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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펀드매니저 대해부] (14) 이윤규 DGB자산운용 대표 | “마라톤 즐기는 CEO의 강점이요? 엔돌핀, 긍정적사고, 무한체력이죠”
기사입력 2019.01.03 16:56:14 | 최종수정 2019.01.03 17:37: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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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1956년생으로 마포고, 중앙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올해로 금융투자업계에 투신한지 38년째를 맞이해 운용업계 대부로 통한다. 1982년 금한국투자신탁에 입사한 이후 동부자산운용, 사학연금에 재직하며 자산운용을 담당했다. 사학연금 자금운용관리단장(CIO)으로 선임돼 올해 3월까지 재직하며 국내외 금융위기 속에서도 매년 우수한 성과를 올려 자산운용시장의 주목 받았다. 2013년부터 DGB자산운용 대표로 부임해 회사를 이끌고 있다.

이윤규 DGB자산운용 대표는 38년간 금융투자업계를 지켜온 대표적인 장수 증권맨이다. 1982년 ‘펀드매니저의 요람’ 한국투자신탁운용에 입사해 운용부에서 펀드매니저로 첫발을 내디뎠다. 2006년 회사를 떠나기 전까지 이곳에서 애널리스트(조사역), 지점장, 홍보맨, 투자은행(IB) 전문가 역을 맡았다. 당대 쟁쟁했던 1세대 펀드매니저들을 제치고 자금운용최고책임자(CIO)로 활약했다. 다양한 경험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증권시장에서 현역으로 남아 있을 수 있는 밑거름이 됐다.

‘안전은 기본이다. 이 첫 번째 원칙을 지키는 범주 내에서 수익을 창출한다.’

이윤규 대표의 제1투자원칙은 ‘정도투자’이다. 절대 욕심을 버리지 않고 꾸준한 수익을 추구한다. 변동성을 최대한 줄이고 리스크를 관리해 벤치마크 대비 3~4% 수익률을 지속적으로 가져가는 것이 그의 철학이자 목표다. 이러한 그의 철학은 2008년 사학연금으로 자리를 옮겨 빛을 발했다.

자금운용단장(CIO)을 맡은 그의 지휘 하에 사학연금은 2009년과 2010년 2년 연속 두 자릿수 수익률을 달성하며 전체 연기금 가운데 가장 두드러진 성과를 냈다. 2010년엔 평균잔고 기준 10.5%의 운용수익률을 기록해 기획재정부가 평가하는 37개 기금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2009년에는 12.67%의 운용수익률로 9개 금융 기금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이런 성과는 외국에까지 알려져 이 단장은 2011년 금융투자전문지 <아시안 인베스터>지로부터 ‘올해의 CIO(The CIO of the Year)’로 선정되기도 했다. 2013년 이윤규 대표는 사학연금을 떠나 DGB자산운용(당시 LS자산운용) 대표를 맡으며 사세확장과 자신의 철학을 이식하는데 힘쓰고 있다. 1세대 스타펀드매니저 최고의 연기금 CIO로

▶한국투신시절 펀드매니저 외에도 채권애널리스트, 홍보, 국제부, 영업, IB 등 상당히 다양한 업무영역을 맡으셨는데요? 여러 경험을 위해 자원하신 경우도 있을까요?

▷지금은 직원채용을 할 때 텔러, IB, 영업 등을 따로 분야별로 뽑는데 당시는 의사와 상관없이 뽑아서 발령을 낼 때였어요. 처음 주식운용역(펀드매니저) 보조역할을 맡았어요. 다음으로 분석역(리서치) 다시 주식 펀드매니저, 채권 펀드매니저를 거쳤죠. 저를 아껴주신 선배들이(운용부서에) 많아 상대적으로 펀드매니저 경력을 많이 쌓을 수 있었습니다.

▶당시 스타 펀드매니저들은 자문사 창업권유도 많았는데요. 혹시 대표님도 창업을 고려한 적이 없으신지요?

