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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진 애니원 대표| “산업용 테이프 업체 애니원 10월 상장… 한국판 3M으로”
기사입력 2019.05.27 14: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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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영진 애니원 대표

He is…

강릉 출신인 곽영진 대표는 2007년에 양면테이프 등을 취급하는 무역업체인 인터맥스를 창업했다. 무역업을 통해 종잣돈을 마련한 그는 2009년에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마련했고, 2010년 공장 구축과 함께 애니원을 창업했다. 이후 첨단 산업용 테이프 분야에서 글로벌 기업과 경쟁하며 애니원을 국내 단독적인 기업으로 자리매김 시켰다.



현대인의 손에서 잠시도 떠나지 않는 스마트폰. 수 년 전만해도 스마트폰 고장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침수였다. 최근 대부분의 스마트폰은 생활 방수 기능을 갖추고 있다. 여기에 큰 역할을 하는 게 휴대폰용 방수테이프다. 이 분야의 글로벌 1위 기업이 한국에 있다. 바로 애니원이다. 이 회사는 삼성전자, 화웨이 등에 휴대폰용 방수 충격테이프를 공급하며 다크호스로 주목받고 있다.

일반적으로 테이프하면 포장이나 사무용을 떠올리지만 산업현장에선 쓰임새가 매우 다양하다. 스마트폰, 디스플레이 등 전자제품이나 가전, 자동차, 의료 등 특수분야에 사용되는 산업용 첨단 테이프는 글로벌 시장 규모만 100조원에 이른다.

독일과 일본, 미국 회사의 독무대였던 산업용 첨단 테이프 시장에서 최근 주목받는 한국 기업이 애니원이다. 곽영진 대표(53)는 2010년 애니원을 설립, 지난해 매출 1000억원을 넘어서는 강소기업으로 키워낸 창업경영인이다. 올 하반기에는 코스닥 상장(IPO)도 예정돼 있다.

▶애니원은 산업용 첨단 테이프를 생산하고 있습니다. 일반인들에게는 낯선 분야입니다.

▷휴대폰 방수를 위해선 방수용 테이프가 필수입니다. OLED 같은 디스플레이의 충격을 방지하는 데나 반도체 공정에도 테이프가 사용됩니다. 자동차에 붙어있는 엠블렘 접착에도 사용됩니다. 요즘 유행인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 가전제품, 건축, 비행기 등 산업용 테이프의 사용 분야는 무궁무진해요. 접착력은 물론이거니와 충격이나 열에도 견뎌야 해서 기술력을 갖추지 못하면 생산하기 힘든 첨단제품입니다. 산업용 테이프의 글로벌 시장은 규모만 연 100조원에 이릅니다. 미국 3M, 에이버리, 독일 테사, 일본 닛또, 미쓰비시 등이 전통적인 강자들입니다. 애니원은 2010년 이 분야에 뛰어들어 휴대폰용 방수테이프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아 삼성전자는 물론 화웨이, 샤오미, 오포, 비보 같은 중화권 기업들을 고객사로 두고 있습니다.

▶이미 기술력과 브랜드를 갖춘 기업들이 포진해 있는 시장에 새로 뛰어들어 성공하기란 쉽지 않았을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회사를 성공적으로 키워온 비결이 궁금합니다.

▷먼저 사업을 시작하게 된 배경부터 설명하는 게 나을 것 같아요. 어린 시절을 어려운 환경에서 보냈어요. 그래서인지 20대 때부터 사업을 해서 성공해야겠다고 마음을 먹었죠. 무작정 사업을 시작할 수는 없고, 30대를 준비기간으로 삼았습니다. 내가 회사를 운영한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이런 것들에 대해 먼저 생각했어요. 그때부터 경영 관련 책을 읽기 시작했고 나름의 경영철학을 만들었습니다. 그 첫째가 일을 즐기자는 것이었습니다. 제겐 일이 바로 게임이에요. 게임처럼 일을 즐기면서 하자고 생각했어요.

