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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황 늪에서 피어나는 연꽃기업] (6) 이종우 제우스 대표이사| 4년 연속 최대매출 갱신한 반도체 장비 업체 ‘제우스’ “산업용 로봇 ‘제로’로 세계시장 노크”
기사입력 2019.06.27 11:16:13 | 최종수정 2019.06.27 11:1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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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화성에 본사를 둔 ‘제우스(ZEUS)’는 1970년 설립 이후 50여 년간 반도체와 LCD 제조장비 분야에서 독보적인 영역을 개척한 중견기업이다. 반도체 생산의 첫 단계로 제우스의 생산 장비가 거론될 만큼 전 세계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 공장자동화(FA)와 정유, 석유화학, 원자력 발전 제어 등 특수 목적용 밸브(Valve), 일본 자회사 J.E.T를 통한 수출까지, 보유한 기술과 포트폴리오도 다양하다. 2011년 대표이사에 취임한 이후 최근 4년간 최대매출 갱신(지난해 실적은 매출액 4536억원, 영업이익 391억원, 당기순이익 30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매출은 26%, 영업이익은 19%, 당기순이익은 61% 중가한 수치다.)을 이끈 이종우 대표는 올 초 다관절 로봇 ‘제로’를 공개하며 일반 산업용 로봇 시장에 뛰어들었다. 기존에 보유하고 있는 반도체용 로봇 기술을 새로운 시장에 적용해 사업 다각화로 이끌겠다는 포석이다. 제우스가 개발한 제로는 사람 팔처럼 생긴 다관절 로봇으로 반복 업무를 수행한다. 작업자를 도와 생산성을 높이는 협동로봇과 달리 형태는 같지만 일반 산업용 기계처럼 단독으로 현장에 투입돼 작업을 진행한다. 기존 로봇보다 저렴하고 오픈 소스 소프트웨어(파이어썬 언어)를 사용해 누구나 쉽게 프로그래밍할 수 있는 등 다양한 장점을 갖추고 있다. 좁은 공간에서 활용성이 높은 작은 크기와 낮은 전력 소모도 강점 중 하나다. 이 대표는 “제로의 위치반복 정밀도 오차는 ±0.02㎜”라며 “제우스는 8세대 규격의 대형 디스플레이 기판을 정확한 위치로 이동시키는 정밀제어 기술을 보유하고 있고, 이 기술을 제로에 적용했다”고 강조했다. 업계에선 국내 반도체 산업의 먹구름이 예상되는 가운데 업황에 따라 실적 부침이 큰 장비 관련 기업이 신사업 진출에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이종우 대표는 “앞으로는 노동시장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될 것”이라며 로봇 산업의 발전을 확신했다. 인터뷰는 제우스의 오산사업장과 본사인 화성사업장에서 진행됐다. 제우스는 지난해 초 화성사업장으로 본사를 이전했다.

해외시장에서 주목하는 산업용 소형 로봇 ‘제로’

▶해외출장이 부쩍 잦아졌다고 들었습니다. 내일도 출장이 잡혔다고 하던데요.

▷중국과 일본으로 자주 나가는데, 내일은 로봇 관련된 미팅이 잡혀있습니다. EMS(Electronic Manufacturing Service·전자제품 위탁생산업체)라고, 대만의 폭스콘이나 싱가포르의 플랙스트로닉스가 대표적인 EMS업체인데, 플랙스트로닉스에서 먼저 연락이 왔어요.

▶로봇사업과 관련한 첫 성과를 앞둔 건가요.

▷아직은 아무런 언질이 없었습니다.(웃음) 기본적으로 제조업을 하는 곳이니 우리 로봇을 검토하는 수준인 것 같더군요.



약 열흘 후 제우스의 화성사업장(본사)에서 만난 이종우 대표는 “제로와 관련한 고객 상담이 꽤 많이 늘었다”며 “다음 주에 미국의 한 글로벌 기업과 제품 공급과 관련한 미팅이 진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그는 “오히려 국내보다 해외시장에 제로의 제품공급이 더 빨라질 것 같다”는 소식을 전했다.