▷1990년대 장동원, 박종규, 김석규 등 후배들 이름을 딴 상품이 출시될 만큼 펀드매니저들의 인기가 대단했습니다. 그때 저는 관리자로 올라 그런 펀드들을 종합적으로 운영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이후에 2006년에 동부자산운용 부사장을 그만두고 회사를 나와서 제 회사를 가지고 싶은 생각에 후배 한 명과 자문사를 열까 했는데 그 친구가 생각이 바뀌었더라구요.(웃음) 그래서 무산되고 ‘스스로 자문사에 취업을 해서 실상을 파악해보자’라는 생각에 메가마이다스투자자문의 대표로 부임해서 보니 이게 보통일이 아니더라고요.(웃음) 제 길이 아니다 싶어 포기했죠.

▶글로벌 금융위기가 터지기 직전에 사학연금 CIO로 취임하셨는데요?

▷취임한지 몇 달 후에 리먼브라더스가 파산했어요. 사학연금 전체 자산이 40%가까이 줄었습니다. 당시 5조원이었던 자산이 3조 5000억원으로 쪼그라들었으니까요. 보통 손절매(로스컷) 원칙이 취득원가의 30%에요. 주식, 파생상품 등 줄줄이 마이너스를 기록했죠. 주식같은 경우 전 종목이 로스컷이 걸렸는데 규정에 “그것을 팔아야 한다”라는 의무조항이 있었어요. 이사장님께 지금 팔면 다시 사기 쉽지 않다고 위원회를 만들어서 오히려 저점매수를 하자고 건의를 했죠. 결과적으로 정상을 다 찾아가서 수익률을 회복할 수 있었습니다.

▶사학연금을 그만두신 이후에 여의도 일각에서는 이윤규 대표님이 운용사로 복귀하는 과정에서 ‘험지’로 가셨다는 얘기도 있는데요. 후배들에게 개척 혹은 도전정신을 일깨워 주시기 위한 행보이신건지?

▷험지라고는 할 수 없어요.(웃음) 당시 LS자산운용이 적자상태였고 규모도 작아서 그런 얘기가 나온 것 같은데 내실이 있는 회사였습니다. 충분히 성장여력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사학연금에서 5년간 근무를 했는데 더할 수도 있었지만 더 나이가 들기 전에 필드에 나와서 CEO역할을 해보고 싶은 생각도 있었습니다.

변동성 높은 시장에선 눈높이를 낮춰야

▶명장’으로 불리는 이윤규 대표님의 운용스타일을 스스로 평가하신다면?

▷꾸준히 벤치마크대비 3~4% 초과수익을 추구합니다. 절대적으로 극대수익을 추구하지 않습니다. 그 말은 리스크를 많이 가지고 간다는 것이잖아요. 아무리 운용을 잘하다가도 크레딧물(회사채) 하나 잘못되면 수익률을 회복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절대적으로 리스크 관리에 초점을 맞춰서 운용합니다.

▶주식투자에 있어서는 성장주/가치주 어느 쪽을 선호하시는지요?

▷성장주는 아직 실현되지 않은 미래의 수익에 대해서 투자하는 것이잖아요. 그러다 보니 변동성이 큰 편입니다. 경기예측에 따라 주가가 오르락내리락 하죠. 가치주는 일정한 수익을 내는 기업들이고 변동성이 적죠. 제 스타일에는 가치주가 맞죠. 저희 회사도 퀀트분석을 통해 과거 트랙레코드를 바탕으로 투자를 합니다. 깊이 관여하지는 않지만(웃음) 그러한 투자방식을 선호합니다.



▶대형연기금을 운용하다가 운용사로 오셨는데 차이가 있을까요?

