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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펀드매니저 대해부] (15) “펀드매니저들 아직 안 죽었어요 액티브 공모펀드 부활 믿습니다”
기사입력 2019.02.07 14:4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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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티브펀드(펀드매니저가 투자 종목을 선정)는 긴 겨울을 지나고 있다. 최근 몇 년간 국내 주식형펀드 시장은 주가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투자하는 패시브펀드로 투자자들의 자금이 대거 몰리면서 액티브펀드를 압도했다. 액티브 주식펀드는 작년 한 해 오히려 7562억원의 자금이 빠져나가면서 상대적으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535개 액티브 주식펀드의 전체 설정액은 24조3870억원으로 인덱스펀드의 전체 설정액보다 4조원 이상 적었다. 저렴한 수수료를 앞세운 인덱스펀드와의 경쟁과 액티브펀드 자금 유입을 이끌었던 ‘스타 매니저’가 자취를 감췄다는 점도 하나의 원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양정원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는 이러한 위기 속에 등판했다. 지난 1월 ‘국내 유일’ 액티브특화된 자산운용사의 선장을 맡게 된 양 대표의 어깨는 무겁다. 왕년의 스타펀드매니저가 대표 자리에 오른 업계의 맏형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을 바라보는 눈도 많다. 양 대표는 올해를 ‘액티브 부활의 원년’으로 삼아 특히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해 노력하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이번호는 특별히 양정원 대표를 필두로 민수아 밸류본부장, 서범진 Growth본부장, 이정헌 리서치 센터장이 함께 대담에 참여해 액티브 펀드의 위기와 올 한해 주식시장에 대해 토론해 보는 시간을 가졌다.

양정원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

He is… 1961년생으로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삼성생명에 입사했다. 삼성생명 증권사업 주식팀에서 투자업무를 담당하다 1999 당시 삼성투신운용으로 합류해 본격적인 자산운용업무를 맡았다. 2003년부터 삼성자산운용 투자풀 운영팀장과 주식운용본부장, 기금운용총괄 전무, 마케팅 총괄 전무 등을 지낸 이후 지난 1월 삼성액티브자산운용 대표로 취임했다.

▶국내 시장만의 문제는 아니지만 액티브펀드의 위기는 분명해 보인다

▷양 : 우리나라가 조금 과한 수준이긴 하지만 글로벌 시장에서 전반적으로 일어나는 현상이다. 과거에는 주식 채권 아주 단순한 툴이 전부였다. 그러나 지금은 다양한 파생상품과 대체투자도 성장하며 선택지가 늘어난 상황이다. 이런 변화 속에서 자연스레 나타날 수 있는 현상이라고 본다.

▷민 : 패시브펀드의 가장 큰 장점이 저렴한 비용이라면, 반면 액티브투자의 역할은 왜곡된 종목주가를 바로잡는 과정에서 수익을 거두는 가격결정(Price Making) 기능이다. 그런데 현재 공모사모 합쳐서 액티브 자금이 전체의 2% 아래로 떨어졌다. 가격결정 기능을 패시브펀드에 내준 상황이다. 그 결과 주식시장에서 가격왜곡이 강해지고 있다. 지금은 액티브 자금이 0이 될 것이냐 반등을 할 것이냐의 기로에 서 있다.

▷서 : 사이클이라고 본다. 국내자금에서 유입이 안 되고 외국인들만 들어오면 주로 패시브 형태로 많이 산다. 그런데 최근 주식시장의 배당수익률이 2.5%로 은행이자보다 높아졌다. 국내자금이 다시 시장에 유입된다면 주도주에 투입해 액티브펀드들이 시장대비 추가수익을 낼 수 있을 것이라 보고 있다.

▶액티브펀드가 부진한 근본적인 이유는 무엇인가?

▷양 : 액티브가 역할을 제대로 못한 것이 큰 이유다. 수익률 측면에서 벤치마크(BM) 대비 알파를 계속 못해줬다. 그러나 액티브는 분명 존재이유가 있다. 부진한 흐름을 스스로 넘어서야 한다. 액티브가 ETF나 패시브가 하지 못하는 가격을 결정하는 역할을 되찾기 위해서는 결국 성과를 내야 한다. 최근 시장 싸이클을 살펴보면 분명 올해 기회가 올 것으로 보고 있다.

▷민 : 수수료가 가장 명확한 이유라고 볼 수 있다. 평균 수수료가 인덱스펀드 대비 높기 때문에 전체 펀드수익률 평균을 따져보면 아웃퍼폼을 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상위 30% 펀드만 놓고 보면 지난 5년 동안 보수차감 후에도 150bp(1.5%), 10년 기준으로 250bp(2.5%) 초과수익을 달성했다. 그리고 패시브펀드의 경우 가격 결정기능을 바탕으로 받아들이기 힘든 가격까지 올라갔다고 생각했는데 거기서 더 상승했다. 결국은 제자리를 찾아갈 것이라 본다.

