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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국내주식운용부문 사장 | 유가 배럴당 80달러 돌파 땐 조선·해외건설株 다시 뜰 것
기사입력 2018.05.29 14:2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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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e is 1963년생으로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1989년 장기신용은행에 입사했다. 1994년 신탁부에서 은행 고객 자금을 운용하면서 펀드매니저의 길을 걷게 됐다. 1998년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초기멤버로 합류해 박현주 펀드를 시작으로 굵직굵직한 펀드들이 그의 손을 거쳤다. 20여 년간 자리를 지킨 그는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국내주식운용을 총괄(CIO)하고 있다.

1997년 설립한 이후 명실공히 국가대표 자산운용사로 성장한 미래에셋자산운용에는 독특한 복지제도가 있다. 회사 발전에 공헌한 임직원에 대해서 일정 연령까지 신분을 보장하고 교육비를 지원하는 ‘평생직원제도’가 그것이다. 선발된 임직원에 대해서는 60세까지 신분이 보장되며 본인 및 자녀에 대해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유학비용 전액을 지원받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한다.

2005년 도입된 최초 선발자는 최현만 미래에셋대우 부회장, 구재상 케이클라비스 대표 그리고 손동식 미래에셋자산운용 사장이다. 박현주 회장과 창업멤버인 둘은 증권으로 가거나 미래에셋을 떠났지만 손동식 사장은 현재까지 미래에셋자산운용을 지키는 버팀목의 역할을 하고 있다. 1998년 국내 최초의 뮤추얼펀드인 ‘박현주 펀드’를 운용하며 시작한 미래에셋자산운용과의 20여 년간의 동행은 지금도 여전히 진행형이다.



▶증권업이 싫었던 ‘마이너스의 손’

국내 최초 억대연봉 펀드매니저 등극

첫 직장은 은행(장기신용은행)으로 알고 있는데 어떻게 펀드업계에 발을 들이게 되셨는지요?

당시 인기 있는 직장은 리스, 종금, 한국은행, 장기신용은행, 산업은행 등 특수은행이었고, 주식시장이 한창 좋을 때라서 증권사도 상당히 좋은 직장으로 꼽혔죠.

대학교 졸업을 앞두고 진로를 고민하다가 과 선배들을 줄줄이 찾아가 묻기도 하면서 ‘나는 증권업은 아닌 것 같다’고 스스로 결론을 내렸어요. 증권업을 피해서 특수은행에 들어갔는데 출신학과(국제경제과)를 반영해 국제금융부로 발령을 내더라고요.(웃음) 4~5년 정도 근무를 하다가 덜컥 신탁과로 발령이 났습니다. 그렇게 펀드와의 인연이 시작됐습니다.

옮기신 신탁부에서도 준수한 수익률을 내셨다고 들었습니다.

제 뜻과는 관계없이 신탁부로 가게 된 거죠.(웃음) 처음에는 참 막막했습니다. 증권업에 대해 잘 모를 때였거든요. 심지어 제 자산은 동부증권에 다니던 룸메이트에게 내 돈을 다 맡겨 버리고 신경도 안 쓰던 때였어요. 친구 덕분에 개인계좌가 마이너스라서 제 별명도 ‘마이너스의 손’이었습니다. 그 정도로 관심이 없었어요.

스스로 부족하다는 생각에 무식하게 탐방을 많이 다녔어요. 다른 사람에 비해 기본이 부족한 상태라는 생각이 들다 보니 회사에 직접 가보고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부산도 가고 대구도 갔죠.

결과적으로 신탁부는 5명의 매니저를 경쟁시켜서 꼴찌를 6개월마다 다른 부서로 발령을 내는 형태로 운영했는데 4년 6개월간 중간 이상으로 자리를 지킬 수 있었습니다.

박현주 회장님과의 인연은 어떻게 시작되었나요?

장기신용은행 신탁부를 총괄하고 있을 때 동원증권 압구정지점이 우리의 고객이었습니다. 당시는 OEM펀드가 공식적으로 인정이 되었죠. 당시 최현만 서초지점장님과 식사를 할 때 박현주 회장님(당시 동원증권 강남지역본부장)이 동석하시면서 처음 만나 뵙게 됐습니다.

