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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 금융 틈새시장 성공한 최기영 SIP 대표 | “은행 전산 뛰어넘어 통합 금융컨설팅에 도전”
기사입력 2018.06.29 09: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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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부산 출신의 최기영 대표는 동의대학교 경영정보학과를 졸업했다. 여러 IT 관련 회사를 거치는 동안 주로 ERP(전사적자원관리) 구축업무를 진행했다. 2006년 프로젝트차 캄보디아를 방문했다가 성장성을 눈여겨보고 정착을 결심했다. 2008년 SIP를 설립한 후 캄보디아에서 다소 생소한 금융 IT란 분야를 개척해 나가고 있다.



“틈새시장 공략이 승부수였습니다.”

아세안서 흔치 않게 IT 기업으로 현지에 안착한 최기영 SIP 대표의 성공비결이다.

초창기 아세안으로 뛰어드는 국내 기업들은 대부분 건설, 요식업 등 전통 산업군이 많았다. 하지만 최근에는 IT, 화장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리 기업인들이 현지에 뛰어들어 성공 사례를 쓰고 있고, 최 대표의 SIP도 그중 하나다.

SIP의 근거지는 아세안서도 베트남·미얀마· 태국 등 다른 역내 국가에 비해 비교적 관심이 덜한 캄보디아다. 최기영 대표가 2008년에 세웠다. 캄보디아 내 우리 기업들 상당수는 저임금 노동력을 겨냥해 들어간 봉제 회사들이다. 또 캄보디아의 IT 분야는 통신 인프라망을 빼고 산업 교육 등 대부분이 낙후돼 있다. 때문에 캄보디아 한상 기업 SIP의 존재는 이례적인 사례다.

특히 회사 주력 제품도 의외다. SIP의 주력 제품은 ‘뱅킹 솔루션’으로 캄보디아에서 금융 IT란 미지의 영역을 개척하고 있다.

‘캄보디아에서 금융 관련 IT 산업을…’이라는 의문이 들 수도 있지만 현지에는 의외로 많은 해외 은행들이 대거 진출해 있어 영업 환경은 우호적이다. 전체 상업은행 수만 해도 30여 개를 훌쩍 넘긴다. 폐쇄적인 국가에 글로벌 금융기관들이 둥지를 튼 이유에 대해선 여러 분분한 해석이 있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캄보디아의 은행 영업 환경이 꽤 괜찮다는 것이다. 최 대표가 금융 IT 시장을 뚫고자 한 것도 이 대목 때문이었다.

“캄보디아와의 첫 인연은 2006년이었는데, 열악한 IT 인프라로 인해 사업 기회가 많다고 여겼지만 현실은 녹록지 않았습니다. 이때 눈에 띈 것이 캄보디아의 금융 환경이었습니다.”

이어지는 그의 설명. “캄보디아도 규제가 있긴 하지만 인근 국가에 비해 그렇게 강하지 않았습니다. 외화 반출만 보더라도 베트남 태국 미얀마 등에 비해 캄보디아가 더 자유롭습니다. 제조업 기반이 약한 캄보디아가 금융업에 대해서는 호의적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금융과 IT가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임을 감안할 때 사업적 기회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이에 여기서 사업 포인트를 찾기로 하고 알아봤지만, 이 역시 현실의 벽은 높았다. 자신과 같은 신규 사업자가 들어갈 공간은 많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던 와중 금융 틈새시장으로 차츰 성장세를 구가하던 소액대출(마이크로 파이낸스) 시장이 눈에 띄었다. 회사를 설립할 당시 캄보디아 마이크로 파이낸스 시장은 현지 업체뿐만 아니라 외국계 은행들도 뛰어들며 경쟁이 가열되기 시작한 시기였다. 신규 마이크로 파이낸스 업체들이 생기면서 덩달아 금융 솔루션에 대한 수요도 생기기 시작했다. 영업을 하려면 전산 시스템이 필수적이었기 때문이다. 현지 관련 업체들 대부분이 ATM 등 금융 하드웨어 관련 사업에 치중하고 있었기 때문에 소프트웨어 중심의 전략이 차별화될 수 있다는 판단을 했다. 수요는 늘고 있지만 아직 공급자는 없는 상황이어서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봤다. 하지만 회사 설립 초기라 자체 프로그램을 개발하기에는 여력이 되지 못했고, 기존 금융업 관련 전산 프로그램은 고가여서 현지 신생 소액 대출 업체들을 상대로 하는 영업에는 부적절했다.

해법은 우연한 기회에 찾아왔다.

