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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Trend] 캄보디아 경기 달구는 건설 열풍
기사입력 2019.09.02 14:19:49 | 최종수정 2019.09.02 14: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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캄보디아의 건설업이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다. 이로 인해 국가 전체가 거대한 공사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다. 초고층 건물과 대형 상업시설은 물론, 공동주거단지, 오피스 빌딩 등이 곳곳에서 올라가며, 주요 도시 스카이라인을 현대적으로 바꾸고 있다. 현재 800개 이상의 건설 현장이 동시 다발적으로 캄보디아 내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그야말로 국가는 단기간에 상전벽해 수준으로 변모를 시도하고 있는 셈이다. 이는 수치로도 확인된다.

코트라 캄보디아 프놈펜 무역관에 따르면 2000년 캄보디아 건설업 규모는 1억달러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었지만 지난해 57억달러를 기록하며 18년 만에 57배나 성장했다. 이 추세는 쉽게 꺾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오히려 더 가속화되고 있다. 캄보디아 토지관리도시계획건설부가 최근 밝힌 통계를 보면 올 7월까지 캄보디아에서 정식 승인을 받은 건설 프로젝트는 총 2047건으로 투자 규모로 따지면 30억3900만달러(약 3조6800여억원)에 달한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24.5%나 증가한 수치다. 이 같은 캄보디아의 건설경기 붐은 몰려드는 해외 투자자들이 불러일으키고 있다. 아세안경제통합 이후 역내 개발이 덜된 캄보디아가 주목을 받았고, 여기에 중국의 일대일로 정책 추진에 지정학적 위치가 부각되면서 투자 메리트가 커졌다. 캄보디아 정부도 이를 십분 활용하면서 건설경기 호황은 연 6~7%대의 국가 고성장의 밑바탕이 되고 있다.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전경



캄보디아는 동남아에서 외국인들의 부동산 소유에 대한 규제를 일찍 풀었다. 2010년 관련법을 통과시켰다. 집합건물의 경우 외국인들은 2층부터 소유가 가능하다. 다만 전체 가구 중 70%를 넘지 못한다. 이로 인해 캄보디아는 외국인의 부동산 소유가 비교적 쉬운 아세안 국가로 꼽힌다. 캄보디아 건설 경기 붐의 또 다른 원동력인 셈이다. 여기에 독재 비판을 듣고 있는 훈센 총리의 장기집권이 역설적으로 투자 메리트가 있다는 분석도 있다.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이와 관련해 “비즈니스 편의적 환경과 안정된 정치적 환경 등이 투자자를 캄보디아로 유입시키고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현재 캄보디아 건설 경기를 이끌고 있는 주요 해외 투자자들은 중국, 한국, 일본, 싱가포르, 태국 등이다. 하지만 중국의 우위가 갈수록 심해지는 분위기다. 중국 기업들이 압도적인 자본력을 바탕으로 경쟁국을 압도하고 있기 때문이다. 프놈펜 무역관에 따르면 2018년 기준 중국이 캄보디아에 투자한 건설 관련 규모는 1억400만달러로 이는 캄보디아 전체 해외건설업투자액(1억7400만달러)의 60%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의 프린스 그룹(Prince Group)은 2017년 캄보디아 전체 건설업 투자 규모에 육박하는 60억달러 규모의 투자를 2019년부터 10년 동안 추진할 것으로 발표하기도 했다.

부동산 투자 회사인 CBRE에 따르면 콘도미니엄 시장에서도 중국의 큰손 투자는 줄을 잇고 있다고 했다. 이 같은 추세에 편승한 로컬 기업들도 대형 프로젝트를 추진하는 등 자국 건설경기 호황 붐을 이끄는 데 힘을 보태고 있다.



캄보디아 최대 건설사인 OCIC가 5억달러 규모의 올림피아 시티(Olympia City)와 1억달러 규모의 다이아몬드 아일랜드(Diamond Island)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으며 초고층 프로젝트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타이 분 룽 그룹이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에 133층짜리 빌딩을 지으려 하고 있다. 이 밖에 신도시 및 새로운 섬 개발 프로젝트 등도 선보이고 있다.

이처럼 캄보디아 건설 경기가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지만 일각에서는 경계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과열된 건설경기의 정점에 대한 논쟁이다. 이미 징후는 여기저기서 엿보인다.

주택 공급이 과잉 상태라는 견해가 단적인 예다. 이와 관련해 캄보디아 국립은행은 주택 공급 수요와 관련해 “2019년 말께 주택과 사무실 공급이 초과상태에 들어갈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은 바 있다. 이 같은 견해는 민간에서도 나오고 있다. 아직 공급 과잉 논란이 경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조짐은 없지만, 글로벌 경기 불황의 그림자가 짙게 깔리는 시기에 마냥 건설 경기 호황에 취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한편 우리 기업의 캄보디아 건설 시장 공략과 관련해 프놈펜 무역관은 틈새전략을 조언한다. 중국의 물량공세가 없는 분야를 겨냥하는 것이 낫다는 것이다.

프놈펜 무역관은 “캄보디아 정부에서는 사회시설 분야의 민간투자를 적극적으로 환영하고 있다”면서 “농산물가공 및 유통, 물류, 환경시설, 수처리시설 등의 시장에 민관합동 프로젝트로 진출하는 것을 적극적으로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실제 캄보디아 건설 붐에서 우리가 따낸 공사 현장이 아니고서는 우리 건설 자재가 참여할 여지가 별로 없다.

프놈펜 무역관은 “대부분의 중국 개발사는 자국 건설업체를 이용하며 설계 및 디자인, 건설기술자, 건설장비, 건설자재 등 모든 것을 중국에서 가져오거나 현지에 유통되는 중국산을 활용하고 있다”면서 “중국의 건설업 투자에 한국 제품과 서비스는 중국 프로젝트에 활용될 수 있는 가능성이 거의 없다”고 진단했다. 때문에 틈새시장을 노리는 것이 더 실익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OCIC가 진행중인 올림피아 시티(Olympia City)프로젝트 조감도



또 캄보디아의 지속적 성장을 예상한 장기적 전략도 고민해볼 만하다고 프놈펜 무역관은 전했다. 이유는 이렇다. “캄보디아가 최빈국 중의 하나지만 경제 성장을 바탕으로 고급제품에 대한 선호가 지속적으로 높아지고 있고, 중국의 저가 건설 자재에 대한 불만이 점점 커지고 있다.
고급 주거단지일수록 고급 자재를 쓰려는 경향이 있는데, 이 추세가 강화되기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한국산 건설 자재는 인근 태국, 베트남 등과 비교해도 비교우위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프놈펜 무역관은 “너무 비싸지 않은 정도라면 한국산 제품이 캄보디아 시장을 파고들 여지는 있다”면서 “다만 시간은 좀 필요해 보인다”고 했다.

[문수인 기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8호 (2019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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