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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업프런티어] (1) 이승현 팀웍앤비 대표 | 신개념 셀프맥주바 ‘롱타임노씨’ “종업원 적어 임금인상 걱정없어요”
기사입력 2018.07.31 16:54:07 | 최종수정 2018.08.01 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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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당산역 인근에 듣도 보도 못한 수제맥줏집이 생겼다. 문을 열고 들어서면 매장 한가운데 거대한 맥주기계가 눈에 들어오고, 입장할 때 손에 채워진 팔찌를 기계에 대면 원하는 맥주를 직접 따라 마실 수 있다. 맥주 종류만 총 29가지. 그러니까 맛이 전혀 다른 29가지 맥주 중 원하는 걸 선택한 후 원하는 양만큼만 컵에 따라 마시는 시스템이다. 주유소에서 주유할 때처럼 맥주를 따를 때 가격까지 표시되니 주머니 사정에 맞춰 한잔할 수 있는 것도 색다른 재미다. 맥줏집 이름은 ‘롱타임노씨’, 이 새로운 사업을 구상한 이는 ‘황태장인’ ‘오천냥술집’ 등 프랜차이즈를 운영 중인 이승현 팀웍앤비 대표다. 대학시절 내내 복조리, 찹쌀떡, 김밥을 팔며 외식업 창업을 꿈꿨던 청년은 20여 년이 지난 현재 매출 50억원의 프랜차이즈 본부 대표가 됐다. 과연 그의 성공방정식은 어떤 공식을 담고 있을까. 이승현 대표는 “롱타임노씨는 팀웍앤비의 프랜차이즈 가치가 담긴 곳”이라며 “외식업 창업에도 수학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의 성공 공식은 의외로 전혀 어렵지 않았다.



▶29살에 창업한 그곳에서 다시 창업

▷새롭게 문을 연 ‘롱타임노씨’의 시스템이 화제인데요.

1년 전부터 구상했던 계획이 구체화되면서 문을 열게 됐습니다. 저희 가치를 담고 싶어서 위치도 제가 29살 나이에 처음 창업했던 바로 그 터에서 시작했고요.

▷가보고 싶은 가게를 위한 무기가 궁금합니다.

29가지 수제맥주를 선보이고 있습니다. 홀 시스템은 셀프예요. 손님에게 팔찌를 드리고 그걸로 결제한 후 나중에 계산하는 식이죠. 아, 찜질방을 생각하시면 되겠네요. 수제맥주는 국산과 수입을 같이 내는데, 주기적으로 종류를 달리할 생각입니다.

▷29가지를 내는 특별한 이유가 있습니까.

롱타임노씨에는 ‘노 씨 아저씨’라는 캐릭터가 있어요. 상상 속의 인물이자 밀 농사꾼이죠. 매월 29일에는 ‘노씨 아저씨 이벤트 데이’가 진행됩니다. 할인행사죠. 무엇보다 제가 창업에 나선 나이가 29살이에요. 그래서 그 숫자를 캐릭터화했습니다.

▷창업 첫 해 목표가 남다를 법 한데요.

매장 중앙에 자리한 맥주기계가 8000만원이에요. 그만큼 볼거리가 많죠. 우선 올해 브랜드를 안전하게 안착시키고 이후에 전국을 대상으로 가맹점 100개를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저희 나름의 맥주 브랜드와 주조공장을 세울 계획입니다. 무엇보다 셀프바 개념이라 임금인상 걱정이 없습니다.

▶아무 때나 할 수 있는 게 외식업? 그건 틀린 생각

▷팀웍앤비의 매장은 주로 영등포구를 중심으로 자리 잡았는데, 이유가 있는지요.

대학을 졸업하고 대형 프랜차이즈에 입사했는데 규모가 큰 덕에 시스템을 배울 수 있었어요. 하지만 전 매장이 직영이었기 때문에 창업과 관련해선 정보가 부족했습니다. 제 꿈이 가게 하나 갖는 거였거든요.(웃음) 제대로 매장 운영을 경험하고 싶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 직영점 관리에 점주 교육을 담당하게 됐는데, 당산역 점주님이 와서 일해주지 않겠냐고 제의해 바로 수락하고 뛰어들었어요. 그런데 매출이 잘 나오게 되니 말을 바꾸시더군요. 허탈했죠. 그때 저희 집이 성남이었는데, 하루도 쉬지 않고 일한 게 너무 아깝기도 하고 고집도 생겨서 무턱대고 경쟁하던 점포에 가서 시급(당시 3500원)만 받고 일했습니다. 그렇게 한 달 일하고 받은 돈이 150만원이었어요. 차비도 빠듯했지만 돈만 좇았으면 매장을 운영해 볼 기회를 못 잡았겠죠. 그렇게 터를 잡은 곳이 이곳 당산입니다. 그때가 26살이었어요.

