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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승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제79회 전미경영학회 주제는 ‘포용적 조직에 대한 이해’ 빅데이터·AI 등 4차 산업혁명 단연 화두 “회계사·트럭운전사 등 중간임금 직업 사라질 것”
기사입력 2019.09.02 13:50:13 | 최종수정 2019.09.02 13:5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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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9~13일 미국 보스턴 주요 호텔에서는 제79회 전미경영학회(Academy of Management·AOM) 연례회의가 열렸다.

AOM은 전 세계 회원수가 2만여 명에 달하는 세계 최대 경영학자들의 교류의 장으로, 올해 행사에는 약 1만2000명의 경영학자들이 참석했다. 연구 논문 주제에 대한 토론 등을 포함하면 총 세션수가 2241개에 달할 정도로 최신 경영학 연구의 흐름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장이었다.

올해 주제는 ‘포용적 조직에 대한 이해(Understanding the Inclusive Organization)’였다.

학회 측은 올해 주제 선정과 관련해 “세계는 복잡성과 다양성을 특징으로 하는 중요한 발전과 도전을 경험했다”며 “그 어느 때보다 통합적인 사고방식을 갖춘 학자와 경영 실무자가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포용적 조직이란 모든 구성원들이 정보, 자원 등에 대한 접근이 가능한 개방 시스템으로 이들이 최대의 역량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조직이다.

AOM이 올해 이러한 주제를 잡은 이유는 전통적 의미의 직장 개념이 모호해질 정도로 노동시장에 큰 변화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우선 노동시장 자체로 보면 고령화, 이민, 밀레니얼 세대, 여성 노동자 등이 주요 이슈로 등장했다. 기대수명이 늘어남에 따라 고령 노동자가 늘어나고 있다. 은퇴를 하고 싶어도 경제적 여건 때문에 직장을 떠나지 못하는 고령 노동자들이 점차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민 노동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도 노동시장에 변화를 몰고 오고 있다. 또 밀레니얼 세대들도 직장에서 점차 주류세력으로 부상하고 있다. 밀레니얼 세대란 1980년대 초반~2000년대 초반 출생한 세대를 가리키는 말로, 정보기술(IT)에 능통하다는 특징이 있다. 이처럼 한 조직 내에 너무나 다른 구성원들이 함께 일을 해야 하는 상황이 펼쳐지게 된 것이다.

세계 최대 경영학자 모임인 제79회 전미경영학회(AOM) 연례회의가 미국 보스턴 주요 호텔에서 개최되었다.



기술 발전 역시 노동시장에 변화를 가져 오고 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긱 경제(Gig Economy)’다. ‘긱 경제’란 산업현장의 필요에 맞춰 근로자와 임시로 계약을 맺고 일을 맡기는 형태의 경제를 의미한다. 이런 상황에서 기업의 경영목적을 달성하려면 인력의 다양성과 이질성을 극복하고 소속감과 참여를 높여 포용적인 조직이 되어야 한다는 게 이번 AOM이 제기한 근본적인 문제의식이다. AOM 부회장이자 올해 프로그램 좌장인 퀴네타 로버슨 미국 빌나로바대학 교수는 “국제통화기금(IMF), 주요 20개국(G20) 등에서 강조하는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해선 이러한 포용적 조직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AOM의 올해 주제는 ‘포용적 조직에 대한 이해’였지만 두드러진 경향은 단연 빅데이터와 인공지능(AI)이었다.

‘AI가 경영 실무에 미치는 영향’, ‘기계 vs 인간 : 조직이 어떻게 AI에 적응할 수 있는가’ 등 4차 산업혁명의 주요 화두에 대한 다양한 세션이 진행됐다. 행사장에서 만난 김용준 성균관대 경영대학장(한국경영학회장)은 “AI 등 4차 산업혁명으로 인해 2000년 초반 이후 시들해졌던 경영정보시스템(MIS)이 다시 각광받고 있다”며 “MIS 등에 특화돼 명문 대학 대열에 새롭게 합류하는 대학이 나오고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

경영학자들은 신기술에 대해 기회와 위험이 동시에 있다는 데 방점을 두는 분위기가 강했다. 세계 경영 사상가 목록인 ‘싱커스(Thinkers) 50’에 선정될 정도로 ‘경영 혁신 전도사’로 꼽히는 줄리언 버킨쇼 런던 비즈니스 스쿨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I는 양면성을 갖고 있다”며 “기업 활동의 투명성을 높이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근로자들을 감시·감독하는 데도 활용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AI 등 기술 발전이 미래 직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버킨쇼 교수는 “AI가 대체하지 못하는 직업군은 크게 저임금 직업, 고임금 직업 2개로 분류할 수 있다”며 “저임금 직업은 간호사, 교사 등 인간관계 상호작용에 기반을 둔 것이고, 고임금 직업은 최고경영자, 기업 고문, 예술가, 디자이너 등 인간의 판단력, 창의력에 기반을 둔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중간에 있는 회계사, 트럭 운전사, 제조 생산직 등 중간 임금 직업은 사라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버킨쇼 교수는 4차 산업혁명에 민첩하게 대응하기 위한 조직과 관련해 ‘애자일(agile)’, ‘다기능(cross-functional team) 팀’, ‘애드호크라시(adhocracy)’ 등을 키워드로 제시했다. 애자일은 유연성과 민첩성을 강조하며 시장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는 조직 형태를, 다기능 팀은 프로젝트 중심으로 각 부서 직원을 차출해 한시적으로 구성되는 팀을 각각 의미한다. 애드호크라시는 전통적 관료제 구조와 달리 융통적·적응적·혁신적 구조를 지닌 특별임시조직이다.

퀴네타 로버슨 미국 빌나로바대학 교수, AOM 부회장



▶창립 21주년 맞은 한국경영학자협회

향후 “전미경영학회 한국 개최” 목표 내걸어

한편 AOM 행사 기간인 11일에는 제21회 한국경영학자협회(Association of Korean Management Scholars·AKMS) 연례총회가 열렸다.

AKMS 공동 회장인 김성민 로욜라대 시카고 교수와 이무원 연세대 교수는 매일경제와의 인터뷰에서 “AKMS는 미국뿐 아니라 해외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경영학자들을 위한 명실상부한 연구 모임”이라며 “세계에 흩어져 있는 한국 경영학자들을 연결하고 한국 기업들에 대한 많은 사례 연구를 통해 전반적으로 한국 경영학의 위상을 높이는 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창립 21주년을 맞은 AKMS는 회원수가 400여 명에 이르는 데다 미국을 비롯해 전 세계에서 활동하고 있는 한국 경영학자들의 정보 교류 플랫폼으로 자리 잡게 됐다는 설명이다.

김 교수는 “내년 AOM 연례회의는 미국이 아닌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릴 예정”이라며 “AOM이 세계로 뻗어나가기 위한 실험을 하고 있는 것인데, 한국 경영학의 높은 수준을 감안하면 AOM 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할 날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미국 경영학 서적에서 한국과 관련된 사례 연구를 쉽게 찾아볼 수 있을 정도로 한국 경영학자들의 연구에 따른 한국 기업의 위상도 상당히 많이 올라갔다”며 “한국 기업 사례에 대한 연구가 전 세계에서 많아질수록 글로벌 수준에서 다양한 토론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에 한국 기업들이 나아가야할 방향에 대한 시사점을 찾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장용승 특파원]

[본 기사는 매경LUXMEN 제108호 (2019년 9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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