둘째는 사람의 본질에 충실하자는 것 입니다. 누가 시켜서 일을 하는 게 아니고 스스로 일을 찾아서, 만들어서 하자는 겁니다. 바로 자주성이죠. 또 목적의식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일을 할 때 왜 해야 하는지, 언제까지 할 것인지, 어떤 방식으로 할 것인지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리고 창조성이 중요합니다. 목적의식을 갖고 일을 하는데 어제와 똑같은 방식으로 일을 하지 말자, 기왕이면 좀 더 개선된 방향, 더 새로운 방향이 없는지를 고민해보자. 이렇게 자주적이고 창조적으로 일을 하는 게 인간의 본질이라고 정의를 내렸어요. 이렇게 하다 보면 어떤 분야에서든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1등을 해야 100년 기업이 되고 200년 기업이 되는 것입니다. 회사 이름을 ‘애니원’으로 지은 이유도 글로벌 1위를 하자는 취지였어요.



곽 대표가 본인의 경영철학과 함께 ‘롤 모델’로 꼭 언급하는 기업인이 있다. 일본 교세라 창업주인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이다. 그는 “이나모리 회장은 자신과 가족, 직원들과 그 가족의 물질적·정신적 풍요로움을 추구했고 나아가 회사는 이윤을 내 사회에 공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며 “이나모리 회장처럼 ‘이타심’으로 회사를 운영해야겠다는 생각을 굳힐 수 있었다”고 말했다.

10년 이상 창업 준비를 마친 곽 대표는 2007년 사업을 시작했다. 먼저 양면테이프 등을 취급하는 무역업체를 창업해 관련 산업을 파악하고, 종잣돈을 마련했다. 이어 2009년에 소재 개발을 위한 연구소를 마련했고, 이듬해 공장 구축과 함께 현재의 애니원을 창업했다.

▶왜 산업용 테이프를 선택했는지도 궁금합니다. 잘 알려진 분야는 아닌데요.

▷창업 준비를 하면서 산업 강국인 독일, 일본을 살펴보니 소재와 부품 산업에 강점이 있었습니다. 강소기업들도 (부품 소재 분야에) 많았고요. 한국은 세트산업에 비해 소재가 약한 측면이 있는데, 거꾸로 이 분야에 기회가 있다고 봤습니다. 양면테이프 대리점 사업을 하면서 자금을 확보해 사업을 본격화했죠. 성장 비결을 꼽으라면 시장 변화를 앞서나간 거라고 봐요. 방수테이프, OLED용 충격흡수폼 등 사업을 시작하면서 미리 준비해둔 사업 아이템들이 성공을 거뒀죠.



물론 고비도 있었다. 애니원을 설립한 지 1년이 지나자 연구개발과 샘플 제작 등에 준비해둔 투자금이 바닥난 것. 때마침 신용보증기금에서 3억원을 지원받아 반 년을 더 버텼다. 기술력을 갖췄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이후 삼성전자에 납품을 본격화하면서 매출이 발생하기 시작했고, 그 이후에는 심각한 어려움은 겪지 않았다는 게 곽 대표의 설명이다.

▶부품, 소재기업인 만큼 수요처인 세트 제조업체와의 상생도 중요해 보입니다.

▷사실 대기업인 삼성전자가 있기 때문에 현재의 애니원도 있다고 봅니다. 우리 주력 상품인 방수용 테이프나 OLED용 충격흡수폼 등을 먼저 받아준 곳이 국내 대기업입니다. 애플 같은 외국 기업들이 먼저 우리 제품을 쓸 것 같습니까. 하지만 삼성전자에서 우리 제품을 사용하고 있다고 하면 이제 겨우 곁눈질을 합니다. 우리가 납품하고 있는 화웨이, 샤오미 같은 중국 업체들도 마찬가지에요. 대기업이 잘 돼야 중소기업도 잘 된다고 생각합니다. 삼성전자가 없었다면 애니원도 경쟁력을 키우기 어려웠겠죠.

▶코스닥 상장을 준비 중이라고 들었습니다. 상장 배경에 대해 설명을 해주신다면요.

