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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EAN Trend] 중국 넘어 동남아로 번지는 ‘짝퉁 한류’
기사입력 2019.01.09 16:13:22 | 최종수정 2019.01.09 16: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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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무소, 아휘라이 등 동남아서 활동하는 중국계 짝퉁 한류 기업들이 논란에도 불구하고 사세를 계속 확장하는 데 성공하고 있어 우리 기업들의 주의가 촉구된다. 이들의 지역 내 확산은 기껏 성사시킨 우리 제품 수출에 피해를 입힐 수도 있고, 장기적으로는 한류란 브랜드 자체에도 타격을 입힐 수도 있다.

현지 코트라 무역관은 최근 동시에 관련 보고서를 공개하며 “피해가 심각해지기 전에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짝퉁 한류’는 한국과 전혀 관계가 없는 외국계 유통 기업들이 판매 물건들을 한국에서 생산, 디자인 또는 유통하는 것처럼 오인하도록 유도해 현지 소비자를 속이는 현상을 말한다. 동남아 중에서도 한류열풍이 거센 베트남서 문제가 발견돼 우리에게 본격적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심각성을 인지 못한 우리 무신경이 더해져 이 짝퉁 한류 기업 문제는 우리에게 본격적인 골칫거리가 되고 있는 모양새다.

최근 필리핀 마닐라 코트라 무역관은 ‘필리핀 한류 편승 외국계 유통기업 현황’이란 보고서를 통해 “한국 이미지를 앞세운 한류 편승 외국계 유통기업이 필리핀에서도 활개를 치고 있다”면서 “한국 브랜드 이미지 실추 가능성 및 한국 기업의 상표권과 저작권 피해 우려가 된다”고 경고했다. 필리핀서 짝퉁 한류 기업으로 분류되는 곳은 무무소(무궁생활), 아이라휘(연혜우품), KIODA(너귀엽다) YOYOSO(요요소) MINIGOOD(미니굿) 등이다. 이들 기업의 필리핀 내 확산 속도는 무섭다.

필리핀 내 한국 기업인 ‘척’하는 중국계 기업들의 시초라고 할 수 있는 기업은 이미 베트남에서 한국 기업처럼 행사를 하다가 곤욕을 치른 무무소다. 무무소는 베트남 보다 먼저 필리핀 문을 열었다. 2016년 메트로 마닐라 지역에 오픈을 한 뒤 2년 만에 35개 점포를 개장해 사세를 급속히 확장하고 있다.

아이라휘(Ilahui)도 마찬가지다. 2017년 3월 필리핀에 첫 진출한 이후 1년 5개월 만에 15개 매장을 열어 운영하고 있다. 무무소보다 인지도는 떨어지지만 적극적 마케팅으로 소비자들에게 인기가 높다는 것이 마닐라 무역관측의 설명이다. 아이라휘는 간판에 KOREA를 붙여 전형적인 한국 숍을 표방하고 있다. 매장 내에서는 한국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틀어놓는가 하면, 한국 제품의 캐릭터나 디자인을 그대로 베껴와 한국 기업의 지적재산권을 침해하는 상품을 다수 진열해 놓고 있다.

이 같은 모습은 말레이시아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다. 관련 기업들은 말레이시아에도 진출에 성공했고 운영 방식도 필리핀 짝퉁 한류 기업과 비슷하다. 말레이시아 짝퉁 한류 기업 중 1위는 KIODA(너 귀엽다)이다. 클랑밸리 페낭 조호르 등 말레시아 전역에 17개의 매장을 열었다. MINIGOOD은 클랑밸리에 3개의 매장을, YOYOSO는 말레이시아 전역에 총 4개의 매장을 두고 있다.

이들은 판매되는 제품에 ‘한글’로 제품명, 설명 등을 기재하는가 하면 매장에 K-POP을 튼다. 아휘라이의 경우에는 아예 홈페이지 상에 한복을 입은 모델을 등장시킨다. 한글 설명 등은 조악해서 이해하기 힘든 것도 많다.