그때 하셨던 말씀이 국내에 뮤추얼펀드를 도입할 것이고 여러 가지 준비를 하고 있다는 비전이었어요. 집에 데려다 주셨는데 차에서 내리기 전에 골프를 치냐고 물어보시더라고요. 배우지 못했다고 말씀드리니 미리 배워두는 것이 좋다는 말씀을 하셨습니다.(웃음)

국내 최초 억대 연봉으로 영입됐다는 얘기가 전설처럼 남아있습니다.

당시만 하더라도 억대연봉이 드물던 시절이라 기사화도 됐습니다. 1998년 뮤추얼펀드를 출시하기 전에 3명의 펀드매니저를 외부에서 영입했는데 김영일, 이병익 그리고 저였습니다.

회장님과 인터뷰 당시 연봉을 얼마나 받고 있느냐고 물으시더라구요. 당시 장기신용은행에서 받은 연봉이 5000만~6000만원 사이였는데 들으시더니 “오케이, 그 두 배는 줄 수 있을 것 같다”고 말씀하시더라고요.(웃음)



▶미래에셋 역사와 함께한 20년

“국내주식시장 체력 늘어 투자여력 충분”

펀드매니저는 펀드의 최고경영자(CEO)다. 그의 의사결정은 막대한 고객 돈의 운명을 가른다. 그래서 어떤 직업보다 부담이 크다. 급변하는 시장에서 결과가 고스란히 수익률로 드러난다. 치열한 경쟁 속에서 오랜 기간 버텨내기란 쉽지 않다. 손동식 사장은 20년간 미래에셋의 역사와 함께하며 시장의 흥망성쇠를 온몸으로 부딪쳐 한국의 주식시장의 성장을 목격해 왔다. 경력 25년에 빛나는 베테랑 펀드매니저가 바라보는 국내 주식시장의 현 상황은 어디쯤일까.

뮤추얼펀드 도입 당시 업계반응이 상당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박현주 펀드는 시작부터 반응이 뜨거웠습니다. 출시 30분 만에 매진됐거든요. 원동력은 수익률이었죠. 셋이 박현주 펀드를 운영했는데 제가 제일 수익률이 적게 난 것으로 기억합니다.(웃음) 1년 만기 폐쇄형 펀드였는데 수익률이 90%대 중반이었거든요. 당시 이병익 매니저가 제일 수익률이 좋았는데 120%정도였습니다.

20년 동안 굴곡도 상당히 많으셨을 것 같은데요?

2차 박현주 펀드는 시련을 겪기도 했습니다. IT버블이 터질 때였거든요. 코스닥은 90%나 빠지고, 코스피는 50% 가까이 하락할 때였어요. 그때는 -30%대로 상대적으로 제가 선방했습니다.(웃음) 그래도 많이 힘들었어요. 잘할 때는 전화가 오지 않지만 못할 때는 엄청 전화가 오거든요. 하루 일과 절반이 투자자들의 전화를 받는 거였어요. 회사에 찾아오는 분들도 많았어요. 수술비를 잃었으니 회사가 손해배상을 하라는 분이나 조폭을 대동해서 밖에서 보자는 사람들도 있었습니다.(웃음)

가장 생각나는 위기상황이나 기억에 남는 고객이 있으시다면?

2001년도 9·11테러가 일어났을 때 상당히 충격적이었죠. 그때 선물을 통해 헤지를 해놨는데 시장은 계속 좋았어요. 테러위협으로 미국경제가 심각한 불황이 올 것이라고 생각을 했는데 반대였죠. 다시 방향을 바꿔 공격적으로 주도주 위주로 편입을 해서 그해에 1등으로 끝났어요. 바닥에서 시작해서 1등으로 끝난 경험이었죠.

기억나는 고객들도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전화를 주시는 분들이었어요. 대외 변수로 시장이 깨질 때 오히려 벤치마크 지수보다 적게 빠져서 감사하다는 전화를 주신 분이 20년 동안 3분 정도 있었던 것 같아요.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국내 주식시장 얘기를 좀 해봤으면 좋겠습니다. 현재 시장은 어떻게 보고 계신지요?

