활약상을 세계적으로 알리기 위해 앞서 3T의 내용을 담은 브로슈어를 제작할 예정이다. 각종 사례 등을 영문으로 번역해 125만 명 전 세계 멤버들에게 알리자는 취지다. 유 총재는 “한국로타리가 잘하고 있다는 인정을 받는 것도 중요하다”면서 “우리가 세계 로타리에 기여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도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총재님이 올해 어떤 활동에 중점을 두고 계신지 궁금합니다.

▷클럽별 봉사활동은 기본적으로 진행해 나가야 하는 것이고, 로타리의 특성상 지역별로 진짜 어려운 곳을 찾아내는 데 유리합니다. 또한 기업인들이 많은 만큼, 진짜 어려운 가계에 일자리를 우선 제공하는 일 등을 추진해 나갈 겁니다. 로타리클럽들이 외국과 자매결연을 맺은 곳이 많아요. 아시아 지역의 개도국들하고 관계가 많은데, 거의 매년 하던 해외사업은 올해는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런 분야는 1년 정도 뒤로 미루고 시간과 예산을 국내에서 코로나19 잡는 데 집중하고자 합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원로 경제학자로 활동하셨습니다.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경제는 물론, 한국 경제의 사정도 매우 어려운 실정입니다.

▷경제 사정이 어렵다는 거야 다들 아시는 내용이고, 제일 중요한 점은 정부에서 자타가 공인하는 경제전문가를 좀 중용해 주십사하는 거예요. 경제정책은 주먹구구로 해결되지 않습니다. 철저한 분석과 데이터 계량 검증을 거쳐야 하는데, 상황 대처만 하는 주먹구구식 정책으로는 실패가 필연입니다. 최근 문제가 불거진 부동산 정책도 마찬가지예요. 먼저 실력이 출중한 경제전문가부터 발탁해야 합니다. 이유는 크게 2가지예요. 먼저 아무래도 정책 아이디어 내용이 좋을 가능성이 높고, 잘못된 경제정책을 비판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문재인 정부는 이런 점에서 부족한 면이 있다고 봅니다. 평생 경제학을 하고 경제정책에 참여도 했지만 간곡하게 바라는 게, 경제는 마음을 열고 제대로 된 전문가가 정부정책 수립에 참여해야 합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정부 정책에 권고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요.

▷한국은 무역으로 먹고 사는 나라입니다. 미·중 관계가 안 좋고, 우리도 압박도 받고 있습니다. 이럴 때 3가지 정도를 권고하고 싶어요. 첫째가 진실과 원칙 편에 서는 거예요. 먼저 진실이라는 측면을 들여다봅시다. 한국 경제는 무역자유화와 자본주의 시장경제 틀 안에서 성장해 왔습니다. 우리가 자유무역 공정무역으로 가야하는 이유예요. 우리의 살아온 방식이자 생명줄입니다. 한국의 성장사를 보면 자유무역을 통해서 서로 호혜관계가 되면 동서남북 좌우 할 것 없이 공평하게 들어가서 관계를 맺고 무역관계를 이끌어 왔습니다. 세계무역기구(WTO) 모범국가예요. 그럼 원칙은 무엇이냐? 세계 경제에 위기가 왔을 때, 금융위기 대공황 등 세계주요국 정상들이 모여서 다자주의적 지혜를 짜내 극복해왔고, 항상 작동해왔습니다. 하지만 이번에는 미중 간 갈등으로 세계적인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어요. 저는 이런 상황이라면 미국 중국을 빼고, 말 그대로 미들파워국가들이 나설 때라고 봐요. 한국을 비롯해 일본 뉴질랜드 캐나다 호주 아세안 등이 만나서 그 안에서라도 자유무역 공정무역을 해나가는 거죠. WTO 규범은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기본 질서에서 중견국가들이 모이면, 우리가 이니셔티브를 쥘 수 있다고 봅니다. 예를 들어 문재인 대통령이 나서 중견국가들이 모여서 자유무역 공정무역을 지켜나가자는 리더십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습니다. 코로나19 때문이기도 하지만 보호주의 물결, 강대국들이 문을 닫으려는 경향에 대해 중견국가들은 평년 수준의 수출입을 유지해 나가자, 이번 위기가 지나면 수요 폭발이 또 올 수 있으니, 무역을 유지하면 물가상승도 막고 국내 경제는 돌아가는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거죠.

▶코로나19 사태의 영향도 있지만, 돈 풀기가 정부 정책의 주류로 자리 잡았습니다. 위험성은 없는지요?

▷재정풀기는 정책수단이지만 재정 여력을 감안해야 합니다. 더욱이 발권력을 동원하거나 금융기관으로 하여금 무조건식 지원에 나서게 하면 큰 문제가 발생할 수 있습니다. 주먹구구식 임기응변식으로 나가거나 포퓰리즘이 지나치면 혼란이 가속화합니다. 경제정책에 관한한 기본 원칙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지난 정부들은 비상경제대책회의를 매주 열었습니다. 전문가들이 난상토론을 벌이곤 했는데, 그런 행위 자체가 시장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습니다. 지금은 어렵지만 솔루션이 나오겠다는 확신을 줘야 해요. 특정 정책으로의 매몰은 곤란합니다. 그런 점에서 최근 유명희 통상교섭본부장의 WTO 사무총장 도전은 근래에 보기 드문 아이디어로 봅니다.
유 본부장 개인으로서 실력이 출중할 뿐 아니라 한국에서 WTO 사무총장을 배출하면 의미가 큽니다. 우리의 다자주의적 견해를 실천할 기반이 될 수도 있기 때문입니다. 가능하면 빨리 대미·대일 외교를 통해 유 본부장을 도와야 합니다. 노무현 정부 때 반기문 총장을 돕기 위해 발로 뛴 전례도 있지요.

[대담 홍기영 국장 정리 김병수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19호 (2020년 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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