게다가 제품 구성면에서도 우리 제품을 교묘하게 베끼고 있다. 미니굿이 판매하고 있는 마스캐팩은 한국 J사의 유명 마스크팩과 유사하다. 쿠알라룸푸르 무역관 조사에 따르면 미니굿은 한국 마스크팩의 회사명이 들어가는 자리에는 자사의 상호 MINIGOOD을 넣었다. 자세히 보면 중국 기업인 것을 눈치챌 수 있지만 이런 것들을 눈여겨 보는 소비자들은 극히 드물다. 미니굿은 한국 I사의 유명 로션, A사의 유명 치약 등에서 같은 수법을 쓰고 있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소비되는 제품의 질이다. 베트남에서 이들 짝퉁 한류기업들이 문제가 된 것은 이들 기업의 제품의 질이 극히 낮았기 때문이다. 겉모양만 한국 제품일 뿐 내구성 면에서 조악하기 짝이 없었다. 이런 짝퉁 한류 제품 들이 계속 팔리면 진짜 한국산 제품들의 이미지에도 타격은 있을 수밖에 없다.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은 “현지 매장에서 팔리는 제품들에 대한 품질관리나 유통정보가 고객들에게 전혀 제대로 전달되지 않고 있다”면서 “일부 업체의 웹사이트에는 판매 제품이 한국으로부터 주로 수입되며, 일부는 중국의 공인 파트너가 생산한다고만 언급하는 등 소비자들에게 (제품 생산지와 관련해) 애매한 태도만 보이고 있다”고 꼬집었다.

여기서 최근 한 가지 주목할 만한 대목은 이들 짝퉁 한류 기업들이 파는 제품들 중 일부는 제품의 질이 괜찮은 것들도 있다는 반응이 나오는 것이다.

마닐라 무역관은 “현지 일부 소비자들은 무무소나 아일라휘가 논란이 되고 있지만 가격이 저렴하고 제품 품질이 괜찮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는 이들도 있다”면서 “필리핀 내 제품 구매에 있어 가장 큰 구매결정 요건은 아직까지 ‘가격’이기 때문에 회사가 ‘가짜’라고 인식함에도 불구하고 이들 제품을 찾는 고객들도 적지 않다는 것은 눈여겨봐야 할 부분”이라고 분석했다. 한류를 등에 업고 출발한 이들이 가격 경쟁력과 어느 정도 질이 담보된 상품으로 시장공략에 나서는 것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마닐라 무역관에 따르면 필리핀 소매시장은 성장잠재력이 매우 높다. 약 1억600만 명에 달하는 거대한 인구와 중산층의 확대로 소비자의 지갑이 두꺼워지고 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2020년까지 필리핀 소매유통시장은 연간 6%대의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기대된다. 이 같은 시장 선점을 위해서는 조기 진입과 시장 장악이 중요하지만 이 같은 짝퉁 한류의 진화로 인해 우리 기업들이 현지 입지가 타격을 받을 수도 있다.

물론 여전히 짝퉁 한류 기업들이 파는 제품들의 다수가 ‘질’적인 면에서 우리의 것과 비교할 수 없다. 그래도 이에 자만해 이 현상을 그대로 방치한다면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 막아야 하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음을 배제할 수 없다.


마닐라 무역관은 “화장품의 경우 짝퉁 한류 기업들이 파는 제품이 필리핀 FDA 승인을 받지 않은 경우도 있을 수 있다”면서 “만일 이들 제품으로 인해 소비자들의 피부에 문제가 생길 경우 한국 제품 전반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지고 한국 기업에 그 피해가 고스란히 돌아올 가능성이 다분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무역관은 “한류에 힘입어 한국 제품을 모방한 외국계 기업들이 우후죽순처럼 생기고 있지만, 현지에 한국에서 진출한 우리 소비재 소매점은 많지 않은 것으로 확인된다”며 “한국 제품을 선호하는 현지 성향을 고려해 가성비 있는 ‘진짜’ 한국 브랜드를 가지고 필리핀 소매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해 보는 방안을 고려해볼 만하다”고 밝혔다.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은 “말레이시아에 기진출하거나 진출 예정인 한국 기업들은 ‘한류 편승 모조 제품’과 혼돈되지 않도록 정확한 원산지 및 제조업자 표시, 소비자에 대한 유통구조 안내 등을 추가할 필요성이 있다”고 조언했다.

[문수인 기자]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100호 (2019년 1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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