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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펀드매니저 대해부] (11) 가치투자 신흥강자 최준철 VIP자산운용 대표 | 가장 워런 버핏스러운 한국형 사모펀드 곧 선봬요
기사입력 2018.10.02 11:31: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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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1976년 부산 출생.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학시절 서울대 주식투자연구회(SMIC)를 거쳐 2003년 동갑내기 김민국 대표와 VIP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창업 15년 만인 올해 자산운용사 전환을 통해 사모펀드운용사로 변신을 앞두고 있다.



“한국의 워런 버핏을 꼽는다면?”

한국의 가치투자가 뿌리를 내린 지 어느덧 30년이란 세월이 흘렀다. 이채원 한국밸류자산운용 대표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 등 기라성 같은 1세대 가치투자가들이 등장했지만 ‘한국의 워런 버핏’이란 칭호에는 대번 손사래를 친다. 전통적인 가치투자의 저평가 관점을 견지하기보다는 ‘경쟁우위’ ‘경영자의 능력’ 등 새로운 관점으로 종목을 선택해 투자하는 워런 버핏의 스타일과 투자철학이 다르다는 것이다.

그런 반면 뼛속까지 버핏을 닮기 위해 연구했다는 가치투자가들도 있다. 서울대 주식투자동아리(SMIC) 출신으로 널리 알려진 최준철·김민국 VIP자산운용 대표다. 2000년대 초반 워런 버핏·피터 린치 등 세계적인 가치투자가들의 저서를 독학으로 연구하며 주식투자에 매진했던 두 대학생이 뭉쳐 철저하게 버핏의 철학에 맞는 종목을 선정했다.

뛰어난 수익률과 혜안으로 ‘강호’에서 유명세를 떨치던 두 청년은 의기투합한 지 2년 만인 2003년 27세가 되던 시기에 가치투자 개척자(Value Investment Pioneer)란 의미의 VIP투자자문을 설립했다. 제도권 금융투자사 경력이 일천했던 두 청년은 창업 이후 15년간 내실 있는 성장을 거듭해 어느덧 1조6000억원의 자금을 운용하는 업계 리더로 성장했다. 창업 15년 만에 VIP는 변신을 앞두고 있다. 자산운용사 전환을 통해 보다 많은 고객을 만날 준비를 마쳤다. 한국형 가치투자철학을 담은 사모펀드 출시를 앞두고 있는 최준철 대표를 만나봤다.



Q 15년 동안 고객구성은 많이 변했는지요?

2010년까지는 100% 개인투자자였습니다. 경력도 없는 저희에게 돈을 맡겨줄 리 만무했죠. 점점 인지도가 높아지고 트랙레코드가 쌓이면서 기관고객들도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현재 개인고객은 약 600분 정도 되고, 평균 10억원 정도 투자합니다. 자산규모로 보면 개인자금은 7000억~8000억원, 전체 운용자산은 1조5000억원 정도입니다. 노르웨이 국부펀드가 5억달러로 비중이 가장 높습니다.

Q 가치투자 1세대 선배인 이채원 한국투자벨류자산운용대표나 허남권 신영자산운용 대표와 가치투자 철학은 어떻게 다를까요?

1세대는 일단 증권사에 입사해서 돈을 잃고 안 깨먹는 방법을 찾다 보니 그것이 미국에서 하고 있던 가치투자란 것을 깨닫고 그 방법을 접목하신 것이죠. 이채원 사장님은 한국의 버핏이라 불리면 손사래를 치시거든요. 굳이 표현하시면 피터 린치. 허남권 사장님은 토종파, 자생파에 가깝습니다. 저희 같은 2세대는 버핏책을 교과서처럼 보고 자란 세대로 좀 더 실전에서 버핏의 기준에 부합하는 종목을 찾아서 투자하고자 하는 열망이 더 강합니다.

Q 상당히 흥미로운데 조금만 더 자세히 설명해 주시겠습니까?

