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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성 탭스인터내셔널 대표 “냉장포장 박스에 IoT센서 부착… 의약품 배송 중 불량 제로에 도전”
기사입력 2019.08.28 16:3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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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윤성 탭스인터내셔널 대표



온도에 민감한 제품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 제품이 주문되면 냉매가 담긴 냉장포장재에 실려 배송과정을 거친 후 소비자에게 전달된다. 그런데 만약 제품이 상하면 과연 누굴 탓해야할까. 생산과정의 문제? 배송? 아니면 포장재가 잘못된 걸까? 실제로 분쟁이 잦은 이른바 콜드체인(Cold Chain·저온유통체계) 과정의 잘잘못을 명백하게 가릴 수 있다고 호언장담하는 이가 있다. 2006년 설립한 국내 최초의 의약품 단열포장 전문기업 탭스인터내셔널의 배윤성 대표가 그 주인공이다.

지난 2017년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 !N R&D센터과 함께 산업통산자원부의 동남아디자인과제를 수주해 연구를 거듭한 배 대표는 최근 콜드체인 과정에 IoT기술을 접목한 온도모니터링 관제시스템을 개발, 차세대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좀 더 쉽게 풀어보면, 출하창고에서 제품이 나오면 초소형 센서가 설치된 포장재에 담긴다. 이 센서는 스마트폰 앱으로 포장재 내부 온도를 전송하는데, 생산자와 배송자가 서로 온도를 확인한 후 시스템 서버에 현재 온도를 올리면 배송 중 포장재 내부 온도의 이상 유무를 관리할 수 있다. 생산된 제품이 배송과정을 거쳐 주문자에게 배달될 때까지 포장재 내부의 온도가 기록돼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배 대표는 “현재 국내 시장은 포장과 패키징, 앱, 소프트웨어 등의 과정을 각각 다른 기업이 진행하고 있어 서로 협업이 어려운데, 이 전 과정을 탭스인터내셔널이 진행할 계획”이라며 “이미 성장세에 오른 글로벌 시장과 달리 국내시장은 콜드체인 관련 법 규제가 없어 아직은 시장규모가 보잘 것 없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실제로 세계 각국의 콜드체인 시장은 안정적인 성장을 거듭하며 부가가치가 높은 특수 물류 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미국의 시장분석업체 마켓앤드마켓(Marketsandmarkets)은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이 2017년 이후 연평균 7% 성장률을 유지하며 오는 2020년에는 2713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회사 탭스푸드를 통해 냉동즉석밥과 초밥 등 가정간편식 시장에도 진출한 배윤성 대표는 “탭스푸드의 신선 메뉴에 탭스인터내셔널의 포장기술을 더해 새로운 먹을거리 창출에 나설 계획”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탭스인터내셔널이 개발한 콜드체인 포장재

법제화 안 된 국내 콜드체인 시장, 아직 미미한 수준

▶내부 온도의 모니터링이 가능한 신제품이 이미 지난달 수출을 개시했다고 들었습니다.

▷2017년에 산자부의 국책과제를 수주해 진행한 결과물인데, 지난달 베트남에 첫 수출(1500만원)했습니다. 베트남은 WHO에서 의약품을 기부 받고 있는데, 매년 10명 이상이 백신 때문에 사망하고 있어요. 호치민이나 하노이 같은 대도시는 WHO가 배송을 책임지는데 깊숙한 내륙 지역은 그러질 못하거든요. 온도에 민감한 백신이 물백신이 되거나 상하는 거죠. 저희 포장재 제품은 제조자에게 물건을 받아 포장한 후 배송되는 내내 꼼꼼히 온도를 체크해 주문자에게 전달하는 시스템입니다.

▶이미 글로벌 콜드체인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고 있습니다. 세계 시장을 겨냥하는 겁니까.

▷세계시장을 겨냥해 차량용, 오토바이용, 팔레트용 포장재에 소프트웨어와 애플리케이션을 결합한 온도모니터링 관제시스템까지 개발을 완료했습니다. 이 제품과 기술을 기반으로 베트남 달랏지방에 포장, 렌털, 대행, 판매까지 아우르는 물류사업 법인도 설립했습니다. 화훼, 의약품 유통을 통해 사업을 확대하여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의 거점으로 활용하려고 합니다.

▶R&D의 상황이 궁금한데요.

▷탭스인터내셔널은 콜드체인과 관련해 국내 최대 테스트랩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제조자가 원하는 온도, 그러니까 포장재의 일정온도 유지를 실험하고 테스트하고 있어요. 국내 의약품 배송 시장의 거의 대부분을 저희가 점유하고 있는데, 의약품의 경우 일정한 온도 유지가 생명입니다. 그래야 WHO의 기준을 따를 수가 있습니다. 앞으로는 유통, 신선제품, 새벽배송에 대한 포장개발에도 나설 계획입니다.

▶스마트폰을 통해 배송제품의 온도를 확인하는 건 듣기에도 실용적입니다.

