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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녀시대 서현 | ‘소녀시대는 영원하지만…’ SM 떠나 인생 2막 연 서현 “바른생활 소녀 이미지? 실제론 모험 즐겨요”
기사입력 2018.01.05 16: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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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대중에 각인됐던 조용한, 바른생활 이미지는 사실 6년 전 (<우리 결혼 했어요> 출연 당시의) 제 모습이었죠. 6년이 지난 지금 제 모습은 매년 변해가고 있는데, 이번 드라마에서 보여드린 모습이 실제 제 성격과 많이 닮아 있어 연기하면서도 정말 즐거웠어요. 드라마를 찍는 동안 서현이 소주였고, 소주가 서현이었어요.”

이토록 파격적인 변신이라면 데뷔 후 줄곧 한결같던 이미지의 자신을 사랑해 준 많은 팬들에 대한 배신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이토록 강렬하고도 흥미로운 배신감(?)을 선사해준 그녀가 오히려 더 기대되는 건 왜일까.

‘연기돌’이 아닌 배우로 거듭난 서현(26·본명 서주현)을 만났다. 최근 종영한 MBC 주말드라마 <도둑놈, 도둑님> 여주인공 강소주 역을 맡은 서현은 털털함을 넘어선 강렬한 활약으로, 데뷔 첫 장편 드라마 주연 신고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호흡이 긴 드라마는 이번이 처음이었어요. 아무래도 50부라는 긴 호흡을 가지고 가는 드라마라 부담감이 있었어요. 책임감도 크고, 첫 주연작이라 ‘잘 해야겠다, 목숨 걸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매 순간 잘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런데 지나고 나면 부족한 점이 많이 보이더라고요. 50부작이니까 절반 정도 넘어가면 익숙해지지 않을까 생각도 했는데 전혀 그렇지 않더라고요. 매번 새로운 대본을 받고, 늘 새롭게 분석해야 했죠. 긴장의 끈을 놓치면 안되겠구나 싶었고, 배워야 할 점 채워야 할 점이 많다는 걸 느낀 시간이었습니다.”

극중 발랄한 왈가닥 강력계 형사 강소주는 기존 그의 이미지를 떠올리면 믿기 어렵지만, 실제 자신과 상당한 싱크로율을 자랑했다는 서현이다. “캐릭터가 나와 잘 맞았어요. 굉장히 밝은 친구고, 에너지 넘치고 깡 있는 캐릭터였죠. 소녀시대 10주년 앨범도 비슷한 시기에 준비하느라 체력적인 면에서 걱정도 했는데 캐릭터가 워낙 밝은 인물이다 보니 오히려 힘이 더 나더라고요.”

중장년층이 즐겨 본 주말드라마 촬영은 전에 경험하지 못했던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남겼다. “사실 10년 동안 활동하면서 소녀시대 막내 서현이라는 이야기만 들었는데, 이번엔 ‘어, 강소주 아가씨 아니야?’ 하는 말을 많이 들었어요. 소녀시대가 아닌 캐릭터로 봐주시는 게 10년 만에 처음이었어요. 되게 새롭고 재미있었죠. MBC 근처에서 촬영을 많이 했는데, 어떤 아저씨도 ‘강소주 파이팅’이라 하시면서 바이크를 타고 지나가셔서 신기했어요.(웃음)”

실제로 그동안 서현을 바라보는 대중에게, ‘서현’ 아닌 ‘소녀시대’가 먼저 떠올랐던 건 어쩌면 자연스러운 일이었다. 드라마를 통해 그의 민낯을 접하지 않은 사람에게는 여전히 서현은, 소녀시대 서현으로 기억될 터. 그만큼 서현에게 소녀시대는 떼어 놓으려 해도 뗄 수 없는 이름이자, 존재다.



▶“자연스럽게 내려오는 법 배우고, 다시 올라가야죠.”

물론 서현이 SM엔터테인먼트를 떠나 홀로서기를 했다 해도, 그 스스로도 소녀시대이기를 거부하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저희(서현, 티파니, 수영)가 SM을 떠난다는 소식을 접했던 초반에는 다들 아쉬워하셨을 것 같아요. 당시 소녀시대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할 수 없었는데, 뭔가 잘못 표현하면 안 되니까 말을 아끼고 고민만 했죠. 팬 분들이 얼마나 답답할까 하는 생각에 미안함이 컸어요. 하지만 먼저 말씀드리고 싶은 건, 향후 소녀시대 활동은 조율해 가야 할 부분이지만 다 뭉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각자의) 선택을 한 것이란 거죠.”