경쟁우위를 가진 좋은 비즈니스와 좋은 경영진이 운영하는 저평가 종목을 찾아서 장기 투자하는 것이죠.

Q 그러한 기준에 부합하는 쪽이라면 아무래도 소비재 기업들이 많을 텐데?

저희 둘이 대학시절에 투자할 때는 버핏을 흉내내면서 시작했습니다. ‘버핏이 투자하지 않는 쪽은 투자하지 말자’고 생각을 했으니까요. 과거에 저희의 히트종목을 보면 소비재 기업들이 많습니다. 동서, 아모레 등의 성공을 맛보다 보니 비슷한 기업들을 찾거든요. 추후 새로운 사람들이 들어오면서 점차 분야를 조금씩 확장해온 것이라 볼 수 있습니다.

Q 투자하는 주식종목과 비중은 어떻게 가져가고 있나요?

40여 개 기업에 투자를 합니다. 아무래도 자문사에 오는 분들은 다른 곳에 비해 높은 수익률을 원하시는 편이라 완벽하게 잘 아는 종목을 압축해서 투자하는 방식을 취하고 있습니다. 30~40개 종목에 투자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보는데 사실 가짓수가 중요한 것은 아닙니다. 10개의 종목이 차지하는 비중이 60% 정도 될 정도로 뮤추얼펀드에 비해 집중도가 높은 편입니다.

Q 해외투자도 하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차이나 일임형이라는 상품을 통해 중국시장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25개 정도 기업에 투자를 하는데 국내 기업과 똑같은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습니다.

Q 국내주식만큼 분석과 접근이 가능할까요?

보통 해외투자는 스토리 위주로 흐르기 쉬운데 저희는 개별종목 하나를, 국내기업을 이해하는 만큼 보고 투자하자는 원칙을 가지고 있습니다. 종목 하나에 투자하는 과정이 쉽지 않습니다.(웃음)

Q VIP자산운용이 그동안 외면했던 삼성전자 주식을 담기 시작했는데 어떤 점이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

저희는 (삼성전자에) 거의 투자를 해본 적이 없었어요. 개인적으로도 전자산업을 그렇게 좋아하는 편은 아닙니다. 노키아와 모토로라가 넘어지는 과정을 보면 앞의 성공이 뒤의 성공을 담보하기 힘들어 예측이 힘들거든요.

보수적인 관점에서 투자를 꺼리게 되는데 삼성전자가 유일하게 척박한 환경에서 성장한 케이스였죠. 그리고 전 세계 투자자들이 지켜보고 있는데 저희 같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가격의 왜곡을 찾기 어렵다고 봐서 외면해 왔습니다.

그러다 최근에 삼성전자 우선주를 조금씩 담고 있습니다. 수많은 기업탐방을 다니다 보면 삼성전자를 통해 먹고사는 기업이 상당히 많습니다. 알게 모르게 영향을 받게 되는 것이죠. 최근 삼성전자가 저희 예측보다 주주우선정책도 잘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점차 배당 +a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현재 시장에서 어느 쪽이 저평가되었다고 보시는지?

저평가된 쪽을 보자면 아무래도 지주회사들을 보고 있습니다. 합해 놓아서 복잡하고 가치평가(Valuation)도 어렵잖아요. 그중에서 잔소리할(?) 거리가 없는 기업을 찾습니다. 그런 기준에서는 SK가 적절하다고 봅니다. 사업구성이 균형적이고 미래 신수종사업으로 확장도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나이스도 우리나라 최고의 금융인프라 기업이고요. 제조 쪽에 몇 군데 인수를 한 곳이 문제가 있었는데 그런 기업들이 턴어라운드하는 구간에 있습니다. 금융인프라 쪽은 규모가 상당히 커졌고, 좋은 타이밍이라 생각해서 작년부터 투자를 시작했습니다.

Q 국내에서 워런 버핏의 철학에 가장 맞는 기업들은 어느 곳이 있을까요?

