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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 | ‘보수의 민낯’ 책 화제 김무성 10년 보좌관 “이번에 친박당료들까지 싹 물갈이 해야”
기사입력 2018.07.31 16: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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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점가에서 <보수의 민낯>이란 정치 서적이 화제다. 초판이 5일 만에 다 팔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 책의 저자는 자유한국당 중진인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을 지낸 장성철 공감과 논쟁 정책센터 소장. 장 소장은 올봄 10여 년 동안 모신 김 의원을 떠나 정책연구소를 만들어 독립했다. 책은 ‘민낯’이란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보수당의 추악한 과거를 담았다. 자유한국당의 전신인 신한국당에서 당료 생활을 시작하며 보수 정치권과 연을 맺었던 장 소장은 20여 년 동안 보수 세력의 흥망성쇠를 몸소 겪었다. “권력도 누려보고 선거 패배로 엄혹한 시절을 겪기도 했다”는 장 소장은 책의 주 무대를 김무성 의원이 당 대표를 맡았던 시기인 2016년으로 한정했다. 이유는 자신의 경험상 “보수가 가장 추악했던 시기”라고 봤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 내용 중 정작 기자의 관심을 끈 것은 ‘김무성 의원을 위한 변명’이란 대목이었다. 사실 김 의원만큼 호불호가 갈리는 정치인은 없다. 김무성 의원을 지근거리에서 경험한 이들은 좋은 평가를 내놓기도 하지만, 전반적인 이미지가 긍정적이지만은 않다. 그동안 워낙 구설이 많은 탓이기도 하다. 공교롭게 인터뷰 당일 김 의원 딸의 기업체 불법 취업 의혹이 터졌다. 이에 대해 장 소장은 “모셨던 분이 제대로 대중에게 각인되지 않은 것은 순전히 보좌를 잘못해서 그런 것 아니겠냐. 많은 부분이 보좌관이었던 나의 잘못이다”라면서 “개인사에 대해서는 뭐라 말할 순 없지만 ‘정치인 김무성에 대한 재평가’는 이뤄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 소장은 “특히 당 대표 시절 공천과정에서 보인 김무성 의원의 행보는 당시 희화화되기도 하고 무능하다는 비난도 있었지만 보수 세력의 성공을 위한 고뇌의 시간들이었고, 자신을 희생한 부분도 많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시 청와대와 당은 사사건건 대립했는데, 그때마다 고개를 숙이고야 마는 김 의원에게 ‘스승이었던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라면 그렇게 했겠냐’고 강하게 따진 적도 있다”면서 “그때마다 김 의원은 정치는 대화·타협·조정이라며 당청의 갈등이 직접적으로 표출되면 더 큰 불협화음이 일어난다고 했다”고 밝혔다.

장 소장은 “따지고 보면 그때 청와대와 대립각을 세우며 강한 대표의 이미지를 가져가고, 자신이 공천권을 가졌던 2016년 총선 공천과정에서 힘을 좀 썼다면 이렇게 보수가 궤멸 상태가 되지는 않았을 것 같다”면서 “결과론적이지만 보수 세력에게는 상황을 바꿀 기회가 있었는데 스스로 차버린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2016년 총선은 당시 판세 예상과 달리 자유한국당(당시 새누리당)이 대패를 하게 되는데, 그 원인으로 ‘막장 공천’이 지목됐다. 이후 탄핵사태가 벌어지고 민심 이반 가속화로 지금의 상황에 이르게 된다.

책은 2016년 총선 공천과정 막후에서 오고 간 힘겨루기가 고스란히 드러난다. 당시 대표였던 김 의원은 국민공천제를 내세웠지만, 청와대는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이들을 공천하기 위해 공천관리위원회부터 장악했고, 계속 막후 오더를 내린 것으로 책에서 기술돼 있다. 책에 등장하는 인물들의 공천 관련 분탕질 행보가 자의인지 타의인지에 대한 진실을 묻자, 그는 “청와대와의 교감이 분명히 있었다”면서 “그들이 보인 막가파식 행보는 분노를 느낄 정도였다”고 했다. 그는 “당시 집권 여당 대표는 청와대의 파트너가 아니라 주류였던 친박 세력의 적이었다. 그들은 보수의 힘을 합쳐 나아가려 하는 것이 아니라 권력을 분점하지 않겠다는 의지로 똘똘 뭉친 집단들이었다”고 회고했다.

장 소장은 “사실 정치에서 권력을 향한 갈등은 있기 마련이지만 그래도 선거란 정치권 최고의 이벤트를 앞두면 힘을 합치는 것이 인지상정인데, 당시는 그런 분위기를 전혀 찾아 볼 수 없없고 오히려 민주당보다 우리를 더 적으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김무성 의원의 보좌관 출신이라 그렇게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에 “실제로 그랬다”라는 답이 되돌아왔다. 장 소장은 “당시 친박은 박근혜란 인물의 영향력이 퇴임 후에도 영원할 것이란 생각 속에 빠져 있었고,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힘을 계속 유지하고 싶었던 것 같다”면서 “현재 보수가 위기이긴 하지만 박근혜 같은 인물이 없는 지금이야말로 새로운 보수세력을 만드는 적기라고 본다”고 했다.