▷현재 주간사를 정해 올 10월 상장을 목표로 절차가 예정대로 진행 중입니다. 일단 상장을 통해 회사 규모를 좀 더 키우고자 합니다. 상장 후 2년 안에 시가총액 1조원을 넘어서는 회사로 키워나갈 작정입니다. 말 그대로 ‘유니콘’ 기업이 되는 셈이죠. 또한 현재 50여 명 수준인 연구개발 센터 인력을 100명까지 늘리고, 연구소를 현재 천안에서 수원으로 옮기는 계획을 추진 중입니다. 회사 설립 당시부터 일정 매출을 무조건 연구개발로 돌려왔어요. 회사가 상장되고 연구소를 수도권으로 옮기면 우수 인력을 유치하는 데 도움이 될 걸로 판단합니다. 고생하는 직원들에게 혜택도 늘릴 작정입니다. 우수직원들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고, 임직원들에 대한 우리사주 신청 기회도 줄 계획입니다. 애니원은 현재 노동부의 허가를 받은 임직원 복지재단을 운영 중인데, 그 규모도 키워나갈 겁니다. 매년 회사 이익금 일부를 재단에 기부, 직원 자녀 학자금과 병원비 지원에 활용하고 있는데 앞으로 무이자로 주택담보대출 등도 가능할 것으로 봅니다.



곽 대표가 기업공개에 공을 들이는 또 다른 배경에는 베트남 공장있다. 지난해 설립한 베트남 공장을 명실상부한 제조센터로 키워나가는 게 그의 야심이다. 그는 “주52시간에 인력 운영의 어려움이 가중되고 있다. 그나마 일할 사람을 구하기조차 쉽지 않다”면서 “세트업체들도 베트남 투자를 늘리고 있어 (베트남 투자는) 필수적”이라고 상황을 설명한다. 한국은 연구개발을 중심으로 하고, 제조센터는 베트남으로 가져간다는 복안이다. 향후 베트남 공장의 생산능력을 금액기준 1조원까지 늘려나갈 계획이다.

▶업을 꿈꾸는 젊은이들에게 하시고 싶은 말씀이 있으실 것 같습니다.

▷창업을 하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점은 왜 하느냐예요. 단순히 직장생활이 싫어서, 창업이 좋아보여서 한다면 성공하기 어렵습니다. 왜 이 일을 해야 하는지 각오를 분명히 해야 합니다. 솔직히 한국의 창업환경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합니다. 주52시간제만 해도 엄격하게 적용하면 스타트업들은 어려움을 겪을 공산이 큽니다. 외국의 스타트업은 (주52시간제) 적용을 받지 않는 경우가 많아요. 기업 경쟁력 강화를 위해서라도 정부 당국에서도 보완에 나서야 할 걸로 봅니다.

▶향후 애니원을 어떤 기업으로 만들어 가실지 말씀해 주신다면요.

▷세계 1등을 하고 싶습니다. 테이프 업종에서는 3M이 세계적인 기업입니다. 또 독일의 테사, 일본의 닛또, 미쓰비시 같은 회사들은 어마어마한 글로벌 대기업입니다.

이런 회사들과 싸워야 되는데 그러려면 이 사람들보다 시장에 좀 더 빨리 대응을 해야 하고, 시장의 니즈에 맞춰 신제품을 만들고, 그런 제품들을 만들어 기업으로 발돋움할 겁니다. 이미 신규시장 개척을 위해 반도체 공정용 테이프를 개발했고, 자동차용 열선처리 테이프, 엠블렘 테이프 등의 시제품도 테스트가 진행 중입니다. 반도체용 제품의 경우, 상반기에 가시적인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의료용 테이프와 2차전지용 테이프 등 향후 가능성이 있는 분야는 무궁무진합니다. 가장 중요한 과제가 우수한 인력의 확보라고 봅니다.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선 R&D가 강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학원생들을 대상으로 장학금을 주는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는데, 이런 노력들을 강화해나갈 겁니다.



곽 대표는 애니원의 미래를 확신하고 있다.
믿음의 배경에는 직원들이 있다. 직원들이 세계 최고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많은 노력을 하고 있고 앞으로 결실을 맺어갈 것이라 자신한다. 그는 “애니원은 지금까지 성장을 계속 해왔고 이미 세계 1등 제품들을 생산하는 기업이 되었다”면서 “앞으로는 5년 안에 10개 이상의 세계 1등 제품을 만들어 소재 업체에서 세계 최고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바람”이라고 말을 맺었다.

[김병수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5호 (2019년 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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