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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프런티어] 20년 감자탕 외길, 남다른 감자탕 이정열 보하라 대표 | “장사가 안돼 고민이시라고요 화장실 청결 등 문제는 안에 있어요”
기사입력 2019.01.03 17:17:28 | 최종수정 2019.01.04 14:1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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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사업은 이제 그만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아니 이게 웬 뜬금없는 소린가. 이제 막 뜨기 시작한 감자탕 프랜차이즈 CEO가 가맹점 사업을 그만 두겠다니. 고개를 갸우뚱하자 당연하다는 듯 설명이 이어졌다.

“현재 우리나라 시스템으로 가맹점 사업을 해봐야 본사는 본사대로 점주는 점주대로 동분서주할 뿐이에요. 현 시점은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시작과 동시에 실패를 경험하는 시기거든요. 오픈하는 시기에 좀 더 준비해서 보강한다? 그건 시작하면서 실패하겠다는 말과 같습니다. 모든 게 완벽하게 준비돼 있지 않으면 고객들은 바로 외면합니다. 매장을 열기 전에 점주가 완벽하게 준비되지 않으면 아예 가맹점을 내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쯤 되면 도대체 얼마나 대단한 브랜드이기에 저럴까 싶다. 브랜드를 만들고 키운 이는 이정열 보하라 대표. 그가 키운 ‘남다른 감자탕’은 젊은 감각의 매장 분위기와 남자의 기(氣)를 살린다는 슬로건, 건강 콘셉트의 독특한 메뉴로 인기를 끌고 있다.

메뉴명도 ‘본좌뼈전골’ ‘본좌탕’ ‘활력보감뼈전골’ 등 보고 읽는 것만으로도 건강한 분위기. 실제로 음양곽, 진피, 갈근, 구기자 등 각종 한약재를 우려낸 육수로 맛을 냈다.

그럼 매출은 어떨까. 2010년 상호를 ‘남다른 감자탕’으로 정하고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든 후 현재 운영 중인 매장 수는 직영점을 포함해 약 80여개. 결코 많지 않은 가맹점 수에 비해 매출은 월매출 1억원 이상, 8000만원 이상 올리는 매장이 각각 15개, 6000만원 이상 올리는 매장만 해도 20여 개가 넘는다. 여타 감자탕 프랜차이즈와 비교하면 1.5배 수준이다. 과연 작지만 강한 프랜차이즈의 원동력은 무엇일까. 이 대표는 “문제는 밖에 있는 게 아니라 언제나 안에 있다”며 돌아보고 반성하는 습관을 강조했다.



현재의 결과는 과거의 대가

▶많이 바쁘다고 들었습니다. 책을 내기도 했는데, 창업자들에게 인기라고 하던데요.

▷매일 일기를 쓰는데, 모아 놓다보니 책이 됐네요. 사업을 시작하기 전부터 한 20년 써온 것 같습니다.

▶일기를 쓰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그래야 성공하겠더라고요.(웃음) 워낙 잘못한 게 많은데, 제대로 반성해야 성장할 수 있잖습니까.

▶20대 시절에 요식업을 시작했는데, 꿈을 일찍 실행에 옮긴 겁니까.

▷처음엔 무조건 돈을 벌어야겠단 생각뿐이었어요. 그래서 여러 직업을 가졌었죠. 사실 학창시절에 학교를 3번이나 옮겨 다닐 만큼 문제아였거든요. 지금 와서 생각하면 미리 다양한 사회를 경험한 게 많은 도움이 됐는데, 어릴 때 많이 놀아봤으니 이제 제대로 한번 해보자는 결심을 서게 했습니다. 친구들이 열심히 공부할 때 놀았으니 지금 힘든 건 그 때의 대가를 치르는 것이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지금 난 당연한 길을 가고 있고, 결국 열심히 공부한 친구들과 정상에서 만날 거라고 다짐했습니다. 물론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고요.

▶나름의 경쟁에 차별화 전략이 있었을 것 같은데요.

▷사회에 나와선 무조건 동료들보다 30분 먼저 출근했습니다. 새벽 2~3시까지 회식하고도 절대 늦지 않았어요. 가만히 보니까 좋은 대학 나온 친구들이 회식 다음날이면 늦게 나오더라고요. 아, 이거다 싶었죠. 30분 먼저 나와서 전날 같이 회식한 직원들 자리에 박카스 한 병씩 챙겨놓고 2배로 열심히 일했습니다. 결국 인생은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라고 생각하는데, 거북이가 이기잖아요. 정직하고 성실한 사람이 이기게 마련입니다. 요식업이 바로 그런 업이에요. 자기가 한 만큼 돌아옵니다.

▶그래서 그런지 ‘남다른 감자탕’ 상호도 굉장히 정직합니다.

▷한 2년을 고민했어요. 어느 날 직원들이 출출하다고 해서 떡볶이를 사온 적이 있는데, 이 집 떡볶이 남다르지 않느냐며 먹고 있더라고요. 그게 귀에 쏙 들어왔습니다.(웃음)

역삼본점 직원들이 아침조회를 하고있는 모습.

목표는 세계진출, 제대로 도전하고 싶다

▶2006년에 보하라를 설립하고 2010년부터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는데, 직영점이나 가맹점 수가 많지 않습니다.

▷사업을 시작할 때부터 세계 진출이 목표였습니다. 다른 프랜차이즈처럼 빨리 가맹점을 늘리거나 조금 키워서 매각하는 게 아니라, 애당초 감자탕을 맥도날드처럼 키우고 싶었어요. 그러다보니 지금도 시행착오를 겪고 있는데 거북이처럼 천천히, 하지만 제대로 키워갈 생각입니다.

