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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기용 이엑스티 대표 | 포항지진으로 알려진 이엑스티 내진설계 기술 中에도 수출
기사입력 2018.01.05 16:25: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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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총액이 5000억원은 돼야 하지 않겠습니까?”

회사 성장 비전을 묻자 송기용 이엑스티(EXT) 대표는 자신 있게 이야기했다. 송 대표는 럭스멘과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히며 “코스닥 상장도 회사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함이었다”면서 “앞으로 성장성도 자신 있다”고 답했다. 2017년 12월 18일 코스닥 시장에 정식으로 상장한 회사의 이날 장 종료 후 시가총액은 495억원이었다. 앞으로 10배 정도 성장을 시킬 수 있다는 포부인 셈이다. 그래서 “스팩 합병 당시 평가를 제대로 못 받았다 생각하냐”고 되묻자 “꼭 그렇다기보다 그만큼 회사 잠재력이 크다는 것으로 이해해 달라”고 했다. 코스닥 상장을 결정한 것도 이를 알리기 위함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실제 2004년 설립된 이엑스티는 그동안 제대로 시장에 알려지지 않았다. 그러다 포항 지진 당시 인지도가 반짝 상승했다. 회사 주력 상품이 내진 보강과 관련됐다는 것이 이유였는데, 이것도 사실 절반만 회사를 이해한 것이다. 이엑스티는 기초 지반 건설 엔지니어링 기업이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자주 받는 오해가 “이엑스티가 여느 건설회사와 같은 종류의 회사 아니냐는 것”이라며 “넓은 범위에서는 그렇게 볼 수도 있지만 우리는 지반 설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회사”라고 했다. 내진 관련도 내진만을 연구한 것이 아니라 건물이 서 있는 기초(지반)를 항상 튼튼하고 안전하게 하는 기술을 연구하다 보니 자연스레 내진에 대한 강점도 지녔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이다. 그는 이어 “좀 과감히 이야기하면 제품 디자인 설계만 하고 만드는 곳이 따로 있는 애플과 비슷한 사업구조를 지녔다고 보면 된다”고 했다. 그 단적인 예가 건설업체로는 드물게 중국에 ‘기술’로 수출 실적을 낸 것이다. 2016년 11월 회사는 중국의 중견 건설업체인 중암대지와 자사 특허 기술인 SAP(Screw Anchor Pile·스크류를 부착한 소구경 강관 파일) 공법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이 SAP은 국토교통부 건설 신기술로 지정됐는데, 그만큼 기초 지반 기술면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자랑한다. 더군다나 신기술은 이것 하나뿐이 아니다. 연약지반 보강 기초 공법인 PA(Point Foundation)로 2017년 6월 국토부로부터 역시 신기술 인증을 받았다. 회사는 2018년 또 한 번의 국가 인정 신기술에 도전할 예정이다. 회사가 보유한 특허 관련 기술만 해도 160개나 된다. SAP의 경우 미국, 중국 등에서도 특허를 받아 냈다. 하지만 독보적인 기술을 보유했다 해도 시장성이 없으면 무용지물이다. 송 대표는 “솔직히 처음부터 우리 기술을 쓰겠다고 한 이들은 없었다”고 토로했다. 송 대표는 시장을 뚫기 위해 “사업 초기 1년 동안 생각한 지반 기술 아이디어를 구체화한 책을 만들어 이를 들고 국내 대부분의 건설회사를 돌아다녔다”고 했다. 프리젠테이션을 하루에 다섯 차례나 한 적도 있었다.

이때 그가 들고 다녔던 기술은 회사의 모태가 된 이엑스티(Ext·선단확장형) 파일이었다. 지금의 회사 이름이다. 창업 전 몸담았던 현대산업개발 시절 건물 기초공사에 쓰이는 파일의 지지력이 땅속에서 100% 발휘되지 않고 35~40%는 사라지는 현실을 보고 어떻게 하면 효율을 높일까 고민했고, 이것을 실현해 낸 것이 이 기술이었다. 이 공법은 파일 하단부에 강철로 된 덧판을 덧대 파일의 지지력을 높인 것이 특징이다. 새롭게 고안한 이 아이디어는 건설사들의 공기 단축과 경비 절감에도 기여했다. 사실 Ext 파일은 기존 공사현장에서 사용되던 파일에 덧판을 덧댄 것에 불과했다. 하지만 처음에 무시당했던 이 작은 혁신은 건설사들의 공기와 경비를 줄여주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술이 됐다. 현재 ‘혁신’이란 키워드는 회사 운영에서 최우선시되고 있다. 그리고 혁신의 출발은 현장이다. 연약지반 보강 기초공법인 PF도 현장의 문제 인식에서 출발했다. 중저층용 공법인 PF는 중저층 건물을 지을 때 불필요하게 많은 파일을 박을 필요가 있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 파일을 박는 대신 훨씬 효과적으로 건물을 지탱할 기반을 만드는 기술을 고민했고, 그 결과가 PF이다. 이 기술은 침하력 보강 부분의 깊이를 계산한 다음 굴착을 하고 흙과 시멘트와 바인더스를 잘 섞어주면 된다.

