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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헌철 특파원의 워싱턴 워치] 中-이란 때리는 트럼프… 네오콘의 재림? “中은 세계질서 뒤집으려는 패권국” 美 ‘중국 제조 2025 플랜’ 저지에 사활
기사입력 2018.12.04 10:4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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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외교정책을 보면 ‘네오콘의 재림’이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네오콘(Neocon)은 국제 문제에 선택적으로 개입해온 전통적 보수주의 틀을 깨고 ‘팍스 아메리카나’를 전면에 내세우는 신보수주의자 그룹을 가리키는 용어로 조지 W 부시 정권 때 백악관을 장악했었다. 이들은 미국 패권에 도전하는 국가를 힘으로 제압하는 것을 당연시한다. 네오콘은 또 중국을 21세기 미국의 유일한 적대적 경쟁자로 인식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6년 대선 과정에서 네오콘식 사고와는 거리를 뒀다. 하지만 집권 후엔 핵심 외교노선에서 네오콘의 궤적을 따라가고 있다. 그는 예루살렘으로 이스라엘 주재 미국 대사관을 옮긴 것을 시작으로 최근엔 이란에 대한 전면 봉쇄를 실행에 옮겼다. 아울러 지난해 12월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서 중국을 ‘전략적 경쟁자’로 규정했다. 중국이 미국 중심의 국제질서에 도전하는 잠재적 위협세력이라는 점을 공개적으로 선언한 것이다. 보고서는 중국과 러시아를 ‘수정주의 세력(revisionist powers)’이라고 규정했다. 여기서 수정주의란 현재의 국제질서를 바꾸려는 시도를 의미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 전부터 미국의 국가경쟁력이 약화된 가장 큰 원인으로 중국을 꼽아오긴 했다. 미국은 1972년 닉슨 독트린을 시작으로 1979년 미중 수교로 이어지는 ‘관여 정책’을 통해 중국을 세계무대로 끌어냈다. 당시 소련을 견제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작용했다. 중국은 세계 무역질서에 편입한 뒤 가파른 경제성장을 이뤄냈지만 결코 미국이 만든 질서에 순응하지 않았다. 특히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양국 경제 격차가 빠르게 줄었다. 양국의 명목 국내총생산(GDP) 격차는 2008년 10조1090달러에 달했으나 국제통화기금(IMF) 예상에 따르면 올해 7조달러로 줄어들 전망이다. 2023년이면 5조달러 차이로 격차가 더 줄어든다.

시진핑 체제가 들어선 뒤 중국이 내세운 ‘중국제조 2025’는 미국의 심기를 결정적으로 건드렸다. 중국은 핵심 기술과 부품소재 국산화를 통해 2025년 제조 초강대국이 되겠다고 선언했다. 제조업 부활을 내세운 트럼프 정부와 정확히 대치하는 지점이다.

미국은 또 2013년 시진핑 주석이 제안한 ‘일대일로(一帶一路)’ 프로젝트도 중국이 미국에 대항해 경제 영토를 확대하려는 도전으로 인식하고 있다. 최근 미국 의회 자문기구인 미중 경제안보검토위원회(UCESRC)의 연례 보고서는 “일대일로 정책의 목표는 중국을 세계질서의 중심으로 이동시킴으로써 지정학적 영향력을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일대일로 주변에 위치한 개발도상국에 대한 재정 지원을 통해 기술표준과 디지털 권력을 확보하려는 의도가 깔렸다고 분석했다.

트럼프 대통령 주변에는 중국에 대한 공포심을 자극하는 인물들이 즐비하다. 대표적으로 ‘중국 2049: 100년의 마라톤’ 저자인 마이클 필스버리가 있다. 필스버리는 중국이 평화적 경제성장이 아닌 패권을 추구한다고 확신하는 인물이다. 보수 성향 싱크탱크인 허드슨연구소 중국전략연구센터 소장인 그는 트럼프정권 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냈다.



▶중동선 오바마식 유화정책 끝내고 새 판짜기

이란 놔두면 전통적 친미 사우디-이스라엘 위험

마이크 펜스 부통령도 지난 10월 필스버리가 일하는 허드슨연구소에서 연설을 하고 중국의 행태를 맹비난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펜스 부통령 연설을 ‘신냉전 선언’이라고 불렀다. 경제 쪽에선 피터 나바로 백악관 무역제조업 정책국장이 매파 중의 매파다. 그는 “월가 금융인들이 트럼프를 압박해 중국과 무역 합의를 이끌어 내려 한다”며 “그 합의에선 악취가 진동할 것”이라고 주장해 상대적 온건파인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과 마찰을 빚었다.

중국은 자신들이 패권을 지향하지 않는다며 오히려 자유무역을 강조하고 나선 상태다. 그러면서도 미국과의 무역전쟁에서 급한 불부터 끄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시 주석은 지난 11월 95세 노령의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을 베이징에 초청해 미국 여론의 변화를 노렸다. 키신저는 1970년대 핑퐁 외교를 통해 미중 수교와 데탕트를 이끌어낸 장본인이다. 또 트럼프정부 안의 비둘기파들을 설득해 타협을 이끌어내려고 시도하고 있다. 시 주석이 트럼프 정부의 공세를 어떻게 피해갈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미국이 이란 제재를 완전히 복원하는 ‘최대 압박’ 전략을 펴기 시작한 배경에도 네오콘의 그림자가 드리워져 있다. 미국은 지난 5월 이란핵협정(JCPOA)을 일방 탈퇴했고, 11월 석유 금수를 포함한 전면 제재를 단행했다. 전임 오바마 정권은 대이란 유화정책을 펴면서 중동지역에서 현상유지 전략을 택했다. 반면 네오콘식 친이스라엘 정책을 노골적으로 전개 중인 트럼프 정부는 ‘힘의 우위’를 기반으로 이란을 굴복시키려는 시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란은 중동 내 시아파의 맹주다. 1979년 친미 정권이던 팔레비 왕가가 무너지고 호메이니 정권이 등장한 이후 40년 가까이 미국과 긴장관계가 계속되고 있다.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 정권이 무너진 뒤 중동 지역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이스라엘과 사우디아라비아에게 유일한 위협 세력이 바로 이란이다. 2013년부터 집권 중인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은 이란 왼편으로 지중해 연안까지 이라크, 시리아, 레바논 등으로 이어지는 ‘시아 초승달 지대(Shia Crescent)’에 영향력을 확대하며 중동을 다시 ‘활화산’으로 만들고 있다.

시리아 내전 초기부터 바샤르 알 아사드 정권을 직접 지원했고, 시리아 내전에 개입하고 있는 레바논 반군 헤즈볼라에도 자금을 댔다. 시리아 반군을 지원했던 이스라엘로서는 이란 견제를 위해 미국의 지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었다. 시리아뿐 아니라 예멘에서도 사우디아라비아가 지원하는 수니파 예맨 정부와 이란이 지원하는 시아파 후티 반군 간 ‘대리전’이 벌어지고 있다.

미국과 러시아와의 패권 경쟁도 중동을 무대로 전개되고 있다.
러시아는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을 지원하면서 자국의 경제적 이익을 도모하고 있다. 이란이 러시아와 연대하고, 사우디아라비아마저 러시아 눈치를 보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미국은 향후 중동지역의 주도권을 러시아에 뺏길 것을 강하게 우려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이란이 2015년처럼 협상 테이블로 나올 것인지, 끝까지 미국을 상대로 항전을 할 것인지 아직은 미지수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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