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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병수 부산 시장 | “난 정치 DNA보다 행정 유전자가 더 많은 사람”
기사입력 2017.09.01 14:51:21 | 최종수정 2017.09.01 15:5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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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정치 DNA보다 행정 DNA가 더 많은 사람.”

‘여의도가 그립지 않냐’는 질문에 서병수 부산시장이 건넨 대답이다. 정치인에서 행정가로 변신한 지 3년, 시장직이 딱 몸에 맞는다는 말로 인터뷰는 시작됐다.

서 시장은 “정치를 하면서도 초선 때를 제외하고는 계속 당직을 가져 왔다”면서 “출근하고 퇴근하는 일은 정치를 하면서도 지금도 계속 반복이다”라고 했다. 사실 공무원이 재임기간 출퇴근을 제대로 했다는 것은 그리 내세울 것이 못 된다. 하지만 서 시장에게 이는 남다른 의미다. 그가 ‘부산 시장 출퇴근’을 통해 이루고자 했던 일자리 창출과 관련한 성과가 뚜렷하기 때문이다. 선거 유세 과정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 도시경쟁력을 지속 가능하게 가져갈 수 있는 틀을 만들겠다”는 그의 약속이 헛된 구호가 아니었음을 증명하는 것이기도 하다.

실제 부산시는 서 시장이 취임한 지난 3년 동안 전국 지자체 일자리 평가에서 3년 연속 대상을 수상했다. 특히 민선 6기가 출범하기 전인 2013년 37.7%에 불과했던 청년 고용률은 올해 2분기 42.5%를 기록했다. 일자리 창출의 또 다른 척도인 기업유치도 전방위적이었다. 대기업인 현대글로벌서비스와 미 마이크로소프트의 데이터센터 등 지난 3년간 국내외 89개사를 유치해 직접 일자리 1만2628명을 창출했다.

이 같은 성과에 대한 스스로의 평가는 몇 점일까? “80점은 되지 않겠느냐”는 것이 그의 대답. 실제 일자리 외에도 그의 재임기간 중 경제 성적표는 나쁘지 않다. 2008년 이후 꾸준히 감소추세였던 지역총생산(GRDP)이 서 시장 취임 이후 반등세로 돌아섰고, 지역경제의 허리 역할을 하고 있는 중견기업 수에서도 전국 3위를 기록했다. 부산 시민들과의 약속 지키기에도 열심이었다. 서 시장의 선거 공약 이행 달성률은 95.5%, 이 덕에 2017년 대한민국 유권자 대상을 받기도 했다.

일자리가 늘었지만 젊은 층이 부산에서 이탈하는 분위기는 여전하다는 지적에 대해선 “맞는 말이긴 하지만 부산에서 감소된 인구는 신도시 개발로 거주 여건이 좋은 주변 지역인 김해·양산 등으로 가고 있기 때문에 범부산의 개념에서 놓고 보면 그렇게만 볼 수 없는 부분도 있다”면서 “계속되는 기업 유치, 창업 분위기 조성 등이 계속되면 부산은 여전히 활기가 넘치는 도시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서 시장은 경제적인 성장뿐만 아니라 복지 사각지대를 없애는 데도 주력해 왔다. 일명 다복동(다함께 행복한 동네) 사업인데, 부산도 고령화로 인한 문제가 심각해지는 데 착안했다. 동 주민센터를 지역 관리 컨트롤타워로 삼아 성장의 그늘을 없애는 것을 골자로 한다.

그는 아파트관리사무소를 예로 들며 “단지 내 관리사무소에 전화를 하면 소소한 문제들이 다 해결되지 않나. 동 주민센터가 지역 내 관리사무소 같은 역할을 하게 하는 것”이라면서 “경제적 약자에게 발생할 수 있는 각종 생활 문제들에 발 빠르게 대처하고 있다”고 했다. 현재까지 192개동에서 다복동 사업이 펼쳐지고 있다. 서 시장이 일자리 창출과 함께 가장 애착을 갖는 사업 중 하나다.