그다음 굳을 때까지 기다리면 된다. 포항 지진 당시 액상화가 문제가 됐는데 PF는 액상화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 사실 Ext 파일은 진입 장벽이 높지 않아 짝퉁 제품에 곤란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니었다는 것이 송 대표의 설명. 이에 그는 PF 기술의 특허등록을 위해 전 세계 1만8000개의 관련 특허를 모두 뒤졌다. 모방 기술을 허용하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명이었던 셈이다. 현재 PF 기술은 15층 높이의 건물에 적용할 수 있고, 현재 고층용도 개발 중이다.

이번 포항지진으로 주목받은 SAP의 키워드는 ‘보강’이다. 천공과 설치가 동시에 가능한 신개념의 다목적 소구경인 이 파일은 좁은 공간에서도 건물 구조를 보강할 수 있게 한다. 회사는 이번 지진 피해지역에 포함된 울산 양덕초등학교·대도중학교에 SAP 공법을 이용해 건물 보강을 했었고, 이번에 별 피해가 없었다고 밝혔다.

회사는 지금까지 각종 신기술 개발에 200억원 넘게 쏟아부었는데, 국토교통부로부터 신기술로 지정받은 SAP와 PF기술이 탄생한 것은 결코 우연히 아니다. SAP는 최근 국토부로부터 신기술 연장 인증을 받았다. 신기술로 지정되면 관공서 발주 공사에서 우선순위를 가진다.

송 대표는 코스닥 상장으로 제2의 회사 도약을 이뤄낼 계획이다. 마침 주변 분위기도 좋다. 국가적으로 재난인 지진이 오히려 기회가 되고 있고, 또 이엑스티의 사업 확장에 딱 들어맞는 도심 재생사업도 국가에서 본격 추진한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송 대표는 특히 도심 재생사업을 눈여겨보고 있다. 그는 “도심 재생사업이 확대되면 리모델링을 추진하는 아파트 단지나 도심 빌딩 등에서 사업기회는 늘어날 수밖에 없고 이는 이엑스티의 실적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포항 지진 관련해선 그는 “솔직히 말하면 포항 지진으로 우리 회사가 실질적으로 수혜를 입은 것은 없다”면서 “하지만 포항지진이 발생한 단층대를 따라 우리가 지은 건물이 별 문제가 없었다는 점은 전국 노후화 건물을 상대로 내진 보강 사업이 본격화되면 아무래도 유리한 측면이 있지 않겠냐”고 했다. 2017년 12월 14일 정부는 문재인 대통령 임기 내 매년 10조원을 투입하는 도심재생뉴딜사업의 시범 단지를 지정하고 본격적인 사업시행에 들어갔다. 송 대표는 이번 상장을 계기로 해외 진출도 적극적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의 남방정책을 계기로 아세안에서 기회를 찾고 있다.

그는 “아세안의 땅들은 무른 것이 특징이라 건물을 지을 때 지반을 강화하는 문제는 항상 발생한다”면서 “회사 기술은 아세안에서도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고 밝혔다. 회사는 베트남에 해외 지점 1호를 내년에 낼 예정이다. 추후 인도네시아·말레이시아 진출 계획도 가지고 있다. 이 같은 공격적 사업 확장은 무차입 경영을 하고 있기 때문에 가능한 측면도 있다. 송 대표는 “지금은 시스템을 갖춰서 기술 개발을 계속하더라도 사업 초창기만큼 비용이 들어가지 않는다”면서 “이를 사업 확장으로 돌리는 것이고, 앞으로 무차입 경영은 계속 유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2016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297억원과 55억원을 기록했다. 전년대비 각각 19%, 39.6% 증가한 수치다. 송 대표는 2017년 실적에 대해 “30%를 목표로 했지만 이에는 못 미칠 것 같다”고 했다. 끝으로 그는 건설업계의 해묵은 관행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솔직히 포항 지진에 따른 피해가 컸던 이유는 관리 부실인 측면이 있다”면서 “이는 인재라는 뜻도 된다”고 지적했다.

송 대표는 “필로티 방식이 지진에 불안하지만 시공이 제대로 되고 이력 관리가 제대로 되면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면서 “파일 하나하나에 이력관리가 제대로 된다면 지진 피해를 크게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솔직히 기초 공사를 할 때 현장 관리 인원들은 그렇게 많지 않고 공사가 제대로 진행됐는지 알 길이 없다”면서 “기초부터 관리가 안 되니 건물이 튼튼할 수 있겠냐”고 꼬집었다.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8호 (2018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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