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독신청

[년 월 제 호]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
[ASEAN Trend] 농업국 라오스의 새 성장동력은 ‘커피’
기사입력 2019.02.12 10:43:46 | 최종수정 2019.02.12 10:48:09
  • 페이스북
  • 트위터
  • 카카오스토리
라오스 정부가 자국 커피 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어 관심을 끌고 있다. 농업이 여전히 산업의 근간인 라오스에서 커피가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떠오를 잠재력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커피 생산국 중에서도 후발주자에 속하는 라오스지만 최근 산업 성장세는 눈에 띈다.

코트라 라오스 비엔티엔 무역관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 라오스의 커피 생산량은 4만7500자루(커피 생산 단위, 한 자루는 60㎏)로 전년 대비 2.2% 증가했다. 물론 이 같은 수치는 동남아 다른 커피 생산국들에 비하면 초라하다. 역내 커피 강자 베트남과 비교하면 라오스 커피 연간 생산량은 베트남의 1.6% 수준이다. 증가추세 측면에서도 마찬가지다. 베트남의 2017년 커피 생산량은 2950만 자루로 2016년 대비 15.5%나 증가했다.



때문에 라오스의 커피 생산량 증가는 의미 없어 보일 수 있지만, 베트남을 제외하고 역내 다른 커피 생산국의 생산량이 계속 줄고 있는 것을 감안할 때 눈여겨볼 만한 부분이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 동남아 주요 커피 산지인 인도네시아와 태국의 생산량은 뚜렷한 감소를 보이고 있다. 무역관에 따르면 인도네시아의 커피 생산량은 2015년 1253만5000자루로 정점을 찍은 후 2016년 1149만4000, 2017년 1090만여 자루를 기록했다. 태국의 경우도 2014년 84만5000자루를 기록한 이후 지속적으로 생산량이 줄고 있다. 2017년에는 50만 자루에 불과했다. 이처럼 라오스의 커피 생산량 추이가 다른 동남아 주요 커피 산지와 다른 흐름을 보이고 있는 것은 주변국의 자국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최근 아세안 대세국으로 떠오른 베트남 효과가 톡톡히 한몫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무역관에 따르면 2017년 라오스가 베트남으로 수출한 커피 규모는 5856만7000달러로 2016년 대비 약 112% 증가했다. 같은 기간 태국의 라오스 커피 수입도 크게 늘었다. 규모(1163만 7000달러) 면에서는 베트남에 훨씬 못 미치지만 246%를 기록한 증가세는 가파르다. 역내는 아니지만 중국의 라오스 커피 수입도 마찬가지다. 2017년 라오스 커피의 대 중국 수출액은 758만4000달러 규모로 2016년 대비 508%나 급증했다. 지난해 5월 중국의 한 무역업체는 라오스 최대 커피 제조기업인 다오흐앙과 대규모 커피 수입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여기서 다소 재미난 대목은 베트남이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라는 점이다. 세계 2위의 커피 생산국이 라오스산 커피를 대거 수입하고 있는 것이다. 주된 이유는 라오스산 커피의 가격 경쟁력이다. 라오스에서 현재 생산되는 대중적 커피 품종인 로부스타로, 주로 인스턴트커피믹스를 만드는 데 쓰인다. 특히 라오스산 로부스타 품종은 가격이 저렴하다.

아시아 외교전문 잡지 ‘더디플로맷’은 이와 관련한 보도에서 베트남 업체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베트남 일부 커피 회사들이 라오스산 로부스타 원두를 수입해 자국산 커피와 섞어 제품을 만들고 있다”고 전했다. 베트남 자국 내서 늘어나는 수요를 충당하고 동시에 수지타산을 맞추기 위해 라오스산 커피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다는 얘기다.

라오스 정부는 이 같은 흐름을 타고 자국 커피 산업을 한 단계 더 도약시키기 위해 적극적 행보를 펴고 있다. 먼저 2025년까지 커피 생산량을 지금보다 2배 넘게 늘린다는 계획을 잡고 있다. 규모의 경제를 의식한 행보다. 이를 위해 농부가 커피재배를 위해 토지와 노동력을 제공하면, 투자자가 자금과 기술, 판매 시장을 제공하는 ‘2+3’ 정책을 펴나가고 있다. 동시에 친환경 영농업과 농산물 가공산업 등에 최대 15년의 법인세 면제와 토지임차료 면제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자국 커피 기업의 글로벌 진출도 적극 지원하고 있다.