▷26살? 하고 싶은 일이 많을 나이인데.

친구들이 다 떠나갔죠.(웃음) 다들 취업 준비한다고 도서관에 있을 때 전 스무 살부터 김밥, 찹쌀떡, 복조리 판다고 보부상처럼 쏘다녔거든요. 어떤 분들은 “할 거 없으면 가게나 하나 하지 뭐”라고 말하는데,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외식업 폐점률이 높은 이유 중 하나가 아무 때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하다 하다 안되면 하는 일이 잘될 수 있겠어요? 제겐 이 일이 블루오션이었습니다. 스스로 찾고자 하니 기회는 얼마든지 있었어요. 29살에 현금 1억원을 만들어서 ‘홀리데이’라는 맥줏집을 열었는데, 그 매장 터에 지금 ‘롱타임노씨’가 있는 겁니다.

외식업에 전략적인 접근이 중요한 이유군요.

외식업도 수학처럼 풀어야 해요. 기본적인 걸 인지하지 못하고 무턱대고 덤비니 실패하는 겁니다. 브랜드를 하나 만들 때도 원가율을 계산해서 적정한 판매가를 정하잖아요. 예를 들어 판매가가 높으면 재료비를 낮춰 수익성을 높일 순 있지만 결국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순 없어요. 적정한 판매가를 정하고 그 안에서 양질의 재료와 좀 떨어지는 재료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고객 이탈이 생기기도 합니다. 메뉴를 개발하고 적정 단가를 정했더라도 재료의 단가에 경쟁력이 없다면 결코 창업해선 안 됩니다. 이 과정이 꼬이면 항상 힘들어요. ‘이 정도면 괜찮겠지’라고 나선 분들은 남들이 비싸다면 가격을 낮추게 되고 팔아도 매출이 나오지 않으니 싼 재료만 따지다 악순환에 빠지는 거죠.



▶창업 후 1년 안에 원금 회수해야

▷창업 전에 일단 숫자부터 따져야 한다?

1단계는 현 상황 분석입니다. 고정비와 변동비를 정확하게 따져 봐야죠. 가장 크게 들어가는 비용이 임대료, 인건비, 식자재비인데, 여러 잡비 등을 계산한 후에 적정 식자재 비용을 전체 비용의 38%로 갈지 40%로 갈지 정해야 합니다. 최근 일본의 경우는 50%까지 올리더군요. 일반적으로 재료비가 높아지면 수익이 적어지잖아요. 그런데 낮은 가격에 좋은 재료를 쓰는 집으로 소문이 나면서 줄을 서게 되는 겁니다. 예를 들어 레스토랑에서 3만~5만원에 먹는 스테이크를 1만5000원에 팔되 대신 인건비 비중을 줄이는 거죠.

▷임대료 대비 적정 매출도 예비 창업자들에겐 궁금한 대목인데요.

임대료는 고정비이기 때문에 변하지 않는 비용입니다. 장사를 오래하다 보니 경험에 의해서 말하는 게 있는데, 월세가 300만원이면 매출 3000만원, 500만원이면 5000만원을 찍으라고 합니다. 그러니까 매장 매출의 10%가 임대료여야 해요. 임대료가 그보다 높다면 어렵다는 걸 각오하고 들어가는 겁니다. 고정비를 줄일 수 있는 방법은 많이 팔아서 매출을 높이는 거예요. 이런 인식이 중요합니다.

▷현재 운영 중인 매장은 몇 곳입니까

직접 운영하는 직영점이 9곳이에요. 2년 전에 황태요리집인 ‘황태장인’을 시작했는데 가맹점이 2곳 있고, ‘생맥주가 맛있DAY’ ‘버블스타비오’ ‘오천냥술집’ 등 맥줏집과 치킨집이 있어요. 맥주 가맹점도 2곳이 있습니다. 또 ‘쌀통닭’이란 프랜차이즈의 가맹점주이기도 합니다. 외식업 창업의 3가지 분야가 프랜차이즈 본부, 독립창업, 가맹점주인데 3가지를 다하고 있습니다.

▷그럼 운영 중인 매장의 매출이 궁금한데요.

처음엔 몰랐는데 원금회수 기간은 10개월에서 1년이어야 해요. 보통 임대계약이 2년인데, 물론 보호법에 따르면 5년이지만 2년 동안 장사를 안정적으로 해서 1년 동안 원금을 회수하고 1년 동안 벌어야 창업에 의미가 있다고 말하곤 합니다. 현재 저희 전체 매출은 약 50억원 규모예요.

▷업종에 따라 차이가 있는 것 아닌가요.

