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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로 전향한 아이돌 전지윤 | ‘포미닛’ 알을 깨고 세상 밖으로 나오다
기사입력 2018.11.28 11:49: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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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걸스, 카라를 비롯해 2NE1, 애프터스쿨, 시크릿, 씨스타, 미쓰에이, 티아라, 레인보우, 스피카 등 2010년 전후 데뷔한 다수의 걸그룹들이 지난 1~2년 사이 전격 해체를 선언하거나 공중분해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아쉬움의 목소리가 컸지만 이는 가요계 ‘세대교체’ 바람 속 거부할 수 없는 흐름이기도 했다. ‘원조 걸크러시’ 대표그룹 포미닛 역시 연예계 표준계약서상 전속계약 기간인 7년을 끝으로 공식적으로 해체, 팬들의 아쉬움을 뒤로 하고 막을 내렸다.

포미닛은 2009년 디지털 싱글 ‘핫 이슈(Hot Issue)’로 데뷔한 뒤 2010년 초중반 아이돌 열풍의 중심에서 활약했다. 지금과 달리 걸그룹 하면 ‘청순’, ‘발랄’, ‘섹시’ 일변도였던 당시 가요계에서 남다른 음악성으로 대중에 각인된 실력파 걸그룹. ‘이름이 뭐예요?’, ‘뮤직(Muzik)’, ‘볼륨 업(Volume Up)’을 비롯해 ‘미쳐’까지 다수의 히트곡을 내놓으며 해를 거듭할수록 포미닛만의 컬러를 공고히 해왔으나 해체 후 전 멤버가 뿔뿔이 흩어져 각자의 ‘제2막’을 꾸려가고 있다.

권소현, 남지현, 허가윤이 연기 분야로 진로를 바꾼 반면, 현아와 전지윤은 솔로 가수로 계속 활동 중이다. 이 중 전지윤은 포미닛 당시 몸 담았던 소속사 큐브엔터테인먼트를 떠나 1인 기획사로 완벽하게 홀로 섰다.

“포미닛으로 활동할 때도 그룹 활동이 평생 가진 않겠구나 하는 생각이 있어서, 다음 방향에 대한 고민은 늘 하고 있었어요. 음악적인 부분도 최대한 내가 잘 할 수 있는 방향을 생각해왔고요. 다른 분야로 눈을 돌릴 생각은 전혀 없었어요.”



▶꾸준히 자작곡 내며 대중에게 인사

‘전(前) 포미닛’ 타이틀 대신 ‘싱어송라이터’ 수식어에 걸맞게, 전지윤은 솔로 전향 후 꾸준히 자작곡으로 대중에게 인사하고 있다. 올 한 해 동안 ’비커즈(Because)’, ’버스(BUS)’ 등의 곡을 내놓으며 ‘열일’ 행보를 보인 전지윤은 최근 새 싱글 ’샤워(Shower)’로 대중 앞에 섰다.

“그날그날의 나쁜 기억들이 샤워를 하면서 물과 함께 씻겨 내려가면 좋겠다는 마음을 담은 곡이에요. 평소에 샤워하면서 잡다한 생각을 많이 하는 편인데, 일상 속에서 공감하며 들을 수 있는 노래를 들려드리고 싶었어요.”

가사에는 ‘내가 받은 아픔만큼 그대로 가져가라’는 내용이 담겨 있지만 정작 전지윤은 “좋은 일에도 무덤덤한 편이고, 나쁜 일도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편”이라고. 스스로는 “자고 일어나면 괜찮아지는 스타일”이지만 “많은 대중이 ‘샤워’를 통해 마음 속 안 좋았던 잔상을 털어버리고 힐링을 얻었으면 좋겠다”는 게 전지윤의 바람이다.

1인 기획사라 해도 사실상 소속사 없이, 곡 작업부터 발표를 위한 저작권 등록 등 실무까지 홀로 다 해내고 있는 만큼 “정신없이 바쁘게 지내고 있다”는 전지윤. 그는 “실무적인 부분은 훨씬 어렵지만 하나하나 알아가는 게 재미있고 즐겁다. 포미닛 할 때보다 혈색이 좋아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듣는다”며 배시시 웃었다.

물론 시행착오도 있었다. 지금은 떨쳐버린 상태지만, 두려움보다는 어려움과 외로움이 컸다.

“포미닛 활동을 마치고 제일 힘들었던 건, 혼자서 모든 걸 생각해야 하는 거였어요. 누가 옆에서 다 해주고, 내가 생각하지 않아도 스케줄이 채워지곤 했는데, 이젠 가만히 있으면 누가 해주는 게 아니니까요. 뭔가를 만들어서 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죠. 하나하나 채워나가려고 혼자서 많이 노력했어요. 뭐라도 찾아서 했죠. 책을 보던, 사람을 일부러 만나던, 시간을 비워두지 않았어요. 그러면서 적응이 되고 나니 나중엔 편해졌죠. 오히려 지금은 다른 사람이 해주는 게 이상하고, 할 게 너무 많다 보니 외로움도 자연스럽게 사라지더라고요.”

팀 활동 당시와 비교하면 음악적 만족도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 “당시엔 그룹의 색깔이 있기 때문에 거기에 맞춰야 하는 게 있고, 혼자 하는 게 아니니까 멤버들의 색을 고려해야 하는 부분이 분명히 있었어요. 제가 정말 하고 싶은 음악을 마음대로 펼칠 수는 없었죠. 그런 갈증들을 지금 해소하고 있어요.”