또 현재 저가 위주 품종의 수출 구도를 바꾸기 위한 전략도 고민하고 있다. 라오스 커피의 최대 수요처인 베트남에서 고급 커피를 찾는 수요가 늘고 있는 것에 대비한 포석이다. 현재 베트남에서는 경제 성장에 따라 고급 커피에 대한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베트남의 커피 생산도 주로 저가 커피에 쓰이는 로부스타에 집중돼 있다. 총 커피 재배 면적의 90% 이상을 로부스타 커피가 차지하고 있고, 고급 커피 추출에 쓰이는 아라비카 품종은 10% 수준에 그치고 있다. 때문에 베트남은 라오스산 아라비카 커피 수입을 늘리고 있는 추세다. 현재 라오스에서 생산되는 아라비카 커피의 절반 가량을 베트남이 수입하고 있다. 라오스는 아라비카 외에 고급 커피의 대명사인 루왁 커피 등도 생산하고 있다.

물론 라오스의 커피 고급화 전략은 쉽지 않다. 역내 커피 생산 선두주자인 인도네시아 등이 루왁 커피 등 고급 커피 시장에서 우위를 점하고 있고, 라오스에 대한 커피 수요 또한 저가용 원두에 집중돼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인도네시아의 루왁 커피는 세계에서도 인지도가 높다. 그만큼 라오스가 커피 품종을 다변화하고 이를 토대로 커피를 자국 주력 산업으로 키우기 위해서는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하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디플로맷은 “라오스에서 수출하는 커피 대부분이 저가 원두인 것은 여전히 라오스 커피 산업이 규모의 경제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면서 “고급 원두 시장을 겨냥한 라오스 정부의 행보가 의미는 있지만 주요 아시아 커피 생산국으로서 자리 매김하기 위해서는 갈 길이 아직 먼 것도 사실”이라고 평했다. 하지만 이런 맥락에서 라오스의 커피 산업 육성은 우리에게 틈새 투자처로 다가올 수 있는 부분이 있다는 점은 놓치지 말아야 할 대목이다. 현재 라오스의 커피 산업에 가장 필요한 것이 외부 투자이고, 아직 산업 초기여서 우리 노력에 따라 투자 우위를 점할 수 있기 때문이다. 베트남에 집중된 한국의 투자 열풍도 다변화하려는 노력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다.

비엔티안 무역관은 “라오스는 커피생산 신흥국이지만 동남아시아 커피 시장 진출을 희망하는 한국 투자가들에게 유의미한 투자처로 제시될 수 있다”면서 “라오스 정부는 생산력 확대, 커피수출 확대, 부가가치 창출 등을 위해 한국을 비롯한 국내외 투자자들의 커피 투자를 반기고 있다”고 말했다.

무역관은 “라오스의 커피 재배환경은 동남아시아 최대 커피 생산국가인 베트남과 비슷하다”면서 “특히 태국 중국 등 인근 국가에서 커피 소비문화가 성장하고 있어 라오스 커피에 대한 외부수요는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다만 생산 인프라 개선과 수익 극대화를 위해서는 고부가가치 상품 재배가 시급하다는 점은 고려해야 될 부분이라는 지적이다.

현재 한국은 라오스의 주요 커피 수출국 중 6위를 차지하고 있다. 라오스 커피 농장에 투자하고 있는 주요국은 한국을 포함해, 베트남, 태국, 대만, 싱가포르, 인도 등이다. 라오스 커피 생산은 20세기 초 프랑스 식민지 시대부터 시작됐다. 하지만 베트남 전쟁 동안 이뤄진 미국의 대규모 폭탄 투하 등으로 토양 자체가 황폐화 되면서 산업 자체가 크게 성장하지 못했다.

현재 생산된 라오스 커피의 대부분은 참파삭(Champasak)주에 있는 팍송에서 생산된다.
특히 이 주의 볼라벤 고원(Bolaven Plateau)에서 주로 생산되는 커피가 유명하다. 10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니고 있다. 참파삭주와 함께 사라완주, 세콩주 등도 라오스의 대표 커피 산지이다.

[문수인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1호 (2019년 2월) 기사입니다]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욱 특파원의 일본열도 통신] 나만의 예술 작품 찾는 日소비자 작가·후원자 이어주는 스타트업 인기

[김대기 특파원의 차이나 프리즘] 10억 가입자 텐센트를 긴장시킨 ‘바이트댄스’ 맞춤형 뉴스·15초 영..

[장용승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2018년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 폴 로머 뉴욕대 교수 “소득주도성..

[신헌철 특파원의 워싱턴 워치] 트럼프 흔들리자 민주당은 이미 대선 모드, 해리스·부커·질리브랜드·..

[ASEAN Trend] 농업국 라오스의 새 성장동력은 ‘커피’


경제용어사전 프린트 이메일 전송 리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