물론 업종에 따라 매장도 주기가 있습니다. 한식, 중식, 양식, 호프가 다 다르죠. 하지만 그리 큰 차이는 없어요. 아무리 맛집이라도 매일 가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나라 외식업 주기를 보면 3년 내에 80%가 폐점하고 5년 내에 90%가 폐점한다고 합니다. 그래서 아무리 임대차보호법이 5년이라고 해도 원금회수를 1년 안에 하고 나머지는 돈을 벌어야 한다고 하는 겁니다.

▷그럼 주기에 따라 매장의 성장세가 꺾이면 어떻게 해야 하는 겁니까.

술집의 경우 3년간은 잘됩니다. 그런데 그 이후엔 이상하리만큼 성장세가 더뎌져요. 잘되면 주변에 비슷한 술집이 들어서거든요. 손님은 늘 새로운 공간을 찾아갑니다. 그러다 보니 3년이 지나면 보통 권리금을 받고 매장을 팔게 되고, 그 돈으로 다른 곳에 가서 다른 업종으로 창업을 하게 됩니다. 제가 상권을 분석할 때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게 아무리 경험이 많아도 새로운 상권에 가면 그 동네에서 가장 오래된 사람이 가장 잘 안다는 거예요. 유동인구 흐름, 통행의 방향 등등… 저는 영등포와 당산지역은 정말 잘 알고 있어요. 이 상권이 포화상태여서 인접한 구로나 공덕, 오목교로 매장지역을 확대하고 있습니다. 매장 거리가 서로 가까워서 인력을 돌려가며 쓸 수도 있어요. 공들여 알게 된 상권을 떠날 필요가 있는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합니다.

▷하나를 유지하기보다 갈아타라?

한 상권에서 3년간 운영하다 보면 손님들이 어떤 니즈에 끌려가는지 눈에 보입니다. 그럼 합리적인 장소에 다른 업종, 브랜드로 갈아타는 것이죠. 바꿀 땐 목돈이 들지만 이후 3~5년 동안 수익을 기대할 수 있어요.



▶종잣돈보다 중요한 건 경험

▷외식업에 나름의 전략이 있을 것 같습니다.

보통 매장을 8년 이상 운영하고 있는데, 그보다 오래된 곳은 권리금이 비싸도 월세가 싼 곳이에요. 자리가 좋고 건물주가 좋은 곳.(웃음) 외식업도 산업처럼 1, 2, 3, 4차로 나눠볼 수 있는데, 1차는 백반, 고깃집, 횟집처럼 식사를 할 수 있는 곳이죠. 이런 곳은 A급이 아닌, B, C급 장소에서도 성공할 수 있습니다. 밥은 먹어야 하거든요. 2차가 술집, 3차가 노래방, 당구장, 4차는 말 그대로 유흥업소죠. 경기가 어려울수록 4차부터 줄여 나갑니다. 전 1차와 2차 사이에 1.5차가 있다고 말하는데, 그게 치킨집이에요. 간단하게 치맥 한잔이란 건 밥도 먹고 술도 먹자는 거죠. 이런 분들은 2차로 술집에 가지 않습니다. 2차 업종은 1차가 많은 곳에 가면 유리해요. 주변에 밥집이 많으면 술집도 잘됩니다. 그걸 잘 따지는 게 나름의 전략이죠.

▷흔히 창업의 첫걸음은 종잣돈 만들기라던데.

상황이 어려운 이들이 잘되려면 우선 종잣돈을 만들어야 하는데, 그걸 만드는 과정에서 경험을 쌓지 않으면 안 됩니다. 목돈만 만들면 뭐해요. 막상 할 게 없는데. 쉽게 말해 로또에 당첨되더라도 투자할 곳을 모르면 그냥 멈춰서는 셈이잖아요. 어떻게든 종잣돈을 만들어서 내가 아는 분야에 투자해야 합니다. 그래야 리스크를 줄일 수 있어요. 돈이 돈을 번다고 처음엔 굉장히 어렵지만 두 번째, 세 번째는 일을 안 해도 돈이 벌리는 때가 있습니다. 경험이 많아야 그런 상황을 만들 수 있어요.

▷장사에 한계는 없습니까.

분명히 있어요. 매장이 잘되면 직장 다니는 친구들에 비해 수입이 훨씬 높아집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그 수입을 유지하지 못하면 불안해집니다. 차라리 아끼고 덜 쓰는 게 행복한 것 아닌가 싶을 때도 있어요. 그럴 땐 사업으로 확장해야 합니다. 장사가 10원, 20원 저축해서 100원을 벌 수 있다면 사업은 단위가 더 커지는 것이죠. 물론 쓴 만큼 얼마나 벌 수 있을지는 미지수예요. 그 과정이 힘들지만 그렇게 장사의 한계를 뛰어넘게 됩니다.

[안재형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5호 (2018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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