하지만 이 같은 표면적 분위기에 마냥 취해 있기엔 그를 둘러싼 환경은 그리 녹록지 않다. 엘시티 연루설, 부산 국제영화제 상영 외압 등 여러 구설에 휩싸여 있고, 친정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와의 관계도 그리 매끄럽지 못하게 비춰진다. 물론 이런 문제들을 대수롭지 않게 넘길 수도 있지만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하나같이 쉽게 넘길 수 없는 것들이다.

이런 점을 의식한 듯 그는 자신을 둘러싼 문제에 대해 적극적으로 대처했다. 그는 엘시티와 관련해 “가까운 사람들이 연루돼 도덕적으로도 책임을 느끼고 있고 또 안타깝기도 한 복합적인 심경”이라면서 “그런 것들에 내가 너무 무관심했던 측면이 있지 않았나”라고 말했다.

부산영화제 논란과 관련해선 “이제는 제발 서로 편을 가르는 생각을 하지 말자”며 “부산의 상징과도 같은 영화제를 발전시키기 위해서 마음을 모아야 한다”고 했다. 서 시장은 세월호를 다룬 영화 <다이빙벨>의 영화제 상영을 막기 위해 외압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 시장은 “나는 그때 영화제 조직위원장이었고, 정치적 논란이 있던 ‘다이빙벨’이 영화제의 위상을 흔들 수 있다고 판단해 상영을 하지 말아 달라고 했던 것”이라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이빙벨은 상영이 됐고 결과적으로 표현의 자유가 이뤄진 것 아니냐. 더 이상 이분법적 사고를 가지고 이 문제를 대하지 말았으면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에 대해선 이렇게 이야기했다. “사실 홍 대표 하고 껄끄럽지는 않다. 왜냐하면 그동안 별 인연이 없었다. 홍 대표가 원내대표 시절 당 기획재정위원장에 나를 임명하기도 했다. 하지만 홍 대표가 경남도지사 출마 당시 내가 공천 심사의 책임을 지는 당 사무총장 자리에 있었다. 이때 신경전이 있지 않았겠나. 하지만 언론에 등장하는 것처럼 개인적으로 부딪힌 일은 없다. 각각 경남 지사와 부산시장으로 일을 하면서 정책적으로 생각이 다른 점은 있었을 것이다.”

그러면서 서 시장은 홍 대표와 입장 차를 보였던 문재인 대통령의 원전 폐기 정책에 대해 “신고리 5·6호기가 부산시와 가까이 있는 점을 고려해 지역 주민의 안전 우선 정책에 따라 찬성한 것인데, 대한민국 전체로 봤을 때는 국민들에게 미치는 여러 영향 등 현실적인 문제들을 심사숙고해 판단해야 하는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인터뷰 당일이 문재인 대통령 취임 100일이어서 자연스럽게 평가를 내려 달라 요청했다. “공교롭게도 제가 추진하고 있는 일자리 창출, 신재생에너지, 도시 재생 등의 정책 방향이 새 정부의 것과 비슷하다. 선거가 끝난 후 부산시가 관련 정책을 민주당에게 설명할 기회가 있었는데, 문 정부가 우리 정책의 방향이 옳다고 생각해서 받아들인 것인지 아님 정말로 독자적으로 구상해 왔던 것인지 모르겠다. 뭐 부산시로서는 다행이다.


그는 끝으로 다소 인터뷰가 정치적으로 흐른 것을 의식한 듯 “재선이 되면 2030년 부산의 글로벌 도시 경쟁력 30위란 목표는 꼭 달성하고 싶다”면서 “이제는 국내에서 아웅다웅하지 말고 대한민국이라는 나라를 국제사회에 의미 있게 만드는 일에 모두가 열중해야 되지 않나 생각한다”고 말했다.

서 시장은 “현재 부산은 이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고, 더 나아갈 여지가 많다”면서 “국가경쟁력을 높이는 데 부산의 역할은 앞으로 더 커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다만 그는 “재임기간 부산이란 도시가 나아갈 방향성에 대해서 많이 고민하고 있고 지속적인 발전을 위한 발판을 만드는 데 주력했다”면서 “부산시민들이 내리는 평가에 이런 부분들도 포함됐으면 한다”는 아쉬움을 드러냈다.

[부산 = 문수인 기자 사진 류준희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84호 (2017년 0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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