주지하다시피 서현을 비롯해 수영, 티파니는 SM엔터테인먼트와 재계약을 맺지 않고, 각자 새 둥지를 찾았다. 타 멤버들도 다양한 활동을 염두에 두고 있지만, 이들 셋은 당분간 가수 외 활동에 주력하게 될 전망이다.

“서로 이런저런 이야기를 많이 해왔어요. 각자의 미래에 대한 생각도 공유하는데, 같은 팀이지만 모두 똑같은 미래를 생각할 수도 없고, 강요할 수도 없는 거니까요. 서로 존중해 주고, 조언해 주며 이해하고 응원하는 거죠. (소녀시대) 일적으로 이게 끝이 아니라, 언제라도 다시 만나고 뭉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죠. 인생에 이런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 자체가 너무 감사해요.”



▶“10년 활동, 후회 없지만 연애 많이 못해 봐 아쉬워”

서현은 “막내로서 보호받는 것을 탈피하고 싶은 욕구도 있는 것 같다. 물론 감사한 일이지만 그 타이틀 안에서만 있고 싶진 않았다. 하지만 소녀시대에서 막내인 건 언제까지나 변함 없을 테니, 언니들에게 피해 가지 않게, 소녀시대 이름에 먹칠 하지 않게 잘해 나갈 것”이란 말을 다부지게 덧붙였다.

이야기는 자연스럽게 SM엔터테인먼트라는 강력한 울타리를 떠나 홀로서기를 택한 속내로 이어갔다. 지난여름, 소녀시대 재계약 시기가 다가오면서 누군가는 남고 누군가는 떠나겠지 하는 업계 관망이 치열했으나 ‘떠나는’ 후보군에 전혀 들지 않았던 서현이기에, 그의 선택에 많은 이들이 그 속내를 궁금해했다.

받아들이는 입장에선 갑작스러웠고, 혹자에겐 당혹스러웠을 선택이지만 서현 스스로는 오랜 시간 자신을 돌아본 뒤 내린 신중한 결정이었다. 2007년, 17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데뷔해 10년을 원톱 걸그룹 멤버로 살아온 그가 2017년, 27살이 되어 모든 걸 내려놓고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먹은 건.

“지난 10년 동안 2주 이상 쉬어 본 적이 없었어요. 가장 길게 쉬어본 게 일주일 정도? 쉬는 시간에도 뭔가를 해야만 직성이 풀렸죠. 일을 좋아하는, 워커홀릭이었어요. 그러다 문득 내가 너무 모든 걸 양손에 쥐려고 했었다는 생각이 들었고, 스스로에게 물어보게 됐죠. 과연 내가 정말 하고 싶은 건 뭘까? 내가 진짜 원하는 인생은 뭐지? 옛날엔 앞만 보고 미친 듯이 달렸는데, 돌이켜보니 나는 왜 옆을 못 보고, 뒤를 못 봤을까. 너무 일에서만 행복을 바랐던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죠.”

자문(自文)에서 시작된 고민이었지만, 해답을 얻은 뒤 행동으로 실행에 옮기기까지 그리 시간이 필요하진 않았다.

“저는 도전도 좋아하고, 모험도 좋아하죠. 제 자신이 주체적으로 할 수 있는 걸 좋아해요. 10년 동안 활동을 하면서, 여러 가지를 느꼈죠. 우리는 10년 동안 너무 많은 사랑을 받았는데, 돌이켜 보면 너무 감사한 시간이었어요. 반면 너무 좋은 환경에서 계속 사랑받고 소녀시대 막내로 늘 보호받는 것에 대해서, 내가 이 좋은 환경에 너무 안주하면 어떡하지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모든 걸 다 내려놔 보고 싶은 생각이 들었습니다.”