▷큰 연기금도 평가가 대게 단기화되어 있습니다. 3~5년 단위로 평가를 해야 하는데 1년 단위로 하다보니 운용전략도 단기에 치중하게 돼있죠. 저희도 주 고객이 연기금이다보니 단기화되어 있죠. 6개월, 3개월 단위로 평가하는 곳도 있는데 아무래도 그에 맞출 수밖에 없죠. 계속 잘해야 합니다.(웃음) 트렌드를 따라가게 되죠. 문제점이 지적 되는데 개선은 안 되고 있어요. 장기적으로 주식에 대해 3~4년을 앞을 내다보고 투자할 수 있는데 그게 힘들어지는 것이죠. 분명 개선되어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운용사 CEO로 복귀하셔서 가장 중점을 두고 있는 점은 무엇인가요?

▷절대적으로 현장을 중시하고 고객관리에 중점을 둡니다. 앉아있으면 뭐 합니까?(웃음) 고객들을 계속 만나서 니즈를 파악하고자 합니다. 두 번째로는 국내 투자비율이 지나치게 높아 해외 쪽으로 눈을 돌려 투자처를 개척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외에 최근 대체투자분야 자금이 늘어나고 있지만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고 대형사들이 우량물건을 입도선매(立稻先賣)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습니다. 가격도 높아지고 그래서 저희도 블라인드 펀드를 조성하여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최근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위기론도 많이 나오는데 어떻게 대처하고 계신지요?

▷변동성이 커지면 일반 공모펀드 특히 주식형의 경우에는 자산배분형은 편입비율을 줄이면 되는데 인덱스나 주식형펀드의 경우에는 90%이상 주식 비중을 유지해야 합니다. 이러할 경우에는 포트폴리오 조정을 통해 대응하고 있습니다. 변동성을 줄이기 위해서 시장대비 베타계수가 낮은 종목을 위주로 조정하고, 수익자별로 논의를 통해 선물로 헤지를 하기도 합니다. 성장주보다 PBR이 높은 가치주 쪽으로 비중을 늘리고 있습니다.

▶올해 주식시장은 어떻게 예측하고 계신지요?

▷현재 코스피지수가 2060~2070인데 10%정도는 상승여력이 있다고 봅니다. 미중무역전쟁과 달라 강세라든지 반도체와 조선업의 성장 동력이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주가는 항시 미리 반영되잖아요. 수급이 개선되고 경제 환경이 나아지면 2300까지는 충분히 상승할 가능성이 있다고 봅니다. 아래로는 크게 빠질 것 같지는 않습니다. 이미 위기요인에 대해서는 시장에 노티스(Notice)가 많이 된 상태라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투자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예전에 증권저축이라고 있었는데 제 투자내역을 감독원에서 다들 떼어 가더라고요. 합법적으로 투자가 가능한 상품이었지만 저희 펀드와 이행충돌, 사전매매 등이 문제가 될 수 있다는 이유였죠. 그 이후로 ‘나는 평생 주식은 못 하겠구나’ 생각해 일절 안 하고 있습니다. 주로 채권쪽 CB나 BW, 투자가능 한 대형공모주와 공모주 펀드 등에 투자합니다. 최근에 코스닥 공모주 펀드에 투자해서 많이 깨졌죠.(웃음)

운용은 마라톤과 같이 꾸준해야 한다

이윤규 대표는 업계 유명한 마라톤 마니아다. 꾸준하고 안정적 성과를 투자철학으로 삼는 그의 성향과 잘 들어맞는다고 한다. 매일 출근 전 10㎞를 뛰며 하루 일과를 시작하는 이 대표는 보스턴 마라톤대회에서 42.195㎞를 풀코스로 26번이나 완주하고 100㎞ 코스에 달하는 울트라 마라톤까지 완주한 바 있다. 혼자만 뛰는 게 아니라 마라톤을 시작하는 사람들을 위해 페이스메이커 역할도 많이 했다. 자격증까지 갖고 있을 정도다. 그는 마라톤과 운용이 상당히 닮았다고 했다.

▶올해로 38년간 금융투자업계에 종사하고 계십니다. 특별한 장수 비결이 있을까요?