▶제우스의 사업 분야가 이전 보다 다양해졌습니다.

▷로봇분야는 사실 전혀 생뚱맞은 게 아니에요. 제우스는 지금까지 반도체 디스플레이용 로봇을 생산해왔습니다. 개발이 완료된 ‘제로’는 좀 더 피부에 와 닿는 산업용 로봇입니다. 일례로 영화 <모던타임즈>를 보면 컨베이어벨트에서 사람이 직접 조립하는 장면이 나오잖아요. 그런 작업을 제로가 대신하는 거죠. 반도체용 로봇이 3층 높이의 건물에 물건을 옮길 만큼 대형이라면 제로는 사람 팔 길이의 소형 로봇입니다.

▶언뜻 크기가 작아지면 좀 더 집약적인 기술이 필요할 것 같은데요.

▷크기에 따라 기술이 좋아졌는지, 그렇지 않은지를 따지기 전에 소형 로봇은 사용자가 불특정다수이기 때문에 얼마나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느냐가 관건입니다. 제로는 구동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범용 프로그램으로 작업했어요. 우리만의 프로그램이 아닌, 관련업계 종사자라면 누구나 프로그램해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지난 3월 코엑스에서 열린 ‘스마트팩토리+오토메이션월드’ 전시회에서 처음 공개했는데, 지금까지 반응은 어떻습니까.

▷예상보다 좋습니다. 방금 말씀드린 범용 프로그램 부분이 주목받고 있어요. 7~8월 경 론칭하고 하반기부터 판매할 예정입니다.

▶최근엔 로봇산업협회 신규 이사로 선임되기도 했습니다.

▷사실 지금까지 제우스의 고객군은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분야에 한정돼 있었습니다. 이미 정해져있었다고 해도 틀린 말은 아닌데, 로봇 분야는 국내외 제조기업이 모두 고객군이기 때문에 다양한 분들을 뵙고 많이 배우려고 합니다.

▶다른 말로 하면 사업영역을 최대한 확장하겠다는 포부로 들리는데요.

▷앞으로는 노동시장도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될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런 관점에서 로봇 산업의 발전이 예상됩니다.

제우스가 개발한 산업용 다관절로봇 ‘제로’

장기적으로 반도체 산업은 지금보다 더 커질 것

▶제우스는 현재 4년 연속 최대매출을 갱신하고 있습니다.

▷올해도 그럴 거라고 생각진 않는데, 반도체 업계가 좋지 않아 어떨지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단기적인 어려움이라고 보고 있어요. 중장기적으론 여전히 반도체 산업이 강세일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매출성장의 견인은 역시 중국시장입니까.

▷그렇죠.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저희 장비가 여전히 잘 되고 있습니다. 기존에는 삼성전자나 SK하이닉스의 중국 현지 공장에 장비 판매가 많았는데, 앞으로는 토종 중국기업에 대한 공략이 늘어날 것 같아요. 중국도 D램을 하겠다고 선언한 상황이라 새로운 실적이 예상됩니다.

▶지금까지 중국기업에 대한 수출이 전혀 없었던 겁니까.

▷하고는 있었지만 제품 사양이 많이 떨어지는 모델이었어요. 저희 일본 자회사(J.E.T)가 주로 진행했었는데, 앞으로는 고사양의 제품이 수출목록에 오를 것 같습니다.

▶중국 수출이 많은 반도체 기업이 현시점에 일본 자회사가 있다는 건 굉장한 장점일 듯 한데요.

▷제가 늘 하는 말 중 하나가 어찌하다보니 여기까지 왔다는 건데,(웃음) 양국이 정치·문화적인 이슈가 있을 때면 분명 다행인 점이 있더군요.