산업적인 측면에서는 예측 가능한 기업들을 좋아합니다. 국내에서는 장·단거리 여행수요가 늘어날 것이라 보고 있습니다. 제주항공 같은 곳이 늘어나는 수요에 잘 대응해서 성장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중국시장에서는 건강검진 수요가 늘어 갈 것이라 보고 있는데 제약회사 중 조형제 회사가 두 군데 있더라고요. 산업 특성상 새로 들어와서는 할 수가 없는 사업입니다. 즉 경쟁우위가 절대적인 분야죠. 이러한 기업들을 선택합니다.

Q 보통 헬스케어나 바이오 분야에 투자하는 일반인들과 접근법이 다를 것 같은데?

보통 고령사회가 다가오면서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보통 바이오산업을 관심을 가지고 신약을 만드는 회사를 사야 한다고 생각하기 쉽습니다. 그러나 저희는 대한약품에 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링거에 들어가는 기초 수액을 만드는 회사인데 국내에 3군데밖에 없습니다.

엄청난 설비공장을 짓고 들어와야 하기 때문입니다. 1945년 창업해 70년간에 걸쳐서 네트워크를 쌓아왔기 때문에 비교우위에 있습니다. 향후 고령화가 더 진행되면 사람들이 자주 아프고, 자주 입원하게 되어 수요가 계속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입원일수와 수액제 소비는 거의 비례해서 늘어나고 있습니다. 이러한 기업들을 찾습니다.



▶자산운용사 전환 창업2막

VIP 가치 담은 사모펀드 론칭

Q 대학생 2명이 창업해 15년 만에 변신을 시도하시게 됐는데 감회가 어떠신지?

대학생 시절 창업을 시작해 주식 좋아하는 부티크(Boutique)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통 제도권 금융에 들어갈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 자문사 설립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저희 스스로도 벤처금융으로 성장했고 자문사 협의회 간사 등 관련 일도 오래했고요. 지금도 투자자문사는 벤처 금융의 산실로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Q 경쟁사에 비해 운용사 전환이 다소 늦었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업계에서 운용사 전환이 늦어 노총각(?) 취급을 받기도 했습니다.(웃음) 사실 저희에게 투자자문사가 딱 맞는 옷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그런데 최근 선두권 업체들도 운용사로 많이 가고 위상도 많이 내려갔습니다. 그러다 보니 직원들의 사기 문제도 있고, 무엇보다 자문사 일임에서는 저희 자체 자금을 투입하는 것도 어렵다는 문제도 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전환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하게 된 것이죠.

Q 운용사 전환으로 얻어지는 이득은 무엇인가요?

전환을 계속 늦췄던 것은 상품 라인업을 준비하고 전환을 하자였어요. (전환 후) 상품을 준비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했거든요. 문제도 많이 일어날 수 있고요. 이제 어느 정도 (상품이) 준비되고 자신감이 생겨 전환을 하게 된 것입니다.

Q 사모펀드 운용전략은 무엇인가요?

멀티에셋전략입니다. 반은 대체투자 반은 주식으로 할 예정입니다. 나머지 백을 넘어서는 포션은 레버리지를 매칭해 이벤트 드리븐 전략을 사용합니다. 대체투자라면 부동산금융 혹은 기업금융인데 저희와 철학이 맞는 투자전략을 취할 예정입니다.

Q 펀드매니저 입장에서 일임형 상품운용과 달라진 점은 무엇인가요?

포트폴리오 형태가 지금까지 CIO를 정점으로 애널리스트와 매니저들의 논의를 통해 정해졌다면, 이제 매니저들에게 자금을 배당해서 경쟁을 하는 시스템으로 바꿨습니다. 가치투자를 지향하면서도 속도감을 높이고 실적에 따라 운용자금과 인센티브를 늘려 매니저들의 야성도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봅니다.

Q 최근에 인센티브 시스템을 적용해 좋은 성과를 낸 사모펀드운용사들이 많은데 벤치마킹하신 것인가요?