포미닛의 시대를 지나 오롯이 전지윤으로 거듭난 그의 솔로 행보는 냉정하게 ‘성공적’이라고 평가하긴 다소 부족한 게 사실. 하지만 그는 “이런 저런 것들을 냈을 때 서로 다른 반응의 데이터가 쌓여가는 게 나에게 좋은 것 같다”고 담담하게 말했다.

“누구나 굴곡이 있잖아요. 늘 잘 되는 건 없죠. 때로는 밑에 있는 게 마음 편한 것도 있어요. 올라갈 여지가 있으니까요. 위에 있으면 언젠가 내려갈 수밖에 없으니까 더 두려운 것 같아요. 개인적으로 저는 스스로를 믿는 편이기 때문에, 의기소침해지지 않아요.”

그는 웬만해선 깨지지도, 무너지지도 않을 멘탈의 소유자임이 여실했다. Mnet ’언프리티 랩스타2’에서 보여준, 보는 이를 당황시킬 정도의 당당함에도 일면 고개가 끄덕여졌다. 당시 전지윤이 보여준 근성은 희대의 유행어 ’내가 내가 해’와 함께 지금까지도 두고두고 회자되고 있다. 전지윤 스스로도 당시 방송 장면이 ‘흑역사’임을 부정하진 않았다.

“’언프리티 랩스타’도 그렇고 ’불후의 명곡’도 그렇고, 제가 은근히 서바이벌을 많이 했더라고요. ’불후’에서도 계속 꼴등만 했는데 끝내 1등도 했죠. 그걸 한 번 거치고 나니 꼴등에 대한 두려움을 떨칠 수 있게 됐어요. ’언프리티 랩스타’에 나가서 망신당할 수도 있고, 실제로 당하기도 했죠. 당시에는 너무 창피했고 쥐구멍에라도 들어가고 싶었어요. 하지만 래퍼들 사이에서 제가 얻을 수 있는 게 많으니까, 그리고 설령 최하위를 하더라도 이겨내는 모습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서 제가 쌓아갈 수 있는 게 있으니까 최대한 긍정적으로 생각했죠.”

아직은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이지만, 지금의 좌충우돌 또한 전지윤을 성장시킨 밑거름이 될 터다.

어느덧 가수 생활만 10년. 연예계에서의 지난 10년과 다가올 10년에 대해서는 어떤 마음일까.

“지나온 10년은 너무 정신없이 산 것 같아요. 사실 제가 또 정신(줄) 놓고 사는 스타일이기도 해요. 일을 만들어 바쁘게 지내는 편이죠. 대외적으로는 하는 게 없어 보이는데 뭔가 되게 바빠요. 그런데 지나고 나면 기억이 안 나요. 그렇게 10년을 지내보니 슬픈 일이든 나쁜 일이든 혹은 좋은 일이든 무덤덤하게 받아들여서 힘듦을 많이 못 느꼈던 것 같아요. 좋은 일에도 무덤덤했고, 나쁜 일도 무덤덤하게 받아들였죠. 그러다 보니 딱히 어떤 상황이 와도 당황하지 않는 것 같고. 어쩌면 단단해진 게 아니라 유연해진 것 같아요. 유연성을 많이 배운 시간이었죠. 앞으로 펼쳐질 10년도 지나온 10년이 있기 때문에 깔끔하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요.”

그는 스스로 ’단단하지 않다’ 했지만, 무덤덤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내놓는 답변에선 ’내추럴 본’ 단단함이 느껴졌다.


“삶의 밸런스를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저희처럼 활동하는 사람들은, 밸런스가 완전 깨져 있잖아요. 내 삶은 없고 일만 있다가, (팀이) 끝나면 일은 하나도 없고. 그래서 이것저것 하면서 균형을 맞춰가는 거죠. 일할 땐 빡세게 하고, 주말엔 여행 갈 수도 있고, 어떨 땐 공부도 하고 운동도 하고요. 그런 밸런스를 맞추는데 단련됐기 때문에 어떤 일을 해도 잘 할 수 있을 것이라는 자신감이 생겼어요.”



▶솔로로 전향하는 가수들 롤모델 되고파

그룹 활동을 하다 솔로로 전향하는 가수들이 점차 늘어가는 현실 속, 전지윤은 후배들에게 어떤 ‘길잡이’가 되고자 하는 포부도 있다.

“저처럼 그룹 활동을 하다가 나와서 고민하는 분들이 굉장히 많을 것 같아요. 솔로를 해서 잘 되는 사례를 보고 그게 (이상적인) 방향이라고 생각하는 분도 있겠고요. 저는 하고 싶은 걸 하는 게 맞다고 생각해요. 엄청나게 큰 걸 바라는 게 아니라, 소소하더라도 천천히 한 계단씩 올라가다 보면 내가 바라던 이상향이 되지 않을까, 그런 활동을 보여주며 후배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고 싶기도 해요.”

싱어송라이터로 자리매김한 뒤 언젠가 프로듀싱에도 도전하고 싶다는 전지윤. 궁극에 바라보는 꿈은 무엇일까. 그는 “최종 꿈이라기보다는,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데까지 계속 하는 게 가장 큰 목표”라고 말했다.

“지금도 하고 싶은 게 많고, 앞으로도 계속 생길 것 같아요. 그걸 계속 해나가는 게 꿈이죠. 이때쯤 어느 정도 성과를 얻겠다가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을 계속 하고 싶어요. 그러기 위해 꾸준히 저를 단련시킬 생각입니다.”

[박세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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