▶미·중 무역 전쟁이 이슈가 되고 있습니다. 수출기업 입장에선 만만치 않은 상황입니다.

▷긴장하면서 지켜보고 있어요. 반도체 업계에서 당장 중국에 공장을 짓겠다는 기업은 아마도 없을 겁니다. 저희 고객사들도 같은 생각이에요. 개인적으론 그럼에도 양국의 상황이 해결될 거라고 봅니다. 5G나 AI 분야가 발전하면서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용량의 반도체가 필요할거란 전제하에 반도체 시장은 현 시점보다 급속히 팽창할 거라고 예상합니다.

▶그런가하면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대한 염려도 있습니다.

▷기술력의 격차에 대한 염려가 분명 있습니다. 중국이 인재와 그만한 역량이 있다는 건 공공연한 사실이거든요. 반도체는 장치산업이다 보니 관련한 장치는 모두 다 구할 수가 있잖아요. 그런데 단 한 가지, 경험에서 나오는 노하우는 하루아침에 쫓아올 수 있는 게 아닙니다. 그 점은 시간이 걸릴 거라고 봐요.

▶어느 정도 격차를 말하는 겁니까.

▷굳이 따지자면 반도체 업계에선 2~3년의 차이를 선사시대와 산업혁명시대의 차이 정도로 봅니다. 제우스의 장점은 교육과 사내 소통

▶제우스는 꾸준히 채용을 늘리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지난해에만 80명을 새롭게 뽑았습니다. 현재 총 600명의 인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채용도 많지만 업계에선 이직률이 낮은 걸로도 유명한데요.

▷전체적으로 근속연수가 8~9년 정도 됩니다. 현재 근무시간의 30%를 직원 교육에 할애하고 있는데, 예전보다 교육적인 면을 많이 강화했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교육입니까.

▷초등학교시절부터 국·영·수가 중요했잖아요. 회사에 입사하면 그걸 잊게 되는데, 그 중요성은 여전합니다. 국어는 대화하고 공감하는 능력이죠. 보고서를 작성하거나 발표하는 능력의 기본이 됩니다. 영어는 통틀어 외국어죠.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선 해외 협력사나 고객과 문제없이 의사소통할 수 있어야 합니다. 영어, 일어, 중국어 중 하나는 꼭 할 수 있도록 교육시스템을 마련했습니다. 수학은 통계죠. 6시그마 관련 교육을 하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반응이 궁금한데요.

▷생산직이나 관리직 모두 예외없이 진행하고 있는데, 처음엔 각자 업무가 바쁘다보니 힘들어했어요. 이젠 퇴근 후에 남아서 공부하는 직원들도 눈에 띕니다.

▶올해 사업 전망이라면.

▷어렵다곤 하지만 저희는 부품과 소재, 케미컬 분야까지 비즈니스 포트폴리오가 다양하기 때문에 경쟁사나 동종 업계보다 비교적 선방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반도체 디스플레이에 대한 투자가 줄고 있지만 로봇 등 여타 사업 분야에 기대를 걸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목표를 말씀하신다면.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된 것처럼 열심히 하다보면 대기업이 될 수도 있겠지요. 매출목표는 잡고 있지 않습니다. 시험점수 몇 점을 목표로 공부하면 점수에 매몰돼 가치를 못 느끼게 되거든요. 매출이 일부 평가지표에 포함될 순 있지만 회사가치를 높이는 절대적인 기준은 아닙니다.
회사가 시장에 제공할 수 있는 솔루션을 갖고 있는가. 구성원이 얼마나 성취감을 느끼고 있는가. 이런 부분이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지난해 이종우 대표는 창업자인 아버지 이동악 회장과 함께 EY최우수기업가상 패밀리비즈니스 부문에 선정되기도 했다. 모범적인 가업승계가 이뤄지고 있는 곳에 주어지는 이 상의 취지답게 제우스는 장기적인 안목에서 경영이 이뤄지고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6호 (2019년 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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