작년 한 해는 대형주가 주도한 시장이었어요. 그러나 올해는 삼성전자의 주도력이 상실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는 게 올해 초 제 예측이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주도력을 상실하면 시장의 관심이 내려가고 현재 정부의 정책적인 관심도 코스닥과 중소형주에 몰려 있습니다. 6개월간 성과를 비교해보면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25%나 압도했어요. 지수가 많이 오르지 못할 경우 중소형주 장세가 되는 것은 당연합니다. 한동안 이러한 시장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봅니다,

반도체 등 시장을 이끄는 업종의 경기하락이 예상되면서 전체적인 지수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시각도 있습니다.

맞는 말이지만 시장 사이클이 좋지 않다는 개념을 예전과는 좀 다르게 봐야 합니다. 과거에는 경기가 꺾이면 기업들이 적자가 크게 난다는 것을 의미했는데 지금은 꼭 그렇지만은 않아요.

만약 반도체의 경기가 꺾이면 하이닉스가 적자가 나느냐 절대로 적자가 나지 않지요. 이익이 15조원에서 10조원으로 줄어드는 것뿐이죠. 화학업체들도 마찬가지예요. 3조원의 영업이익이 1조원으로 줄어드는 것이죠. 과거의 잣대로 트레이딩을 하는 것이 맞는가 하는 고민이 생기는 부분이죠. 내재 가치도 아직까지 싼 편입니다. 하이닉스 PER(주가 수익비율)이 4배밖에 안 됩니다. 삼성전자도 6배밖에 되지 않죠.

중장기적으로 주가에 영향을 미칠 변수는 무엇이라고 보시는지요?

유가입니다. 유가가 80불을 넘어가면 시장의 색깔이 바뀌면서 포트폴리오도 수정할 생각을 가지고 있습니다. 현재 배럴당 71달러 수준인데 중동지역 대내외 상황에 따라 유가가 상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고 미국도 셰일가스의 경쟁력 상승요인이 있어 유가상승이 그렇게 싫지만은 않은 입장입니다.

그렇게 되면 석유화학은 생산단가가 올라가 힘들고 자동차도 마찬가지죠. 반대로 조선주와 건설주 등이 힘을 받을 것입니다. 유가가 오른다는 것은 산유국들, 주로 이머징마켓들인데 그쪽이 좋아진다는 것이죠. 여태까지 못했던 발주가 늘어나 해양플랜트와 LNG선 수주가 늘어날 것입니다. 그런 회사들과 관계가 있는 기계와 산업이 살아날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시장에 미래에셋 종목이라고 불리는 회사들이 있는데, 새로 편입 가능성이 있는 업종이나 눈여겨보고 있는 회사가 있는지요?

한국이 글로벌 경쟁력을 선도하고 있는 업종에서 가능성을 찾고자 합니다. 대표적인 업종이 IT와 헬스케어입니다. IT의 경우 국내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기술경쟁력이 글로벌 경쟁사들을 압도하고 있습니다. 4차 산업혁명을 필두로 다양한 신성장 산업이 등장하는 가운데, 큰 그림을 실현해줄 수 있는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헬스케어 역시 글로벌 제약사가 접근하기 힘든 니치마켓(Niche market) 에서 오랜 연구개발 끝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필요로 하는 R&D파이프라인을 보유한 업체들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사모에 밀려 위기 맞이한 공모펀드 시장

맏형답게 새로운 스타일로 돌파할 것

한국형 헤지펀드를 중심으로 사모펀드시장이 활성화되며 반대로 공모 주식형 펀드시장이 위축됐다는 평가가 많은데요?

공모 주식형펀드 자체가 동력을 잃었다는 얘기는 오래전부터 나왔습니다. 실제 일반공모펀드는 자금이 빠지고 헬스케어, 컨슈머펀드 등에만 돈이 들어오고 있어요. 요인은 명확합니다. 투자방식이 자유로운 사모에 비해 규제로 인해 공모의 비히클(Vehicle) 자체가 경쟁력을 가지기 어려워진 것이죠. 일례로 현재 공모펀드는 시장에서 종목을 사는데 사모는 회사를 찾아가서 자본이 필요한 곳을 찾아 개별적으로 접촉해 전환사채(CB)나 신주인수권부사채(BW) 등을 유리한 조건하에 발행하자는 제안을 할 수가 있어요. 시작점이 다르다고 할 수 있습니다.