그는 거듭 “지난 10여 년간 보수의 정치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기댄 것 빼고는 사실상 아무런 한 것이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면서 “그러다 보니 사람도 키우지 않고, 있던 사람도 쳐내는 오만한 행동을 보인 것”이라고 꼬집었다.

사실 이 같은 상황은 다소 역설적인 측면이 많이 있다. 보수 집단에서 절대 악이 돼버린 친박 집단과 김무성 의원과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친박이란 정치 집단은 김 의원이 사실상 만든 것이나 다름없다. 2006년 자유한국당(당시 한나라당) 대선 경선에서 이명박 전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통령이 맞붙었을 때 김무성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좌장을 맡아 지지 의원들을 결집시켰고, 이것이 오늘날 친박의 원류 격이다. 당연히 장 소장도 친박 세력에 속했다. 관계가 틀어진 것은 김 의원이 이명박 정권에서 당의 원내대표에 추대되면서다. 친박은 김 의원의 행보를 배신으로 여겼다. 장 소장은 “김 의원이 당시 원내대표를 수락한 것은 반목을 거듭하던 친이와 친박세력 간의 화합을 통해 차기 정권 재창출에 기여하고 싶다는 생각이었다”면서 “하지만 친박은 이를 배신행위로 간주했다”고 말했다.

‘내부 개혁은 불가했냐’는 질문에 장 소장은 이렇게 답했다. “어느 순간 대통령과 딴 이야기를 하면 적이 되고 왕따 되는 분위기가 심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직 정치인 중에서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대중적인 지지도를 가지고 있어 공천과 당선에 목을 맨 다수의 친박 의원들은 (그에게) 종교적인 신봉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들을 전근대적인 리더십으로 이끌었고, 친박 의원들 일부는 그 힘을 빌려 호가호위했다. 잘못을 지적하고 변화를 요구할 수 있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하지만 장 소장은 “박근혜가 사라진 지금은 보수 정치의 패러다임이 변화된 아주 중요한 시기라고 말할 수 있다”면서 “지금이야말로 보수가 새롭게 출발할 수 있는 적기”라고 강조했다. 이에 그는 “보수와 기득권이 동일시되고 꼰대형 인사들이 득실한 보수의 이미지부터 바꾸는 동시에 보수 세력의 새싹들을 찾고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며 영라이트 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 일환으로 정치 강좌를 개설해 젊은 정치인을 키우는 프로그램을 고민 중에 있고, 유튜브 방송 등도 기획하고 있다. 우파를 연상시키는 ‘라이트’란 용어가 꼭 필요하냐는 질문에 “우리나라에서 중도는 없고, 중도를 표방한 정당도 대부분 사라졌다”면서 “대한민국은 지역, 이념, 진영으로 확실히 갈라져 있기 때문에 선명한 노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는 “영라이트 운동과 함께 보수의 인적쇄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 소장은 “보수를 위기로 몰아넣은 친박의 나팔수들이 아직도 당내에 존재하는 현실이 도저히 이해되지 않는다”면서 “이들은 반드시 청산돼야 하고, 박 전 대통령 시절 청와대에 파견되어 문고리 3인방의 하수인 역할을 하거나 당시 막장 공천에 논리적인 뒷받침을 했던 당 사무처 친박 실무진들도 과감히 정리하는 결단을 내려야 한다”고 꼬집었다. 실무진부터 바뀌지 않으면 보수가 바뀌는 것은 불가능하고 이들이 중간에서 개혁 흐름에 보이지 않는 저항을 하면 결국 보수의 혁신은 물 건너 갈 수밖에 없다는 것이 장 소장의 설명이다.

그는 “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등장한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인적쇄신보다는 보수의 가치 지향점부터 토론을 통해 마련하자고 했지만,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라면서 “지금도 잘못을 인정하지 않고, 탄핵과 바른정당 창당에 대해 원한과 저주어린 말들을 서슴지 않게 내뱉고 있는 그들을 안고 가면 불협화음밖에 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남경필 원희룡 홍정욱 같은 인사들이 이른 시일 내에 전면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무주공산에서 집을 지을 수 없으니 남아 있는 경쟁력 있는 인사들과 새 인물들이 함께 경쟁하는 구도가 돼야 한다는 것이다.

장 소장은 “김병준 비대위원장이 정치를 계속하실지 모르겠지만 경쟁력 부분은 아직 누구도 모르고, 당 안팎에서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강하다”면서 “보수의 리더를 찾는 차원에서라도 기존 인사와 새로운 인물들이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장 소장은 인터뷰 말미에 “나도 조그마한 권력의 맛을 봤다. 모시던 분이 집권 여당 당 대표이자 유력한 차기대선 주자가 되니 아 이런 것이 권력이구나 싶은 생각이 저절로 들었다”면서 “일개 보좌관이 이런데 권부의 인사들의 권력 체감도 어떻겠는가? 권력을 내려놓는다고 해도 주위에서 가만히 두지 않는다.
항상 조심하고 삼가야 한다. 과욕은 필연코 화를 부른다”고 지적했다. 현 여권이 곱씹어야 할 대목이다.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5호 (2018년 08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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