▷연구의 중심은 고객이 원하는 온도 유지예요. 제품을 포장한 후 내부 온도를 고객이 원하는 대로 유지하는 기술이죠. 이 기술을 개발하다보니 모니터링에 대한 필요성이 대두되기 시작했습니다. 배송과정에서 제품이 변질되면 도대체 어떤 과정에 책임이 있느냐는 것이죠. 미국이나 유럽에선 이미 실용화됐는데, 국내에선 법제화가 안돼있다보니 제품이 있어도 쓰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탭스푸드가 생산하는 냉동즉석밥과 간편식



▶일반적으로 법의 규제와 산업성장은 반대방향이기 마련인데….

▷의약품의 경우 예를 들어 주사제는 바이러스를 주입해 병균을 퇴치합니다. 이 주사제를 배송할 때 2~8℃의 온도를 벗어나면 바이러스가 죽거나 변질됩니다. 박스 안에 포장된 백신 중 적정 온도가 제대로 지켜지는 중심부의 주사제는 괜찮은데 중심에서 멀어진, 박스 귀퉁이의 백신은 물백신이 되거나 변질돼 독약이 될 수도 있는 겁니다. WHO에선 철저하게 2~8℃ 규정을 정해놨어요. 그런데 그건 WHO에 납품하는 회사들이 지켜야하는 기준이고, 국내에서 유통될 땐 아무 문제가 되질 않습니다. 소비자들은 모르는 사실이죠.

▶그럼 현 상황에서 국내 시장의 규모는 어느 정도나 됩니까.

▷의약품이나 신선식품의 배송온도 등이 법으로 정해지지 않았으니 100원짜리 냉매제 외에 비싼 포장재를 사용할 이유가 없는 거죠. 충분한 기술과 제품, 시스템은 갖추고 있지만 관련한 국내 시장의 매출은 아직 미미합니다. 저희 탭스인터내셔널의 경우 현재 약 50억원의 매출을 올리고 있습니다.

농협과 탭스푸드가 합작한 ‘이천 프로젝트’

2025년 1000억원 매출 기대


▶탭스푸드는 국내 최초로 냉동즉석밥을 개발했다고 알고 있습니다.

▷매출성장 속도가 빠른 편인데, 설립한지 3년이 안된 상황에 지난해 15억원, 올해 3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내년에는 70억원까지 바라보고 있습니다. 현재 이마트, 미니스톱, SPC 등에 밥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즉석밥은 상온즉석밥과 냉동즉석밥이 있는데, 상온즉석밥은 오뚜기, CJ, 동원 등 대기업이 하고 있어요. 볶음밥류가 주를 이루는 냉동밥 시장도 대기업이 진출해 있는데, 냉동즉석밥은 저희가 최초로 출시했습니다. 상온즉석밥은 밥을 쪄서 질소포장하기 때문에 특유의 향이 있어 호불호가 갈립니다. 진공이 깨지는 순간 부패하죠. 냉동즉석밥은 가마솥으로 밥을 해 바로 영하 40℃로 얼려 냉동보관합니다. 평소에도 냉동보관하다 전자레인지에 돌려 먹으니 밥이 꼬들꼬들하죠. 상온즉석밥은 쌀 불림 때문에 백미 외의 잡곡이 쉽지 않은데, 저희는 귀리, 현미, 알콩 등 건강식 밥을 만들고 있습니다. 단, 중소기업 입장에서 홍보가 쉽지 않은 단점이 있습니다.

▶지난해 경기도 이천시 3개 농협과 냉동밥 제조공장 운영 협약을 체결했는데.

▷국내에선 처음으로 쌀 도정 공장 옆에 밥 공장을 지어 냉동밥을 제조, 유통하는 합작사업입니다. 경기도 이천시 장호원읍·율면·설성면 3개 농협과 탭스푸드가 협약을 체결했어요. 장호원읍에 약 100억원을 들여 첨단 공장과 창고를 지을 계획입니다. 현재 컨설팅이 진행 중인데, 올 10월에 농협 조합원 회의를 거친 후 법인설립이 예정돼 있습니다. 이 ‘이천 프로젝트’가 제 궤도에 오른 후 2025년경 약 1000억원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습니다.

▶냉동즉석밥 외에 탭스푸드의 메뉴가 궁금한데요.

▷탭스푸드를 시작하면서 ‘밥이야(BABIYA)’ 브랜드로 냉동즉석밥, 덮밥, 최근엔 초밥 밀키트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밥과 냉동된 생선이 같이 배달되는데, 초밥은 전자렌지로, 생선은 흐르는 물에 수냉해 얹어 먹는 방식입니다. 간장과 고추냉이 등이 같이 포함돼 있어서 편리하죠. DIY라 만드는 재미도 있습니다. 포장이요? 저희 포장기술이 어디 가려고요. 앞으로 다양한 제품을 생산할 계획입니다.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8호 (2019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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