앞으로 다가올 시간들에 대한 고민도 없지 않지만, 두렵지는 않다는 서현이다. “내려놓는 게 굉장히 중요하다는 걸 깨닫게 됐어요. 많은 걸 가져 봤으니까요. 더 갖고 싶다는 것보다는 내려놔 보고도 싶어요. 내려와 봐야 다시 올라갈 수도 있는 거니까요. 우리(소녀시대)는 늘 정상에 있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얼마나 감사한 일이고 행운인가요? 정상에서 내려오는 걸 안 겪어봤으니, 막상 그런 일이 있음 어떨까 싶기도 하고, 막연한 두려움도 있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늘 좋을 수만은 없으니, 대비해야겠다 싶었죠. 내가 몸담고 있던 환경 때문에 좋았던 걸까 아니면 내 힘으로도 좋을 수 있는 건가 궁금하기도 하고. 앞으로 벌어지는 모든 일들을 겸허하게 받아들여야겠다는 생각이에요. 이런 것도 겪어야 성장하는 거지 하는….”

그런 서현에게 <효리네 민박(JTBC)> 속 이효리는 일종의 ‘워너비’다. “이효리 선배님을 보며, 모든 걸 내려 놓고 살 수 있다는 게 존경스럽기도 했어요. 저 역시 그렇게 되고 싶고요. 연예인 서현으로서가 아니라 인간 서주현으로서의 삶을, 같이 밸런스 맞춰 가면서 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데뷔 초엔 워낙 ‘모범생’ 코스로 자라온 자신에게서 자연스럽게 풍겨 나오는 ‘바른생활’ 이미지에 갇혀 있었다. 하지만 어린 나이(17세)부터 시작된 사회생활로, 그리고 한 살 한 살 먹어 가며 자연스럽게 드러난 성격적인 변화를 보여 주며 대중을 깜짝 놀라게 할 2017년의 이날을 서현은 긴 시간 동안 기다려 온 건지도 모르겠다.

2007년 데뷔했을 당시. 10년이 지난 지금의 모습을 상상이나 했을까. 지난 시간을 떠올려 달라 하니 눈을 반짝이면서도 ‘하~’ 하고 한숨을 내쉰 서현은 담담하게 답을 이어갔다.

“10년 전엔 진짜 욕심이 많았죠.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 투성이였어요. 이것도 하고 싶고, 저것도 하고 싶고. 다 잘하고 싶은 마음뿐이었어요. 그렇게 하루하루 앞을 보며 열심히 달려온 시간이 10년이나 지났죠. 지난 10년의 시간이 후회되진 않아요. 그냥 그 나이에 맞게 욕심 부리며 살았구나 싶은? 후회하진 않지만, 이젠 그렇게 안 살아야지 하는 건 있어요.(웃음) 무조건 다 갖고 있는 것만이 좋은 건 아니구나 싶은 마음도 들죠. 물론 가져 봤으니까 이런 마음이 들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이제는 여유를 갖고 살아 보려고요. 10년 뒤에도 ‘지난 10년을 후회하지 않는다’는 말을 하고 싶어요.”

지나간 일에 대해 후회하지 않는 성격의 서현이지만 단 하나, 연애를 많이 해보지 못한 데 대해서는 진한 아쉬움을 표했다. “한창 일이 인생의 전부라 생각할 때는 일에 대한 책임감이 너무 강했던 것 같아요. 그런데 사람이 사랑을 하는 건 너무 중요하잖아요. 이 시기는 지나가면 돌아오지 않는데, 더 많이 자유롭게 사랑해 보면 좋을 텐데 하는 아쉬움은 있어요. 물론 연예인의 숙명이기도 하겠죠. 적당히 하면서 사는 게 맞는 건데, 너무 어려운 일인 듯해요.(웃음)”

10년 뒤면 37살이 된다는 말에 “그땐 결혼했으려나요?”라고 자문하면서도 “왠지 안 했을 것 같다.
결혼은 늦게 하고 싶다”며 호탕하게 웃어 보인 서현. 인터뷰 말미엔 팬들에게 감사를 거듭 전했다.

“지난 10년 동안 저희 곁에서 이렇게 매 순간 정말 가족보다도 더 뜨겁게 생각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늘 곁에 있어 주셔서 감사했어요. 그분들이 계셨기 때문에 10년 동안 소녀시대로서 행복하게 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그 사랑은, 말로 표현할 수 없어요. 우리 자신보다도 더 우리 생각을 많이 해주시는 게 팬 분들이죠. 앞으로도 그 소중함을 잘 간직하고 함께 나아갔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그리고 앞으로도 제 삶의 동반자 같은 팬들과 같이 나이 들어가며, 더 자랑스러운 아티스트로서 또 인간 서주현으로서 책임감을 갖고 열심히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합니다.”

[박세연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기자 사진제공 써브라임아티스트 에이전시]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8호 (2018년 0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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