▶가맹점이 적으면 본사의 매출도 쉽지 않은데, 세계 진출도 자금이 풍부해야 가능한 일 아닙니까.

▷2017년과 2018년 매출은 약 150억원입니다. 가맹점을 늘리면 당연히 매출도 늘겠죠. 하지만 제대로 진출해 성공해야죠. 우리나라 외식기업 중 해외에서 성공한 브랜드가 거의 없더군요. 진출이 목적이 아니라 제대로 뿌리를 내리고 싶어요. 쉽게 말해 스타벅스나 맥도날드같은 시스템을 안착시켜야 합니다. 현지에서 우리 브랜드를 수입해 안착시키도록 해야죠. 그러기위해선 우선 국내에서 독보적인 브랜드로 성장해야 합니다. 지금도 미국이나 캐나다에서도 브랜드를 달라는 분들이 있는데, 그건 개인이 원하는 것이고, 지역에서 제안 받아 제대로 로열티 받고 진출하려고 합니다.

▶그런 이유로 시스템화를 진행하는 겁니까. 여타 프랜차이즈에 비해 홀 서비스나 조리 면에서 시스템화가 앞서있다던데요.

▷아직 많이 부족한데, 지금은 매장에 IT와 로봇을 접목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주방의 경우 한식이라 조리하는 과정에 무거운 것들이 많거든요. 삶고 끓이는 과정을 기계화 시켜서 로봇이 들고 이동시키는 시스템이죠. 홀도 스타벅스 시스템을 도입해서 주문과 동시에 고객들의 데이터를 빅데이터화 하려고 합니다. 그래서 아예 저희 회사 목표 중 하나를 ‘스타벅스 시스템 안착’으로 정했어요. 스타벅스 인사 부문 임원으로 계셨던 분에게 자문도 받고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여타 브랜드에 비해 매장의 평균매출도 높다고 들었습니다.

▷같은 업종에 비하면 높은 편인데, 노력한 것에 비해서 아직 만족스럽진 않습니다. 평균 월매출이 매장당 약 6000만원인데, 직영하고 있는 지금 이 역삼본점은 1억5000만원 정도 올리고 있습니다. 가맹점들도 올려야죠. 매장당 월매출이 2000만원 이상은 높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전반적으로 경기가 어려울수록 기회는 더 크게 찾아오는 법이거든요. 지금까지 계속 준비해왔으니, 이제 열매를 맺을 때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본사와 가맹점이 서로 허심탄회해야 진정한 상생

▶가맹점과 상생도 화제인데, 요즘 유행하는 백종원식 솔루션을 이미 진행하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주에 거제도에 있는 가맹점에 다녀왔는데, 2018년 1월에 문을 열고 매출이 계속 떨어져서 지금은 최하를 기록 중인 매장입니다. 금, 토, 일 3일 동안 매장에 있으면서 함께 문제점을 찾고 개선했는데, 반드시 문제점은 안에 있습니다. 그런데 문제 있는 매장들을 보면 원인을 외부에서 찾더군요. 이곳도 왜 영업이 안 된다고 생각하느냐 물었더니 맛은 다들 좋다고 하는데 거제도 경기가 안 좋고, 주변에 감자탕 집이 많이 생겼다고…. 오픈 당시 매출이 6000만원이었는데 지금은 월 2000만원도 못 벌고 있었어요. 심각하죠. 우리가 늘 강조하는 게 있는데 ‘미소로 인사하고 정리, 정돈, 청결하자’란 겁니다. 하나도 지켜지질 않았어요. 부부 점주의 사이도 무너지고 있고…. 첫날은 화장실 청소부터 시작해서 곳곳을 쓸고 닦았습니다. 둘째 날은 맛을 바로 잡고, 셋째날은 점주 부부와 전망 좋은 카페에서 서로 허심탄회하고 얘기하고 화해를 주선했어요. 두 분이 서로 미안하다면서 이제 희망이 보인다고 하더군요. 같이 녹아들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부분이죠. 서로 툭 내려놔야 합니다.

▶최근 매출 1000억원, 수익 100억원에 코스닥까지, ‘2020 보하라 계획’을 공표했습니다.

▷다른 건 맞는데 가맹점 사업을 활발하게 할 생각은 없습니다. ‘시작이 반이다’란 말이 있는데, 저는 거기에 덧붙여서 ‘시작이 90%’라고 말하고 싶어요. 시작하면서 결정되는 거죠. 모든 걸 완벽하게 준비하지 않으면 시작하면서 그냥 실패하는 거예요. 10년 전 시장과 지금의 시장은 완전히 다릅니다. 그 때는 준비가 덜 돼있어도 오픈하면서 추가하면 됐는데,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어요. 완벽하지 않으면 고객이 바로 외면합니다. 되돌릴 수 없는 거죠. 가맹점 오픈 준비가 확실하지 않으면 아예 내주지 않을 생각입니다. 이 점주는 나가서 절대 망할 수가 없다고 생각될 만큼 완벽한 교육프로그램을 만들어갈 생각입니다.


▶2019년 계획이 궁금해지는데요.

▷현재 역삼 본점의 연매출이 약 20억원인데, 이런 매장을 4개 정도 오픈할 계획입니다. 또 이 본점 빌딩을 ‘빌더맨(Build the Man)’이라고 남자빌딩으로 만들려고 합니다. 남성과 관련된 업종을 입주시킬 계획인데, 1층에는 남다른 감자탕, 2층에는 남성헤어와 패션, 3층은 남성을 위한 치과, 4층은 남성 전용 성형외과, 꼭대기 층은 남성전용 요가 이런 식으로 계획하고 있습니다. 현재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표어 어떨까요. “뱅뱅사거리는 가라. 이제 남자 사거리다!”(웃음)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0호 (2019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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