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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용승 특파원의 월스트리트 인사이트] 새 북미 3國 통상협정 타결했지만…중간선거 끝나자마자 거세지는 미국의 통상 압박
기사입력 2018.12.04 10:4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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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6 미국 중간선거가 끝나자마자 주요국들에 대한 미국의 통상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현재 무역전쟁을 진행 중인 중국에 대해선 지적 재산권 도용,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제한 등의 문제에 양보안이 제시되지 않으면 ‘신냉전’도 불사하겠다는 으름장을 놓았다. 아울러 세계 자동차 산업에 큰 충격을 몰고 올 수 있는 수입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 ‘카드’도 만지작거리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민주당에게 내줬지만 ‘미국 우선주의’에 따른 무역정책을 계속 밀어붙이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는 것이다. 이번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은 전체 하원 435석 중 222석을 확보해 반을 넘겼다. 민주당이 하원을 장악했지만 흔들림 없이 지금껏 그래왔듯이 ‘고율 관세 부과’를 무기로 한 무역정책을 계속하겠다는 의지라고 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겨냥하는 국가들은 대표적인 대미(對美) 무역 흑자국들이다. 무역불균형을 바로잡겠다는 명분으로 주요 미국 무역 흑자국들을 대상으로 통상 압박을 강화한다면 민주당으로서도 이에 반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야당이 반대하기 어려운 통상 이슈를 밀어붙이면서 민주당 하원 장악에 따른 정책 추진 동력 상실을 막겠다는 전략으로 분석된다. 이와 관련 파이낸셜타임스(FT)는 “중간선거 이후에도 ‘트럼피즘(Trumpism·트럼프주의)’에 대한 세계의 우려는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 무엇보다 11월 30일~12월 1일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 열리는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중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에 대한 미국의 전방위 압박이 주목된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은 얼마 전 워싱턴포스트(WP)와의 인터뷰에서 미국과의 신냉전을 피하려면 중국이 행동을 바꿔야 한다고 강력한 메시지를 발신했다.

펜스 부통령은 지적 재산권 도용과 기술이전 강요, 중국 시장에 대한 접근 제한, 국제적인 규칙과 규정에 대한 준수, 국제 해역에서의 자유로운 항행을 제한하려는 시도 등에서 중국이 양보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국이 만족하는 제안을 하지 않을 경우, 중국에 대한 경제적·외교적·정치적 압박을 가중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펜스 부통령은 “우리는 약속의 문제가 아니라 결과를, 태도의 변화를 추구하고 있다”고 중국의 행동변화를 촉구했다. 이에 앞서 미국 상무부는 중간선거가 끝난 직후인 지난 11월 7일 중국산 일반합금 알루미늄 판재에 반덤핑 관세와 상계관세를 부과하기로 최종 확정했다고 발표했다.

상무부는 덤핑과 보조금 수혜 판정이 내려진 중국 업체들에 합계 96.3∼176.2%의 반덤핑·상계관세를 물리기로 했다. 상무부는 미국 연방정부가 반덤핑 사건을 자체 조사한 이래 관세부과 판정이 확정으로까지 이어진 것은 33년 만에 처음이라고 밝혔다. 이와 관련 윌버 로스 상무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노동자와 기업들을 불공정한 무역관행에서 보호하기 위해 ‘과격한 조치(drastic action)’가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해왔다”며 “상무부는 이런 요구에 부응해 앞으로 덤핑 또는 보조금을 받는 상품이 미국 시장에서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강경 노선을 확인했다.

중국은 대미 1위 무역흑자국이다. 미국 상무부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으로 중국의 대미 무역흑자규모는 3759억달러에 달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의 불공정 교역 관행으로 인해 이러한 무역불균형이 심해졌다고 비판하며 이 문제를 바로잡기 위해 중국산 주요 수입품에 ‘관세 폭탄’을 부과하는 무역전쟁을 개시했다. 현재 미국은 2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고 있고, 추가로 2670억달러 규모의 제품에 관세를 부과해 사실상 중국의 대미 수출상품 전체에 타격을 줄 수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중국만 비상이 걸린 것이 아니다.

미국의 수입 자동차 관세 부과를 위한 상무부의 조사결과 보고서 초안이 백악관에 제출되면서 대표적인 자동차 생산국인 유럽연합(EU), 일본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통상 관련 고위 관리들과 이 보고서 초안에 대해 논의했는데 수입 자동차에 대한 관세부과를 일단 보류할 것이라고 블룸버그뉴스가 보도했다. 당장은 자동차 고율 관세 부과를 피했지만 그 리스크가 사라졌다고 보기는 어렵다. 내년에 현실화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상무부는 지난 5월 23일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무역확장법 232조에 근거해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승합차, 경트럭, 자동차 부품 등을 대상으로 조사를 개시했다. 무역확장법 232조는 미국의 통상 안보를 해친다는 판정을 받은 품목에 수입량을 제한하거나 고율 관세를 부과할 수 있도록 하는 법이다. 상무부는 조사개시 이후 270일(2019년 2월 16일) 이내 수입산 자동차·부품의 국가안보 위협 여부에 대한 조사 결과를 대통령에게 보고해야 하는데 보고서 초안이 먼저 제출된 셈이다.

한국도 안심지대 아냐 보고서가 수정 과정을 거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상무부가 자동차 수입이 국가안보를 해친다고 판단하면 트럼프 대통령은 그 시점으로부터 90일 안에 조치에 나설지 결정한다. 상무부는 관세와 수입할당제를 포함해 수입을 제한할 여러 조치를 권고하는데, 트럼프 대통령은 조치에 나서겠다고 발표한 시점에서 15일 안에 대책을 집행한다. ‘자동차 고율 관세’를 미국이 만지작거리는 이유는 이를 ‘무기’로 대미 무역흑자국인 일본, EU와의 양자 무역협정을 미국 측에 유리하게 개정하기 위해서다. 일본, EU는 미국이 지난 10월 16일 새로운 무역협정을 맺기 위해 양자협상을 개시하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국가들이다. ‘자동차 관세 폭탄’을 지렛대로 협상을 유리하게 끌고 가겠다는 포석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일본과 EU의 대미 무역흑자규모는 각각 700억달러, 1526억달러에 달한다. 한국도 안심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지난 9월 미국 뉴욕에서 진행된 한미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한국의 대미 수출 자동차에 대한 고율 관세를 면제해달라고 요청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회담 배석자에게 “검토해 보라”고 지시했지만 아직까지 확답을 받지 못한 상태다. 블룸버그뉴스는 “한국은 백악관으로부터 자동차 관세에서 예외적용 대상이 될 수 있다는 답변을 아직 받지 못한 상태”라고 전했다. 동맹국도 ‘돈’으로 계산하는 게 트럼프 행정부의 냉혹한 현실이기에 최근 고조되는 통상 압박은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본 기사는 매일경제 Luxmen 제99호 (2018년 12월)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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