투자자를 보호하겠다는 규제가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라고 크게 규제가 많은 것은 아니라고 봅니다. 수익은 리스크를 수반하는데 규제로 인해 다양한 수익추구모델을 사용하기 힘든 점은 있습니다. 이외 사모시장이 많이 활성화되어 있고 공모에 좋은 인재들을 붙잡아 두기가 쉽지 않아진 것은 사실이죠. 사모펀드들은 주주 구성이 직원들 위주로 되어 있어요. 보상체계가 잘되어 있는 것도 하나의 요인입니다.

공모펀드 규제에 있어서 가장 문제라고 보시는 점은 무엇일까요?

공모펀드에 종목을 편입하기 위해서는 신용평가등급이 필요한데 대부분의 회사가 A등급을 받기 어려워요. 성장 가능성이 높은 기업이더라도 이 부분에 발목이 잡혀 편입시키기 어려운 부분이죠. 반면 사모펀드는 종목 수 제한도 없고 리스크를 안으면서 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부분만이라도 조금 완화된다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시장에서 돌파구는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최근 공모펀드도 많이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정성적 요소가 가미된 다양한 스타일의 펀드를 통해 돌파구를 마련할 생각입니다. 압축투자형(FOCUS)펀드, ESG펀드, 헬스케어, 컨슈머, 4차 산업혁명 등 단순 계량적인 지표보다는 깊이 있는 리서치와 정성적인 펀더멘털 분석이 필요한 다양한 스타일의 펀드를 통해 고객들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대가의 펀드 투자법

▷개인투자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이전까지 5:5로 국내펀드와 해외펀드를 담았습니다. 그런데 최근 회사내규가 바뀌어 국내주식담당자는 해외주식 직접투자가 가능해졌습니다. 회사방침으로 최근에 국내주식담당자는 해외주식투자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해외주식에 70% 국내는 30%의 자금을 펀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해외주식에 많은 비중을 투자하고 계신데요?

어떤 방식으로 운영하고 계신지요?

글로벌투자를 한다고 하면,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 자산배분입니다. 주식, 채권, 부동산, 원자재 등 다양한 자산군이 있기 때문에 어떤 자산군을 선택할 것인가가 중요합니다. 이를 정했다면 성장성 높은 국가에 투자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개별기업의 변동성은 있지만 상승단기보다는 중장기 관점에서 분할 투자하는 것이 낫습니다.

▷현재시점에서 투자가 유망한 지역을 꼽아주신다면?

현재 관점에서는 미국과 중국의 성장성이 돋보이는 상황이며 이머징 국가에서는 정치 외환 등의 변동성이 크지만, 인도, 베트남, 인도네시아가 높은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유의할 점은 성장성이 높다고 해서 해당 국가의 주가지수가 성장률을 일차함수처럼 따라가지는 않습니다. 주가의 경우에는 해당 국가 기업의 실적, 밸류에이션, 유동성 등의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에 등락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우상향하는 방향으로 갈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내투자는 어떻게 하고 계신지요?

국내는 가치주펀드와 헬스케어펀드에 투자하고 있습니다. 다만 개인마다 투자기간이 단기, 장기에 따라 다르고 펀드 유형마다 수익률과 변동성 역시 다양합니다. 따라서 당장 현금이 필요할 경우, 해당펀드를 환매했을 때의 기회비용과 소득공제상 혜택여부가 차이가 나기 때문에 잘 선정하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최근에는 펀드 유형도 상당히 세분화(성장형, 가치형, 인덱스형 등)되어 있고, 펀드 관련 리서치 자료들도 많기 때문에 본인의 위험 성향을 고려하여 선택에 참조하시는 것도 도움이 될 것입니다.

▷자사펀드 한 개와 타사 펀드 한 개를 추천해 주신다면?

미래에셋한국헬스케어 펀드를 추천합니다.
글로벌 마켓을 보더라도 헬스케어 산업의 비중이 점진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한국 역시 R&D파이프라인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가진 기업들이 증가하고 있어 변동성은 있겠지만 방향은 우상향이라고 판단됩니다. 타사 펀드로는 신영마라톤펀드를 추천합니다. 가치주 투자 하우스로서 가치주에 대한 일관된 투자원칙을 잘 지켜나가고 있다는 점이 긍정적으로 평가할 만합니다.

[대담 설진훈 편집장 정리 박지훈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3호 (2018년 06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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