“회사 설립 이전에는 캄보디아와 인연이 전혀 없었던 탓에 사업을 할수록 현지 네트워크 구축이 절실했습니다. 이를 위해 발로 뛰던 중 지금은 없어진 캄보디아개발은행의 부행장님을 알게 되었습니다. 이분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유엔식량농업기구(FAO)에서 만든 최빈국 전용 금융 솔루션인 엠비윈(MBWin)이란 프로그램을 알게 되었고, 캄보디아 현실에 딱 맞는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최 대표는 곧바로 방콕에 있던 FAO 아시아 지부로 날아가 엠비윈 사용 라이선스권을 따냈고, 이를 토대로 각 마이크로 파이낸스 업체들의 ‘니즈’에 맞는 맞춤형 금융솔루션을 만들어 판매하기 시작했다. 소프트웨어 제품의 특성상 업그레이드 등 사후관리가 중요한데, 최 대표는 현지에서는 아직 이와 같은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가 없는 것을 알고 제품 판매에만 그치지 않고 유지, 보수 등 사후관리에도 신경을 썼다.

최 대표가 엠비윈 프로그램 도입을 적극 추진한 배경에는 캄보디아 내 선발주자가 없었던 것도 한몫했다. 엠비윈은 일정 자격만 갖추면 누구나 활용할 수 있어서, 만일 이를 토대로 누군가 먼저 사업을 하고 있으면 별 경쟁력이 없기 때문이다. 현재 SIP가 미얀마에서 같은 사업을 벌이는 것도 이같은 이유 때문이다. 최 대표는 “태국·라오스 등에는 이미 선점한 업체들이 있다”고 했다.

하지만 ‘활용 도구’를 손에 넣었다고 해서 사업은 물 흘러가듯 진행되진 않았다. 가장 중요한 프로그램에 부가가치를 더할 개발자 인력 확보가 사업 초기에 쉽지 않았다.

“이 프로그램에 익숙해지기 위해서는 일정 시간이 필요하지만, 사업초기에는 인력 구하기도 힘들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구인 광고를 몇 번이나 냈지만 신생회사여서 지원자가 많이 없었습니다. 그러다 지원자를 만나도 IT 능력이 기대 이하였습니다.” 캄보디아의 IT 수준이 높지 않아 입맛에 맞는 직원을 구하기 힘들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일단 직원을 뽑아 놓고 교육에 많은 투자를 해 능력을 키웠다. 사업이 한 단계 도약하기 시작한 것은 국내 금융권들이 캄보디아 등 아세안 진출을 본격화하면서부터다. 그가 현지에서 국내 은행들과 첫 연을 맺은 것은 2014년 우리은행이 캄보디아 현지 마이크로 파이낸스 업체 말리스를 인수하면서다. 당시 말리스는 SIP가 판매한 엠비윈을 전산 프로그램으로 쓰고 있는데, 우리은행은 말리스를 인수한 후에도 시스템을 바꾸지 않았다. 현지 사정에 맞게 업그레이드된 프로그램을 굳이 바꿀 필요가 없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엠비윈이란 금융 솔루션의 인지도와 공신력이 높아졌고 결과적으로 시스템 보급 확산에 도움이 됐기 때문이다. 현재 회사는 우리은행외에 BNK 캐피탈, 국민카드 등의 국내 고객사를 포함해 30여 개 마이크로 파이낸스 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최 대표는 회사의 강점을 “엠비윈을 현지 실정에 맞게 최적화했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미얀마에서도 현지 실정에 맞는 프로그램을 제때 만들어 내면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고 했다. 회사는 현재 신용카드 보안 솔루션 분야 진출을 고민하고 있다. 캄보디아 내 신용카드 사용비율이 계속 높아지면서 관련 시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 대표의 눈은 더 멀리 보고 있다. 단기 성과보다 회사의 장기 비전이 더 급하다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최 대표는 이와 관련해 “SIP를 틈새시장에 만족하기보다 캄보디아 금융 IT의 전반에 대해 컨설팅이 가능한 회사로 키워 보고 싶다”는 포부를 내심 가지고 있다.

최 대표는 “은행들의 전산시스템 구축에는 소프트웨어뿐만 아니라 하드웨어적인 측면도 중요한데 현지 신생 업체들은 시스템 구축 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면서 “가장 효과적인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통합 시스템을 구축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 직접 설치 및 컨설팅을 하는 회사로 키워내는 것이 장기적 목표”라고 말했다.

최 대표는 관련 시장에 대해선 “캄보디아 소액 대출 시장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만 해도 지점을 급속히 늘려가고 있다”면서 “시장이 성장하면 우리도 같이 커 나갈 수 있는 구조이기 때문에 캄보디아 금융IT의 확장성은 충분히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엠비윈이란 프로그램은 독과점이 아니기 때문에 선발주자가 있으면 시장을 뚫기가 힘든 측면이 있지만, 거꾸로 생각하면 먼저 선점을 할 경우 그만큼 앞서나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통합 솔루션 시장도 마찬가지입니다. 지금 회사 연간 매출은 10억원으로 그리 많지 않지만 통합솔루션 시장에 본격 진출하면 3년 안에 4~5배 정도는 늘어날 수 있을 것으로 봅니다.”

[문수인 기자 사진 SIP 제공]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4호 (2018년 07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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