▶올해 가장 기대하고 있는 전략펀드는 무엇인가?

▷서 : 코리아대표펀드에 기대를 걸고 있다. 이 펀드는 리서치에서 각자의 애널리스트가 가장 좋다고 생각하는 종목을 추천해주고 이 중에서 종목을 선별해서 60~70개 종목을 선택한다. 가치주 중에서 밸류트랩(Value Trap)에 걸린 종목을 찾는다. 이를 우리는 가프(GARP·Growth And Reasonable Price)라 표현한다.

▷이 : 가프에 적합한 종목은 단순히 저 PBR 종목이 아니다. 싸기만 한 주식은 주식이 아니다. 반드시 성장성이 있어야 한다. 저평가된 종목 중에서도 성장성에 무게를 두고 종목을 선별한다.

▷서 : 미·북 관계 개선이 예상되는 상황인지라 ‘삼성통일코리아펀드’도 기대해볼 만하다. 이 펀드는 남북경협주와 장기적으로 코리아디스카운트된 종목에 투자한다. 대표적으로 삼성전자, 현대차 등 시장보다 디스카운트된 종목들이다. 건설, 시멘트, 엘리베이터 등 산업재도 경협관련주에 들어간다. 앞으로 2~3년 후를 내다본다면 충분히 유망하다.

▷양 : 통일코리아펀드는 기존에 남북경협주라고 알려진 시멘트 등 전통적인 재래식 종목 외에도 새로운 유망 분야와 종목을 발굴해서 스토리와 함께 담아낼 생각이다.

▷서 : SRI펀드도 주목해볼 만하다. 최근 사회적인 분위기도 주주 참여 활동을 장려하고 있다. 이러한 환경에 수혜가 되는 기업을 찾아 투자하는 한편 적극적인 활동에도 나설 예정이다. 당장 올 3월 주총부터 적정한 배당을 요구하는 등 활동을 강화할 생각이다.

▶국내 SRI펀드의 성과가 그동안 좋지 않았다

▷서 : 사실 이전까지 SRI펀드들이 이렇다 할 주주활동을 거의 하지 않았다. 형식적으로 대기업 지주사에 투자하는 경우가 많았다. 실질적으로 배당요구를 하는 등 주주의 가치를 찾는 활동이 잘 이뤄지지 않았다. 앞으로 다양한 연구를 통해 적극적으로 활동할 예정이다.

▷민 : SRI펀드는 잘 안 되던 기업이 잘 될 때 오른다. 그런데 이전 펀드들에 편입된 기업들은 이미 다 괜찮은 기업이었다. 결국 시황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 종목을 보다 면밀히 선정해서 펀더멘탈을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을 찾아 노력하는 형태로 나가야 한다.

▶펀드를 통한 배당확대 등의 요구가 실제로 의사결정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 보고 있나?

▷양 : 우리만 요청하는 것은 아니다. 사회 전반적인 트렌드와 방향성이 주주의 권리를 실현하는 쪽으로 가고 있다. 다른 자산운용사나 시민단체들도 같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어 충분히 의미 있는 목소리로 받아들일 것이다. 특히 올 3월 주총부터 그러한 움직임은 더 확대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민 : 2017년 기준 자사 배당주 장기펀드의 시가배당수익률이 3.8%가 나왔다. 높아 보이지만 사실 아직도 상당히 낮은 수준이다. 국내 기업들의 배당성향은 OECD 가운데 거의 최저다. 심지어 시가배당성향보다 현저히 낮은 기업들이 속출하고 있다. 물론 강제성은 없지만 레터를 보내거나 경영진과 면담을 요청하는 식으로 배당을 유도하고 있다. 필연적으로 배당성향은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본다.

왼쪽부터 이정현 리서치센터장, 서범진 Growth 본부장, 양정원 대표, 민수아 벨류 본부장



▶사모펀드 성장세는 앞으로도 지속되리라 보고 있나? 그래도 소액 투자하는 일반 대중들 생각하면 공모펀드가 되살아나야 하는 것 아닌가?

▷양 : 공모의 활성화는 아주 중요하다. 여태까지 펀드판매사들에게도 문제가 있었다. 사모펀드의 주요전략 중 하나인 목표전환형 펀드의 경우 단기자금에 가깝다. 자연스레 운용도 단기투자로 흘러간다. 판매사 입장에서 보면 유리할 수 있지만 고객중심으로 시선을 돌리면 다르다. 공모펀드의 자금유통이 늘어나는 게 맞는 방향이다. 하루아침에 물꼬를 바꾸기는 상당히 힘들 것이라 보고 있다. 투자성향이 단기에서 장기로 바꾸기도 쉽지 않다. 그러한 측면에서 장기투자가 가능한 연금이나 변액보험 등에서 액티브펀드를 포트폴리오에 편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민 : 리테일시장에서 사모펀드는 부자들을 위한 상품이다. 서민들을 위한 공모펀드가 더 활성화되어야 하는 방향성은 맞다. 공모펀드 시장도 앞으로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다. 2000년대 초반 국내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40%였는데 최근에는 10%대로 줄었다. 돈도 거의 빠질 때까지 빠진 상황이다. 경험적으로 보면 알파를 추구하는 공모펀드는 10년을 상당히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실무적인 측면에서 공모펀드 활성화를 위한 제도적 지원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나?