▷다른 분야도 마찬가지겠지만 전문성과 지식은 기본입니다. 그러나 오랜 기간 운용업에 종사하다 보면 관리자를 거쳐야 합니다. 관리능력이라고 하는 것은 다른 것이 아니고 자신이 조금 손해를 볼 줄도 알아야 한다고 봅니다. 과거에는 카리스마형 리더가 득세를 했지만 지금세대에는 억압적이고 독단적인 리더십은 통하지가 않죠. 상대를 인정하고 베풀고. 솔선수범하는 방법밖에 없습니다. 그러한 점을 열심히 실천하려고 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건강해야 합니다. 건강하지 않으면 일을 오래 하지 못하거든요.

▶여의도에서 ‘마라톤 하는 펀드매니저’로 여의도 명물이라는 별명으로도 불리시는데 시작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몸무게가 늘어 아침을 굶어보기도 하고 낮에 시간이 없으니 밤에 등산도 다녀보고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잘못된 방식이었어요. 2002년 회사의 출입기자 한 분이 마라톤을 한다고 해서 관심을 가지게 됐고 그 계기로 시작하게 됐어요. 처음에는 무게 때문에 뛸 수가 없었어요. 3~4개월은 걷다가 조금씩 뛰고, 서서히 뛰는 시간을 늘리다보니 10㎞는 뛸 수 있겠더라고요. 조금씩 근력이 붙으면서 하프마라톤을 완주했고 풀코스를 완주할 때까지는 2년이란 세월이 걸렸습니다.

▶100㎞에 달하는 울트라 마라톤까지 정복하신 것으로 보면 취미영역은 이미 넘으신 것 같은데요? 요새도 꾸준히 하고 계신가요?

▷매일 새벽에 10㎞를 뜁니다. 체력에 무리가 가지 않을까 걱정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꾸준히 하면 괜찮습니다. 몸이 준비를 하거든요. 운동 효과를 보려면 일주일에 세 번 이상, 한번에 30분 이상 땀이 날 정도로 하고, 즐거운 마음으로 해야 합니다.

▶마라톤과 자산운용 사이에 어떤 유사점이 있을까요?

▷투자에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위험을 최대한 피하고 그 안에서 수익률을 높여나가는 것이 제 철칙입니다. 그러려면 욕심을 버려야 합니다. 마라톤 역시 처음에 절대 오버페이스를 하면 안 됩니다. 조금 지나면 번 아웃(Burn Out) 되어 걷지도 못하거든요. 초반에 힘이 넘친다고 무리하지 않고 아껴야 완주를 할 수 있습니다. 투자도 길게 보고 꾸준히 투자해서 경험과 수익을 쌓아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봅니다.

▶자산배분의 중요성을 항상 강조하시는데 구체적으로 일반투자자들의 투자포트폴리오에 대해 조언해 주신다면?

▷최근 뉴스에 리스크가 높은 파생상품을 노인층이 많이 한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사실 나이가 높을수록 안정성 있는 상품을 위주로 투자해야 합니다. 파생이라는 것을 잘 모르고 투자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정확하게 자신의 투자상품에 대해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변동성이 큰 장세에서는 목표수익률을 낮춰야 합니다. 목표수익을 높이니까 위험한 투자를 하게 되는 것이거든요. 눈높이를 낮춰서 주식도 자산배분을 통해 다양한 종목이나 해외주식으로 투자대상을 넓혀서 위험을 줄여나가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언제까지 현역에 계실 계획이시며 그 기간 동안 비전이 있을까요?

▷현직에서 언제까지 일을 할 수 있을지 생각을 해봤지만 사실 제 뜻대로 되는 것만은 아닌 것 같아요. 건강을 잘 지켜 언제가 운용사 대표에서 물러나더라도 후배들과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기관을 돕는 역할을 맡아 현역을 이어나갈 생각입니다.

[대담 설진훈 편집장 정리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0호 (2019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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