타임폴리오가 이러한 멀티매니저 형태를 차용했는데 지켜보고 있었습니다. 굉장히 치열한 분위기로 바뀌더군요. 물론 저희와 투자철학과 매매빈도는 다르지만 일임에서 할 수 없었던 전략을 통해 긍정적인 분위기를 끌어올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Q 공모펀드를 출시할 계획은 없는지?

공모펀드를 출시할 생각은 아직 없습니다. 저희는 자문사긴 하지만 거의 사모형태로 운영을 했거든요. 고객을 계속 확인하고 받아 그렇지 않으면 불안한 습성이 있습니다. 익명의 투자자들이 들어왔다 나왔다 하는 것에 불안감이 조금 있습니다. 이채원 사장님, 허남권 사장님은 원래 (공모펀드) 경험이 있으시기 때문에 가능한데 저희는 전혀 없이 15년을 해왔거든요.

Q 회사자금은 얼마나 투입되나요?

저희 자금을 포함해 50억원 이상 저희 자금도 투입할 예정입니다. 일임의 단점도 그렇게 보고 있었습니다. 밥을 같이 지어 먹어야 하는데 그렇게 할 수 없었거든요. 저희의 자금도 투입해서 고객과 함께 이해관계를 가져가면서 책임운용도 가능한 방식이죠. 초기 저희 목표는 300억원 정도 생각하고 성과에 따라 늘어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Q 사모펀드의 주식운용 전략은 기존과 어떻게 달라질까요?

주식은 롱(Long) 온리입니다. 여전히 가치투자를 지향할 예정이고 기관자금은 롱숏(Long-Short)펀드를 운용할 생각이지만 숏은 고평가된 종목바스켓을 정해 여러 개를 함께 묶어 파는 방식을 고심 중입니다.

일종의 R&D라고 할 수 있죠.(웃음) 실제로 조앨 그린 블라트란 가치투자가가 <주식시장을 이기는 작은 책>을 통해 밸류인베스터임에도 불구하고 롱숏투자를 하는 방법을 소개하기도 했고요. 저희도 한국시장에서 검증을 하고 있습니다.

Q 경제상황이 쉽지 않은데 전문가 중에서는 올 하반기 내년 상반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보는데 어떻게 보시는지요?

매크로를 많이 보는 스타일은 아니고 가치투자자들은 대부분 장기 낙관론자거든요. 그나마 미국경제가 좋으니 우리만 좋지 않다고 망하지 않는다고 생각을 하고요. 중국은 아직까지 체급이 되지 않는다고 생각해 미국과 타협을 할 것이라 봅니다. 다만 우리 내수는 앞으로도 안 좋아질 것이라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일본처럼 불황을 겪는다면 어떤 종목을 사서 피할 수 있을까?’란 고민도 합니다. 다만 기업가들이 조금씩 변해가고 있다는 점은 긍정적입니다.


갈수록 기업들이 배당을 못 주는 기업들의 블랙리스트 발표 등 지배구조개선, 배당·엘리엇·합병취소 등 이슈들이 주식시장에서 일어날 수 있는 큰 모멘텀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Q 마지막으로 자식한데 물려줄 장기투자 종목이 무엇인가요? 어떤 기준에서 추천하시는지?

예전에는 아이템에 초점을 맞춰서 버핏의 철학에 따라 코카콜라(?)스러운 주식을 많이 추천했어요.(웃음) ‘동서 사세요. 오리온 사세요’ 했는데 투자를 오래하다 보니 장기투자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경영진에 대한 신뢰더라고요. 판단하기 어렵지만 신뢰가 있다면 경영자가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합니다. 경영자의 능력과 신뢰 또는 좋은 경영자를 데려올 수 있는 혜안 등을 가장 중요한 요소로 보고 장기투자에 나섭니다.

[대담 설진훈 편집장 정리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7호 (2018년 10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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