▷민 : 지난해 초 코스닥벤처펀드에 세제혜택을 줬다. 이러한 테마성 펀드에 세제혜택을 주는 것은 사실 위험하다. 가격 변동성이 커서 적정한 가격설정이 어렵기 때문이다. 세제혜택을 투자자가 선택할 수 있도록 하든지, 모든 펀드에 다 주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서 : 특정 펀드에 한시적인 혜택을 제공하기보다는 장기투자활성화를 위한 대책이 더 필요하다고 본다. 어떤 펀드든 일정기간 이상 장기투자한 경우 세제혜택을 주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

▶JP모건 등 몇몇 단체들은 가까운 시일 내에 경제위기가 닥쳐올 것이란 위기론도 있는데?

▷서 : JP모건이 2020년 위기가 올 수 있다고 판단했던 중요한 지표는 미국의 장단기 금리역전이 일어날 수 있다는 위기감이다. 그러나 미국이 금리인상에 속도조절을 하겠다고 발표했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움직임을 예측하고 선반영을 하는 모습이다.

▷양 : 부채나 성장의 문제라기보다는 정치적인 리스크가 문제 될 수 있다. 개별 기업의 펀더멘탈보다는 이슈에 좌우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단기적인 변동성을 가져오는데 불과할 것이라 보고 있다.

▷민 : 2000년대 초반과 2010년·2012년 모두 부채의 위기였다. 올해 부채의 위기 가능성이 있을까? 미국은 없고 중국은 문제가 생길 수 있지만 2008년 금융위기에 비해서는 상당히 안정적이다. 기업도 마찬가지다. 코스피부채비율이 43%밖에 안 된다. 중소형 포커스펀드에 편입된 기업들의 부채비율은 23%밖에 되지 않는다. 문제는 정치적인 이슈다. 지난해 미·중 무역전쟁 등 단기적인 변동성을 키우는 이슈지만 장기적인 투자에 나설 때 걱정할 문제는 아닌 것 같다.



▶올해 코스피 전망은?

▷이 : 보수적으로 1800대 중반에서 2200선까지 변동폭을 잡고 있다. 하방 지지선이 유지되고 있기 때문에 크게 빠지진 않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올해 유망한 섹터는 어느 쪽으로 예상하고 있나?

▷서 : 밸류에이션이 높은 기업보다는 안정적인 종목의 성과가 좋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셧다운(Shut Down. 미연방정부의 부분적 업무정지) 이후 점차 인프라 투자를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한 흐름에서 건설이나 조선 등 산업재 쪽을 좋게 보고 있다. 이외에 전기차 관련 분야도 관심을 둘 만하다. 내년부터는 본격적으로 각 사들이 양산차를 출시할 것이다.

▶항상 하는 공식 질문 중 하나인데, 개인적인 투자들은 어떻게 하고 있으신지?

▷양 : 회사 펀드에 거의 전 자산을 투자하고 있다. 인덱스펀드, 코리아대표펀드, 퇴직연금과 타깃데이트펀드(TDF)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다른 투자를 할 시간도 없다.

▷민 : 중소형주펀드와 코리아대표펀드에 일부 자금을 투자했다. 그리고 매달 적립식으로 계속 넣고 있다. 은퇴할 때까지 계속 가지고 갈 생각이다.

▷서 : 책임운용 측면에서 내가 운용하는 펀드에도 일부 자금을 투자하고 있고 그렇지 않은 펀드에도 일부 자금을 투자하고 있다.

▶마지막으로 대표 취임 이후 생각하고 계신 비전이 있을까?

▷양 : 액티브펀드의 존재는 분명히 펀드 시장에서 가치가 있고 고유의 역할도 있다.
최근 인덱스펀드와 대결구도 속에 그 가치가 매몰되는 것 같아 안타깝다. 액티브펀드의 고유 가치를 세상에 알리고 시장을 활성화시키는 것이 삼성액티브자산운용은 물론 제 개인의 소명이라고 생각한다. 대표로 있는 동안 삼성자산운용이 액티브펀드 ‘부활의 아이콘’으로 자리 잡을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이다. <시리즈 끝>

[대담 설진훈 편집장, 정리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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